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법조인)
1. 개요
대한민국의 법조인이자 범죄자.
예금보험공사에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장(부사장급)으로 파견 근무를 하고 있던[1] 현직 부장검사의 신분으로 사기 혐의 피의자인 고교 동창과 부적절한 돈거래를 하여 유죄 판결을 받고, 검사직에서 해임되었다. 그 전에는 검찰 내에서 손꼽히는 '금융통'이었다.
2. 생애
1970년 4월 29일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9년에 서울 배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89학번으로 입학하였다.[2]
대학교 2학년 때인 1990년부터 사법시험을 준비해 4년 만인 1993년에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리고 1996년 사법연수원을 제25기로 수료했다. 그 후 서울대 법과대학원에서 세법 석사과정을 밟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법과대학에서 국제지재권 과정,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에서 지적재산권법 박사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부산고검장,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사위이다.[3] 1999년 수원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뒤, 2006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금융조세조사1부에서 근무하기 시작했으며,[4] 2007년 삼성특별수사감찰본부에 파견근무를 하는 등 금융·기업 수사에서 많은 경력을 쌓았다.관련 기사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등 검사들이 선망하는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09년엔 외교부 UN대표부 법무협력관으로 파견 근무를 해 소위 '잘나가는 검사'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5] 일선 검사들과는 ‘노는 물’이 다른 상위 1%의 검사로서 레드 카펫 위를 밟고 올라간 것. 관련기사
2012년 인천지검 외사부장 재직 땐 진경준 당시 2차장 검사 지휘를 받아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을 처리했다. 김 부장검사가 적발한 부정입학 사례 중엔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제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며느리인 탤런트 박상아씨도 포함됐다. 당시 진경준 차장을 상관으로 모시면서 진경준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2013년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시절엔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장을 맡아 큰 주목을 끌었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관리인’으로 지목된 처남 이창석씨를 구속하는 등 강단 있는 수사를 벌인 끝에 전 전 대통령의 1672억 원의 추징금 자진 납부 발표를 끌어냈다.[6]
2014년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울산 동거녀 살인사건의 피고인 박상복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기소해 사형을 구형하였다. 아동학대 치사사건에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한 최초의 케이스다. 1심 법정은 학대치사죄를 적용해 박상복을 징역 15년에 처하는데 그쳤으나, 2심에서 살인죄가 적용되어 박상복은 징역 18년에 처해지며, 그동안 경원시되었던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단죄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로써 2015년에는 제1회 여성아동인권상의 수상자가 되었다.
2015년에는 서울남부지검으로 자리를 옮겨 증권범죄합수단장을 맡아 주가조작 사범 수사를 전담하는 등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다. 이런 이유로 김 부장검사는 동기중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았다.[7]
하지만 김 부장검사가 시종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건 '든든한 장인'을 둔 덕분이라는 뒷말도 적지 않았다. 한 검찰 간부는 "김 부장검사가 UN법무협력관으로 일할 때는 연수원 25기들이 파견 근무를 할 차례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 박 전 의장이 사위인 김 부장검사를 밀어줬기 때문에 파견 근무를 할 수 있었다는 소문이 당시에 떠돌았다"고 전했다.
이렇게 잘나갈 것 처럼 보였던 그의 검사인생은 후술할 2016년의 사건을 기점으로 급추락하게 된다.
3. 사건
3.1. 횡령사기범 친구를 스폰서로 뒀다는 의혹
수십억 원대 횡령·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김모씨로부터 2016년 2월과 3월에 각각 500만 원과 1천만 원 등 총 1,500만 원을 전달 받는 등 여러 차례 금품을 수수했다는 사실이 2016년 9월 5일에 드러났다. 횡령 및 사기혐의로 강원도 원주에서 검거된 김모씨가 친구인 김 부장검사에 대해 "자신의 비위를 감추기 위해 사건에 개입하고 여러가지 조작을 했다"고 폭로하며 "나는 김 부장검사와 오랜 친구이고 지속적으로 술, 향응 등을 제공해왔다"고 밝힌 것.
김 부장검사에게 약 1,500만 원의 돈을 준 김모씨는 게임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서 김형준 부장검사와는 중고교 동창의 관계였다.[8] 그리고 김 부장검사가 김모씨에게서 금전을 수령한 계좌는 당시 친분이 두터운 변호사 박씨의 계좌였는데, 그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의 수사 지휘 범위에 있던 사건 피의자의 변호사이기도 해서 논란이 되었다.
김모씨가 회삿돈 15억 원을 횡령하고 중국 거래처 상대 50억원대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을 때, 김형준 부장검사는 담당 검사를 포함한 서부지검 검사들과 식사자리 등에서 접촉해 무마를 시도한 적도 있었다. 30년이 넘는 친구사이였지만 그렇게 사건 무마를 청탁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구속되는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 불신이 싹트기 시작했고, 결국 김씨는 기자들 앞에서 '''"나는 김형준의 스폰서였다"'''고 폭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형준 부장검사와 김모씨 간의 카톡문자를 보면 금전적 지원에 관한 증거들이 우루루 쏟아지고 있다. 검찰이 입수한 김 부장검사와 김모씨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 등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계좌번호 알려줄게. 지난번 이야기한 것 조치 가능할까?"라는 메시지를 김모씨에게 보냈다. 김모씨는 "수요일에 처리할게. 계좌, 얼마, 예금주"라고 답해 김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넸음을 암시하는 듯한 답을 남겼다. 관련 기사
나중에 김모씨가 횡령.사기 혐의로 구속되자, 김모씨는 김형준 부장검사에게 "내가 그동안 술과 밥을 사면서 스폰한 비용이 7억 원은 된다."라며 압박을 가했다. 그러자 김형준 부장검사는 "네가 그런 말까지 하면 내가 한강에 뛰어들어야 한다."라고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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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 부장검사는 김모씨의 협박에 못이겨 김모씨에게서 빌린 돈 1,500만 원보다 훨씬 많은 4,500만 원을 건냈다. 그리고 사기 혐의로 서울 서부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던 그에게 검사들과 식사자리까지 갖는 등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을 했다. 그리고 김형준 부장검사는 급기야 스폰서였던 친구에게 아래와 같은 카톡 문자를 보내기까지 했다.
"내가 감찰 대상이 되면 언론에 나고 나도 죽고 바로 세상에서 제일 원칙대로 너도 수사 받고 죽어"
3.2. 스폰서 돈으로 술집 여자에게 오피스텔을 얻어줬다는 의혹
김 부장검사의 의혹 중에는 술집 여종업원에게 오피스텔을 얻어줬다는 것도 들어있다. 관련 기사 실제로 김모씨는 "김 부장검사에게 빌려준 돈은 내연녀에게 준 돈이라 변제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확인 결과 내연녀라고 언급된 인물은 김 부장검사가 수시로 드나든 주점의 팀장급 여직원으로 둘 사이의 카톡을 통하여 여러번 언급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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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부장검사의 스폰서인 김모씨는 그간 술값과 호텔비, 쇼핑비로 매달 수천만원의 회삿돈을 써왔으며, 하룻밤에 수백만원을 유흥비로 사용했다. 김 부장검사를 만난 날에는 회삿돈만 100만원 이상 썼는데, 2016년 2월 1일 오후 7시 23분 한 고깃집에서 39만 5000 원, 자정을 넘긴 0시 14분 유명 가라오케 ‘피트인’에서 120만 원, 1시간 뒤에는 또 다른 고깃집에서 4만 7000 원을 쓰는 식이었다.
참고로 김모씨가 소속된 ㄱ사는 지난해 매출 59억 9584만 원, 영업손실 7억 7305만 원, 당기순손실 11억1593만 원을 기록했다. 재무제표상 ㄱ사의 지난해 접대비는 2억 1989만 원뿐이었다.
김모씨는 백화점과 명품아웃렛에서도 ‘큰손’이었다. 지난 2016년 1월 16일 한 쇼핑몰에서 오후 4~5시 두 차례에 걸쳐 600만 원 넘게 결제했다. ㄱ사 전 관계자는 “회삿돈으로 연인 관계인 이모씨에게 명품을 사주곤 했다”며 “이날도 김씨가 회사용품을 산 것은 아닌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모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지금까지 드러난 1500만원 이외의 현금을 줬거나 술값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 김모씨는 김 부장검사와 만난 1월 21일과 2월 1일에 회삿돈 400만 원과 2000만 원을 전 부인 김모씨(47) 계좌로 이체했다.
이에 법무부는 김 부장검사를 2016년 9월 6일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전보하고, 11월 4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임 처분했다. 김형준은 해임처분에 대해서 2017년 1월 11일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3.3. KB 상무에게서 정기적인 술접대를 받은 의혹
9월 19일에는 김형준 부장검사가 증권범죄합수단장 시절 수사 관할 내에 있는 KB 금융지주의 고위 간부로부터 정기적으로 술접대를 받은 것까지 드러났다. 그 고위간부는 2015년 3월 7일과 4월 1일, 7월 4일, 3차례에 걸쳐 김형준 부장검사와의 술자리를 위해 모두 580여만원을 결제했는데, 김 부장검사는 단골인 고급 술집으로 그를 데리고 가 술값을 대신 내게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케이비(KB)금융지주에서 일하던 ㄱ상무(현 케이비투자증권 전무)는 김 부장검사와 만난 자리에서 회사와 관련된 검찰 동향을 파악하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ㄱ전무는 최근 한겨레신문과 만나 “당시 회사의 준법감시인으로 기업 관련 (검찰) 동향을 파악해야 했다. 남부지검은 물론 전체적으로 대검찰청에서 케이비금융지주 관련해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물었다. 그 친구(김형준 부장검사)가 대검찰청 정보 쪽에 있었다”고 말했다.[9]
ㄱ전무는 대신 김 부장검사에게 정치권 동향을 자세히 알려줬다.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ㄱ전무는 정치권 동향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청와대 근무 후 검찰에서 일하다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 때문에 김 부장검사는 ㄱ전무를 만날 때마다 정치 얘기를 자주 꺼냈다고 한다. 특히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총선에 출마하면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검사는 장인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영향을 받아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검사는 언제라도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케이비금융그룹의 ㄱ전무에게 거의 먼저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10] ㄱ전무는 “김 부장검사가 먼저 만남을 요청했다. 1차는 간단하게 일식집에서 먹고, 그가 찍어 놓은 ‘2차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가장 싼 양주에 과일 안주를 시키는 기본세트가 122만원이었다”고 말했다.
김 부장검사가 지목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이 술집은 고급 위스키 한 병이 200만원 가까이 하는 술집이었다. 술접대는 김 부장검사가 예금보험공사로 자리를 옮긴 뒤인 올해 3월과 7월에도 이어졌다. ㄱ전무는 주로 개인카드로 접대를 했으나 지난해 7월 4일에는 법인카드 150만원을 포함해 총 272만원을 접대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ㄱ전무는 김 부장검사와의 만남이 직접적인 업무 관련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부장검사와 같은 고시원에서 고시공부를 같이 했다. 4~5년 전부터 다시 연락이 닿아 반년에 한 번씩 만나던 사이”라며 “김 부장검사가 전두환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 등에 있을 때 ‘힘들다’고 하면, 내가 술을 한잔씩 사주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친한 친구사이라 편하게 만나 술 마신 것이다. 업무목적이 아니라 개인적이고 사적인 자리였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김 부장검사가 ㄱ전무로부터 받은 향응, 접대가 뇌물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범죄합수단에서 일하던 김 부장검사가 대기업으로부터 접대를 받으면서 관련 정보를 넘겨줬다면 부정한 청탁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진경준 전 검사장이 김정주 넥슨 창업주로부터 받은 넥슨 비상장주식도 대가성이 없는 친구지간의 호의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뇌물로 기소됐다. 검찰의 직무 관련성은 법원에서 넓게 인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4. 재판 과정
4.1.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년 10월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김 검사 및 고교동창 김 모 씨에 대한 1심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김 검사 측은 일단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 모씨는 공소사실의 인정여부를 추후에 밝히겠다고 하였다. 제2차 공판준비기일은 11월 18일에 진행됐다.
2016년 11월 22일에는 첫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김형준은 "피고인석에 서게 돼 큰 자괴감을 느끼고 있고, 제 잘못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5회에 걸쳐 현금 1,9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는 전혀 진실이 아닌, 허공에 뜬 허구의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등 전반적으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김형준은 "김 씨가 날 이용했다"고 주장했고, 김 씨는 "형준이가 날 속였다"고 맞섰다.
뿐만 아니라 김형준 측은 "색안경을 끼고 사안을 보면 김형준 검사가 억울할 수도 있다"며, 두 사람의 재판 분리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 씨 측은 "관련 내용을 모두 보고 들어야 한다"고 반박했고, 김 씨도 직접 "증인 대부분도 제 사적 지인들"이라며 반대했다.
김형준은 전반적으로 공소사실을 부인했으며, 검찰의 포괄일죄 법리 적용에 반박했다. 이어 "검찰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기 위해 무리하게 수뢰액을 확장했다"며, "빌린 돈은 갚았고, 상당수의 공소사실은 구체적 장소와 날짜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2016년 11월 28일 공판기일에는 친구 김 씨가 증언대에 섰다. 김 씨의 증언 내용은 이미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17년 간 결제해달라는 것은 다 해줬다"며, "어린 여자에게 돈을 주고 용돈을 챙겨준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는 취지의 증언을 남겼다. 이어 김 씨는 "안양교도소 수감 중 형준이가 근무하던 대검 사무실에 9번 넘게 소환돼 방에서 아이패드를 하고 전화를 하거나, 초밥·난자완스 등을 먹었다"고 말했다. 사기 사건으로 고소된 것에 대해서도 "고양지청에 아는 차장검사가 있으니 피해자가 그쪽에 고소하게 한 뒤, 신속히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담당 검사가 반대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2016년 12월 13일 공판기일에 다시 김 씨의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김형준 측은, 김 씨가 "돈을 출금해 김형준에게 주거나 술값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내역을 꼼꼼하게 캐물으며 김 씨의 기억을 추궁했다. 하지만 김 씨의 답변 중 상당수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또한, 조서 속에 등장하는 J모 검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김형준이 아니라 J검사가 김 씨에게 혜택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형준도 직접 마이크를 잡고 "'내가 화장실에 간 사이 내 양복 상의 주머니에 돈을 넣었다'고 증언하지만, 애초에 단 둘이 마시는 술자리에서 직접 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김 씨를 추궁했다. 하지만 김 씨는 "나는 상황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공판기일이 열린 법정을 기준으로 바로 옆 법정에서는 김형준의 한 때 상사였던 진경준이 징역 4년 형을 선고받고 있었다. 두 사람의 사건이 상당히 유사하고, 김형준의 사건은 진경준의 사건의 축소 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김형준과 김 씨가 처절한 공방을 벌이는 바로 옆에서 진경준이 친구 김정주와의 포괄적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상황은 아이러니하다고 볼 수도 있다.
2017년 1월 6일 공판기일에는 김형준과 친분이 있는 모 인터넷 언론사 대표 S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S씨의 증언에 따르면, "김형준은 출신 고교인 배문고의 소재지 서울 용산에서 총선 출마를 원했고, UN에서 근무한 이력을 토대로 반기문 라인에 접근하려고 했다"고 한다. 이 증언을 이끌어낸 당사자는 김형준 본인이었다. 김형준이 이런 증언을 이끌어낸 이유에 대해서는 "총선에 출마하려는 내가 김 씨의 뇌물을 받을 리 없다"는 주장을 하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김형준은 "경제 관료·재벌 2세·사학재단 교수 등을 S씨에게 많이 소개시켜 줬다"며, "그들 중 내게 500만 원에서 1천만 원을 빌려줄 사람은 많지 않느냐"고 S씨에게 물었다. S씨는 "김형준에게 그 정도 돈을 큰 부담없이 빌려줄 사람은 많다"고 답변했다.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C씨는 김형준과 김 씨의 고교 동창이었다. C씨는 "김 씨를 2회 구치소 접견을 갔더니, 첫 접견에서는 '나는 뇌물 이야기는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했다'고 말했다가, 2회 접견 때 '나는 김형준에게 5억 8천만 원을 사줬지만, 줄이고 줄여 5,800만 원이 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김형준과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김형준과 술 약속을 확인한다'며, 사람들 앞에서 김형준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는 증언도 했다. 아울러 "김 씨는 평소 자신과 자신의 회사에 대한 자랑을 많이 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덧붙였다.
2017년 1월 16일 공판기일에는 김 씨의 회사 직원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김 씨는 평소 김형준을 이용한 과시를 많이 했다고 한다. "김형준이 사건에 힘을 써준다"거나 "김형준이 UN에서 돌아온 후 나를 구속한 검사를 구속했다"는 등의 말을 직원들에게 많이 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김형준을 부장이라고 부르지 않고 검사라고 부른다"며, "내 친구 중에는 더 잘 나가는 애들도 많다"는 말을 했다고도 한다. 이 재판에서는 김형준이 정말로 뇌물을 수수한 것인지, 김 씨가 그저 김형준을 이용해 허세를 부린 것인지에 대해 검찰과 김형준 측 의견이 치열하게 엇갈리고 있다.
2017년 1월 20일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김형준에게 징역 7년 형·벌금 1억 300만 원·수수이익 전부에 대한 추징을 구형했다. 그리고 김 씨는 "위증을 했다"며, 그동안의 진술과 증언을 모두 번복했다. ▲현금 1,900만 원 중 1천만 원에 대해서는 "안받아도 그만"이라는 생각에 준 것이었고, ▲술값은 "복구된 카카오톡 메시지와 문자 메시지를 보고 날짜를 기억했다"며, 사실상 "짜맞췄다"고 진술한 것이며 ▲"친구라고 생각했을 뿐이고, 편의 제공도 검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며 대가성까지 다 부인한 것이다.
2017년 2월 7일. 징역 2년 6월 형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4.2.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김형준 측과 검찰은 2017년 2월 9일 항소를 제기했고, 김 씨는 2월 10일 항소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서울고법 형사합의3부(부장판사 조영철)에 배당됐다. 2017년 5월 25일 진행된 첫 공판에서, 검찰과 김형준 측은 김 씨를 다시 증인으로 신청하기로 합의했다. 검찰은 "김 씨가 제1심 마지막 공판에서 진술을 번복한 경위를 확인해야겠다"고 말했다. 2017년 7월 18일, 검찰은 김형준에게 징역 7년 형과 벌금 1억 3천만 원 및 수수이익 전액 추징을 구형했다. 친구 김 씨에게는 징역 2년 형을 구형했다.
법원은 8월 10일 일부 공소사실을 무죄로 보아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김형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천500만 원 및 추징금 998만 원, 김 씨에게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다.
4.3. 상고심 대법원
2017년 8월 14일, 검찰은 상고를 제기했다. 8월 16일에는 김형준 측이 상고를 제기했다.
대법원은 2018년 12월 27일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4.4. 징계 무효 소송 승소
그러나 2019년 9월 27일에 이뤄진 해임 취소에 대한 소송에선 승소해 계속해서 검사직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계좌이체로 받은 1500만원이 빌린 돈이고 다른 현금엔 향응 접대부분만 유죄로 받게 되어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징계 사유도 달라졌기 때문에 징계 또한 달라져야 함을 인정한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5. 여담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는 거침없는 행동을 평소 많이 한 편이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외교부 UN대표부 법무협력관으로 뉴욕에서 파견근무를 하던 시절인 2011년 2월에는 뉴욕에서 활동 중인 법조계 인사 6명과 함께 유엔의 내부사정을 담은 ‘유엔리포트: 유엔 내부에서 바라본 유엔 이야기’를 번역 출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 인터뷰에서 "한국은 유엔에 재정 분담금을 세계 11위권으로 내고 있지만 정작 유엔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엔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유엔의 참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 책을 한글로 출간하게 됐습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관련 기사
2011년 4월 8일에는 한 경제지에 '월家 탐욕에 칼 들이대는 뉴욕 검찰'이란 칼럼을 기고했다. 이 칼럼에서 헤지펀드 갤리언 사건을 언급하며 금융 비리 근절을 위한 검찰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갤리언 사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전화통화 내용을 언급하며 '''"이것이 발각되면 우리는 죽어, 끝이야"'''라는 증권 범죄자들의 은밀한 대화 내용도 인용했다.
외교부 유엔대표부 법무협력관 임기는 2012년 3월에 끝나는 것이었지만, 임기를 6개월 가량 남겨둔 2011년 9월에 검찰 내 요직인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자리가 나자, 후임자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전격 귀국하였다. 법무부 내에서도 전례가 없던 일이라 그의 귀국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김 부장검사의 장인인 박희태 당시 국회의장의 영향력 때문인지 그는 조기귀국에 성공했다. 결국 법무협력관 자리는 일시적으로 공석이 됐고 업무에 공백이 생겼다. 이후 검찰 내에서 그의 처신을 두고 뒷말이 나온 것은 물론이었다. 관련 기사
전두환 추징금 특별환수팀장 자격으로 나왔던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 김 부장검사가 꺼냈던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말은 현재도 검찰 간부들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당시 국정감사장에서는 국정원 수사 외압 논란이 벌어져 검찰은 그야말로 초상집 같았고,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분위기가 살벌했다. 그런데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전두환 추징금' 특별환수팀장 자격으로 국감장에 나와 있던 김형준 검사를 불러 일으켜 수사 소회를 묻자, 마이크를 잡은 김형준 부장검사는 만면에 웃음을 띄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검장이 눈물까지 보인 침통한 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부하인 김 부장검사가 사자성어까지 꺼내며 폼을 잡자 당시 참석자들이 크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가지고 환수 업무에 임했다."
"한말씀 더 드리겠다. 공자의 제자중에 유자가 있다. 유자의 이야기 중에 '본립도생(本立道生)'이란 말이 있다. 법과 원칙, 기본을 세워서 길을 만든다는 뜻이다. 이번 환수팀의 업무가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길을 만드는 업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당연히 정치에도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스폰서 김모씨와 주고 받은 카톡문자에도 그의 야망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검사장 승진에도 그렇고 차후 총선에 나가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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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행히도 그의 야망은 꺾였고 이제는 잘 나가던 검사에서 타락한 검사의 아이콘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1] 외부기관 파견을 나가는 검사는 ‘아무나 보내지 않는다’는 검찰 내 인식이 있어, 그가 검찰 내부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2] 1989년 대학입시 때 1지망으로 쓴 서울대 법대에 떨어져 2지망이었던 경영학과에 합격했다.[3] 김 부장검사가 박희태 국회의장의 딸과 결혼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친구들 사이엔 “역시 김형준답다”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관련 기사 [4]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는 대개 금융위원회 고발이나 의뢰를 받아 수사에 나선다. 검찰 용어로 ‘인지 부담’이 적다. 어렵지 않게 경력 관리를 할 수 있는 데다 대기업·로펌과 접촉할 기회도 많다. 맨땅에서 수사해야 하는 특수부, 일반 사건과 씨름하는 형사부와는 다른 점이다. 관련기사[5] 기사 참조 [6] 그런데 이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다는 평도 있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2,205억원을 환수하기 위해 국회가 ‘전두환 추징법’을 통과시키자, 검찰도 특별환수팀을 꾸리며 실력 좋은 검사들을 배치했는데, 이렇게 국회가 뒤에서 밀어주고 실력 좋은 동료 검사들로 구성된 팀에서 결과가 제대로 안 나왔다면 오히려 이상했을 것이라는 얘기.[7]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일이 터지지 않았다면 해당 기수에서 유력한 검사장 승진 후보였을 것”이라며 “정확한 경위 파악이 우선이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정황만으로도 검사 경력에 치명상을 입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8] 김형준은 서울 배문고등학교 전교 학생회장이었고, 김모씨는 배문고에서 김형준과 같은 학급의 반장이었다고 한다.[9] 이는 통상적인 기업의 준법감시인 역할과는 차이가 난다. 금융지주회사법에 규정된 준법감시인은 회사 내부의 일들이 법률이나 규정, 정책에 어긋나는 게 있는지 확인하고, 감시하는 일 등을 한다. 검찰 관련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준법감시인의 고유 업무가 아니다.[10] 참고로 검찰은 2015년 10월 케이비투자증권 임직원들이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를 알선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여 2명을 구속했다. 김 부장검사가 ㄱ전무와 만나 케이비투자증권 수사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