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닝 가 10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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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연혁
3. 건축
5. 각종 매체에서의 모습


1. 개요


'''10 Downing Street''' (Number 10 Downing Street)
영국의 제1재무경[1]관저이자 총리의 집무실. 런던 시티 오브 웨스트민스터 화이트홀의 다우닝 가에 있다. 홈페이지, 트위터, 구글지도 사진
프랑스의 엘리제 궁전, 미국의 백악관처럼 고유명사이며, 영국 언론에서는 'Number 10'이라고도 많이 부른다. 참고로 저 유명한 검은 문에는 10이라는 숫자와 황금 명패가 붙어있는데 명패에는 '''First Lord of the Treasury'''라고 새겨져 있다. 영국 총리 관저가 아니라 제1재무경의 관저라는 역사성을 보여준다. 바로 옆 다우닝 가 11번지는 재무장관(Chancellor of the Exchequer) 겸 제2재무경(Second Lord of the Treasury)의 관저로 붙어 있다.

2. 연혁


다우닝 가 10번지의 역사는 올리버 크롬웰파였다가 뒤에 왕정복고파로 돌아선 조지 다우닝이 1682년 이곳에 타운하우스를 지은데서 시작한다. 가정집으로 지은 건물이라 출발부터 백악관이나 청와대와는 달랐다. 당장 호칭부터가 사전지식 없이 보면 그냥 주소다.
다우닝 가라는 거리 이름은 다우닝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세인트 제임스 공원과 인접하고 국회의사당까지는 걸어갈 수 있으며 버킹엄 궁전과도 가까운 이곳은 런던의 요지였다. 정작 다우닝 본인은 건물이 완공되기 전인 1675년 숨졌기 때문에, 다우닝 가 10번지에 산 적은 없다.
다우닝 가 10번지가 영국 민주주의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다우닝이 숨진 지 50여년 뒤인 1733년 조지 2세가 현재는 영국 최초의 총리라고 불리는[2] 로버트 월폴에게 당시 왕실의 소유였던 이 집을 주면서부터다. 월폴은 이 집을 자신의 개인 재산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며, 월폴 개인이 아닌 당시 공석이었던 제1재무경[3] 총리가 되면 관저로 줄 것을 요청했고, 조지 2세가 이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제1재무경의 관저로 지정되었다. 월폴은 후임자들이 이어받아서 공관으로 사용하기를 희망했지만 월폴 이후 오랫동안 다우닝 가 10번지가 관저로 사용되지 않았다. 원래 지반이 약한 곳에 지었는데다 마루가 휘어지고 벽과 굴뚝에는 금이 가 있을 정도로 건물이 낡아서 살기 불편했기 때문이다.
다우닝 가 10번지가 실질적으로 다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02년 아서 밸푸어 총리부터였다. 또한 1905년 이래 영국 총리가 제1재무경을 겸하기 시작하면서 재1재무경의 관저인 이 건물이 영국 총리의 공관이자 영국 의회민주주의 상징 역할을 굳혔다.
하지만 모든 총리가 거주하는 것은 아니었다. 윈스턴 처칠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안전상의 이유 때문에 다우닝 가 10번지가 아닌 다른 벙커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으며 이따금씩 다우닝 가 10번지에 자주 나타나서 승리의 브이(V)자를 들어보이며 영국 정부와 내각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엄밀히 말해서 다우닝 가 10번지에도 벙커가 있지만 계속되는 폭격으로 다우닝 가 내부가 거의 폭격으로 부서저 안전을위해 다우닝가 벙커가 아닌 다른 벙커로 이동한것이다. 토니 블레어는 자녀 4명과 함께 지내야하기엔 주거 공간이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다우닝 가의 다른 집에서 살았고, 데이비드 캐머런은 전통적으로 재무장관 관저로 사용되는 11번지에 살기도 했다.
다우닝 가 10번지의 유명한 대문도 원래는 나무로 만든 평범한 것이었으나, 존 메이저 총리 시절인 1991년 아일랜드 공화국군(IRA)이 총리 공관에 박격포 공격(Downing Street mortar attack)을 가한 이후 철제 대문으로 바뀌었다.

3.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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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는 런던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별다른 외부 장식이 없는 단순한 형태의 18세기 조지안 타운하우스이다. 화려한 디자인과 다양한 장식의 19세기 빅토리아 건물과는 판연히 다르다. 외관으로는 도저히 일국의 총리 관저라고 볼 수 없다. 원래 일반인의 집으로 지어진 건물을 관저로 쓰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내부에 들어가보면, 대저택의 기본인 높은 천장도 그냥 가정집과 비슷한 수준이고 거실도 일반 여염집보다 작은 아담한 크기다. 보통 다우닝 가 10번지 총리 관저라고 위 사진에 나오는 검은 3층 건물 중 현관 바로 위 2·3층이 총리와 가족이 사는 공간인데, 현관의 크기로 짐작해 아무리 커도 165㎡(약 50평) 아파트를 넘지 않는 크기인 듯 하다. 총리 관저에서 20년을 산 윌리엄 피트 총리는 이 건물에 대해 ‘초라하고 궁색하다(shabby and destitute)’고 혹평했는데, 실제로 화이트 홀 스트리트 좌우에 총리 관저와 나란히 이어져 있는 국방부, 외무부, 재무부 같은 건물들은 외관과 내부 모두 총리 관저에 비해 화려하고 웅장하다.
다우닝 가 사진을 보면 10번지 왼쪽 건물이 11번지이며, 그 다음 붉은 벽돌 건물이 12번지 하원 원내총무 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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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닝 가 10번지 현관으로 들어가 4~5m 길이의 복도를 지나면 총리 집무실이 있는 5층 건물로 연결된다. 10번지 뒤에 있던 두 집을 합치고 증축해서 만든 건물로, 크고 작은 방 100여 개에서 2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영국 정치의 심장부이다. 복도를 지나 총리 집무실 건물로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돌면 유명한 ‘총리들의 계단’이 나온다. 총리가 실제 근무하는 2층으로 올라가는 이 계단 왼쪽 벽에는 역대 총리들의 서명이 밑에 들어간 A4 크기의 흑백 판화 초상화와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이 나오기 전 총리의 얼굴은 판화로 만들어진 초상화에 담겨 있고 그 이후는 흑백사진들이다. 이색적인 것은 컬러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흑백 사진을 찍어 걸었다는 점이다. 계단 가장 높은 곳에 현직 재임 중인 총리의 초상화가 혼자 차지하고 그 전임 총리들의 사진은 차례로 하나씩 밀려 내려간다. 전임 총리들의 수가 늘어나면 조금씩 자리를 좁혀서 단다.
흥미로운 사실은 ‘총리 관저에 총리 사무실이 없고 책상도 없다’는 것이다. ‘여기가 총리 사무실이다’라고 특정하게 정해져 있지는 않다는 말이다. 새로 취임한 총리가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일을 보면 그곳이 총리실이 되는 식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집무 공간 바로 옆에 거주 공간이 있으니 집무 공간에 굳이 개인 소유물을 둘 이유도 없다. 총리가 만지는 모든 서류는 공적인 것이니 개인 서랍에 따로 보관할 일도 없다.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하면 위층 개인 서재에 올라가면 된다. 별다른 집무실이 없다는 데는 총리가 방에만 틀어박혀 시간을 보내지 말라는 뜻도 깃들어 있는 듯 하다. 영국 국회는 상시 국회라서 총리는 국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굳이 관저에 사무실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 필요하다면 아무 사무실에나 들어가 앉아서 서류를 보고 결재를 하면 된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건물인데, 그 유명한 현관 출입문에는 열쇠구멍조차 없다고 한다. 원래는 경비도 경찰관 몇 명이 서 있는 정도였는데, 마거릿 대처 후임자인 존 메이저 시절에 IRA가 테러를 하려고 해서 나중에 현관 안쪽에도 경비 인력을 배치했다. 워낙에 저 현관문 부분만 언론에 노출되어서 그런지, 평범한 가정집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3층짜리 시커먼 벽돌 건물이라 위압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다른 나라 최고 권력자들의 건물에 비하여 초라하기 그지없다. 원체 가정집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터라 어쩔 수 없고 그래서 총리의 대국민 인터뷰는 여기서 해도 실제 거주는 다른 곳에 하는 경우도 많다.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쥐를 비롯한 각종 해충이 들끓어서 해충 구제를 전문으로 하는 총리관저 수석수렵보좌관이 항상 머물면서 관저의 위생을 책임지고 있다.
다우닝 가는 현재 총리가 사무실로 쓰고 있는 건물인 데다 워낙 집이 좁아 일반인을 위한 투어 코스가 없다. 차라리 영국 왕이 사는 버킹엄 궁전은 왕이 휴가를 가는 8~9월 두달 간 일반에 유료로 공개되지만, 다우닝 가 10번지는 그런 기회조차 없다. 정말 업무 아니면 특별한 초대를 받아 가는 것 말고는 가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런 연유로 다우닝 가 방문 기회를 영국인들조차 ‘필생의 투어(Tour of Once in a Life Time)’라고 부른다.

4. 플러브 게이트


플러브 게이트 Plebgate
2012년 7월 19일 당시 영국 보수당 하원 원내총무였던 앤드루 미첼과 다우닝 가 경비원들과 일어난 말다툼으로 촉발된 영국 정치스켄들 이다.

5. 각종 매체에서의 모습



[1] First Lord of the Treasury. Chancellor of the Exchequer(재무부 장관)와는 다르다. 재무부 장관은 Second Lord of the Treasury도 겸한다. 관저는 바로 옆 건물(다우닝 가 11번지). 혼동을 피하기 위해 국가 재정 위원장이라고도 한다. 영국의 관직은 중세 때부터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관직들이 꾸준히 축적된 것이라서 다소 체계가 복잡하다. 거기다 영국 사람들은 이미 거기에 익숙하니 굳이 재정비할 필요도 못 느낀다.[2] 영국은 관습법의 나라이기 때문에 총리라는 직책이 법으로 뚝딱 만들어진게 아니다.[3] 1100년대부터 등장한 오래된 직위인 Lord High Treasurers(재무경)의 후속 관직으로 국가 재정을 관리하는 최고 관직이다. 영국의 왕실직위로 지금도 현존하는 직위지만 관례적인 직위라고 보면 된다. 그냥 지금은 영국 총리와 동의어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