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녹서
1. 개요
성경의 제2경전 중 하나.
노아의 조상인 에녹이 승천해서 본 환상을 기록한 것이다. 에녹이라는 인물은 성경 창세기의 등장인물로,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 죽지 않고 그리스도교의 천국으로 바로 올라갔다고 나온다. 참고로 성서에서 이런 식으로 죽지 않은 채로 천국에 받아들여졌다고 묘사되는 것은 구약에서는 에녹 외에는 대예언자 엘리야, 신약에서는 사도 바오로의 설교에 나오는 천국을 다녀온 사람(코린토 2서 12장 4절), 그리고 사도행전 중간에 나오는 전도자 필리포스도 하느님의 힘에 의해서 순식간에 공중으로 채여 사라졌다는 신비 언급이 있으며, 가톨릭 교리 전승 한정으로 성모 마리아가 있다.[2][3] 에녹은 생전에도 천국을 왕래했는데, 그 때 본 것을 기록한 게 이 책의 내용. 위경 중에서도 특히 신비주의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기원전 3-1세기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저자 미상의 문서로서, 여러 단편들을 모아 짜깁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이다.
에녹1, 2, 3서는 비슷한 단편의 내용을 가지고 각기 다른 공동체에서 형성된 것으로 보이며, 상호 중복되는 내용도 있고 다른 내용도 있지만 에녹 1서를 제외하면 파편적으로 남아 있어서 완전한 내용을 알기는 힘들다. 그래서 보통 에녹서라고 하면 '에녹 1서'를 의미한다.
2. 상세
2.1. 에녹 1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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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하라어 에녹서의 일부. 에티오피아어 에녹서라고도 한다.
그리스도의 재림과 장차올 심판에 대하여 노아와 에녹에게 임했던 묵시를 기록한 책으로, 신약성경에서처럼 메시아를 '사람의 아들', '선택된 자'라고 칭하고, 메시아로 인해 '새 하늘과 새 땅'이 도래하리라 이야기한다.ቃለ በረከት ዘሄኖክ ዘከመ ባረከ ኅሩያነ ወጻድቃነ እለ ሀለዉ ይኩኑ
በዕለተ፡ ምንዳቤ፡ ለአሰስሎ፡ ኵሉ፡ እኩያን፡ ወረሲዓ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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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악인과 경건하지 못한 자들이 추방되는 환난의 날, 그때 남아있도록 정해져 있는
즉, 택함을 받은 사람들과 의로운 사람들을 축복한 에녹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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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녹서 1장 1절[4]
로마 제국에서 공인되기 이전의 고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널리 퍼졌고, 특별한 의심 없이 읽는 문헌이었던 듯하다. 이는 신약 성서 유다서에 에녹서에서 인용한 발언이 나타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비칼케돈계 오리엔트 정교회 중 에티오피아 테와히도 정교회[5] 는 에녹서를 정경으로 인정했다. 유대교 중에는 베타 이스라엘이 에녹서를 정경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주요 교회에서 에녹서를 위경으로 지정한 이후, 유럽 세계에서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잊혀졌다가, 근세에 들어서 에티오피아 테와히도 정교회에서 보존한 에녹서를 '재발견'했다. 현재 남아있는 사본들도 전부 에티오피아어로 쓰인 것들이다.
한국어 번역 전문을 수록한 블로그 포스팅도 있다.
영어 번역 전문
2.2. 에녹 2서
에녹 2서 (그리스어 위키백과)
일명 "슬라브어 에녹서" 혹은 "에녹의 비밀 문서"로 알려져 있다. 저작 연대는 기원전 30년 이후로 추정되고 있다. 슬라브어 사본만이 발견되었으나, 콥틱어 일부 사본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초대교회에서 널리 인용된 흔적이 있으며, 내용은 에녹 일서와 비슷하나 문체나 서술에서 차이가 있다.
2.3. 에녹 3서
기원후 2세기쯤 쓰여진 서적으로, 저자는 메르카바 계통 신앙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랍비 이스마엘이라는 사람이다. 내용은 에녹1서와 일치하는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어 같은 계통으로 추정된다.
3. 여담
신약성경 유다서가 에녹서 1장 9절을 인용했다. 실제로 정경·위경 구분이 딱딱 정해져 있지 않던 초대교회 시절, 에녹서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널리 읽혔다. 개신교와 가톨릭의 성경에서는 주석을 통해 유다서 1장 14~15절이 에녹서의 인용임을 알린다.
에녹서의 원문인 에티오피아어나 그리스어 등에서 번역한 한글 번역서는 없고, 영문에서 번역한 에녹1서가 성인당에서 출판한 외경위경전서의 제4권에 수록된 적이 있으나 절판되었다. 그 외 이동진이 편역한 "제2의 성서 구약편"에 에녹서의 적은 일부가 영문에서 번역되어 수록되어 있다. 모두 원문에서 번역한 것이 아니라 영어에서 번역된 중역이다.
게임 엘 샤다이는 에녹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4. 참고 문헌
에녹서 (히브리어 위키백과)
에녹 1서 (히브리어 위키백과)
에녹서 (종교학대사전)
에녹서 (가톨릭에 관한 모든 것)
에녹서 (영어 위키백과)
[1] 에티오피아 테와히도 정교회는 에즈라와 느헤미야가 합쳐진 책을 사용한다.[2] 예수 그리스도의 경우, 하느님에 의해 들어올려진 것이 아닌 스스로 하늘로 올라간(Ascension) 것이라 별개로 친다.)[3] 가톨릭 한정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 것이, 콥트교와 같은 일부 동방 기독교파에도 성모승천 성화와 함께 성모승천 전승은 전래되고 있다. 위경인 성모 승천기 중에도 콥트어 성모승천기가 존재한다. 정교회의 경우에는 좀 애매한 것이, 일단 공식적으로는 성모승천을 인정하지는 않는데, 성모 마리아가 지상에서의 시간이 다하자 안식에 들어갔는데, 결국 영원한 죽음과 육신의 부패를 당하지 않았으며, 그 육신과 영혼은 이 세상이 아닌 천국으로 옮겨졌다는 것은 가톨릭과 동일하다. 다만 가톨릭에서 "그게 승천이 아니면 뭐냐?"고 물어보면 "그걸 왜 '승천'이라는 말로 구체화시키느냐?"고 반문한다. 무엇보다 성모 승천을 전승으로라도 유지하고 있는 사도전승 교파들은 많지만 이것을 구체적으로 교의화한 교파는 가톨릭이 거의 유일하다.[4] 에티오피아 테와히도 정교회는 에녹서가 에녹이 성령의 영감을 받아 직접 기록한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인간의 문자로 쓰인 에녹서 1장 1절을 인류 역사상 첫 번째이자 가장 오래된 문장으로 믿는다.[5] 에티오피아 테와히도 정교회에서 분리된 에리트레아 테와히도 정교회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