칼리코테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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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신생대 올리고세 후기부터 플라이오세 전기까지 유라시아 일대에 서식했던 기제류 포유류의 일종. 속명은 '자갈 짐승'이라는 뜻인데, 1833년 당시 헤센 대공국의 영토였던 독일 라인란트팔츠 주의 에펠스하임(Eppelsheim)에서 처음 발견된 이 녀석의 이빨 화석이 마치 자갈처럼 생겼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2. 상세
길쭉한 앞다리에 비해 터무니없이 짧은 뒷다리를 가졌으며 현생 고릴라 등의 유인원처럼 반직립 상태로 걸어다녔다는 점이 특징인 칼리코테리움과(Chalicotheriidae)를 대표하는 녀석으로, 어깨높이만도 2.5m가 넘고 몸무게는 1500kg에 달하는 꽤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마치 메가테리움 같은 땅늘보나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테리지노사우루스류 수각류들을 연상케 하는 발톱이 달린 앞발로, 아마 당시 생태계에서 땅늘보나 현생 대형 유인원 및 판다와 비슷한 니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독특한 생김새와 생태지위와는 별개로 계통분류학상으로는 기제류에 속하기 때문에 이 녀석은 오히려 현생 말이나 코뿔소 등과 더 가까운 관계라고 분류된다.
유사한 발톱을 가진 다른 고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이 위협적인 앞발톱은 천적의 공격에 대한 방어수단인 동시에, 자기보다 키가 큰 관목의 줄기에 걸고 뜯어먹기 편한 높이까지 끌어내리는 용도였으리라 추정된다. 이파리 등을 뜯어내는 기능을 맡았을 것으로 보이는 앞니와 송곳니가 성체에게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아마 앞발로 입 근처까지 끌어내린 식물성 먹이를 현생 기린처럼 혀나 입술 등을 최대한 활용해서 입 안에 넣으면 이 녀석의 속명의 유래가 된 자갈 모양의 야트막한 어금니들로 잘게 씹어 부숴서 소화를 도왔을 것이라고 한다. 앞발의 구조를 살펴보면 손가락뼈의 등 부분 뼈가 발달해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앞발톱을 보호하기 위해 주먹을 쥐고 발등으로 땅을 디디는 너클보행을 할 때 완충장치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뒷다리가 매우 짧고 둔중한 형태였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뛰거나 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이나, 다리뼈와 궁둥뼈의 구조를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이는 앞다리와 상체를 들어올린 채로 높은 위치의 식물을 뜯어먹을 때 몸의 하중을 지탱하고 균형을 잡기에 적합하도록 진화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칼리코테리움과는 갈고리 발톱을 지녔으면서도 안정된 사족보행이 가능한 모로푸스, 발톱이 발굽으로 변한 안킬로테리움처럼 보행생활에 더 적응한 몸체로 진화하였으나 결국 모두 멸종된다.
3. 크립티드: 난디곰?
한때 신비동물학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19세기 초반부터 20세기 후반까지 북아프리카 지역과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여러 차례 목격담이 있었던 크립티드 난디곰(Nandi Bear)[1] 의 정체를 이 녀석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앞다리가 뒷다리에 비해 훨씬 길고 현생 하이에나처럼 구부정한 자세를 하고 있는 것이 칼리코테리움의 체형과 유사하다는 이유 때문인데, 문제는 한때 칼리코테리움이 아프리카에서도 서식했다는 증거로 여겨진 케냐에서 발견된 루싱겐세종(''C. rusingense'')이 현재는 버틀레리아(''Butleria'')라는 별개의 속으로 재분류되었다는 점. 이 녀석이 아닌 다른 칼리코테리움과 포유류일 가능성은 없을까 생각해볼 수도 있겠으나, 지역 원주민들의 구전 속 난디곰은 '''뇌를 즐겨먹는 외눈박이 육식동물'''로 초식동물인 칼리코테리움과는 정반대라 앞으로 육식을 한 칼리코테리움과 포유류가 존재한다는 화석상의 증거가 새로 발견되지 않는 한 별 의미가 없는 얘기다.[2]
4. 등장 매체
대중매체에서의 등장은 BBC의 다큐멘터리 고대 야생 동물 대탐험(Walking with Beast)의 3번째 에피소드에 출연한 것이 처음이다. 작중 묘사를 그대로 인용하자면 '''고릴라처럼 걷고, 판다처럼 먹는 말'''.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계곡에서 나뭇잎을 뜯어먹는데, 그 중 한 마리가 히아에노돈의 습격을 받아 단번에 목이 부러져 죽는다. 하필 얼마 지나지 않아 냄새를 맡은 엔텔로돈들이 나타나 사체를 강탈하려 드는데, 히아에노돈이 이걸 막겠다고 사체 위에 '''배변을 해버리는 바람에''' 사냥당한 해당 칼리코테리움만 갑절로 능욕당한 셈이니 그저 안습.
만화 에덴의 우리에서도 나오는데 성격이 흉폭하게 나왔다.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2편에서 촐리(Cholly)라는 이름의 칼리코테리움이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는데, 시드에게 똥방귀를 발사한다.
쥬라기 공원 빌더에서 전시 가능한 신생대 생물로 등장한다.
ARK: Survival Evolved에서도 길들일 수 있는 생물로 등장하는데, 공성병 역할에 특화된 특수능력을 가졌지만 석재 건물도 철거해버릴 수 있는 바위 정령이나 건축물에 어마무시한 양의 추가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트리케라톱스 등의 상위 호환 생물들이 등장하면서 지금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스탯을 가진 생물 취급을 받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항목을 참조할 것.
게임 림월드에서 등장한다. 초식동물중에 손꼽게 강력하며 질높은 털을 준다.
5. 관련 문서
[1] 매우 날카로운 엄니, 사자와 비슷한 몸집, 노란색 털, 어깨 높이가 대략 1~1.3m 혹은 1.6m 정도, 몸길이 3.5m, 몸무게는 200kg, 매우 작은 귀, 긴 갈기와 짧은 꼬리, 발톱이 보일 정도인 네개의 발과 긴 앞다리하고 그보다 훨씬 짧은 뒷다리를 가졌으며, 마치 체형이 점박이하이에나를 연상케 했다고 하는 야수로 뒷다리를 들어서 앞다리로 덮쳐서 사냥했다고 하며, 케냐 서부 지역의 원주민인 난디족의 이름을 따온 것인데, 해당 부족들은 케리트(Kerit)라고 부른다고 한다.[2] 이 때문에 최근에는 19세기 후반에 멸종한 아틀라스불곰이나 동굴곰이 살아남은 것일 가능성에 주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