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고사성어'''
''''''
''''''
닭 계
갈빗대 륵(늑)
1. 개요
2. 유래
3. 기타


1. 개요


무릇 계륵(雞肋)은 버리기에는 아깝고 먹기에는 얻을 것이 없는 것이다.

- 양수

닭의 갈비.
별로 득이 되지 않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을 뜻하는 고사성어. 닭가슴살이나 닭다리살로 만드는 '요리'인 닭갈비이미지를 떠올리면 별로 공감되지 않는 고사성어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닭갈비는 말 그대로 닭의 갈비뼈를 뜻한다. 닭의 갈비뼈 쪽 살은 닭다리처럼 부드럽고 쫄깃해 꽤 맛있지만, 갈비뼈의 구조상 살을 발라 먹으려면 손이 많이 가는데 정작 고기의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치킨이나 백숙 등을 먹을 때 나오는 닭의 갈비뼈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후술할 고사는 이러한 특징에서 나왔다.
의미가 유사한 우리말 속담으로는 "저 먹자니 싫고 남 주자니 아깝다."가 있다.

2. 유래


이와 관련된 고사는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무제기(武帝記)의 배송지(裴松之) 주(注)에서 인용한 《구주춘추》에서 나왔다.[1]
배송지 주석 구주춘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때 왕이 환군하고자 하여 ‘계륵(雞肋-닭갈비)’이라는 영을 내리니 관속들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주부(主簿) 양수(楊脩)가 스스로 군장을 엄히 꾸리니 사람들이 놀라 양수에게 물었다,

“이를 어찌 알았습니까?”

양수가 말했다,

“무릇 계륵(雞肋)은 버리기에는 아깝고 먹기에는 얻을 것이 없는 것으로 이를 한중(漢中)에 비유한 것이니 왕께서 환군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았소이다.”

연의에서는 이렇게 묘사한다. 서기 219년, 한중에서 조조가 유비격전을 벌이는데 조조의 전황이 점점 불리해지자 조조군은 '군사를 물려서 한중을 포기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날 저녁 식사는 닭고기국이었다. 조조는 사발에 담긴 닭갈비(계륵)를 보다가 현 상황을 떠올리며 한탄했다. 한중땅을 먹자니 이 전쟁으로 얻을 이익이 별로 크질 않아보이고,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하고 유비 세력에게 주자니 아까웠던 것. 이 때 하후돈이 조조에게 찾아와서 오늘의 암호가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는데, 조조는 무심코 ''''계륵이다."'''라고 중얼거렸다.
그런데 모사 양수가 이를 전해듣고는 조조가 원정을 집어치우고 돌아갈 생각임을 간파해, 하후돈에게 철수할 때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짐을 싸두라 명령하라고 권했고 하후돈은 이에 따랐다. 당연히 조조는 평소 못마땅하기도 했으며, 본인의 속내를 읽은 양수에게 괘씸함과 분노를 느껴 양수를 '군의 사기를 동요시킨 죄'로 처형했으며 하후돈도 하마터면 목이 날아갈 뻔했다. 그 뒤 조조는 전투 도중 위연이 쏜 화살에 인중을 맞고 앞니가 나간 뒤, 결국 한중을 공략하는 게 힘들다고 판단하고는 군사를 물렸다.
드라마 삼국에서는 양수의 말만 생각 없이 듣고는 철군하려 하는 장수[2]까지 덤으로 까인다. 양수가 질질 끌려갈때 옆에 있던 사마의가 그 장수에게 양수가 조조에게 찍힌 덕에[3] 자네 목이 멀쩡했다며 장수라는 작자가 이렇게 귀가 얇아서야 쓰겠냐며 깠다.
연의에서는 '떠나기 전에 혼란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미리 수습했다.'고 포장하여 조조가 억울한 양수를 죽인 듯이 묘사하지만, 양수의 행동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짐을 싸라는 지시는 '철수할 준비를 하라.'는 뜻이니 당연히 병사들이 싸울 생각이 없어진다. 지휘관이 정식으로 철수를 명령하기 전까지는 최대한 병사들의 전투 의지를 고양시켜야 하니, 조조가 부당하게 행동했다기보다는 양수의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한다.
실제 정사를 살피면, 양수는 한중에서 돌아와 몇 달이 지난 뒤에 참수되었으므로 조금 차이가 있다. 군기를 어지럽혔다는 명목으로 처형했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조조의 셋째 아들 조식한테 철저히 브레인 겸 쉴드 역할을 하며 위나라 후계자 다툼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에 조조의 눈 밖에 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자세한 것은 양수 문서 참고. 여하간 이 일화 때문에 가뜩이나 나빴던 조조의 이미지는 더 나빠졌다.[4]
다만 이것이 어찌 보면 잔혹하긴 하지만, 나라를 위해서 사촌 형제인 하후연의 복수도 포기하고[5] 후계자 문제를 어지럽힐 수 있는 불씨마저 제거하는 조조의 냉철한 판단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나름 대단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양수의 아버지 양표는 위나라의 구신(舊臣)이었기에 조조는 선물을 보내주며 위로했다고 한다. 하지만 양표는 여전히 상심한 채 마치 '아들 잃은 소와 같은 기분'이라고 하자 조조도 후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위 설명을 보면 알 수 있듯 정치적인 판단도 곁들여진 처형이었지만, 종종 감성적이 되는 조조의 특성 상 양표가 슬퍼하는 걸 보고 진짜 후회했을지도… 여기서 나온 말이 노우지독(老牛舐犢)으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뜻한다.
이희재 삼국지를 비롯한 일부 판본의 연의에선 제갈량이 다음과 같이 코멘트 한다.

양수가 한 수 모자랐어. 남보다 빼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 그러나 '''남보다 잘 아는 것을 입 안에 삼키고 있기란 더욱 어려운 일인 법.''' 양수가 조금만 더 지혜로웠다면 입을 열지도 않았을 것이고, 죽지도 않았을 것이다.[6]

[7]

조금 각색해서, 결과적으로 조조가 진짜 철군했으니 양수의 행동이 맞지 않았냐는 점을 부각하는 경우도 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어차피 철군할 거였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하는 게 이득이니까 말이다. 84부작 삼국지에서는 양수가 처형당하기 전에 "더 큰 손실을 입기 전에 철퇴하십시오."라고 충고하는 장면이 있다.
재미있게도 조조는 평소에 닭고기에 한방 재료를 넣고 만든 보양식을 챙겨먹으며 건강관리를 했는데, 이를 후세에 '조조닭'이라고 불렀다. 어째 닭하고 꽤나 연이 있는 듯 하다.

3. 기타


훗날 죽림칠현의 한 사람인 유령(劉伶)이 술자리에서 싸움을 말리다 거한에게 얻어맞게 생겼는데 그때 '내 몸은 닭갈비와 같은데 당신 주먹을 견딜 수 있겠느냐.'는 말로 달랬다는 일화가 있다. 아마 마른 사람을 갈비에 비유한 것의 유래가 아닌가 싶다.
양덕후 유저는 진삼국무쌍 5를 두고 계륵에 비유했다. 게임 자체는 여러 가지 새로운 점이 있어서 좋은데 볼륨이 닭갈비라고.
고우영 삼국지에서는 연의에서 앞니가 날아가는 부분을 닭 먹는 것보다 더 앞서 일어난 일로 묘사했다. 즉, 여기의 조조는 앞니 없이 계륵을 먹어야 하는 처지라 먹기는 더럽게 어려운데 살은 얼마 안 되는 그 상황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진삼국무쌍 시리즈에서는 3편에서 촉군으로 정군산 전투를 플레이할때 조건을 맞추면 조조가 계륵을 언급한다. 또한 조조가 후기작으로 갈수록 성능이 약화되어서 '''계륵'''이라고 불린다. 더불어 6편부터 조조가 형주의 관우를 유인하겠다고 한중을 일부러 내준 것이라는 무리수를 밀고 있는데, 그야말로 이 고사성어를 부정하고 있는 셈이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에서는 조조가 다른 군주 병종 장수들에 비해 특성이 쓸모가 없는데, 하필 북부위전, 조조전 연의에서 필수 무장이라서 패기를 배우는 61레벨까지 어쩔 수 없이 키우기 때문에 '''계륵'''이라 불렸지만 재반격+반격강화 특성이 있어서 백련검 쥐어주고 99레벨 찍으면 4타까지 발동하여 적을 혼자서 순삭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등 메타 대세 무장으로 쓰이기에 계륵이라 불리기에는 억울하기도 하다. 마침 본작의 연의 '유비전' 중에서도 위의 유래를 잘 묘사해 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서는 용기병이 대표적인 예시. 답답할 정도로 굼뜨지만 프로토스의 기초인 관문 유닛 중 유일한 지상 공중 모두 되는 원거리 딜러라 안 쓸 수가 없다. 계륵이 '나 먹기엔 별론데 버리기도 그렇다'임을 감안하면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2014년 9월 경향신문의 군사면에서는 F-15K를 KF-16에 밀리고 F-35에 깔린다고 '''계륵'''이라고 하였다가 기체의 역할도 모르는 무식한 짓이라고 네티즌들의 비난을 엄청나게 받았다.#
카메라 쪽에서는 주로 24-70mm 화각의 고급형 표준 줌 렌즈를 일컫는다. 쓰자니 무겁고[8] 들고 다니니 딱히 필요 없어 보이지만 막상 없으면 아쉽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
자동차의 구동방식 중 요소수를 넣는 SCR 방식의 엔진 장착차량들도 이와 비슷하다(특히 디젤엔진 상용차). 연료에 더해 요소수 값도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안 넣자니 엔진이 망가질 가능성이 크고.[9]
통신분야 쪽에서는 유선전화가 계륵 신세가 된지 오래. 집에서도 핸드폰을 쓰는데 놔두자니 돈 아깝고 해지하자니 천재지변 같은 재난상황에서는 필요할것 같고 하는 식이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어린 장금이 궁녀가 되는 시험의 두번째 질문의 답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열심히 만들어댄 창조경제혁신센터문재인 정부에게 계륵신세라고 한다. 사업 목적과 활동 방향은 테크노파크, 창업은 창업 보육센터와 겹치는 관계로 예산 낭비 우려 및 반강제로 참여한 대기업에선 창조경제의 창만 나와도 경기가 날 지경이라고 한다. # 전국에 센터만 15개고 해당 문서 논란 항목에 의하면 각종 채용비리와 무소불위의 센터장의 전횡으로 논란이 현재진행형이다.
북한의 핵도 계륵에 해당한다. 1980년대부터 김씨 왕조의 1대 지도자인 김일성은 정권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핵개발을 시작하였고 3대인 김정은 때 핵기술을 완성하여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었다. 핵을 보유함으로써 체제 강화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국제사회로부터 대북제재를 받게 되면서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게 되었다. 결국 김정은 입장에서는 북핵이 가지고 있어도 죽고 포기해도 죽는 계륵이 된 것이다.
[1] 네이버 백과에서는 《후한서》 양수전(권54 양진전에 부기)을 출전으로 삼고 있는데, 실제로 나온다. 다만 최초 출전이 아닐 뿐. 《구주춘추》는 서진 시절에 쓰였고, 같은 유송대 저작이라도 《삼국지》 배주가 《후한서》보다도 일찍 쓰였으므로 둘을 비교하면 구주춘추 쪽이 더 앞선다. 시대상 후한이 삼국보다 앞서기 때문에 후한서가 삼국지보다 앞선다고 착각한 것이려나?[2] 연의 원작에서는 하후돈.[3] 양수 하면 떠오르는 도시락 먹튀 일화도 이 드라마에 나온다. 다만 여기선 그 도시락이 마등이 선물한거라, 조조는 혹시 독이나 들은건 아닌가 하고 떠본 것으로 묘사된다.[4] 많은 사람들이 연의 때문에 조조의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정사에서도 서주 대학살 같은 일로 이미지가 미묘했다.[5] 하후연은 한중 전투 중에 전사했는데 하후돈, 조인, 조홍과 마찬가지로 조조와 반동탁연합 때부터 함께 했고 조조가 굉장히 아꼈던 장수다. 비록 하후연의 죽음에는 조조의 책임도 있지만 어찌됐건 그의 죽음을 매우 안타까워했다.[6] 한국 쪽 원조는 아마도 고우영 삼국지인 듯. 양수의 처형 소식을 전해들은 제갈량이 이렇게 대사를 친다. '양수… 약간은 모자란 사나이, 남보다 뛰어나긴 어렵지만 그것을 감추는 법은 더 어려운 법'. 그리고 고우영 삼국지의 많은 부분을 벤치마킹한 이문열 삼국지에서도 이런 점이 보인다.[7] 그런데 사실 원작 기준으로 제갈량도 너무 겸손한 인물은 아니었다. 일단 재야 시절부터 관중, 악의 드립을 치기도 했고, 유비 수하에 들어간 뒤에도 은근히 재주를 드러내는 일을 많이 했다. 유비가 제갈량에게 존경심을 가지고 있어서 망정이지, 조조였다면 모를 일.[8] 캐논의 EF 24-70mm f/2.8L II USM 가 805 g. 크롭바디인 후지필름 X 시스템의 XF 16-55mm f/2.8 R LM WR도 655 g. 크롭바디에서도 결코 만만한 무게가 아니다.[9] 특히 요소수 주입구가 주유구 옆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 특히 실내에 있다면 이걸 넣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