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적
영어: Family origin(본적), Place of Origin(본적지)
한자: 本籍
1. 개요
간단히 말하자면 자신의 '''호적의 기준이 되는 주소'''를 가리키는 말. 예전에는 한 개인의 출신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많이 쓰였다. 2008년 1월 1일 이후 '''등록기준지'''라는 개념으로 변경.
2. 내용
호적제도하에서는 호적의 기준이 되는 사람인 호주 아래에 배우자(아내)와 자녀 포함 친족이 편제되는 식으로 짜여 있었는데, 호주 본인의 본적지를 기준으로 배우자와 자녀의 본적지가 같아지는 식이'''었'''다.
특히 농경사회였던 옛날에는 본적지는 곧 선조의 출신지, 가까이 말하자면 할아버지, 아버지의 출신지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한 개인의 출신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오히려 출생지보다 많이 쓰인 시절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지역차별'''을 당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장남은 혼인하여도 아버지 호적의 호주지위를 승계[1] 받기 때문에 별도의 분가신고[2] 가 없이는 본적지가 바뀌지 않았으나, 차남 이하 남성 및 여성은 결혼 및 기타 개인사유로 분가를 한 경우 분가가 이루어진 장소로 본적지가 변경될 수 있다. 실제로 그런 식으로 서울로 본적지가 바뀐 남부 이주민 출신들 및 그 자손들이 많다.[3][4] 참고로 현재 본적지로 바뀌기 이전의 원래 본적지를 '전적지'라고 한다. 전적지를 원적지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나, 호적에서 원적의 개념은 이북5도에 본적을 갖고 있는 자가 새로 호적을 취적하였을 경우, 종전 이북5도의 본적주소를 의미한다.
인구 이동이 잦아진 오늘날에는 출신지로서의 의미를 점점 상실해가고 있으며[5] , 특히 장손 집안의 경우 예를 들어 3대째[6]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선조가 전라남도 출신이라는 이유로 본적지가 뜬금없이(?) 전라남도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역감정까지 얽히기 시작하면 점입가경의 경지에 접어든다. 게다가 젊은 세대들마저도 이런 영향을 받아서 서울 출생자라도 부모가 어느 지방 사람이면 그 지방 사람으로 취급해버리는 경향이 짙다. 더 억울한 경우는 취업이나 승진 차별로 본인의 출생지가 아닌 본적지를 따져가며 차별하는 업체들이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어서 벌어지는 일이다. 위의 예시와 반대로, 친가 대대로 경상북도에서 살아왔지만 차남 이하인 아버지가 서울로 상경하여 서울에서 결혼하여 본적지가 서울특별시로 바뀌어 아버지 본인과 서울에서 출생한 자식들의 본적지도 서울이 되어버린 경우와 같은 경우도 많다.[7]
급기야 2008년에 호적법이 폐지되자 호적단위의 기존 본적 제도는 개인단위의 등록기준지 제도로 대체되었다. 변경 여건이 나름 까다로운 구 본적지 제도와 다르게 등록기준지는 개인이 원하는 장소로 제한없이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게 되어있다. 다만 그 변동내용은 고스란히 기본증명서에 기록에 남는다... 2007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는 자기 기본인적 사항에 손 안 댔다면 옛 본적지대로 최초 등록기준지가 설정되며, 2008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는 부모가 지정해준 등록기준지대로 따라간다. 다시 말해서, 2008년 이후 출생자는 부모가 특별히 따로 자유롭게 해당 자녀의 등록기준지를 설정하지 않는 이상 그 출생자가 따르는 성씨나 본관의 부 또는 모의 등록기준지를 따른다.[8]
1990년대[9] 이후에 태어난 젊은이들은 자신의 본적지(현 등록기준지)를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물론 그 세대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본적지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안 한 탓도 있지만, 본적지의 실용성이 점차 낮아져가고 있는 사회의 실태를 반영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일단 1999년 이전에 발급된 종이 주민등록증에는 본적과 호주까지 기재했지만, 현재의 플라스틱 소재 주민등록증이 나오면서 기재내용에서 제외되었기에, 실질적으로 본적주소를 인지할 기회가 낮아진 탓도 있다.[10] 또한 입사원서 등 각종 서류에서 본적지란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것도 이에 한몫한다.
신분등록제도가 가족단위 편성이 아닌 개인별 편성인 서구국가의 경우에는 이름과 생모의 결혼 전 성명, 출생지, 출생일을 조합해서 편성하기 때문에 지번에 기반한 호적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나, 대만과 일본은 한국처럼 본적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이는 일제시대 일본이 대만과 한국에 자국의 호적체계를 이식했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작성된 호적을 열람했을 경우, 전산화되기 직전 일본의 호적과 거의 유사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신체검사도 본적지 기준으로 받았기 때문에 서울에 사는 사람이 본적지가 지방이라는 이유로, 신검 하나 때문에 몇 시간씩 가서 이틀을 날려먹는 경우도 있었다. 그 당시 서울에서 신검을 받았던 사람들은 서울이 본적인 사람들과 서울에 정착한 실향민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각급 학교나 대학에 따라서는 학생증이나 졸업장[11] 등에 본적을 표기한 경우가 많았으며, 이외에도 여러 곳에서 본적 주소가 쓰였다.
3. 취업 시
당연하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본적의 개념이 매우 희미해졌기 때문에 절대다수의 회사에서는 신입사원들을 채용할 때 절대로 본적 따위 보지 않는다.
다만, 예외의 경우가 존재한다. 투철한 국가관이 요구되고 민감한 정보를 다룰 가능성이 많은 직업인 국무총리, 국정원, 검찰관, 경찰관, 장교, 군무원이 대표적이다. 이들 직업은 임용 및 임관을 최종 결정하기 전에 본적을 보는데, 주로 사상검증을 위해 본적을 따져서 지원자의 가족은 물론이고 8촌 이내 친척들까지 싹 다 조사한다. 그런데 지금은 핵가족화로 인해 친족 관념이 많이 희미해진 상황이다 보니, 어떤 사람의 8촌 이내 친척의 행적을 그 사람과 연결짓는게 문제가 된다. 즉, 자기의 5촌이나 6촌이 누군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 넘쳐나는 시대인데, 하물며 법적으로만 친척일 뿐 사실상 남이나 다름없이 평생 모르고 살았던 7촌이나 8촌의 행적이 문제가 되어 필기시험, 체력검사, 면접을 전부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음에도 마지막 신원조회에 걸려 합격이 안 된다면, 그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소방관, 부사관, 교도관의 경우는 위의 조건이 해당되는데도 불구하고 본적을 보지 않는다.
4. 관련 문서
[1] 1989년 이전에는 호주상속.[2] 주민등록상 세대분리가 아닌 호적상 분가신고[3] 예를 들자면, 부모가 대대로 경상북도 출신이지만 부모가 상경하여 결혼하면서 그 부모 본인의 본적지가 서울로 바뀌고, 서울에서 출생한 그 자녀들도 본적지 또한 서울로 되어버린 케이스.[4] 참고로 서울특별시가 등록기준지(구 본적지)인 인구 수는 2014년 기준으로 978만 명 정도 된다. 기사[5] 2010년대인 현재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고향의 기준으로 출생지보다는 실질적인 성장지를 삼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6] 한 지역에서 계속 3대 이상 살아온 경우 보통 토박이로 쳐준다. 애초에 전통적인 토박이의 기준이 본적에서 나왔다.[7] 심지어 주민등록번호 제도 도입 이전에 상경하여 출신지는 서울이 아니지만 주민등록번호는 서울 지역 코드로 할당받는 경우도 있었다.[8] 부모조차도 본인의 등록기준지를 모르는 경우 공무원이 자녀의 출생지나 출생신고장소를 등록기준지로 알아서(부모가 특별히 등록기준지를 지정했다고 간주) 등재해주는 것이 가능하다.[9] 1980년대 출생자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출생자와 다르게 본적지에 대한 개념을 어느 정도 아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10] 호적이 전산화되기 이전인 2002년 이전에는 본적을 알아야만 관할지역의 관공서 호적과에 의뢰를 하여 호적등초본의 발급이 가능했다. 호적이 전부 전산화가 된 이후에는 신분증과 주민등록번호만으로 발급이 가능해졌기에 본적의 필요성이 떨어진 것이다.[11] 1950년대 졸업장에는 조사나 순우리말 정도를 빼면 모두 한자로 적었고, 연도도 단군기원으로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