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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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1952년 《신문학》지에 처음 발표되어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는 황순원 집필의 단편소설. 사춘기 소년과 소녀의 '''첫사랑'''을 서정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소설이 가진 서정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하여 1960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고 있는 한국 단편 소설의 전설 중의 전설이라 칭할 만한 수작. 우리나라에서는 순수한 사랑 그 자체로 대중들의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으며, 수 많은 사람들과 매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워낙 오랫동안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조부모와 손자, 손녀가 모두 그 내용으로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른아이 가리지 않고 유명한 소설이다. 근현대에 창작된 작품으로서는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김유정의 <동백꽃>과 함께 '모르면 간첩[1] '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라고 할 정도.
2. 내용
개울가에서 물장난을 치던 윤 초시네 증손녀(이하 소녀)를 산은 산, 물은 물인 것처럼 무덤덤하게 귀찮은 장애물 정도로 여기는 소년의 태도에 열받은 소녀가 '''이 바보![2] 라며 던진 돌에 소년은 관심이 생겼고 둘은 행복하게 오순도순 잘 살았다는 내용이 초반의 주 내용이다. 이때
라는 구절이다. 이 쯤까지 읽으면 왜 제목이 소나기인가 하는 의문심이 생기는데, 이 구절이 나온 직후 소나기가 내리면서 상황이 점점 반전되기 시작한다. 교육과정에서는 소나기가 내리면서 움막으로 자리를 피하는 과정에서 소녀의 꽃이 망그러짐으로서 앞으로의 결말을 암시한다고 한다. 사실 이 소설에서 강조되는 부분은 '''서정성과 상징성'''이다.소녀의 흰 얼굴이, 분홍 스웨터가, 남색 스커트가, 안고 있는 꽃과 함께 범벅이 된다. 모두가 하나의 큰 꽃묶음 같다. 어지럽다. 그러나, 내리지 않으리라. 자랑스러웠다. 이것만은 소녀가 흉내 내지 못할, 자기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소나기 중 일부
소녀는 소나기를 맞은 후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이후 소년과 소녀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적에 소녀가 앓았던 일이 있다고 말하는데, 이후 소녀가 죽게 된다. 이 장면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이 있는데, 이 아버지를 통해 소년이 소녀의 죽음을 알게 되는 장면을 통해 이 작품이 3인칭 관찰자 시점을 굉장히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주로 3인칭 하면 서술자가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비밀이 있는지 알려 주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 되지만, 이렇게 우연히 아버지가 하는 말씀을 통해, 즉 매우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3인칭 관찰자 시점을 잘 표현했음을 볼 수 있다.
== 해설 있다
원래의 제목은 '소녀'라는 주장이 있다. 황순원과 친하게 지내던 지인(원응서)이 황순원에게 마지막 부분이 사족(현재 버전의 소나기보다 4문장이 더 있다)이라며 고치라고 조언을 하였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함께 제목도 소나기로 바꾸었다고 한다.기사
매우 간결한 문체를 사용해 직접적인(일상적인) 대화보다는 짧은 대화와 소년 소녀의 행동묘사를 통해 순수한 사랑을 매우 아름답게 빚어낸 작품. 간결체를 써서 구체적 묘사가 없는 작품의 특징 상 읽는데 많은 시간이 소모되지 않는다. 표현도 직관적이어서 남녀노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복선의 기법이 매우 훌륭해서 오랫동안 복선의 예시로 자주 등장하기도 하였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소녀의 죽음을 상징하는 도라지꽃의 보라색. 복잡한 복선이 아니라 단순히 작가 본인의 무채색에 대한 취향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으나 근거가 없다. 시험에도 나왔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무근이며 소위 '황순원 씨의 인터뷰'라고 하는 게시글이 온라인상에 돌아다니고 있지만,[3] 황순원 작가는 2000년 타계하였는데 이 카더라가 떠돌기 시작한 건 2011-2012년이고 황순원 작가는 생전에 '''언론의 인터뷰를 모두 거절'''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임의로 저술된 교과서나 시험지의 서술형 지문이 와전된 것으로 추측된다. 카더라 반박
3. 기타
사람들이 '잔망스럽다'[4] 라는 표현을 알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소녀가 죽을 때 자신이 입던 옷[5] 을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고 한 것을 두고 소년의 아버지가 "어린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 않아…"라고 했는데, '잔망스럽다.'는 표현이 요즘에는 잘 쓰이지 않는 표현이라서 교과서나 참고서 등에서 그 의미를 많이 강조한다. 그래서 온라인 상에서도 가끔 누군가가 당돌한 행동을 하면 "여간 잔망스럽지 않아…" 하고 드립을 치는 경우가 있다.[6]
작가인 황순원 선생이 젊은 시절 대단한 미남이었기에 소녀가 괜히 시골 소년에게 반한 게 아니라는 드립도 있다.
3.1. 흥미로운 다양한 해석
이 소설의 주제는 순수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매번 징검다리의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이는 소녀는 의도적으로 소년을 갈구하는 모습이고 소년은 서울 소녀의 꾀임에 넘어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황순원의 소설 장치이다. 만약 징검다리가 아니라 다리 한가운데였다면 옆으로 비켜가면 되니까 소년과 소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소녀가 순수한 것인지 의도적인 것인지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양한 재미있는 해석이 가능하다.
본래 소녀의 유언은 소년과 만났을 때 자신이 입었던 그 진흙 묻은 분홍색 스웨터를 같이 묻어달라는 말인데 그 유언을 소년(화자, 주인공)을 자기 옆에 같이 묻어달라고 하는 내용으로 괴상하게 바꾸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7]
경기도 양평군의 양수리에는 소나기마을이라는 이름의 황순원 문학촌이 있다. 경희대학교가 양평군과 손잡고 조성한 곳이다. 보통 이런 문학촌은 작가의 고향에 조성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황순원은 고향이 이북이라 이게 불가능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단편소설 '소나기'에서 언급되는 지명인 '양평읍'을 근거로 하여 양평에 문학촌을 조성, 이름을 소나기마을이라고 붙인 것이다.
사실, 내용 자체만 놓고 보면 마을의 지배자였던 윤 초시 일가가 완전히 몰락하는 것을 주 소재로 삼은 매우 비극적인 스토리이다. 소녀는 마을 사람들이 다 두려워하던 윤 초시 일가의 마지막 핏줄이며, 그녀의 요절로 그 가문은 대가 끊기고 말았다[8] . 원작 '소녀' 가 '소나기'로 바뀌는 과정에서 잘린 4개의 문장 중 하나가 '아마 어린 것이래두 집안 꼴이 안될걸 알구 그랬든가 부지요?'인 것으로 보아도 원래의 주제는 그것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문장이 잘려서 그 주제가 전달되지 못한다.[9]
4. 해당 소설을 원작으로 하거나 차용한 매체
소설의 유명세를 타고 여러가지 버전으로 리메이크, 패러디 되기도 했다.
- 1978년에는 영화[10] 로도 나왔고, 1987년 MBC 베스트셀러극장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었는데 신병하(1947~2005)가 맡은 애절한 메인테마 음악이 인상적이라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 이들이 많다.[11] 2005년에는 KBS HDTV문학관으로 제작(이재응, 이세영 주연)되기도 했다. 또한 2004년에는 '소나기는 그쳤나요?'라는 제목으로 옴니버스 영화 1.3.6에 포함되어 제작되었다.
- 곽재용 감독의 영화 클래식 역시 이 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원래 처음 모티브는 '소나기에서 소녀가 죽지 않았다면' 이라고 한다. 각색과 수정을 통해 결과물은 많이 달라졌지만 초반부분을 보면 흡사한 플롯이 몇몇 보여진다.
- 전지현이 그 캐릭터성을 고정당한 엽기적인 그녀에서도 시나리오이긴 했지만 나온다. 다만 소녀가 죽기 전에 원했던 것이...이 영화에는 이 외에도 여러가지가 패러디로 나와 있다.
- 애니메이션으로는 1995년에는 백승균이 감독한 작품이 나왔고, 소중한 날의 꿈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 연필로 명상하기에서도 만들어 2017년 여름에 개봉했으나 홍보가 제대로 안돼서 흥행에서 참패하였다. 양평군에 있는 소나기 마을과 황순원 문학촌에서도 다른 단편 애니를 상영하고 있다.
- 이 소설을 모티프로 한 예민의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12][13] 는 예쁜 가사와 아이들의 코러스로 발표 20년[14] 이 넘은 현재까지도 방송에서 배경음악으로 종종 사용되고 있다. 또 FT Island의 노래중에도 '소녀를 만나다(소나기)' 라는 곡이 있는데 이 소설이 모티브인듯. 가사도 첫사랑을 다루는데다 멜로디도 아련하다. 이 외에 아래의 제목이 소나기인 노래들도 가사를 보면 본작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 아닐까 싶은 것들이 꽤 많다.
- 2015년 10월 23일 발매된 아이유의 CHAT-SHIRE 앨범의 네 번째 트랙인 ‘푸르던’은 소나기를 모티브로 한 곡이다. 비 오는 여름밤의 첫사랑을 연상케 하는 가사와 선율이 일품.
- 록 밴드 부활의 곡 중에 <소나기>라는 곡이 있다. 대부분 소나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순수한 소년소녀의 첫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데 비해 부활의 곡은 "시작하는 듯 끝이 나버린 소설 속에 너무도 많은 걸 적었네." 하는 가사가 보여주듯, 소나기라는 소설 자체와 그 소설을 읽는 독자의 감동에 대해 다룬 다소 독특한 작품. 소나기(부활) 참조.
- MBC의 개그 프로그램 오늘은 좋은 날에서 강호동이 데뷔 초기에 했던 프로그램인 <소나기>라는 꽁트로도 만들어졌다. 이는 강호동을 전국적으로 스타덤에 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그 장대한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움직임과 아역 연기가 압권.[16] . 그리고, 동생 강포동의 신들린 연기도 인기를 끌었으며 카라의 박규리가 아역으로 출연했다.
- 전기시설 제조사인 'KD파워'의 광고에서도 언급된 적이 있다.
- 2016년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이 소설가 9인의 소나기 이어쓰기를 주제로 한 단편 소설집 소년, 소녀를 만나다를 출간했다.
- 록 밴드 몽니도 이 소설을 바탕으로 소나기라는 곡을 썼다.
[1] 참고로 황순원은 이북출신 인물이다.[2] 영어 번역본에서는 '''hey, you'''라고 번역되었다. 참고[3] 문제의 게시글. 아예 기사화한 인간들도 일부 있다.[4] 얄밉도록 맹랑한 구석이 있다는 뜻.[5] 소년과 함께 놀았던 날, 소년에게 업힌 채 도랑을 건너다 소녀의 옷에 흙탕물이 옮았는데, 바로 그 옷을 가리킨다.[6] 2번 주석의 영어 번역판에서는 이 '잔망스럽다'를 'odd(이상한, 특이한)'로 옮겨 놨는데("그런데 참, 이번 계집앤 어린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아." → "But you know, that little girl, don’t you think it’s a bit '''odd?'''"), 보통 여자 아이에게 odd라 하면 루나 러브굿과 같은 4차원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으나, odd는 strange보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덜하고 훨씬 포괄적일 뿐 아니라 애초에 번역문 자체가 소녀가 odd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자체에서 이상함을 느끼고 있음을 감안하면, 어린아이답지 않은 소녀의 모습을 특이하게 여기는 화자의 감정이 비교적 잘 반영된 번역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7]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 나오는 내용이다. 소녀 전지현이 죽으면서 소년 차태현을 같이 묻어달라고 하고, 소년은 살기 위해 바둥거리다가, 삽에 맞고 기절해서 그대로 묻힌다... 물론 상상 장면이다. 저 영화는 로맨스 코미디이지 호러 영화가 아니다.[8] 남자아이 둘은 모두 일찍 요절했다고 한다.[9] 다만 잘려나갔다고 하는 네 문장을 포함한다고 해도, 윤초시 일가와 마을 사람들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묘사되는 장면이 전혀 없기 때문에, 윤초시 집안을 마을의 지배계급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황순원의 마지막 장편 '신들의 주사위'를 보면 마을의 지배계급인 두식영감의 가문이 몰락해 가는 과정에서 이 주제가 더 자세히 설명된다. 황순원이 평생 천착해 오던 몰락이라는 주제를, 청춘연애소설로 인식되게 된 소나기에서 좀더 발전시킨 작품으로 커리어를 마감한 것이다.[10] '소년'과 '소녀'의 이름이 생겼고, 황순원의 또 다른 단편 소설이 소녀의 할머니가 소녀에게 해주는 이야기의 형태로 삽입되었다. 그런데 보다시피 이 포스터가 각도에 따라 오해를 살만해서 당시 중고등학생들이 소나기를 배우면서 참고자료로 이영화 포스터를 보고 그렇고 그런 장면이더라 하고 착각했다.[11] 허밍은 신병하의 아들이 맡았다.[12] '풀잎새 따다가 엮었어요, 예쁜 꽃송이도 넣었고요.' 라며 시작하는 노래다.[13] 링크의 뮤직비디오는 이세영이 나온 2005년 티비 단막극을 편집해 노래를 입힌 것인데, 노래가 한참 전에 나왔기에 정식 뮤직비디오가 아니다. 하지만 노래가 소설이 모티브이니 내용은 그대로 들어맞는다.[14] 1992년에 발표[15] 그런데 남자주인공이 <소나기>를 좋아해서 항상 읽고 다닌다는 것과 소년 소녀의 순수한 사랑이 주요 스토리란 것을 제외하고는 연관성이 없다.[16] 기계충 먹은 짧은 더벅머리에 다 헤어진 옷차림으로 형 역을 맡은 이휘재에게 "행님아~."라고 하는 게 참으로 일품이었고 저 유명한 옆으로 선체로 양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은 뒤 고개를 싹 쳐들고 입을 삐죽이며 "반갑심데이~!"라고 하던 그 특유의 귀요미 인사는 진정한 하이라이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