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레인즈/경기력
1. 개요
2010년부터 WWE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같은 실드의 동기들과는 달리 경력이 짧고 경험도 부족해 싱글 경기에서 경기 운영이 좋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보다 일찍 메인 이벤터로 올라와[1] 파워 하우스 스타일로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
일단은 파워 하우스로 분류되고 있어서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며, 하나하나의 기술들이 묵직한 반격기나 순수 타격기, 난이도가 쉬운 슬램형 기술들이다. 쉽게 말하자면 헐크 호건식 원패턴 레슬링과 비슷하다는 건데, 본인이 경기를 주도할 때에는 가진 기술들을 잘 쓰지 못하는 운영상의 단점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탈장 이후 근력과 신체능력이 폭락하면서 파워하우스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수준까지 내려왔는데, 이 역시 후술한다.
2. 경기력
2.1. 주 기술
몇 가지 기술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로만이 이용하는 것은 위의 두 기술. 실드의 첫번째 해체 직후 딘과 태그팀으로 활동할 당시엔 경기 내내 얻어맞기만 하다가 슈퍼맨 펀치와 스피어 콤보로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를 기점으로 이 콤보를 너무 남용하기 시작했고, 원 패턴 경기 운영 문제도 불거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스피어는 제법 잘 구사하지만 슈퍼맨 펀치에 대한 평가는 미묘한 편. 2m에 가까운 키와 덩치를 지닌 로만이 높게 점프해서 해머링을 날린다는 특성상 라이트한 팬들의 평가는 좋다. 그만큼 아파보이는 기술이 아니고 퍼포먼스성이 강한 기술이라 싫어하는 이들은 정말 싫어한다. 나중에 가서는 슈퍼맨 펀치를 남용하다시피 하면서 미묘하던 평가가 더욱 안좋아졌고, 경기 중 지치면 이게 슈퍼맨 펀치인지 염력 펀치인지 주먹이 닿지도 않는데 사람이 날아가는 괴상한 모습을 보여준다.
3. 비판
3.1. 기술에 관한 비판
난 로만레인즈 보면 이 포켓몬 생각나던데
기본적으로 로만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지적되고 있는 것은 기술 수. 헐크 호건이나 릭 플레어 외에도 수많은 정상급 스타들이 고작 너댓가지 기술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며 엄청난 인기를 누렸기 때문에 딱히 기술이 적은 게 비난받을 요소는 아니라고 볼 여지도 있지만, 그 때와 로만의 세대는 시기가 달라도 심각하게 다르다는 것이 문제.[2] 오죽하면 기술 가짓수가 적어서 기술 4개밖에 안 쓴다고 포켓몬이라는 멸칭까지 붙을 정도.[3]
또한 가지고 있는 특정 서브미션 기술이 없다는 것 또한 주 비판 대상이다. 공방전을 벌이는 수준이나 막강 피니셔까지는 아니라도 강력한 서브미션이 걸리고 상대방이 항복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경기를 대단히 집중시키는 요소고, 존 시나나 더 락이 욕을 먹어가면서도 기를 쓰고 STF와 샤프슈터를 서브미션 무브를 장착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4] 하지만 로만의 경기에서 서브미션 기술은 악역으로 전환한 2020년 하반기에서야 길로틴 초크를 추가했다.[5]
탑 로프에 올라가지 않는 것도 문제다. 로만 레인즈에겐 변변한 공중기 무브가 없기에, 탑로프에 올라가면 관객들이 트리플 H나 릭 플레어가 탑로프로 올라갈 때 처럼 '아 저거 반격 맞겠네' 하는 비웃음만 사게 되는 상황이다. 물론 플라잉 클로스라인을 간간이 쓰긴 하는데[6] 이러면 링 위에서 점핑 클로스라인을 통한 운영을[7] 포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존 시나의 경우 어정쩡하긴 하지만 그래도 페임애써 형식의 탑로프 레그드랍을 사용하면서 발전을 이룬것 처럼 로만도 자신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기-승-전-결에서 '전'이 상당히 빈약한 셈이다.
구사할 수 있는 기술 자체가 적어서 같은 기술을 지나치게 남발하다 보니 기습적인 활용이나 카운터 용으로써의 가치도 상실했다. 같은 타격계 피니시인 스윗 친 뮤직은 기상천외한 상황에서도 반격으로 욱여넣거나, KO펀치의 경우에는 갑작스럽게 훅 들어와 상대방을 일격에 보내버리는 나름의 셀링포인트가 있었다. 하지만 로만은 모든 상황 전개를 슈퍼맨 펀치로 시작하다보니 기술이 무색무취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점프해서 타격하는 형식의 기술이라 반격하는 상황에서 자주 거리 조절 실수를 한다. 레슬매니아 33에서 언더테이커의 가슴을 밀치는 식으로 잘못 사용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3.2. 경기 운영에 관한 비판
WWE 최고의 불면증 치료제
길 한복판에 로만보가 자고 있다...
로만을 포켓몬이라 부르는 멸칭은 보통 기술 가짓수에서 기인하지만, 경기 운영이 너무 지루해서 '''잠이 오게 한다고''' 포켓몬이라 불리는 상황도 있다. 업계 최고의 워커들을 붙여줘도 기대 이하의 경기를 뽑는 건 다반사고, 나아가 최흉최강의 악역들에게 붙여줘도 그들의 경기 운영 방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브미션 공방이 벌어지면 보통 당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데, 서브미션 상황에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를 몰라서 수 분동안 헤드락을 풀려는 시도도 하지 않아 '''Boring''' 챈트가 쏟아지게 했다. 서브미션 중 탈진한 상황이 벌어지면 아예 로만이 잔다면서 '''Roman Sleeping''' 챈트가 쏟아지기도 한다. 단순 경기력 부족이 아니라 경기를 운영하는 기본적인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치명적인 단점이다.
여기에 경기 운영 방식의 대다수가 언더독인 것도 한몫한다. 서브미션을 못 풀어내다 관객들의 환호와 응원 소리를 발판삼아 서서히 다시 힘을 내어 반격한다는 교과서적인 패턴을 사용하지만, 로만은 덩치도 크고 이미지도 언더독 쪽에 딱히 맞지 않아서[8] 언더독식 경기 운영이 설득력이 없는 편이다. 흠씬 두들겨 맞다가도 갑자기 맥락도 없이 기운을 차려 반격을 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이 '''Roman Sleeping''' 챈트는 태그팀 경기가 되면 평소보다 더 심각해지는데, 파트너가 안에서 두들겨 맞는 동안 로만은 바깥에 쓰러져 있는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 대표적으로 딘 앰브로스와 함께 와이어트 패밀리에 맞서던 시절, 경기 시간의 절반 가까운 분량을 링 위에서 버틴 건 앰브로스였고, 이에 비해 로만은 기절한 상태로 때웠다[9] . 나중에는 사모아 조와 대립하던 시절 코키나 클러치를 맞고 탈진한 연기를 했는데, 최악에 가까운 셀링을 보여주면서 또다시 '''Roman Sleeping''' 챈트를 이끌었다.
3.3. 기술 구사에 관한 비판
로만 레인즈의 경기 스타일은 반격기와 타격기가 섞인 파워 하우스 스타일이지만, 경기 중 상대를 메치는 슬램류의 기술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피니쉬 무브[10] 도 시그니처 무브도 파워하우스형 기술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파워하우스의 특성상 상대방을 던지거나 매치는 기술로 자신의 강력함을 어필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로만 레인즈는 사모안 드랍 외에[11] 특별한 메치기 기술이 없고 그나마도 상대가 알아서 어깨에 올라타 주면 같이 뒤로 넘어지는 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로만 본인의 체력과 근력이 파워하우스로 치기에는 너무 부족하기 때문.
끙끙밤
이쯤에서 다시보는 로X 끙끙밤 레전드
주력 기술 가운데 하나로 쓰던 스쿨보이 파워밤의 경우 동일한 기술을 사용했던 신 카라와 비교하면 정말 처참한 수준으로 낮게 들고 금방 떨군다.[12] 이렇게 힘겹게 든다고 해서 끙끙밤이라는 멸칭이 붙어 있고, 이런저런 혹평 이후 스쿨보이 파워밤은 봉인한 상태. 기술 구사력이 떨어지는 것이 본인의 피지컬 문제와 같은 맥락이란 소리다.
피니시 무브인 스피어의 경우, 탈장 이전에는 굉장히 파워풀하고 임팩트있게 잘 사용할 줄 알았다. 그러나 탈장 발병 이후엔 이마저도 힘없이 상대 선수에게 안기다시피 하는 모습으로 사용하게 돼버렸다. 나중에는 머리로 상대를 들이받는다고 '''두피어'''라고 조롱받았고, 2018년 로얄럼블 도중에는 아예 머리로 상대 머리를 들이받으면서 이게 스피어인지 헤드벗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의 형편없는 기술 구사력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가 막바지에 달했을 때 상대방의 공중기를 기습 스피어로 반격하며 승리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때 스피어를 지나치게 높게 사용해서 상대방이 접수하기 어렵게 하고 부상의 위험성마저 생기는 문제가 있다. 셰인 맥맨이 로만의 타점이 높은 스피어를 접수하다 머리부터 떨어지면서 실제 부상을 입고 경기에서 실려나간적이 있고, AJ 스타일스도 부상을 입을 뻔 하기도 했다.
염두에 둘 것은 상기된 내용들 모두 안 그래도 문제가 많던 선수가 탈장 발병 이후로 폐급이 되어버렸다는 전제 하에 모두 쓰여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덩치 큰 빅맨 선수가 경기만 하면 어울리지 않는 언더독 운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쉴드 시절 동료였던 딘과 세스와 비교해도 로만은 파워하우스 스타일이라 느릿하게 움직이는데도 세 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체력 저하를 보여줬던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
4. 기타
매직 레인즈 신기술 장착
로프반동 스피어
언더 형님이 커터 쓰셨구만 병신들아
2017년 최악의 경기로 손꼽히는 레슬매니아 33의 언더테이커와의 경기는 이런 체력 문제와 미숙한 경기 운영 능력이 시너지를 일으킨 대참사라고 볼 수 있다. 언더테이커의 툼스톤 파일 드라이버를 역으로 돌려 툼스톤으로 반격하려 했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들어올리게 됐고 여러 차례의 시도 끝에 결국 실패하고 만다.[13] 이후 맥없는 슈퍼맨 펀치로 실수를 만회하려는 장면은 가히 백미다. 저렇게 반격 툼스톤에 실패했다면 다시 일으켜세운 뒤 정석대로 스쿠프 자세로 시작해서라도 툼스톤을 넣는게 상식적인 대처겠지만 그 상식적인 대처조차 할 수 없는 수준임을 역력히 보여준 경기였다.
오늘자 언더테이커의 헬스 게이트
그리고 상대방의 기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경기에선 헬즈 게이트라는 기술을 몰라 엉거주춤한 자세로 기술이 들어가게 했다. 게다가 해당 매치는 노 홀즈 바드 매치라 로프 브레이크가 허용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로프 브레이크로 커버를 탈출하려는 초보적인 실수마저 저지르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단순 경기력 부족이 아니라 경기를 운영하는 기본적인 흐름마저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치명적인 단점이다. 근본적으로 자기 기술뿐만 아니라 상대방 기술, 더 나아가 프로레슬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떨어진다.
일단 로만 레인즈에게 있어서 파워 하우스 경기 스타일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본인의 완력 자체가 부족한 모습이 매번 노출되었기 때문. 일단 전반적으로 부족한 기술 수도 늘리고, 기본기를 보다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파워 하우스 스타일은 이미 물건너 갔으니 차라리 타격기 계열의 기술을 받아들여서 아예 브롤러 스타일로 가거나 트리플 H와 같은 올드 스쿨 스타일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악역 전환 이후 기존까지 고수해왔던 파워 하우스 및 언더독 운영은 버리고 WWE 클래시 오브 챔피언스(2020)에선 브롤러에 가까운 모습으로 악역 탑힐스러운 경기 스타일을 선보였다.
[1] 본래 WWE의 계획은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며 로만이 원만하게 상승하는 것이었으나, 대니얼 브라이언이 목 부상으로 인해 스토리라인에서 빠지면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강푸쉬를 가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2] 또한 그런 레슬러들은 엄연히 자신의 기믹에 맞춰서 많은 기술 가운데 일부를 압축해서 자신에게 최적화된 패턴을 만들며 경기를 조율해 나갔다. 원패턴 레슬링의 가장 대표적인 레슬러 헐크 호건도 일본에서 활동하던 시절에는 제법 테크니컬한 면모를 갖춘 레슬러였다.[3] 마찬가지로 포켓몬 소리를 듣던 존 시나가 무던한 노력 끝에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며 반농담처럼 테크니션 시나라고 불리는 것과 비교해보면 로만은 상당히 심각한 상태이다.[4] 존 시나의 STF는 피폭자의 셀링이 잘 보이도록 일부러 꽉 안조여서 혹평받지만, 제대로 조일 땐 정말 죽일 기세로 조이기도 하며, 시전 자체는 괜찮게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하지만 락은 '''똥슈터'''라는 오명까지 쓸 정도로 샤프슈터를 어설프게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락의 기량을 칭찬한 브렛 하트마저도 샤프슈터만큼은 혹평하기도 했고. 그런데도 서브미션 무브를 장착하는 것은 그만큼 프로레슬러에게 서브미션이 중요한 기술이라는 반증인 셈이다.[5] 2020년 상반기까지의 경기들을 보면 매우 막강해보이는 슬리퍼 홀드나 싱글 레그 보스턴 크랩 등 서브미션 기술을 장착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빈스의 지시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서브미션을 사용하는 모습을 일절 볼 수가 없었다.[6] 한때 케인이나 언더테이커가 많이 쓰던 기술과 유사한 기술인데, 앞서말한 둘은 점핑 크로스라인 이후 공중에서 앞구르기 낙법을 하는, '빅맨이 저런 무브가 돼?' 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높은 점프력과 화려한 기술이었다면 로만은 정말 평범하게 점프해서 크로스라인을 먹이고 끝이다.[7] 존 시나의 숄더 블록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기술.[8] 현재 WWE 선수들의 몸무게는 대부분 220~230파운드에 몰려 있기 때문에 260파운드가 넘는 로만은 WWE 내에서도 상당한 거구에 속한다. 245파운드 정도였던 존 시나가 WWE에서 중간 정도 몸무게였던 시절에 비해서도 많이 준 편이다. 물론 이는 약물을 금지하는 정책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벌크가 줄었고 또, 프로레슬러의 수급처가 상당부분 인디로 변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로만보다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가는 현역 레슬러는 드류 맥킨타이어, 브록 레스너, 브라운 스트로우먼, 브레이 와이어트, 케빈 오웬스 정도다.[9] 앰브로스가 홀로 박살나고 보통 로만은 스피어로 막타만 먹었는데, 이 당시 역반응이 심했던 로만을 인기 좋은 슈퍼스타였던 딘 앰브로스와 함께 다니게 하면서 역반응을 잠재우는 역할을 맞았기 때문. 결국 로스터 중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앰브로스의 모멘텀이 깎이고 말았는데, 국내에서는 로만 똥받이라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나돌았다.[10] NXT 시절에는 모멘트 오브 사일런스라는 이름으로 백 수플렉스 사이드 슬램을 피니쉬 무브로 사용했다. 현재는 정말 가끔씩만 사용한다.[11] 사모안 드랍은 다양한 슬램들 중 제일 상대를 넘기기 쉬운 기술로 유명하다.[12] 심지어 경량급에 속하는 타일러 브리즈마저 셰이머스를 들었던 높이까지밖에 들지 못하며 엄청 욕을 얻어먹었다.[13] 정확하게는 자세가 잘못되진 않았다. 브록 레스너의 경우 똑같은 자세에서 그대로 언더테이커를 들어올려 파이어맨즈 캐리 형태로 까지 이어나간 뒤 F-5를 작렬시키고, 그대로 모두가 아는 충격의 결과를 가져왔다. 그냥 선천적으로 로만이 힘이 부족해서 똑같은 자세로는 들어올릴 수 없었던 것이다. 다만, 브록레스너가 예전같은 운동신경이 아니라도 괴력의 소유자인 건 변함없기에 둘의 자세가 동일한 걸로 비교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