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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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旺角卡門'''/'''As Tears Go By'''
1. 소개
2. 줄거리
3. 흥행 및 평가
4. 결말
5. 한국판 성우진(KBS)


1. 소개


'''왕가위의 감독 데뷔작.'''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 주연.
원제는 '''왕각가문(旺角卡門)'''이다. 한국어로 풀자면 '''몽콕의 카르멘'''. 몽콕은 홍콩의 왕각(旺角)구의 광동어 발음이며[1], 가문(卡門)[2]은 '카르멘(Carmen)'을 음차한 단어다.< 열혈남아(熱血男兒)>라는 제목은 대만에서 개봉 당시 지어진 제목이며 대만 상영 버전이 한국에 개봉 및 비디오로 발매됐다. 여담으로 일본에서는 <지금 껴안고 싶다>(…), 영어판은 <As Tears Go By>[3]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즉 국가별로 다 제목이 다르다.
1988년작으로, 한국에서는 1989년 10월 14일에 개봉했다. 우습게도 개봉 당시 한국 영화 월간지 로드쇼에선 원제목을 <몽콕하문>(?)으로 표기했다...
1988년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었다. 왕가위는 데뷔 때부터 칸의 주목을 받았던 셈이다.

2. 줄거리


13살에 사람을 죽인 바 있는 건달 아화(유덕화). 하지만 뒷세계에서 하루하루 그냥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러던 어느날, 지인의 소개로 란타우 섬에서 온 여인 아오(장만옥)를 만나게 된다. 그녀와 같이 지내면서 점차 그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런 와중에 철없는 건달세계 막내인 의붓아우 우잉(장학우)이 벌이는 온갖 문제로 시달리게 되는데...

3. 흥행 및 평가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홍콩에서 그럭저럭 흥행했다. 한국에선 서울관객 2만명에 그쳐 성공하지 못했으나 대하비디오라는 곳에서 낸 비디오를 비롯하여 2차 판권시장에선 꽤 흥행했다. 이런 가운데, 2012년 3월, KBS1 명화극장에서 더빙 방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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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봉 당시의 포스터. 이것만 보면 영웅본색 아류작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다르다. 화려한 총격전 같은 것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 전까지는 전혀 나오지 않으며[4], 선글라스트렌치 코트를 걸친 간지남들이 성냥개비와 돈 담배를 물고 무한탄창으로 총격을 남발하는 홍콩 느와르의 클리셰와는 달리, 모든 격투 장면은 질척거릴 정도로 허접한 개싸움에 가깝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삼합회 조직은 거대한 범죄 기업의 최상층이 아니라 그냥 몽콕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의 뒤를 봐주고 돈을 뜯는 거리 폭력배들이며, 영화의 주인공들은 당시까지만 해도 홍콩에서 촌동네였던 티우갱랭(아화/우잉), 란타우 섬(아오)[5] 출신으로, 홍콩의 부도심에 해당하는 몽콕에서 자리를 잡고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사람들이다. 물론 아화, 우잉은 그 방법이 조직폭력이지만...
한 마디로, 열혈남아는 기존의 홍콩 느와르스러운 주제와 구성, 분위기를 적절히 가져가되, 리얼리즘의 요소를 섞고, 거기에 왕가위 특유의 감각적인 색감과 화면구성[6], 핸드헬드 촬영, 슬로우 모션, 스텝프린팅 기법을 가미하여 독특한 느낌을 잘 살린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무간도 시리즈의 감독이 되는 유위강 또한 이 영화를 시작으로 크리스토퍼 도일과 더불어 왕가위 영화 다수에서 촬영감독을 맡게 된다.
호평을 받으며 흥행 측면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거둔 왕가위는 제작자이자 후원자인 등광영의 전폭적인 지원과 위임을 받아 장국영, 장만옥, 유가령, 유덕화, 장학우, 양조위 등 당시 홍콩영화계의 스타들을 모조리 캐스팅하여 차기작인 <아비정전>을 만들지만 이 영화는 등광영, 그리고 전형적인 홍콩 느와르에 익숙한 대중의 기대와는 너무나 다른 것이었고, 결국 쫄딱 망하고 만다.(…) 자세한 내용은 아비정전 항목 참고.

4. 결말



영화는 홍콩판과 대만판이 있는데, 언어의 차이[7]를 제외하면 다른 부분은 다 똑같지만, 결말이 조금 다르다. 정확히 말하면 대만판 엔딩은 홍콩판 엔딩에 아주 약간의 후일담을 가미하고, 배경음악을 바꾸었다.
왕가위 감독이 의도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판에서는 우잉이 경찰 증인이 된 조직원을 죽이려고 M1911를 난사하다가 경찰들의 총에 맞아 쓰러지고 그를 돕기 위해 난입한 아화가 증인을 쏴 죽인 후 경찰의 총에 목을 맞고 쓰러지면서 그대로 영화가 끝난다. 아화의 생사에 대해 가타부타 설명은 없지만, 비장한 분위기로 미루어 보면 아화와 우잉 둘 다 사망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반면 대만판에서는 아화가 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장면까지는 홍콩판과 동일하나, 이후 아화가 살아남아 구치소에서 죄값을 치르게 되며, 아오가 구치소로 면회를 다녀오며 슬퍼하는 시퀀스가 추가되었다. 이 때 아오가 아화에게 오렌지를 까 주는데, 아화가 제대로 받아먹지 못하고 흘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아화가 총격의 후유증으로 장애를 갖게 되었음이 암시되는 부분이다. 또한 이 장면에서 등장인물의 대사 대신 대만 가수 왕걸이 부른 노래(망료니, 망료아)가 삽입되었다. 1980년대 당시 한국 개봉판 및 이후 나온 비디오판은 대만판을 기준으로 수입했기 때문에, 엔딩도 아화가 살아남는 대만판을 따라갔다.
홍콩판에는 영화 중간에는 홍콩 가수 임억련(林憶蓮)이 부른 광동어곡 <격정(激情)[8]>이 수록되어있고, 엔딩곡으로는 유덕화가 부른 광동어곡 <치심착부(痴心錯付)>가 실려있다. 반면 표준 중국어로 더빙된 대만판에는 왕걸과 엽환이 부른 <니시아흉구영원적통(你是我胸口永遠的痛)>이 영화의 주제곡으로, 엔딩곡으로는 상술되었듯 왕걸이 부른 <망료니, 망료아(忘了你, 忘了我)>가 실려있다. 대만판은 당시 대만에서 슈퍼스타로 떠오른 왕걸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왕걸 2집에 수록된 곡들로 삽입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에서도 1989년에 대만판으로 수입되었기에 1980년과 1990년대에 극장에서 열혈남아를 봤거나, 비디오로 영화 열혈남아를 보고 자란 홍콩영화 팬들을 비롯한 대중들은 왕걸이 부른 OST를 선호했고, 엔딩 또한 대만판 엔딩(대하비디오판 한글 자막)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 엔딩곡 망료니, 망료아는 대만판 엔딩의 분위기와 감성을 그대로 드러낸 노래이기에 이것을 듣고 왕걸의 팬이 된 한국인들이 매우 많았다.
그러나 왕가위 감독이 홍콩판 엔딩을 더 선호하였기에 광매체 시대의 DVD와 블루레이는 모두 홍콩판 엔딩과 홍콩판 OST로 발매되었고, 대만판 엔딩은 서플먼트로도 실리지 않게 된다. 비디오로 영화 열혈남아를 보았던 영화팬들 중 다수는 (혹은 비디오로 본 대만판이 더 익숙하던 영화팬들은) 1980년대 발매된 비디오 외에는 왕걸이 부른 <니시아흉구영원적통>과 <망료니, 망료아>를 들을 수 없다고 서운해하였으며, 무엇보다 <망료니, 망료아>가 흘러나오는 대만판 엔딩 특유의 추억을 뺏어갔다고 분개하였다. 또한 공중전화 키스신 등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장면에서 <니시아흉구영원적통>대신 <격정>이 흘러나오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망료니, 망료아>나 <니시아흉구영원적통>은 한국에 개봉했던 역대 홍콩 영화 OST 중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노래들인데다가 수록된 노래 때문이라도 홍콩판보다 대만판을 선호하는 매니아들도 있을 정도였으나, 결국 현재까지도 대만판 엔딩을 보려면 저화질의 비디오판을 볼 수 밖에 없다. 그나마 OST는 광매체에서 음성을 표준중국어(만다린)으로 바꾸면 <니시아흉구영원적통>과 <망료니, 망료아>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위안거리이다. 2012년에 TV 방영된 한국어 더빙판조차도 홍콩판 엔딩이라, 혹시나 하고 지상파로 이 영화를 다시 보던 이들은 또 실망했다.
물론 결말의 비장함과 영화 자체의 완결성에 중점을 두어 따지면, 2000년대 초반 한국 발라드 뮤직비디오가 연상되는 대만판 엔딩보다는 깔끔한 비극으로 끝맺는 홍콩판 엔딩이 압도적이다. 이 때문에 홍콩판 엔딩을 대만판 엔딩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5. 한국판 성우진(KBS)


  • 홍시호 - 아화(阿華)(유덕화)
  • 송도영 - 아오(阿娥)(장만옥)
  • 김일 - 우잉(蒼蠅)(장학우)[9]
  • 위훈 - 토니(Tony)(만자량)
  • 이윤선 - 큰 형님(임교)
  • 이진화 - 와세의 장모(허분) / 우잉의 엄마(진혜현) / 아화의 숙모
  • 조진숙 - 마벨(황앵)
  • 박영재 - 토니의 부하(왕검풍)
  • 이병용 - 불량배(진지휘)
  • 이문희 - 와세(황민)
  • 임정길 - 와세의 장인(방강휘) / 아오의 애인(장숙평) / 경찰 무전
  • 김소희 - 아오의 이웃(진문호)
  • 우리말 연출 : 이원희 PD(KBS 미디어)

[1] 북경어로는 왕자오.[2] 卡門을 한국어로 '잡문'으로 표기한 사이트가 많으나, '가문'이라고 읽는 것이 맞다. 卡는 '잡'이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지만, 카드, 칼로리를 비롯한 외래 단어들의 음차자로 쓰일때는 '가'로 읽어야 한다.[3] 동명의 롤링스톤즈 곡이 있다.[4] 사실 이 최후반부의 총격 장면도 전혀 화려하지 않다.[5] 란타우는 이후 홍콩 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 홍콩의 신도시로 발전하지만, 그것은 1998년 이후의 이야기이다.[6] 이 때부터 왕가위와 호흡을 맞추며 왕가위 영화의 미장센을 담당한 미술감독 장숙평은 본 영화에서 장만옥이 고향으로 돌아가 잠시 만나는 의사 역할로 등장한다.[7] 홍콩판은 광동어, 대만판은 표준중국어[8] 영화 탑건에 사용되었던 Berlin의 <Take My Breath Away>의 번안곡[9] 초록창을 비롯한 일부 사이트에서는 배역 이름란에 유덕화는 '소화', 장만옥은 '아화', 장학우는 '창파'라고 기록되어있다. 蒼蠅(창승)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화권에서 '파리(곤충)'의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이므로, 서구권에서는 '파리(Fly)'로 소개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