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전
1. 개요
등급전(Ranked Play)은, 대인전이 존재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MMR에 따라 실력이 비슷한 게이머들끼리 서버에서 적절히 매칭을 잡아주는 방식 중에서도 특히 분포 구간에 따라 등급을 차별화하여 분류하고 상호간 승급 강등이 이루어지는 게임 모드이다. 적지 않은 게임들이 등급전을 랭크 게임으로 칭한다. 일반 게임들과 조금 다르게 밴픽이나 추가된 규칙 등 더 많은 요소를 랭크 게임에 투입하는 편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별로 시즌이 있고 그 시즌이 끝나면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랭크를 플레이 할 수 없으며, 해당 시즌의 결과를 토대로 큰 밸런스 오버홀 및 컨텐츠 조정/추가가 진행되는 편이다.
2. 상세
사람 대 사람으로 대결하는 게임의 경우 상대 플레이어와의 실력 및 숙련도 차이가 발생하게 되므로, 게임 내부 밸런싱 만으로는 그에 따른 불유쾌한 게임 플레이 경험을 방지/최소화 할 수 없기에 게임 이전에 적절한 매칭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인전은 인간과 자연의 본능적 기제인 '''경쟁'''을 그 근간으로 하는데, 경쟁이 필요한 순간에 우리는 상대의 강함을 가늠하면서 경쟁시 예상되는 어려움 및 승률과 자신이 얻을 보상을 저울질 하게 된다. 자연히 우리는 적절한 상대 또는 쉬운 상대와 경쟁하고 싶어하지 어려운 상대/보상이 적은 상대와는 경쟁을 피하게 된다.[1]
따라서 별다른 기준선 없이 아무나 매칭되는 초기 비디오 게임(구세대 오락실 환경 등)에서는 경쟁상대 선택권이 박탈(누구든지 돈을 넣으면 무조건 싸워야 함)되므로 승자가 큰 쾌감을 얻는다 하더라도 참여하는 모든 플레이어를 기준으로 한다면 평균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높았고, 적절한 경쟁상대와의 대전을 통한 성장 역시도 힘들었다. 물론 오프라인 환경 특성상 여타 보드게임들과 유사하게 오락실 내 격투게이머간 자체 밸런싱이 일어나기도 하고 도제식으로 가르쳐주는 문화가 생기는 등 나름의 질서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기에 매치밸런싱의 부재는 대전게임 붐이 일어나는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2]
1990년대 말부터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온라인 게임이 태동했고, 한정된 사람이 아닌 수많은 사람과 대전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온라인 기반 대전 게임은 플레이어의 강함의 척도를 나타내주는 장치를 삽입하고, 때로는 대전 거부권도 제한적으로 부여(포트리스 2, 스타크래프트1 등의 게임룸 시스템)하는 식으로 매치메이킹 문제에 대응했다. 그 후 2010년대 이후부터는 매치밸런싱에 대한 명시적 개념이 개발자와 게이머들의 의식에 자리잡았고 Elo 레이팅 등 합리적인 기준선을 바탕으로 게임만의 기준선을 수립하고 그것으로 실력등급을 나누어 그룹으로 묶어서 매칭풀을 돌리고 배치, 승강전을 통해 그룹간 이동을 시키는 형태(LOL의 랭크 게임 등)로 발전해왔다.
대전 경험과 실력 점수의 기준이 공평하다고 느낄수록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재미를 더 느끼게 되므로, 각 게임사들은 보다 정확한 실력 측정[3] , 대리랭이나 패작 등 어뷰징 포착의 시스템화, 성장 의욕 고취 등 여러 이유를 가지고 승/패를 기반으로한 고전적 실력점수와 함께 게임의 퀄리티, 즉 게임을 어떻게 이겼는가/졌는가를 함께 분석해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관련 업데이트 기록에서 볼 수 있듯이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의 실력을 가늠하는 기준 중 하나인 APM에도 소위 말하는 뻥피엠[4] 문제 때문에 EAPM이라는 수치가 나왔듯이 플레이어가 해당 가산/감산 기준을 알아차리게 되면 의도적으로 해당 행위를 반복하여 자신의 실력점수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해지기도 하고, 그런 가산/감산 기준, 즉 승리에 도움/방해 되는 행동이라는 것 자체가 불명확하거나, 전체적 상황에 따라 같은 행동이 정반대로 영향을 주는 것이 많아서 단순 대입으로는 엉뚱한 판정을 내릴 위험이 존재한다. 실제로 과거 히오스의 해당 기능을 테스트 했던 모 프로게이머가 '난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잘 했는데 한게 없이 승리했다고 점수를 짜게 줬다'라고 성토하는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고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적에게 데미지를 입히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단순히 딜 총량이 높다고 게임에 무조건 많은 기여를 한게 아니라는 걸 대부분의 롤 유저들이 알고 있으며, '딜량도르'라는 정치용어로 취급하기까지 하고 있다.
이는 AI 측면에서 보자면 전문가 시스템이 가지는 한계와 비슷한데, 그래서 일부 게임사에선 이를 심층학습 등으로 해결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상기했듯 ELO 같은 고전수식을 그대로 쓰지 않고 독자적인 시스템으로 고쳐쓰다보니 SI 단위처럼 명확한 용어가 정해지지 않아서 등급전 형태의 게임방식에 대한 상세 명칭은 게임마다 조금씩 다르고, 다른 게임의 같은 영어 단어를 국내에서 다르게 번역한 경우도 많다.(예를 들어, LOL과 히오스의 등급전은 모두 Ranked Play라는 영어 명칭을 사용하지만, 번역명은 랭크 게임과 등급전으로 서로 다르다.) 그렇게 혼재되다 보니 일반적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영향력이 가장 큰 리그 오브 레전드의 용어인 랭크 게임, 랭겜 이라는 표현으로 뭉뚱그려 지칭하는 편이다.
반댓말은 일반전(Unranked Play)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역시도 자유 게임, 프리 게임 등 게임마다 달라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노멀 게임', 또는 오버워치의 빠른 대전을 줄인 '빠대'로 주로 불리고 있다.
3. 등급전 시스템의 일반적인 구성
등급전을 플레이하려면 주로 누적 플레이시간, 또는 캐릭터 보유 수 등 게임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운영측에서 판단하는 기준을 충족하면 등급전을 시작할 수 있다. 시작시 아직 등급을 획득하지 못했거나, 새 시즌이 되어 등급이 임시로 사라진 플레이어들과 매칭되어 이 플레이어의 실력이 어느정도인지를 가늠하는 배치 경기를 5~10회 하게 된다.
배치경기는 승리와 패배에 따라 실력점수의 등락폭이 일반 등급전에 비해 크게 잡혀있기 때문에, 배치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렀다면 어느정도 적절한 그룹에서 등급전을 시작하게 된다.
메인 컨텐츠라 할 수 있는 등급전에 바로 뛰어들 수 없고 등급전에서 요구하는 준비물을 얻기 위해 불필요한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유료결제를 해야 하는 등 진입장벽을 세우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러한 '준비과정'은 모두를 바닥에 내려놓고 시작하는 고전적 래더방식에 비해서 유저 만족도 및 매치메이킹 신뢰성이 높고, 더욱이 5vs5 형태의 팀 PvP가 주류가 된 게임환경상 오히려 바로 시작할 수 없다는 장벽이 일종의 안전장치[5] 로 작용하게 되어 금세 주류 시스템으로 정착했다.
실력그룹은 통상적으로 크게 6~10단계, 세부단계까지 합치면 약 18~50단계 정도로 구성되는데[6] , 대전게임들은 통상적으로 진입은 쉬워도 숙련은 어렵도록 디자인되고, 사람대 사람간의 전투를 통해 게임에서 상정하지 않은 요소들까지 지속적으로 학습요소에 더해지는 환경이므로 소수만이 게임에 대한 높은 심층 이해도를 가지게 된다. 그렇기에 자연적으로 등급전 인구비율은 게임에 대한 심층 이해도가 높은 소수와 심층 이해도가 낮은 다수로 구성된 피라미드 형태의 인구비를 형성하게 된다. 게임 이해도 및 조작능력이 충분한 상위 그룹으로 갈 수록 그룹간 실력 격차가 잘 구분되는 편이지만, 게임 이해도가 떨어지고 인구비율이 높은 중하위 그룹은 실력 외의 요인들이 많이 작용하게 되어 그 격차를 구분하기 힘들고, 전반적인 만족도도 낮은 편이다.[7]
등급전 시즌의 경우 주기적으로 대규모 밸런스 오버홀과 같은, 게임의 규칙을 크게 바꿀 필요성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주기적, 또는 비주기적으로 시즌을 열고 닫게 된다. 매 시즌마다 실력점수/등급은 리셋되지만 하드 리셋[8]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소프트 리셋[9]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1. 개인 등급전과 팀 등급전
정상적인 구성이라면 당연히 가장 큰 불확실 요소인 팀원의 상태[10] 를 원하는 방향으로 고정할 수 있고 소통까지 비교적 원활한 팀 등급전과 그렇지 못한 개인 등급전이 분리되어 매칭 풀이 구성된다. 하지만 개인전에서부터 2인 팀, 3인 팀, 4인 팀... 식으로 인원수대로 매칭풀을 산산히 쪼개어버리면 매칭 풀이 어지간히 크다 하더라도 대기시간이 길어지거나, 매치 밸런스가 안 맞는 대전이 성립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래서 1인 / 2인 / 3~5인 식으로 굵직하게 나누어두는 편이다.
문제는 매칭 풀이 적은 등의 편의적인 이유로 개인/소규모 팀과 전원이 한 팀인 팀을 같이 돌려버리는 형태[11] 로 매칭풀을 섞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피차 분할된 팀+개인으로 구성된 매칭과는 달리 개인 및 소규모 팀 쪽에서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급조된 팀으로 단단히 하나로 뭉쳐있는 적 팀을 상대해야하는 그림이 되어 MMR이나 매칭 규칙에 대한 지식과 이해 이전에 불공정하다는 느낌부터 받게 된다. 그래서 이런 혼합형식의 매칭시스템의 경우 게임사에서 세심하게 배려하고 안내하지 않는다면 높은 확률로 게임의 진입장벽이자 불쾌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치가 되고 만다.
4. 개별 문서가 존재하는 등급전
- 도타 2/랭크 게임
- 레인보우 식스 시즈/랭크
- 리그 오브 레전드/랭크 게임
- 마피아42/랭크 게임
- 스타크래프트 2/리그
- 오버워치/경쟁전
- 월드 오브 워쉽/매치 메이킹
- 월드 오브 탱크/레이팅
-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계급
- 팀 포트리스 2/경쟁전
- 하스스톤/대전(등급전)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등급전
- beatmania IIDX/ARENA 모드
- DJMAX RESPECT V/래더 매치
- PLAYERUNKNOWN'S BATTLEGROUNDS/랭크
- Splatoon/가치 매치
- Splatoon 2/가치 매치
- 데스티니 가디언즈/시련의 장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랭크
5. 관련 문서
[1] 이는 등급전에 대한 인기요인이기도 하다. 단순 승패만이 존재하는 일반 대전과는 달리 등급이 올라갈 때 마다 뇌의 보상체계에 의해 강렬한 성취감을 얻고, 자신의 랭크가 높을 수록 그것을 자신보다 낮은 등급의 타인에게 내보이면서 경쟁우위에 있음을 확인받으며 인정욕구 역시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2] 1980~1990년대 당시엔 전자오락이라는 미디어 자체가 그런 불편을 감수할 정도로 흥미로운 것이기도 했다.[3] 단순 승패기반 MMR로는 플레이어들의 실력을 거시적, 간접적으로밖에 구분하지 못하고, 플레이어 베이스가 큰 중저티어의 변별력에 관한 문제점 역시 존재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유저풀이 너무 커진 브론즈를 쪼개어 하위 그룹을 신규 티어인 아이언으로 밀어넣기도 했다.[4] 게임 진행과 무관한 액션을 빠르게 반복하여 APM 수치만 올리는 행위, 또는 그 행위로 인해 올라간 APM[5] 얼마정도는 게임을 플레이해야 하므로 겜알못이 우리 팀이 될 확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물론 조건이 너무 엄격하면 등급전 매치풀이 쪼그라들게 되므로 단순한 조건을 내걸게 되어 현실적으로는 플레이어들이 기대하는 면허/졸업 개념과는 거리가 멀어진다.[6] 도타 2의 경우 점수제가 있긴 하지만 내부적으로 실력을 판단하는 스킬 그룹이 노멀, 하이, 베리 하이 3단계로만 구분되었으며, 이 외에도 겉으로 표기되는 점수와는 따로 돌아가는 여러 숨겨진 실력 측정치를 가지고 있다.[7] 시험을 푸는 것이라고 치자면 상위 그룹은 모두 풀어서 답을 제출한다면, 중하위 그룹은 절반 정도를 그냥 찍어서 제출하는 셈이다. 상위 그룹은 다 풀었으니 설사 잘못 풀어서 틀렸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인지하여 대처할 수 있고, 간혹 운 좋게 찍어서 상위권으로 올라온 사람이 금방 티가 나게 되지만, 중하위 그룹은 찍기 결과에 따라 점수가 출렁거리게 되고 자기가 뭘 잘했는지, 뭘 못했는지를 파악하기도 힘들고 등수에 대한 신뢰성도 떨어진다.[8] 아예 이전 기록을 참고하지 않은 상태로 신규유저와 동일하게 배치 진행[9] 이전 기록을 참고하여 사전에 어느정도 그룹화시켜서 약한 변동폭을 가진 배치 진행[10] MMR이 걸러내지 못하는 상세한 실력 척도와 당일의 컨디션, 정신 상태 등 종합적인 요소들[11] 2+2+1 VS 5, 4+1 VS 5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