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모철갑탄
1. 피모철갑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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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or '''P'''iercing '''C'''apped
경심철갑탄과는 다른 방법으로 탄자 붕괴 현상을 막은 포탄이다. 텅스텐과 같이 강한 경도를 가진 탄두에 구리 등 연성, 전성이 뛰어난 금속으로 만들어진 캡(피모)을 씌워, 착탄시 일단 연질의 피모 부분이 뭉개진 뒤에 관통자가 장갑에 접촉하도록 되어 있다.
이 이전의 철갑탄은 장갑판에 고속으로 부딪힐때 충격 저항을 버티지 못하고 관통자 앞 부분이 변형되거나 심할 경우 탄자 자체가 붕괴하여 관통력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피모철갑탄의 경우 피모가 먼저 힘을 받아주기 때문에 탄자 붕괴와 변형을 막을 수 있었다. 이때문에 통상 철갑탄보다 높은 관통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는 장갑판의 경사도가 대략 45도 이하일 경우에만 그렇고 45도 이상의 경사장갑의 경우에는 충격저항이 상대적으로 낮아 탄자의 변형이 적어지면서 53도 이상이 되면 오히려 같은 질량 대비 관통자가 더 무거운 일반 철갑탄 쪽이 더 높은 관통력을 발휘했다.
과거에는 워 썬더의 영향으로 인해 피모철갑탄 쪽이 경사장갑에 무조건 더 강하단 낭설이 퍼졌으나 2차대전 당시 기록과 철갑탄 관련 연구 문서들에 의해 실제로는 낮은 경사에서만 그렇고 높은 경사에서는 반대로 작용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 외의 단점으로는 이 방식을 사용하면 구경이 어느 정도 이상 올라가면 탄두의 중량이 증가하며, 덤으로 포탄의 앞면이 밋밋해지므로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 운동에너지를 손실하기 딱 좋다. 후자는 저저항피모철갑탄으로 해결했지만, 전자는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심철갑탄이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경심철갑탄도 가공이 힘들고 근거리만 넘어가면 관통력이 급격하게 하락하며, 탄도성능도 좋지 않기 때문에 양자가 공존하다가 분리철갑탄에게 1선급 철갑탄의 지위를 넘기고 역사에서 퇴장한다.
2. 저저항피모철갑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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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or '''P'''iercing '''C'''apped '''B'''allistic '''C'''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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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제 75mm Pzgr. 39 APCBC-HE-T[1] 포탄 그림 단면도
1: 신관(Fuze)
2: 예광제(Tracer)
3: 드라이빙 밴드(Driving Band)
4: 고폭탄 작약(Explosive Filler)
5: 관통자(Penetrator)
6: 경금속 피모(Soft Cap)
7: 유선형 캡(Ballistic Cap)
피모철갑탄의 경우 탄두 앞에 경금속을 붙인 형태라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서 포탄의 속도가 떨어지므로 관통력 자체는 약간 저하되는 현상을 보인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해 그 앞에 유선형의 캡을 추가해서 공기저항을 줄인 탄이다.
해당 캡은 오로지 공기저항을 막는 역할만 하므로 포탄이 목표에 명중하면 순식간에 그냥 깨져서 흩어져서 피모철갑탄의 위력을 저하시키지 않는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대전차포와 전차 주포의 주력 탄종으로 사용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6파운더와 17파운더는 관통자 전체가 금속인 ABCBC-T를, M4 셔먼, T-34, 4호 전차 장포신형, 티거 2, 판터 등은 작약을 채운 ABCBC-HE-T를 주로 사용하였다.
비록 피모철갑탄 자체는 현대전에서 관통력이 떨어져서 사장되었지만, 포탄에 유선형의 캡을 씌운다는 발상 자체는 유용하므로 유선형 캡은 지금도 각종 포탄이나 총기용 철갑탄에 적용돼서 사용 중이다. 철갑탄 문서의 맨 위 사진에도 있는 7.62×51mm NATO M993 철갑탄이 대표적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