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카르틀
1. 개요
아이슬란드어: Hákarl
아이슬란드의 전통 생선 가공품. 일종의 보존식품이다. Hákarl은 아이슬란드어로 '그린란드상어'를 가리킨다. 철자 때문에 하우카를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확한 발음은 하우카르틀(IPA: ˈhauːkʰartl̥).[2]
2. 상세
상어의 살코기를 잘라 발효시킨 뒤 약 4~5개월 가량 건조시키는 방법으로 만든다. 상어의 몸에는 악취를 유발하는 암모니아와, 암모니아로 분해되는 요소(urea)가 대량으로 분포하고 있는데[3] 대개 상엇살을 식용으로 팔 경우 돔배기 같이 어느 정도 가공을 해서 암모니아를 대부분 뺀 상태로 시장에 내놓는다.
하지만 하우카르틀은 냄새를 빼기보다는 '''아예 그 암모니아 성분을 그대로 두고 발효'''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싱싱한 상엇살을 한참 능가하는 향기를 자랑한다. 멋모르고 하우카르틀 건조장에 들어간 외국인이 그 냄새를 못 참고 밖으로 뛰쳐나온다든가 건조장 바닥에 거하게 오바이트를 때렸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 홍어와 비슷하지만 그 맛은 홍어와는 조금 다르다. 그대로 발효한 것은 모르겠지만, 통조림으로 나오는 하우카르틀은 수분이 홍어보다 훨씬 많아서 질척거리며, 역한 냄새도 더더욱 심하다. 보통 삭힌 홍어를 먹으면 코가 뻥 뚫린다고 표현하는데, 통조림 하우카르틀은 그런 것도 없다. 역한 냄새가 후두부를 가로막는 느낌.
이렇게 상어 고기를 일부러 발효시키는 것은 절대 아이슬란드인들이 냄새를 즐겨서가 아니고, '''그린란드상어의 살은 독성이 있어 바로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4] 그린란드상어의 살은 요소의 함량이 다른 연골어류 생선에 비해 매우 높을 뿐더러, TMAO(Trimethylamine N-oxide)라는 독성 물질[5] 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숙성을 통해 지나치게 많은 요소의 일부를 분해해 암모니아로 날려버리고[6] TMAO를 파괴해야 한다. 척박한 환경에서 뭐든 하나라도 더 먹기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것.
발효 과정은 몇 개월이 걸리는데, 그린란드상어를 잡아 해체한 후 자갈모래 땅에 얕은 구덩이를 파고 묻는 것으로 시작된다. 상어를 묻은 구덩이에 돌덩이를 올린 후에는 6~12주 동안 발효 과정을 거친다. 돌덩이는 고기를 누름으로서 상어의 체액과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액체를 짜내는 역할을 한다. 이후 구덩이를 파서 발효가 진행된 고기를 꺼낸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위의 사진처럼 건조장에 걸어놓고 몇 달에 걸쳐 건조한다. 발효와 건조를 끝낸 하우카르틀은 겉면을 깎아내고 한 입 크기로 깍뚝썰기한 다음 비닐에 넣어 진공 포장한 상태로 시중에 유통된다. 냄새가 심한지라 수르스트뢰밍처럼 집에 냄새 배게 하지 않으려고 바깥에서 먹기도 하고, 대개는 본 요리를 먹기 전의 전채 또는 술안주로 많이 소비된다. 곁들이는 술은 감자로 만드는 알코올 도수 높은 증류주인 '브레니빈'(Brennivín)이다.
미칠 듯한 암모니아성 악취 때문에 진미를 찾는답시고 온갖 것들을 탐닉하는 미식가들조차 못먹겠다며 뱉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저명한 요리사들조차 혹평하고 있는데 미국 요리사인 앤서니 부르댕은 '내가 먹어본 식재료들 중 가장 쩔어주게 역겹고 끔찍한 맛'이라고 평했다.[7]
하우카르틀 통조림을 뜯을 때는 보울에 물을 담아놓고, 그 물 안에서 캔 뚜껑을 따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통조림을 그대로 따면 보통 때보다 훨씬 심한 악취가 나고, 무엇보다 발효가 되는 과정에서 내용물이 그야말로 '''분출'''을 하기 때문이라 한다. 이는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과 동일하다.
진공 포장으로 파는 하우카르틀 중에는 악취가 덜한 것도 있는 모양이다. 한 블로거의 하우카르틀 시식기에서는 그냥 집 안에서 뜯어 먹고 있다. 아무래도 발효 음식이다 보니 편차가 심한 모양. 마트에서 파는 홍어회는 악취가 덜하고 쿠사야도 요즘 나오는 것은 악취가 덜하듯이, 하우카르틀 또한 냄새를 줄인 제품이 출시되는 것일 수도 있다.
3. 기타
제임스 메이와 고든 램지가 직접 먹어보기도 했다. 하우카르틀 전에 먹는 음식은 소의 생식기이다. 하우카르틀을 입에 넣자마자 뱉어버리고 기권하는 램지에게 "You disappoint me, Ramsay(실망이야, 램지)"라는 말을 날리는 메이가 압권.
유튜버 영국남자가 친구 올리와 함께 아이슬란드 여행을 가서 시식했다. 올리는 냄새를 맡고 '이거 딱 홍어잖아!'라며 기겁했다.[8] 식감은 아주 부드러운 치즈 같다는 모양. 쉽게 말해서 물컹거린다.[9]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에서 요리 스킬이 3랭크 이상일 때 민물 거대 육식 어류와 후추를 재료로 만들 수 있다. 5성 기준으로 사용시 효과는 지속시간 동안 의지 +100, 최대 스태미나 +10 증가. 마비노기에서는 5성 요리를 만들면 컷씬이 나오는데, 하우카르틀은 원본 요리가 진국인지라 컷씬이 다르게 나온다.
아이슬란드 소재 회사인 CCP의 소라블로트(겨울 축제) 회식 영상. 후반부에 외국계 직원[10] 으로 보이는 사람이 하우카르틀을 입에 넣자마자 '''엄청 좋아한다(...).'''
[1]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저작권자: Chris_73[2] 아이슬란드어는 바이킹 공용어인 노르드어에서 철자는 거의 바뀌지 않았지만 발음은 많이 바뀌었다. 서로간에 철자는 차이가 있지만 말은 다들 통하는 스칸디나비아 본토와는 정반대.[3] 이것은 연골어류과의 특징 중 하나다. 홍어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홍어를 발효시키면 요소가 암모니아로 분해되며 홍어회 특유의 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다.[4] 역사적으로 아이슬란드의 최고 문제점이 식량문제였기 때문에 별수 없었다. 저 논리대로라면 소철이나 카사바를 먹는 사람들도 바보라는 논리이다.[5] 몸에 흡수되면 트리메틸아민으로 대사되어 신경 독성을 나타낸다.[6] 암모니아가 요소보다 독성이 훨씬 강한 것은 사실이나 암모니아는 기체이기 때문에 휘발시키는 것이 가능하다.[7] 참고로 이 사람은 반쯤 익힌 염소 고환이라든가 익히지 않은 물개 눈알도 맛있다고 통째로 먹는 음식 스펙트럼이 대단히 넓은 입맛을 가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2018년 6월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자살.[8] 영상에서도 나오지만, 올리는 2014년 방영분에서 홍어를 먹다가 토한 전적이 있다.[9] 이 영상에서 아이슬란드에서 사귄 친구 올리(Olli)가 하우카르틀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전해줘 논란이 일었다. 영상에서 올리(Olli)는 상어고기에는 독이 있는데 그것을 빼내려면 암모니아가 필요해서 전통적으로 겨울에 아이슬란드 가족들이 모일 때 잡은 상어고기에 소변을 본 뒤 땅에 묻어서 발효시켰다가 2월에 다시 꺼내서 먹었다고 주장했는데, 위에 적혀있다시피 상어에는 이미 다량의 암모니아가 분포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공을 통해 암모니아를 빼면 뺐지 결코 더할 이유는 없다. 하우카르틀은 가공없이 그대로 발효시킨 것이라 암모니아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10] 영상에 나오는 바로는 덴마크 쪽 사람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