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A
1.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품 출시 방식
텔레비전 방영이나 극장 상영 등을 하지 않고 비디오나 DVD 등의 매체로만 판매되는 애니메이션을 말한다. 보기 드물게 LD로만 나왔던 O'''LD''' 애니메이션도 존재하는데, 바로 가이낙스에서 제작한 불꽃의 전학생.
그 외에 대부분의 야애니 또한 TV나 극장 상영은 꿈도 꿀 수 없기에(...) OVA 형태로 제작된다. 비슷한 개념으로 극장 개봉 없이 바로 출시되는 비디오를 OV 혹은 V시네마라고 부르는데 야쿠자 영화나 에로영화가 주로 출시되며 요즘에는 특촬물도 V 시네마가 자주 나온다. OV'''A'''는 애니메이션에 한정해서 지칭하는 표현인데 그냥 비디오로만 나온 영상물을 전부 OVA라고 잘못 부르는 사람들도 은근히 많다.
일본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미국 애니메이션도 인기 시리즈의 OVA를 내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도 계속 나오고, TV판 만큼이나 밥줄인 시리즈가 바로 스쿠비 두 시리즈와 야채극장 베지테일.
1.1. 명칭
OVA는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オリジナル・ビデオ・アニメーション, Original Video Animation)의 약어이다. 2010년대에 들어와서는 오리지널 비주얼 애니메이션(Original Visual Animation)의 약어로 사용된다.
과거에는 OAV(Original Animation Video)라는 이름으로 사용됐지만 비슷한 형태의 두 'AV'와 혼동될 것을 피하고자 OAV라는 표현은 사용되지 않게 되었다. 이후, OVA로 표현이 굳어졌다.
넓은 의미로는, 원작이 존재하지만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및 극장판과는 다른 미디어 매체로 전송되는 것들 또한 OVA로 부른다. OAD(Original Anime DVD, 혹은 Original Animation Disk)를 포함하는 개념이다.[1]
서양에서는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이러한 영상물을 Direct-to-Video, 일명 DTV라 통칭한다.
1.2. 특징과 역사
애니메이션에 거액을 지불하는 걸 마다하지 않는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든 후, 직접 팔아먹음으로써 제작비를 충당하는 수익 모델이다. TV나 극장 상영에 비하면 적은 투자금 및 빠른 자금 회전이 매력인 유통 방식이다. OVA는 작화가 좋은 작품이 많아 돈이 많이 들어갔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OVA가 작화가 좋은 건 돈이 아니라 시간이 풍부해서이다.[2][3] TV 애니메이션이나 극장 애니메이션은 스케쥴에 따른 납기가 있으나 OVA는 특별히 그런 게 없고 퀄리티를 올리기 위해서라면 연기를 해도 큰 손해가 없기 때문에 작업 스케쥴이 너그러웠다. 그럼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좋은 그림을 그려 제출해내면 작화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계는 월급을 받아가면서 일하는 애니메이터가 거의 없다시피 하므로 제작기한 늘어난다고 해서 인건비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OVA는 주로 그림은 잘 그리는데 손이 느린 애니메이터, 본업이 따로 있고 부업으로 애니메이터를 하는 사람들이 주로 활동하였으며 이들은 OVA 비지니스가 축소되어서 많은 고충을 토로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TVA는 애니메이션 본편은 별 수익이 없다. 누구나 TV만 틀면 나오는거니까... 마치 30분짜리 광고 같은 느낌으로 진행되는거라 실제 수익은 스폰서 회사가 취급하는 장난감, 피규어, 책, 음반 같은 상품의 판매로 얻는다. 하지만 OVA는 비디오 판매 자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TVA와는 달리 잘 팔리게끔 오랜 시간과 돈을 들여 완성한 뛰어난 작화와 자극적인 내용이 일반적이다. 반대로 물리 상품들은 잘 안나오는데, 보통은 나와봐야 소량으로 생산되는 개러지 키트(레진이나 소프트비닐) 정도다.
OVA는 TVA 비즈니스가 불투명해질때 생겨난 오로지 판매 수익에 걸어야 하는 도박같은 비지니스로 버블경제와는 별 관련이 없다.[4] 박리다매도 불가능했으며 대체로 판매량은 1만개 수준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고작 애니메이션 1편에 어떻게 그렇게 애니메이션에 돈을 쓰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시는 마땅히 엔터테인먼트도 없었고 집에 VHS데크를 갖출 정도의 매니아 층이라면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 가격 선이었다.
그러나 최초 달로스가 30분 6800엔이라는 가격을 제시한 것과 달리 시장이 정착되자 가격은 1만엔 전후를 오가며 제작비도 상승하자 결국 가격이 문제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88년의 패트레이버 OVA에서는 전 6권 제작, OVA에 CM을 넣는 등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가격을 4800엔 까지 낮추기도 하였다. 이런 시도는 27만개라는 판매량으로 이어지며 OVA구성과 가격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립되었다.
최초의 작품은 오시이 마모루의 1983년작 달로스. 달로스의 경우에는 원래 OVA로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TV판 방영이 무산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필름을 비디오 테이프로 팔았던 것인데 예상 외의 성공을 거두면서 우연찮게 OVA 시장을 개척하게 된다. 1권만도 1만개 판매 4권 전권 2만개 출하라는 히트를 기록, 판매만으로 제작비를(1억엔 추정)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게 되며 OVA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키게 되었다. 달로스는 세일즈용 비디오 업계에서도 1만엔을 상회하는 가격을 6800엔으로 낮춘 것도 화제가 되었고 이것이 성공의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OVA는 TVA의 같은 긴박한 제작비, 빡빡한 윤리규제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극장판과 같은 충분한 제작기간에 극장판에 드는 홍보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러 장점등으로 인해 90년대 후반까지 애니메이션 비즈니스의 축으로 자리잡게 된다. 실패 부담이 적으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 받을 수 있었기에 실험작을 제작하거나 인기 원작을 애니메이션 화 하기에도 좋은 플랫폼이었다. 스튜디오 피에로를 비롯한 제작사들은 85년을 전후하여 OVA의 제작분량을 늘려나가기 시작한다.
OVA는 95년 에반게리온의 대히트로 생겨난 심야 애니메이션 시스템이 생겨나면서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한다. 제작위원회 덕분에 리스크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OVA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어졌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제작 공정이 발전한 것도 심야 애니메이션 발전에 일조하게 된다. 물론 세일즈 자체가 없어진 건은 아니고 오히려 고가의 DVD나 블루레이가 5만장 이상 팔리는 정도로 성장하던 시절도 있었으며 2005년을 정점으로 비디오 패키지 판매 시장은 성장을 멈췄지만 여전히 매상은 높은 수준이다.
지금은 시대가 완전히 변했기 때문에 완전 신작 OVA 같은 것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TV방영을 하지 않는 원작 기반 애니메이션의 후속편 정도가 만화책 신간이나 게임의 부록에 딸려나오는 것 정도인데 그렇다고 OVA가 완전히 사라졌다 라기 보다는 다른 쪽으로 대체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미 심야 애니메이션으로 OVA로만 해야할 이유도 없어졌고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제작 배포의 제약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다이는 가정 환경 상 블루레이를 구입할 수 없는 장년층 애니 팬을 상대하기 위해 우주전함 야마토 2199, 기동전사 건담 UC 같은 실질 OVA와 마찬가지의 제작환경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인터넷에서 동시 VOD 배포를 하거나 소규모라도 극장 개봉을 하는 전개를 하면서 큰 수익을 올렸기 때문에 아직은 완전히 명맥이 죽었다고 볼 수는 없으며 오히려 이런 형태로 제작되는 애니메이션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유형의 OVA들은 선행 시사회 등을 통해 극장에서 먼저 상영한 후 영상매체로 나오는 형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현재의 OVA는 20분으로는 극장가서 봤을 때 돈값을 못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로 편 당 40분 단위로 나오거나 20분 짜리를 2화 분량 상영하곤 한다. 헬싱 OVA, 스트라이크 더 블러드 같이 딱히 극장에서 상영하는 것도 아니고 옛날 OVA 판매 방식 그대로인데도 잘나가는 작품이 있기도 하다.
1.3. 여담
애니플러스를 제외한 대한민국 애니 방송국에서는 이런 OVA의 수입과 편성을 상당히 꺼린다는 카더라가 있다. 편수가 짧아 편성을 날로 먹긴 힘들고(...) 대체로 OVA 작품들은 수위가 또 장난 아닌 데다,[5] 타 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애니들에 비해 판권값도 비싼 편이라 '후속작'이라도 좀 꺼린다는 듯. 개국 초기에 영화 채널을 표방했던 대원방송의 애니박스와 광고가 별로 없던 개국 초창기 투니버스와 초창기 애니맥스에서는 온갖 OVA와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틀어주기도 했었다. 근래에 심의 강화와 수익성 문제로 인해 TV에서 거의 보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물론 2010년대 이후에도 OVA 더빙방영을 극소수이긴 하지만 하긴 한다. 그게 바로 애니박스에서 방영된 이토 준지 컬렉션의 후속작인 토미에 컬렉션 OVA인데, 정작 그보다 고작 1년 전에 같은 방송국에서 방영된 최유기 외전은 자막방영만 했고, 1년 후 바로 정식 TVA인 최유기 리로드 블래스트를 더빙방영하는 것으로 넘어간 걸 보면 같은 OVA인 데다가 같은 19세 등급인데 차이가 있는 걸 보면[6] 계륵에 가까운 존재라는 게 대한민국 방송국의 OVA 취급 상황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결론은 심의 강화, 수익성 문제, 판권 계약의 복잡성 문제 이 세 가지가 큰 문제라는 게 중론인 건 변함없다.[7] OVA 더빙까지 동봉된 걸 볼 수 있는 방법은 대한민국 내에서는 미라지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발매되는 더빙작들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원펀맨과 토라도라!. 이런 특징 때문에 한국에선 OVA 중 유명한 게 매우 적다.
AIC를 비롯해 과거 OVA로 유명했던 제작사가 2010년대 기준으로 대부분 파산해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2000년대 이전의 OVA는 저작권이 소멸하거나 꼬여서 DVD, BD 발매가 안 되거나, 그냥 막 굴러다니는 경우가 많다.
PPV, OTT 같은 새로운 유통 방식이 생겨나면서 OVA란 분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서양 애니메이션 사이트를 보면 TV 스페셜을 OVA로 분류하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 극장판보다 짧은 단편, 중편 애니를 OVA로 분류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1.4. 목록
- 애니메이션/방영일 기준 목록에 속한 문서의 OVA 문단 참고.
2. TRPG 룰 시스템
OVA (Open Versatile Anime): the Anime Role-Playing Game. Wise Turtle Publishing에서 발간했으며, 비슷한 TRPG 시스템인 BESM과 같이 일본 애니 스타일을 재현하는 게 주특기인 시스템이다. BESM이 3판에서 d20 시스템을 도입하다가 과도하게 무거워져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반면, OVA는 계속 룰을 적절히 가볍게 유지한 결과 소수의 팬층만 갖고도 현재까지 지원되고 있다. 평가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작가의 결단으로 정해진 스탯이 따로 없고 겁스로 치면 장점과 단점이 스탯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같은 장점은 최대 +5까지, 단점은 -3까지 얻을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캐릭터를 생성할 때 장점과 단점의 보너스/페널티 합이 5 이내여야 한다. 그리고 특정 행위를 판정할 때 해당 상황에 적합한 장점과 단점을 죄다 때려박아 아래 판정하게 된다.
주요 판정법은 6면체 주사위를 2+(해당 장점 전부)+(해당 단점 전부) 개수만큼 굴려 가장 크게 나온 값이 결과값 (즉 보통은 6) 취급을 받되, 같은 값이 여럿 나오면 그것들끼리 더해 뭉쳐 한 값으로 취급해 최종 결과 판정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10개를 굴려 1, 2, 2, 3, 3, 3, 4, 4, 5, 6 결과가 나오면 최종 결과는 가장 큰 값인 3끼리 더한 9가 된다. 단점의 페널티가 장점의 보너스보다 커질 경우엔 우선 장점과 단점의 합이 -1이면 주사위를 하나만 굴리게 되며, -2부터는 주사위 개수가 다시 하나씩 늘어나되 모든 주사위를 굴려 가장 낮은 값을 택한다. 이 경우 같은 값이 여럿 나와도 더하지 않는다.
기초 시스템이 확립된 1판은 2005년에 나왔으며, 룰을 적절히 필요한 만큼 손질한 최신 판본인 2판은 킥스타터로 모금에 성공한 뒤 2015년 전반기에 나왔다. 단 종이책(25.00$, 세금제외)의 경우 소량 인쇄한 만큼 쉽게 구할 수 있는 pdf(15.00$)와는 달리 주문인쇄를 하거나 현지 TRPG 서점에 우연히 비치되어 있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사실 현재 대부분의 소형 TRPG 출판사는 대개 이렇다).
[1] ODA로도 혼용된다.[2] 옛날 TV 애니메이션이 한 명의 연출가와 한 명의 작화감독이 1회를 담당할 때 납기 시간은 대략 1달이었다. OVA는 짧으면 2개월에서 4개월이 걸리며 자이언트 로보 같은 작품은 년 단위로 시간을 쓰기도 했다.[3] 예로 작화가 극장판 급인 자이언트 로보 THE ANIMATION 같은 경우도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진 않았다고 한다.[4] 버블경제의 덕을 봤다면 애시당초 달로스가 TVA로 방영되었어야 하는 것이 타당하며, 버블 이전에도 TVA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도 설명할 수 없다.[5] 이 때문에 원래 7세 이상이었던 것이 15세 이상이 되는 애니가 꽤 있었다.[6] 사실 최유기 burial도 있는데 이건 방영 자체조차도 안 했다.[7] 실제 신동식 피디가 현역일 때는 익셀리온 작업시에는 편수도 짧은 주제에 작중에 노래 부르는 씬이 있어서 제작비 생각부터 났다고 하거나 웨딩 피치 OVA를 작업할 때는 역시 편수도 짧은 편인데 출연도 얼마 하지 않으면서 성우가 베테랑인 통통을 캐스팅할 때 그냥 전속으로 떼우기엔 기존 캐스팅이 너무 반응이 좋으니까 바꾸기엔 또 난감해서 통통을 살리고 더 비중없는 남자 캐릭들과 역시 잘 나오지도 않는 사루비아의 캐스팅을 변경했었어야 했다고 한 적이 있다. 엘하자드 때도 전속 성우들이 전부 프리가 돼서 제작비가 올라가는데, 시청자들은 캐스팅 변경을 잘 원하지 않으니까 그대로 살려야 해서 힘들었다고 피시통신 시절에 글을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