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키메데스의 거울

 


1. 소개
2. 거울로 목조 선박을 태우는게 가능한가?
3. 여담


1. 소개


'''Archimedes heat ray'''
2차 포에니 전쟁 당시 그리스아르키메데스가 제작했다고 하는 광학병기(?).
해안에 여러개의 청동 거울을 설치, 그 거울을 기울여 햇빛을 반사시키고 그 빛을 한 점에 집중해서 적의 전함을 태워버린다고 하는 경이로운 무기다. ...일단 기록상으로는 그렇다. 현대에도 레이저 무기는 하이테크의 영역인데 고대 그리스에서 이런 현대의 레이저와 유사한 열선을 활용하는 무기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뭔가 초월적이고 오버 테크놀러지스럽기 때문에 아르키메데스의 거울은 수세기동안 좋은 떡밥이 되어왔다.

2. 거울로 목조 선박을 태우는게 가능한가?


한국호기심 천국디스커버리 채널Mythbusters에서 이 내용을 가지고 실험을 한적이 있다.
  • 호기심 천국 쪽에서는 청동 거울이 아닌 유리 거울을 사용해서 목조선을 태우는 데 성공했다. 일단 이 원리 자체는 가능하다는 소리다.
  • 반면 미스버스터즈 쪽에서는 청동 거울을 사용해서 실패했다.[1] 암만 청동을 잘 제련하고 연마해서 거울을 만든다고 해도 애초에 유리와 청동의 반사율이 다르기 때문에 반사되는 빛의 양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당시 실험을 했던 MIT교수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아르키메데스가 실제로 적함을 태웠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라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이 아르키메데스의 거울은 아르키메데스의 능력을 과장하기 위한 거짓말이거나 다른 이야기가 시간이 지나며 과장 혹은 왜곡, 그것도 아니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라고 적어놓은 걸 오해하고 있거나... 셋 중 하나일 것이다.
설령 가능했다 해도 실전에서 써먹기도 난감했을 것이, 한 곳에 집중해야 제대로 효과를 보는데, 한두명도 아닌 여러명이, 여러척중에 한척에 일심단결해서 조준한다는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으로 3차 실험을 한 Mythbusters는 이 점에서 큰 난항을 겪었고 마침내는 거울의 빛이 불을 내지는 못했지만 일시적으로 눈을 멀게 했다며 원래 아르키메데스의 목표는 그게 아니었나 하는 결론을 내며 실험을 마쳤다.
물론 정박해 있는 적 함선을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기습하면 가능하긴 하다. 그러나 적 함선이 종횡무진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면 격침은 고사하고 조준부터 불가능하다.
호기심천국의 실험에서는 수십명이 동시에 표적에 거울을 대지 못하는 이유를 자기 거울의 빛이 어느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파악하곤, 거울에 순번을 매겨 1번이 표적에 빛을 맞추면 2번이, 그 뒤에 3번이… 하는 식으로 해결했다. 물론 시간은 드럽게 오래걸리지만 성공. 당연한 얘기지만 실제 표적은 움직이므로 움직일때마다 이 짓을 해야하니 현실성은 없는 이야기다. 그리고 멀리 있는 곳에 비추는 빛은 조금만 각도가 틀어져도 엄청나게 먼 곳으로 가버린다. 고정된 물체를 조준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텐데 움직이는 물체에 계속 조준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다만 위의 분석에서는 배의 선체에 불을 붙이는 것으로 가정했다는 약점이 있다. 배를 태웠다고 해도 돛이라거나 기타 배에서 더 불이 붙기 쉬운 물질로 된 부분을 노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ythbusters에서도 돛을 노려봤으나 돛은 흰색이라 빛을 반사하고, 계속 움직이므로 초점을 맞출 수가 없어서 불을 붙이는게 불가능했다. 혹은 일시적으로 눈을 멀게 하는 목적이었는데 옷 등에 불이 붙었거나 기타등등의 여러 가능성이 있으므로, 불을 붙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애초에 이런 실험에서는 대충만든 모형을 썼을뿐이지만 목선시대의 수많은 전사를 살펴보면 온갖 사소한 이유로 화재가 일어난 경우가 많았기에 충분히 가능했을것이다. 당시 목선은 뜨거운 햇살에 바짝 목재가 말라있었으며 방수재,밧줄같은 온갖 불쏘시개에 페인트까지 발라져있어 자그마한 불똥으로도 화재로 번지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반론이 '아르키메데스의 거울이 효율적인 병기다'를 보강해주지는 못하는 것이. 우선 호기심 천국이나 Mythbusters 모두, '한 척의, 정지되어 있는 배'를 상대로 실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Mythbusters 팀은 수많은 청동 거울을 모아 약간의 그을음과 연기를 낸 후에, '한 척의 배를 상대로도 이만큼이나 비효율적이고 오래 걸리는데, 수많은 배를 상대로는 불을 붙이는 게 가능했을까?' 라고 의문을 표했다. 또 중요한 것은 로마 함대는 시라쿠사 근처 바다에 배를 정지시켜놓고 야유회를 나온 게 아니라, 시라쿠사에 상륙하고 점령하기 위해 기동중이었다는 것이다. 즉 수십, 수백 척의 함선들은 지속적으로 이동했을 것이며 아르키메데스의 거울은 지속적으로 움직여서 표적을 겨냥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다. 단 한 척의 정지된 배에 초점을 맞추기도 어려웠는데, 수십 척의 '''움직이는 배'''에 제대로 초점을 맞추는게 가능했을까?
게다가, 아르키메데스의 거울은 무기의 원동력이 '태양빛'에서 나오므로, 그 태양빛이 약하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Mythbusters 팀은 맑은 날씨를 골라 실험했음에도 불구하고 햇빛이 가장 강한 시기였던 오후 2~3시가 지나가자 '햇빛이 점점 약해지기 시작해서 더 이상 실험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실험을 중단하였다. 게다가 날씨가 흐려졌다던가, 아예 멀찍이 대기하다가 해가 지기 시작할 때 상륙한다던가, 아예 밤에 상륙한다던가 해버리면 아르키메데스의 거울은 고철덩이가 될 수밖에 없다. 병기로서도 지극히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Mythbusters 팀은 아예 역사학적으로도 아르키메데스의 거울이 후대의 도시전설이라고 쐐기를 박아버렸는데, 아르키메데스와 시라쿠사 상륙전을 다루는 고대 문헌들을 죄다 조사했더니, 아르키메데스가 '거울 무기'를 사용했다는 저술은 서기 2세기 경에나 등장하고, 그 이전에 쓰여진 역사적 문헌들에는 아르키메데스가 거울 무기를 사용했다는 언급이 전혀 없어서, 이들은 '후대의 도시전설에서 나온 창작이 분명하다'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그들은 여담 삼아 남겨진 문헌들을 토대로 아르키메데스가 실제로 설계했을 법한 무기들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서 발리스타식의 병기[2]를 만들어서 불화살을 쏴 날렸는데, 실험팀이 이 발리스타로 불화살을 쐈을 때는 단번에 그 배에 불이 붙었다.

3.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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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90년대 MBC에서 방학특선으로 심심할 때마다 틀었던 태양소년 에스테반에 등장하는 아티팩트 중에서 거울돛을 지닌 전함 "솔라리스"가 등장하는데 햇빛을 반사시켜 적함을 불태우거나 적의 요새를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등장한다.
기동전사 건담시리즈에는 이 병기를 우주구 급으로 확대시킨 결전병기솔라 시스템이 등장한다. 솔라 시스템은 엄청난 물량의 거울을 동원하고 조준은 기계에 맡겨서 움직이지 않는 우주요새에 사용함으로써 위에 언급된 아르키메데스의 거울의 단점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화성 테라포밍 계획중에 우주에 거울을 띄워 태양광으로 극점의 얼음을 녹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유레카[3] 에서는 주인공 스파르타 사람 다밋포스가 사용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불이 붙기 쉬운 로마군 함선의 돛을 주로 공격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현실성이 있다. 함선 함체도 검게 칠해진 부분을 노리는 것으로 나오며 그나마도 돛에 비해 훨씬 불이 늦게 붙는 장면을 그리는 등 과학적 사실을 충실히 반영한다.
Fate/EXTELLA의 등장 서번트인 아르키메데스의 보구. '''모이거라 짚이여, 달처럼 불타올라라 - 카토프트론 카토프레곤 (集いし藁、月のように燃え尽きよ(カトプトロン カトプレゴン / Κατόπτρων Κατω φλέγον)''' 는 당시 기술력으로 재현 불가능한 가정상의 도구라는걸 역으로 파고들어, 사실 태양빛뿐만 아니라 주변의 대원(大原)(마나을 빨아들여 열선으로 발사하는 마술예장이었다! 라는 방식으로 고증오류를 피해갔다.
여담으로 현대에는 커튼 월이라는 표면을 유리로 덮어버리는 건축양식과, 기기묘묘한 곡선이라는 현대 건축의 구조가 겹쳐서 정신차려보면 길거리에 아르키메데스의 거울이 깔려버리는 광경이 종종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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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로마의 부흥 Syracuse 캠페인에서 Mirror Tower가 등장하여 아군(로마)의 배를 부숴버린다.

[1] 하지만 청동 거울을 쓴 쪽도 어느정도 그을리거나 하는 데는 성공했다.[2] 활시위가 돼지 창자였다...[3] 기생수, 히스토리에로 유명한 이와아키 히토시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