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하이드 규리하

 




1. 개요


판타지 소설눈물을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무향 규리하변경백이며 사후 아라짓 제국에서 충의공에 추서되었다.

2.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결코 꺾이지 않는 강인한 의지로 '산에게 부동심(不動心)을 가르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세평을 얻은 사나이. 단지 성격이 곧은 것뿐 아니라 무향 규리하의 지배자답게 전략, 전술, 개인 무력까지 인간의 극한에 가까운 수준에 달해 있다. 심지어 60을 바라보는 노구가 되어서도 그 의지와 실력 모두 빛이 바래지 않았다. 드래곤볼에서 크리링이 최강의 지구인이었듯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신체도 아니고 레콘도 아니지만 명예, 지위, 무력, 지혜, 경험을 모두 합친다면 최강의 인간으로 불릴 수 있을 만 하다.
하인샤 대사원에서 벌어진 두억시니와 케이건 일행의 대혈투[1] 덕택에 전국에서 모여든 군웅 중 한 사람으로 처음 등장한다. 대사원에서 수학하고 있던 (사촌)동생 라수 규리하의 전갈을 받고 달려온 것.
이후 발자국 없는 여신의 강신 때 제후들의 이목을 다른 곳으로 돌려 시간을 벌기 위하여 케이건 드라카가 선택한 결투 상대였다. 주무기인 대도로 바라기와 맞섰지만 패했다.[2] 상대가 먼치킨중의 먼치킨인 케이건이니만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칼리도 성주였던 지코마 펠독스가 괄하이드를 위로하기위해 대도가 부러져서 아쉽게 판정패했다는 말을 하자 무기 우열이 아니었어도 승패는 명백했다며 "그는 나를 가지고 놀았소."라고 담담히 인정한 대인배. 케이건과의 싸움으로 박살난 대도를 몸소 수리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의 무기에 애착이 남다른 듯 보인다.[3] 케이건이 사모 페이를 옹립하기 전 스스로[4] 왕에 즉위할 것처럼 이야기를 풀어가자 감동해서 케이건을 위해 만세를 외치려 하기도 했다.
사모 페이의 즉위를 찬성한 최초의 제후이다. 케이건이 그녀를 지명했기에 왕으로 모셔야 한다며 역설하다가 막판에 "나는 그녀가 마음에 드오"하면서 얼굴이 붉어졌다(...). [5]
60의 나이에 북부군의 대장군을 맡아 생애 여섯 번째 전쟁인 제2차 대확장 전쟁에서 북부군을 이끌었으며 그의 무위와 용병술은 대단하여 적들인 나가들도 인정할 정도였다.[6] 사촌동생인 라수 규리하는 북부군의 상장군과 참모장을 역임했으며, 북부군의 주력은 괄하이드 자신이 끌고온 변경백령의 군대였으니 개국공신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다. 신 아라짓에서는 태위(太尉)[7]의 자리를 맡았다.[8]
또한 제 2차 대확장 전쟁 종반부의 파멸적인 진공에서 다른 수많은 제후들이나 병사들이 PTSD로 미쳐가는 와중에도 홀로 동요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군대를 지휘하는데, 이는 대확장 전쟁 이전에도 규리하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전쟁에 참여하면서 "과부와 고아를 생산한" 그의 경험에 기반한 듯 하다. 더불어 그의 출중한 무력도 잘 묘사가 된다. 살을 헤집는데다 잘 빠지지도 않는 작살검의 고통에 익숙해진 나가들조차도 '작살검은 몸에 꽂아놔도 싸울 수 있지만, 괄하이드의 대도를 그렇게 여기면 큰일난다'고 숙지하고 있었고, 심지어 격전의 중심지에 있으면서도 괄하이드에게 덤비는 나가들이 없었을 정도.[9]
작품 후반부에 지코마 펠독스를 처형하고 나서 괄하이드 규리하가 시작하고 베미온 굴도하가 마무리한 추도사는 이 작품 최고의 명문에 들어간다.
변경백으로서의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 나가들과 일인전쟁을 계속해온 케이건에게 크게 빚진 것으로 생각하고 지지하고 있다. 또한, 바라기를 든 최후의 아라짓 전사이며 최후의 키탈저 사냥꾼인 그를 자신이 모셔야 할 '왕'에 겹쳐 보고 있었으며, 케이건이 변경백을 도둑이라 비난했을 때는 그답지 않게 격노했고 변경백의 업적을 인정했을 때는 감격했다. 물론 이는 케이건이 사모를 옹립하기 전의 이야기이다.
그리미 마케로우가 '케이건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근엄하던 그가 젊은 망나니가 된 거 같다'고 평한 것에서도, 괄하이드 규리하에게 케이건 드라카가 미친 영향이 결코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명대사로는 라수가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싸워야하는 이유를 물어보자,

"개좆 같은 적이 저기 있기 때문이야."

라고 대답한 것이 있다.


3. 피를 마시는 새에서


니어엘 헨로에 의해 언급되었다. 당시의 대화가 괄하이드와 라수 둘만의 대화였던 걸로 생각하면 라수가 후일 기록으로 남긴 듯. 하지만 다미갈 카루스 부위의 반응과 그에 대한 묘사를 살펴보건대, 그리 널리 알려진 고사는 아닌 모양이다. 죽은 채 싸워 전설이 된 영웅의 말치고는 저속한 면이 있기 때문인 듯. 그러나 니어엘의 해석에 의하면 저런 저속한 표현은 적개심의 표출이나 난폭한 성격의 상징이 아니라, '전쟁에 참여하고 있으면 그 이유에 대해서 고민하는 건 뒤로 미뤄도 된다'라는 요지로 요약할 수 있다. 조지 말로리 경이 짜증내면서 '산이 있으니 오른다'는 말을 남긴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원시제의 왕위계승 직후 도시 연합과 발생한 천일전쟁에서 전사. 북부인들은 '부러진 대도를 들고 죽은 채 싸웠던'[10] 노무사에 고무되어 결집했고, 이후로 천일천쟁은 북부의 승리로 끝났다. 전쟁 이전까지 갑작스런 대호왕의 선양으로 북부는 여러 파로 나뉘었는데, 그 중 원시제에 가장 비판적이었던 괄하이드의 분전이 분열을 통합하고 북부를 결집시킨 것이었다.
여하튼 그는 피를 마시는 새의 세계에서도 전설적인 세 명의 영웅 중 한 사람으로 취급되고 있는데, 그 영웅들은 다음과 같다. 나무가 된 자, 하늘로 올라간 자, 죽은 채 싸웠던 자. 당연히 죽은 채 싸웠던 자로 칭송받고 있는 중.

[1] 하늘치 떨구기까지 등장한 그야말로 작은 전쟁이었다. [2] 별철 병기인 바라기와 철제 무기인 대도의 차이로 인한 페널티도 있었으나, 케이건은 괄하이드를 봐주면서 싸운데다가 마루나래에 의해 등에 상당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게다가 마지막에 대도를 한번에 부러뜨려버리면서 그 사기적인 능력을 여지없이 드러내었다.[3] 지나가던 대사원의 승려들이 이런저런 조언을 하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다는 표현으로 볼 때 대장간 업무에 어느 정도 조예가 있는 듯. 갑자기 심경의 변화가 생겨서 처음으로 대도를 손수 수리하려 했다면 모를까, 환갑을 바라보는 노장의 무기가 일생 내내 무사했을 리는 없으니 그 나름대로 경험이 있는 것도 당연하다.[4] 마지막 아라짓 전사이자 키탈저 사냥꾼으로서, 또 수백년간 홀로 나가에 대항해 온 이로서. 후술하듯이 괄하이드는 변경백이라는 지위에 대한 자부심을 '아라짓 왕국'의 왕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했고, 홀로 나가들을 상대해온 그를 변경백인 자신과 겹쳐 보았다.[5] 물론 이성으로 마음에 두었다기보다는 사모의 인물됨이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 그의 말마따나 사모가 왕이 된다는 것은 '''불사의 몸으로 신의 권능을 휘두르는 자신의 동포들과''' 싸운다는 이야기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동족까지 버린 채, 그저 '섬겨야 할 신을 감금한 부도덕함을 벌하며, 동시에 희생될 북부군들을 위해 그들의 왕이 되겠다'는 이야기이니 평범한 인품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6] 단, 실제로 작전계획을 수립한 것은 라수 규리하로, 나가들은 라수의 존재를 몰랐고 괄하이드가 한 일이라 생각했다.[7] 이 직위는 눈물을 마시는 새 후속작인 피를 마시는 새에서 조금 더 자세히 언급된다. 아라짓 제국의 최고위 관직인 삼고라는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 하늘누리의 시장인 천경유수, 제국의 행정과 사무를 총괄하는 사도와 함께 군부를 총괄한다.[8] 훗날 정우 규리하는 '규리하령은 돌아온 북부의 왕에게 자신이 품고 있던 가장 소중한 두 보물을 바쳤다'라고 말하기도 했다.[9] 작중 묘사하길, 가까운 나가들은 다 죽었고, 그나마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나가들은 '''좀 더 정상적인 상대'''를 찾고 있었다고.[10] 물론 진짜로 시체가 된 채로 싸웠을리는 없으니, 아마 이미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처참한 몰골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싸웠거나, 선 채로 죽은 뒤 그가 죽은 줄 모르는 적들이 감히 다가오지 못하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