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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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輸血 / Blood Transfusion
헌혈로 채혈된 혈액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받는 것.
큰 사고를 당해서 다쳤거나 수술을 할 때처럼 과다출혈로 인해 다량의 혈액들을 잃을 때 시행된다. 매우 심각한 빈혈을 치료할 때도 시행되는데,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수술 중 출혈이 생길 경우 시행한다.
일정 수준까지의 출혈은 수액과 조혈제재로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으나,[1] L단위를 가볍게 뛰어넘는[2] 대량 출혈은 수혈 외에 답이 없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는 수혈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수혈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냥 운명을 납득하고 죽는 것이 교리상 정석이다. 전혈이 아닌 성분혈도 거부하기 때문에 백혈병이라도 걸리면 진통제 투여를 포함한 고통 경감 치료만 하다가 죽는다. 더불어 자신이 수혈을 받는 것만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수혈을 해주는 것도 신념에 의해 거부하기 때문에 여호와의 증인을 믿는 의료인이 피를 철철 흘리면서 죽어가는 환자에게 수혈을 거부하는 일이 있기도 해서 의료계에서 큰 문제가 되었다.# 자식, 부모, 심지어 죽어가는 것이 본인이라도 전혀 상관 없이 큰 외상등의 이유로 피를 쏟으며 죽어가도 “헌혈을 받고 교리를 어기고 나서 정신적 불구가 되어 살아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명예롭게 죽는 것이 낫다.”라고 하는 여증 신자들과 수혈 외에는 방법이 없음을 아는 의료진의 갈등이 의외로 비일비재하다.
2. 과정
2.1. 혈액형
먼저 수혈을 할 때는 응집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 혈액을 받을 사람과 줄 사람의 혈액형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만일 자기의 혈액형과 다른 혈액을 받게 되면 응집한 적혈구의 덩어리들이 모세혈관을 막기 때문에 생명을 잃는 수도 있다. 이를 응집 현상이라고 하는데, 혈장 속에 있는 항체와 적혈구 속 항원이 만나 서로 반응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같은 형의 혈액을 수혈받도록 되어 있지만, 환자가 당장 수혈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한 비상사태에 같은 혈액형이 없는 상황에 한해서 혈액형이 다르더라도 수혈을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O형인 사람은 적혈구에 응집원이 없으므로 어떤 혈액에 수혈해도 무방하며, A형과 B형은 적혈구 속의 각각의 응집원을 지니고 있어, 이 두 가지를 모두 지닌 AB형에게 혈액에 수혈이 가능하며, 반대로 AB형인 사람은 적혈구에 A와 B의 응집원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AB형 외에는 수혈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다량의 혈액을 수혈'''하게 되는 경우는 오히려 주는 사람의 혈청에 의해 받는 사람의 적혈구가 응집되므로 이 때는 '''같은 혈액형이어야만 한다'''. 보통 200mL 정도는 수혈가능하나 실제 수술시 작은 우유팩 하나 정도의 양으로는 택도 없으므로 사실상 다른 혈액형끼리는 못한다고 보는 게 맞다. 다만 현장에서 응급 수혈이 필요한 경우 혈액형을 확인할 시간이 부족하면 일단 O형 혈액형을 들이붓는 식으로 수혈할 때가 많다. 판문점 귀순 사건 당시에도 성인 3인분의 O형 혈액을 수혈했다고 한다.
수혈은 ABO식 혈액형 외에 Rh식 혈액형에서도 문제가 된다. Rh-, -D-, Rh null인 사람이 Rh+의 혈액을 수혈받으면 그 사람의 혈청 내에는 Rh인자에 대응하는 Rh 항체가 형성되며, 다음에 재차 Rh+의 혈액을 수혈받으면 적혈구의 응집 반응이 일어나 생명을 잃기 쉽다. Rh식 혈액형에서 'Rh+ → Rh-'의 수혈은 위험하지만 'Rh- → Rh+'의 수혈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3. 자가 수혈
수술에 대비해서 자신의 피를 해당 병원에 미리 뽑아 혈액보존제를 섞어 보관해 두는 것이다. 적절한 혈액냉동센터가 없는 일부 의료기관들은 35일까지만 혈액을 보관하고는 하지만, 세브란스병원이나 미국은 5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환자들에게는 필요가 없는 조치다.
1~2만원대인 일반 수혈과 비교했을 때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한국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3만원 미만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보험 적용을 빼더라도 30만원 정도기 때문에 [3]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의 경우 부담 갖지 말고 언제든 담당 의사에게 상담하면 된다.
자가 수혈은 스포츠에서 도핑의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경기 직전 수혈을 받으면 혈액의 산소 운반량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도핑의 효과가 있다는 것. 말할 필요도 없이 반칙이다. 물론 이런 도핑 용도의 자가수혈을 쉬쉬하다 보니 올바른 절차로 이루어질 리가 없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현재 스포츠계의 도핑 규제는 상당히 엄격하기 때문에, 병원에 진료나 방문 기록이 남아 있다면 걸릴 테니 존재의 소멸을 완벽히 성립시키기 위해 기록이든 혈액이든 뺑이를 이리저리 돌리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미리 뽑아놓은 자기 혈액이 보관 중 변질된 걸 모르고 수혈받았다가 황천길로 갈 뻔한(...) 선수들도 가끔 있다.
4. 동물의 수혈
다치거나 병 든 개들에게 수혈용 혈액을 공급하는 개를 공혈견이라 한다. 국내에선 몇 군데의 대학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소수의 공혈견을 기르지만, 대부분의 개 혈액은 민간 독점업체인 한국동물혈액은행이 취급하고 있다.
한편 한국동물혈액은행이 개를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하다 걸려서 고발된 사례가 있어서, 반려견 헌혈의 활성화를 하자며 '한국헌혈견협회'가 출범하기도 했다. 헌혈견 역시 동물학대라고 까이기도 하는데, 협회 측은 헌혈을 통해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으며, 가끔 하는 헌혈은 새로운 피의 생성을 돕는다는 입장이다. 출처.
5. 대중매체에서의 수혈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주인공 맥스가 강제로 수혈용 피를 빨리는 피주머니(Bloodbag) 신세가 되어 시작되고, 마지막에 자신의 의지로 수혈을 시켜주면서 마무리된다. 작중에서 맥스의 혈액형은 응급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피를 줄 수 있는 Rh- O형이다.[4] 혹시나 하는 마음인지 어깨에 수혈용 관을 묶어서 쟁여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드라큘라에서도 중요하게 나온다. 루시가 드라큘라에게 피를 빨릴 때, 이를 알 수 없었던 반 헬싱은 우선 루시를 살리기 위해 수혈을 한다. 존 시워드, 아브라함 반 헬싱, 아서 홈우드, 퀸시 모리스까지 총 4번이나 피를 공급하는 희한한 장면이 연출된다. [5]
블러드본에서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사실상 모든 등장인물이 '피의 치료'에 의해 위대한 자의 피를 수혈받은 대상자다.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저그 여왕의 스킬로 등장한다. 이름과 달리 체력을 소모하지 않고 마나 50을 소모해서 아군 생체 유닛(동맹 프로토스, 테란 유닛도 가능)의 생명력을 75만큼 회복시키고 이후 잠시동안 50 추가 회복시켜준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는 받아선 안될 것으로 등장하는데, 미믹의 피를 뒤집어쓰고 루프 능력을 얻은 사람이 수혈을 받으면 능력이 소멸하기에 그러는 것이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에선 밸롭시랩터 블루에게 티라노사우르스 렉시의 피를 수혈하는 장면이 나온다. 언듯 보면 이상해 보일 장면이지만, 실제로 조류와 파충류의 수혈은 종이 달라도 가능하다고 하니 크게 문제 될 장면은 아니라고 한다.
원피스(만화)/어인섬 편에서 수혈이 중요 키워드로 나온다. 어인(인어)과 인간은 같은 피를 가지고 있어서 수혈이 가능하지만 어인섬에서는 어인(인어)이 인간에게 피를 주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있다. 태양 해적단의 초대 선장 피셔 타이거는 인간의 피를 수혈받는 것을 스스로 거부하고 목숨을 잃었다.[6] 신 어인 해적단은 제대로 활동하기 전에도 인간에게 피를 나눠준 어인이 있으면 찾아가 죽여버리는 짓을 했다. 후반부에는 루피가 과다출혈로 목숨이 위험해지는데 어인섬의 법 때문에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고 그 때 징베가 자신은 해적이라면서 루피에게 수혈을 해줬다. 넵튠은 그걸 보고 낡은 법도 저주인 것이라고 말했다.
6. 경제
기업이나 단체, 개인에게 자금을 지원, 투입하는 행위를 수혈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 파생된 의미로 어떤 일을 도와주거나 구조지원을 해주는 경우도 수혈이라고 하기도 한다. 긴급수혈은 이러한 지원을 긴급하게 하는것을 말한다. 코로나-19, 각종 금융위기 때 정부에서 기업들에게 긴급수혈을 많이 한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