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그만의 법칙

 

1. 개요
2. 상세
3. 기타


1. 개요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온동물은 같은 종일 경우 추운 곳(연 평균 기온이 낮은 곳을 의미)에 살 수록 일반적으로 체격이 크다는 '주장'이다. 반대인 '더운 곳에 살 수록 일반적으로 체격이 작다' 또한 당연히 포함한다. 여기서 말하는 체격은 체질량을 의미한다. 키는 체질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이지만, 상대적으로 키가 작다고 체질량도 무조건 작은 것은 아니다. 쉽게 말해 체질량은 키 뿐만 아니라 옆으로 큰 것(두께)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19세기 독일생물학자 카를 게오르크 루카스 크리스티안 베르그만(Karl Georg Lucas Christian Bergmann, 1814~1865)이 주장했다.[1] 법칙이라고는 하지만 영어로 'rules'이지 'law'가 아니다. 또한 베르그만의 법칙에 이의를 제기하는 학자도 많고, 실제로 생물의 종을 가리지 않고 예외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인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 상세


항온동물에너지를 사용하여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추운 곳에 사는 항온동물일수록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변으로 발산되는 몸의 열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대로 더운 곳에 사는 항온동물의 경우, 물질대사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열을 주변으로 발산해야 한다. 열의 발산은 몸의 표면에서 일어나는데 몸의 표면적이 좁을수록 발산하는 열의 양이 줄어든다.
체격이 커지면 몸의 총 표면적은 늘어나지만, 몸의 부피에 대한 표면적은 줄어든다. 수치로 계산해보면, 몸의 가로, 세로, 높이의 길이가 두 배가 될 때 부피는 세제곱인 8배로 늘어나는 반면, 표면적은 제곱인 4배로 증가한다. 따라서 추운 지방에 사는 항온동물은 몸의 체격이 클수록 체온유지에 유리하고, 더운 지방에 사는 항온동물은 작을수록 유리하다.
예를 들어 추운 만주와 연해주 지역에 사는 아무르 호랑이는 따뜻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사는 수마트라 호랑이보다 덩치가 크다. 인간도 어느 정도 이 법칙이 적용된다. 중국은 북부 지방에 사는 한족이 남부 지방의 한족들보다 평균 신장이 더 크다. 또한 북유럽동유럽인은 남유럽인보다 평균 신장이 더 크다.[2] 이는 한국 안에서도 적용되는데 1930년대 한반도 지역별 평균키 조사를 보면 가장 북쪽인 함경도가 제일 크고 충청남도, 전라북도가 가장 작았다. 다만 당시의 영양 상태는 고르지 못했기 때문에 현대의 한반도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0.1cm 정도의 차이로 거의 동일하다. 서울도 가장 작은 지역보다 0.4cm 이내로 큰 정도이다. 2019년 국제적인 만 19세 남녀 평균 신장 조사에서 한국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5.5cm이었다.#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은 편에 속하는 인종은 동남아시아라틴아메리카 등 대부분 따뜻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다만 예외는 분명히 존재한다. 폴리네시아인은 열대 태평양 섬에 거주하는 인종이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체격이 좋다. 키도 커서 쿡 제도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2019년 기준 만 19세 남성 평균 신장은 178.3cm이다. 그러나 이쪽은 조그마한 카누를 타고 섬에서 섬으로 이동하는 해양활동이 워낙 잦았던 민족인지라 일반적인 기온으로 인한 체온하강 대신 해양활동으로 인한 저체온증에 적응하기 위해[3] 체격이 커졌을 가능성을 염두해야하며 실제로 근육이 티가나지 않는 피하지방이 잘쌓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유명인들이 체지방량을 아무리 줄여도 안되 지방흡입을 할 지경인지라 예외적으로 봐야한다.
유의해야 할 점은 이 법칙이 말하고 있는 것은 체격이며 신장은 체격에 의해 부차적으로 형성되는 요소에 불과하다.[4] 비교적 따뜻한 지역에 사는 남슬라브족은 유럽에서 가장 키가 큰 집단이지만 비교적 마른 체형이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집단으로 알려진 동아프리카의 닐로트계 흑인들도 마른 체형이다. 다만 동아프리카는 좋지 않은 영양 상태 탓도 있다.

3. 기타


흔히 생물시간에는 추운 곳에서 사는 동물일 수록 말단부가 작아지는 알렌 법칙과 합쳐서 '''알렌-베르그만 법칙'''이라고 가르친다. 북극에서 서식하는 북극곰, 북극여우, 북극늑대 등은 다른 지역의 곰, 여우, 늑대들에 비해 귀나 코의 크기가 작은 편인데 이게 그 사례 중 하나이다.

[1] 독일어로 베르크만이라고 읽어야 옳다.g는 뒤에 모음이 오거나 어두에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k 발음이다[2] 단, 옛 남유럽 중에서 유고슬라비아(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등)나 불가리아등의 경우는 예외인데 남유럽 고산지대에 사는 민족임에도 평균 신장이 네덜란드스칸디나비아 반도와 엇비슷하다. 다만, 이쪽 국가들은 지리적으로 남유럽에 속해있지만 대부분 산악지대가 많아 지중해, 흑해 연안 지대를 제외하면 기후가 따뜻하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발칸 반도 내 산악지대의 연 평균 기온은 훨씬 북쪽에 있는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전학적으로도 본래 따뜻한 곳에서 살던 라틴, 그리스 계열이 아니라 추운 동유럽에서 남하해온 슬라브 계열에 속한다.[3] 따듯한 바다라 해도 체온보단 높기는 어려우며 항해중에 몸에 튄 파도나 물보라는 증발하면서 지속적으로 체온을 뺏어간다.[4] 현대인과 네안데르탈인의 체형을 비교해도 네안데르탈인의 신장이 약간 작지만 체형 자체는 네안데르탈인 쪽이 더 강건하고 다부진 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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