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즈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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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zmondo'''
1. 개요
2005년에 기즈몬도 社에서 발매한 휴대용 게임기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 대부분은 아마 '2005년에 저런게 나왔나?'라고 생각할 텐데, 상업적으로 처참하게 망했으니까 당연히 그럴 만도 하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의 판매 통계가 '''25,000대 수준'''이다. 가히 9년 먼저 나온 희대의 망작 애플 피핀의 전세계 40,000대를 뛰어넘었을 만한 대기록으로 볼 만하다. 생산 중단은 닌텐도 DS Lite가 출시된 해이기도 한 2006년이다.
2. 사양
사실 이 게임기 자체는 전혀 나쁘지 않다. 2004년에 처음 소개된 기즈몬도는 상당히 괜찮다고 평가받은 디자인에다가 삼성전자의 고성능 ARM9 400 Mhz 프로세서, 윈도우 CE가 기반인 운영 체제, 2.8인치의 제법 큰 수준인 LCD 화면이 달려 있다.
그래픽 면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다. NVIDIA Tegra의 전신격인 GoForce 3D 4500 그래픽 칩셋을 장착한 데다가 멀티 플레이용 블루투스 장착에 MMC, SD 카드 슬롯, 거기다가 문자 메일 전송, 음악과 동영상 재생, 디지털 카메라 기능, 네트워크 연결에, 나아가 GPS 기능도 갖고 있다. 보시다시피 조작버튼부터가, 게임기가 아닌, PMP의 재생버튼에 가깝다. 정확히는 일부 대형항공기에 달린, 리모콘에 가까운 형태.
당시의 경쟁 기종과 비교하면, 5세대 거치형 게임기, 즉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64보다 소폭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는 닌텐도 DS보다 상당히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고, 그와 비교하여 더욱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는 SCE의 PSP보다도 살짝 우위인 성능을 가지고 있다.
3. 실패
그런데 '''배보다 배꼽이 큰''' 문제가 있다. 정작 게임기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인데, 그것은 아직 자세히 소개하지도 않았으면서 높은 다른 스펙만을 강조해온 것이다.
2004년, 곧 1년 먼저 발매된 SCE의 경쟁 모델인 PSP를 예로는, 인터넷을 내장된 웹 브라우저로 할 수 있고, 동영상과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등 PMP에 가까운 기기이지만 이들 가운데 게임보다 비중이 높거나 강조된 기능은 없다. PSP보다 약간 일찍 나온 닌텐도 DS 역시 게임 말고 할 수 있는 다른 것은 인터넷[1] 이나 채팅 기능인 픽토챗 등을 제외하면 게임 밖의 기능은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닌텐도 DS는 무려 '''1억 5,500만 대''' 가까이 팔려 PS2와 함께 게임 콘솔 판매량 1위를 기록하였고, PSP 또한 PMP로 팔린 덕도 있지만 8,20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여 후속작인 PS Vita 정도를 제외하면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와 판매량 축면에서 경쟁 상대가 되었던 유일한 게임기로 남았다. 기즈몬도와는 달리 '게임기의 기본 기능'인 게임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기능이 지나치게 많으니까 생산 단가도 자연히 증가하였고, 가격도 비싸서 기즈몬도는 발매 당시에 무려 399 달러나 했고(2018년 기준 500 달러 수준), 자연스럽게 낮은 판매량을 보이게 되었다. 당연히 타이틀은 거의 다 발매가 취소되었다. 시범 발매된 타이틀이 있기는 한데, 판매 대수가 25,000대인 게임기용 타이틀이 얼마나 팔렸을지를 생각해 보면...
3.1. 제조사의 도산
기즈몬도가 대실패한 바람에 제작 하청사인 타이거 텔레마틱스는 얼마 지나지 않은 2006년에 도산해 버렸고, 기즈몬도도 파산했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이후 기즈몬도용으로 발매 예정이던 타이틀도 전부 발매가 취소되었다.
4. 숨겨진 사실
사실 기즈몬도는 '''스웨덴 마피아들의 돈세탁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기다.'''[2] 2006년 2월 22일, 기즈몬도의 유럽 지사 대표이사였던 스테판 에릭슨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엔초 페라리를 몰고 음주운전하다 사고를 냈는데, 그 때문에 경찰에서 심문받다 그 정체가 드러난 것이다.
엔초 페라리는 페라리의 창업자인 엔초 페라리를 기념하는 의미로 페라리 F50의 후속격으로 출시된 차로, 인지도가 굉징히 높은 차였다. 이에 따라 크게 이슈화가 되었는데, 사실 이 페라리도 임대 차량이고, 원래는 영국에 있어야 하는 차라고 했다. 정확히는 영국에서 임대했으나 임대료를 내지 못해 이미 도난신고가 되어 있던 상태로, 파산 직후라 이걸 낼 능력도 당연히 없었다. 게다가 사고를 낸 당시에 스테판은 혈중 알콜 농도 0.09%로 음주운전 혐의까지 쓰게 되었다.
스테판 에릭슨은 기존부터 마피아와 연줄이 이미 있던 사이이고, '웁살라 마피아'라는 조직의 간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1993년에 관련혐의로 기소되어 10년형을 받았고, 출소 후에 '기즈몬도'라는 회사를 설립해 게임기를 만든 것이다. 기즈몬도 사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즈몬도의 중역들이 모두 스웨덴에서 수배중인 중범죄자'''들임이 밝혀지면서 화제가 되었다.
미국 경찰은 나중에 스테판의 집을 수색했고, 여기에서 시리얼 넘버가 지워진 미등록 총기과 코카인을 발견하면서 음주운전에 마약소지 혐의가 추가되었다. 그리고 몇 개월 전의 뺑소니 전적이 밝혀지며 음주운전에 마약소지 혐의에 뺑소니까지 추가해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 뒤 2008년에 형을 채우고 출소하였으나, 당연하게도 그의 행방은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사실, 조폭이 문화산업에 진출하던 것 자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다만, 기즈몬도는 그 업계를 소유한 깡패들이 순수 진출목적이 아닌, 돈세탁을 위해 만들었다는 것.
5. 기타
G/O미디어 산하의 유명 IT 블로그-진 서비스인 기즈모도(Gizmodo)와는 스펠링이 딱 한 글자 차이이지만 이 게임기와 관련이 전혀 없고, 기즈모도가 먼저 생겼다.
마피아와 연계된 이 게임기의 숨겨진 진실 때문에 여러 소설, 만화 같은 몇몇 창작물 속에서 기즈몬도가 마피아들 사이에 첩보기기로 활약하고 심지어는 '''.45 ACP 2발을 발사하는 내장 격발장치(!!)'''까지 탑재된 흠좀무한 기능도 추가되었다. 물론 마피아들이 평소에 GTA 시리즈 같은 범죄 장르의 게임들을 하는 클리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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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놀랍게도 애니메이션 괴담 레스토랑에서 이 게임기하고 매우 흡사한 게임기가 4화 초반부에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