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유로 2008/C조
1. 개요
UEFA 유로 2008의 진행 상황 중 조별리그 C조를 설명하는 문서. 경기 시각은 현지 시각(UTC+2) 기준이다.
2006 월드컵의 결승 매치업을 이룬 두 팀에 '''유일하게 실력으로 톱 시드를 거머쥔''' 네덜란드[1] 까지 포함된 죽음의 조.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네덜란드와 세 난쟁이' 구도가 만들어졌다. 네덜란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3:0, 4:1로 초토화시키며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4팀 중 2팀은 각각 예선에서 한 조였다는 것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한 조, 네덜란드와 루마니아가 1조였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조금전에도 말했지만 '''2006 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은 팀이였다.''' 이때는 본선과는 달리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던 프랑스와 루마니아가 1승 1무로 우월하였다.
2. 제1경기: 프랑스 0:0 루마니아
2006년 월드컵 준우승국인 프랑스가 루마니아를 당연히 털어버릴 것처럼 보였으나 너무도 허망하게 무득점 무승부. 루마니아는 영혼의 무승부를 거두었기에 선전했다고 말할 수는 있었지만 프랑스는 첫 경기부터 꼬여버리게된다.
3. 제2경기: 네덜란드 3:0 이탈리아
네덜란드의 첫번째 득점이 오프사이드 논란이 있었다. 베슬리 스네이더르의 슈팅성 패스가 뤼트 판니스텔로이의 종아리를 맞고 굴절되어 득점이 인정된 것인데, 반니스텔로이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느냐의 논란이 있었다.
4. 제3경기: 이탈리아 1:1 루마니아
최약체로 꼽혔던 루마니아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상대로 0:0, 1:1 무승부를 이끌어내며 선전했는데, 사실 이 경기에서의 무승부는 어느 정도 운이 따른 면이 있다.
잔루카 잠브로타가 잔루이지 부폰에게 헤딩으로 패스한 것을 아드리안 무투가 손쉽게 가로채서 선제골을 기록한 것이다. 부폰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이경기를 중계하던 중계진도 '''이 골은 이탈리아에 재앙과도 같은 골'''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이탈리아는 벼랑 끝까지 몰렸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코너킥을 얻어 크리스티안 파누치[2] 의 동점골로 경기를 다시 살린다. 파누치는 동점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며 잠브로타에게 달려가 위로를 해 주기도 했다. 자신의 기록보다도 팀의 사기를 우선시하는 파누치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 장면과는 별개로 이탈리아는 역전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후반 34분경 페널티킥까지 내주며 나사빠진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부폰이 막아냈기에 망정이지...[3]
결국 이 경기로 인해 루마니아는 2무로 턱걸이하고 이탈리아는 1무 1패를 기록하여 결국 프랑스와 공동 3위로 추락한다.
5. 제4경기: 네덜란드 4:1 프랑스
네덜란드의 압승으로 마친 경기였지만, 의외로 이 경기 역시 명장면이 많이 나온 경기였다.
선제골은 일찌감치 디르크 카윗의 머리에서 나왔다. 전반 9분 만에 코너킥을 헤더로 꽂아버렸다. 그 후 리드를 지키려는 네덜란드와 추격을 하려는 프랑스의 공방전이 팽팽하게 진행되었지만...
이 경기에서 가장 압권인 장면인 네덜란드의 두 번째 골이 후반 18분 경에 터졌다. 뤼트 판니스텔로이의 '''마르세유 턴 패스''', 아르연 로번의 스피드를 활용한 측면 돌파, 로빈 판페르시의 마무리로 두 번째 득점이 나왔는데, 상대방의 진영을 순식간에 털어버려서 선취점 허용 이후 달아오르던 프랑스 팀의 사기를 한 번에 꺾어버렸다.
그 후 후반 26분에 샤놀이 똑같이 측면돌파로 땅볼 크로스를 날렸고, 티에리 앙리가 '''방향만 살짝 바꿔놓으며''' 만회골을 뽑아냈다.[4] 그러나 그로부터 '''40초''' 뒤, 네덜란드가 단 한 번의 킬패스로 로번에게 문전 찬스를 부여했고, 로번은 그 '''릴리앙 튀랑'''을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무각도 슛을 성공시키며 프랑스의 추격을 완전히 뿌리쳐 버린다.
후반 추가시간에 베슬리 스네이더르가 골대를 맞고 들어가는 중거리슛을 만들며 이번 경기도 네덜란드의 완승으로 종료되었다.
6. 제5-1경기: 프랑스 0:2 이탈리아
결국 2006 월드컵 '''결승'''에서 만난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사이좋게 1무 1패 골득실 -3을 기록하며[5] 불과 2년만에 유로 '''조별리그'''에서 단두대 매치를 벌이는 신세가 되었다.(...)
결과는 2:0 이탈리아의 완승. 전반 24분, 에릭 아비달이 루카 토니[6] 에게 반칙을 범해 퇴장을 당하고, 이로 인해 주어진 페널티킥을 피를로가 꽂아넣으며 이탈리아가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두 번째 골은 후반전에 데 로시가 찬 프리킥이 '''티에리 앙리의 발에 맞으며''' 굴절되어 들어가고 말았다.
이미 전 대회에서 마지막 경기를 이겼음에도 조별리그 탈락을 한 경험이 있는 이탈리아 쪽이 좀 더 승리에 절실한 모습을 보여줬고[7] , 지단이 빠진 프랑스는 이런 투혼마저도 없는 총체적 난국을 보여주며 조 최하위 광탈의 수모를 당했다. 더욱이 득실차는 '''-5'''로 이번 대회 유일하게 3전 전패를 당한 디펜딩 챔피언 그리스[8] 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감독 레몽 도메네크는 살아남았고, 더욱더 문제점이 곪아간 프랑스는... 이후는 해당 항목 참조.
7. 제5-2경기: 네덜란드 2:0 루마니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대파하며 기세가 오른 네덜란드는 루마니아에도 승리하며 3전 전승. 루마니아도 네덜란드를 이기면 100% 조 2위가 확정되었기에 전반을 0대 0으로 틀어막으며 선전했다.[9] 결국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네덜란드를 상대로 세 골을 먹을 때, '''루마니아는 두 골만 먹었다.''' 다시 말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비기기만 했다면''' 루마니아는 '''0대 2로 져도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네덜란드를 제외한 세 팀이 2무 1패로 모두 물리게 되는데, 실점이 제일 적은 루마니아가 조 2위가 되었기 때문.
참고로 이 두 팀의 행보는 정말 개념있는 행보였는데, 이미 조 1위를 확정하고 여유가 생긴 네덜란드는 그냥 루마니아에게 한 골 접어주고 봐주자는 식으로 볼 돌리기를 시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끝까지 이기려는 의지로 열심히 뛰며 상대 팀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1]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각각 개최국 자격으로, 그리스는 전 대회 우승국 자격으로 톱 시드를 가져갔다.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팀이 톱 시드를 가져가니 당연히 전통강호는 아래 시드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2] 2002년 월드컵 당시에 설기현의 앞에서 실수를 했던 선수라 많은 국내 축구팬들이 그를 알아봤다.[3] 이 골이 들어갔으면 이탈리아는 2패를 기록하여 무조건 탈락 확정이었다. 무투의 킥을 막아내고 부폰 역시 '''평소답지 않게 미친 듯이 포효했다.'''[4] 후술하겠지만, 이 골은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가 한 유일한 실점이자, 프랑스가 한 유일한 득점이 되고 말았다.[5] 1득점 4실점으로 다득점까지 동일했다.[6] 발레리노마냥 '''발을 아주 높게 들어''' 공중볼을 따냈다. 그렇게 1대 1 상황이 되자 아비달 입장에서도 꽤나 당황스러웠을듯.[7] 첫 번째 골이 터질 때는 '''부폰'''이, 두 번째 골이 터질 때는 당시 감독이었던 '''도나도니'''가 각각 포효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8] 이 쪽은 '''-4'''다.[9] 사실 지역예선에서 루마니아는 네덜란드는 이미 한 번 잡은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