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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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세밀화에서 묘사된, 설교하는 예수
1. 개요
이슬람에서의 예수는 이사 이븐 마르얌(عيسى ابن مريم / ʿĪsā ibn Maryam, '마리아의 아들 예수') 혹은 이사 알마시흐(عيسى المسيح / Īsā al-Masīḥ, '구세주 예수')라 불리며, 24번째(마지막 예언자 이전 최후)의 신성을 가지지 않은, 하나님이 아닌, 하나님의 아들도 아닌 인간인 위대한 예언자로 묘사된다. 이슬람에서 예수는 무함마드와 같은 급의 위대한 예언자로 존경 받는다. 뿐만 아니라 심판의 날에 내려오는 존재로 여겨진다.
2. 기독교와의 차이점
가장 큰 차이점은 예수에 대한 입장이 '하나님의 아들'과 '''25명의 예언자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슬람에서는 '''예수의 신성을 부정한다'''. 이슬람에 의하면 하나님에게는[1] '''부모도 아들도 없고 딸도 없다'''고 한다.[2]
그래서 기독교에서 예수는 다른 선지자들과 차별화된 보다 특별한 존재지만 이슬람교에서 예수는 모세, 무함마드와 같이 하나님이 인류에 내린 한 명의 위대한 선지자일 뿐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렇기에 이슬람교의 입장에서 예수는 한 사람으로서 무한히 신성한 존재가 아니다. 정확히는 이슬람에서는 하나님 이외에 그 누구도 신성을 가지지 못한다. 무함마드나 예수가 인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예언자인 건 맞지만 그들은 모두와 같이 생로병사가 있는 인간이며, 그 이상은 될 수 없다. 이슬람교에서 무함마드를 '숭배'하는 것은 엄연히 금지되며 무함마드 본인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하나님은 아버지도 아들도 없이 홀로 계신 분이다. 즉, 예언자건 누구건 간에 아들이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이자 하느님이라는 개념을 인정하지 않으며 성령은 하느님 자체가 아니라 단순히 하느님이 부리는 능력이자 힘인 것으로 인식한다. 즉 '''삼위일체론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었다는 것도 믿지 않는다. 자세한 사정은 나오지 않지만, 쿠란에서 '''자비로운 하나님은 예수가 불신자에게 고통 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십자가의 수난은 그저 인간들의 눈에 그렇게 보였을 뿐이며, 십자가에 매달린 것은 예수가 아니라 배신자 이스카리옷 유다라고 나온다. 애초에 죽은 게 아니라, 하나님이 예수가 죽은 것처럼 사람들을 속인 뒤 예수를 하늘로 끌어올려주었기 때문에 인정된다. 예수는 현재 하나님의 곁에 있으며 심판의 날에 다시 내려올 것이다. 즉 예수도 인간인 만큼 일단 죽으면 다시 부활할 수 없는 건 여느 인간과 같지만, 애초에 죽은 적이 없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의 행적과 기적 등은 예언자의 하나로서 모두 인정된다. 병자를 치료하거나 장애를 고치는 등 예수가 한 기적들은 기독교의 시각과 같다. 그러나 이것은 예수 자신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이며, 근본적으로 하나님이 한 것이다. 예수는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예언자로서 하나님의 기적을 행한 것이다.
이슬람교에 대한 무지로 인해 이슬람이 기독교의 적이니 예수를 싫어할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연대기와 행적, 기적 등은 기독교와 같지만, 몇 가지 결정적인 시각차가 있을 뿐, 이슬람교와 기독교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로 뿌리가 같다. 그래서 무슬림도 예수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예언자를 총 25명으로 보고 있는데 예수는 그 중 '''24번째 예언자'''이고 무함마드가 마지막인 25번째 예언자이다. 이슬람에서는 하나님이 예언자 25명을 세상에 내보냈는데 그 중 중요한 예언자가 모세[3] , 예수, 무함마드 이렇게 셋이라고 가르친다. 무슬림들 중에 종종 '이사(عيسى, /ʕiːsɑ/)'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이슬람권에서 예수를 일컫는 이름이다.
무슬림들이 생각하는 예수나 성모 마리아에 대한 이미지가 어떤지 더 알려면 이 영화도 한번 참고하자.(한글 자막 있음). 다만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처럼 약간 반유대인 감정이 섞인 것 같으니 주의.
3. 기독교의 영향
몇몇 사람들의 주장에 의하면, 이슬람의 탄생의 배후에 네스토리우스교의 예수 이해가 내포되어있을 수 있다고 한다. 네스토리우스교는 예수 안의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이 엄격히 구분된다고 주장한다. 제도교회의 핍박으로 동쪽으로 쭉 도피한 네스토리우스 교회들은 파르티아 지방으로 흩어지면서 8세기 초 이슬람 세력이 북상할 무렵 중요 도시에 발판을 마련하고 아랍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학교와 수도원이 결합된 제도로서 흩어져 있던 네스토리우스 신자들에게 어려운 환경에도 생존할 수 있는 지식과 신앙심을 부여하고 공동체적 연대의식을 가지게 해 주었다.
만약 정말로 이슬람에 네스토리우스교의 예수 이해가 반영된 것이라면, 무함마드가 어린 시절 어느 늙은 수도자에게서 예수 이야기와 천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매우 심취했었다는 일화가 있는데, 이 일화에서의 수도자가 네스토리우스교의 수도자일 수도 있게 된다.
예수와 신을 분리해서 본 아리우스파와도 매우 유사하다. 카르타고는 이집트와 시리아보다 무슬림에게 늦게 정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가 흔적 없이 사라졌다.[4] 바로 카르타고가 위치한 이프리키야가 아리우스파를 신봉한 반달 왕국의 영향으로 아리우스파들의 집산지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다른 충돌 없이 빠른 개종이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반면 이집트와 시리아는 이슬람의 박해가 극심한 지금까지도 비칼케돈 합성론 기독교의 근거지다.[5]
[1] 한국의 이슬람교에서는 자신들의 신을 ‘하나님’이라고 말한다.[2] 부모와 아들은 기독교를 저격한 것이고, 딸은 아랍의 전통 다신교를 저격한 것이다. 전통 셈족 다신교에선 알라(여기서 알라는 현재 이슬람의 알라가 아니라 아랍어로 'The god'을 말하는 보통명사, 이 시기에는 태양신이었다)에게 세 딸이 있는데 알라가 이 세 딸(여신)을 사랑한다고 믿어 이슬람 이전 고대 아랍인들은 이 세 여신을 숭배했다.[3] 모세는 14번째 예언자이다. 실제로 무함마드가 꿈에서 모세를 만나, 하루에 몇 번 기도하는 것이 좋을지 상담하는 이야기가 나온다.[4] 오늘날 튀니지에는 극소수나마 기독교 신자들이 남아있는데 바로 프랑스 식민지배의 영향이다.[5]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14세기까지, 길게는 15세기 말까지 튀니지에 기독교가 남아있었다고 한다. 14세기면 콥트교 다수 국가였던 이집트에서 처음으로 콥트교가 이슬람에게 다수를 허용한 시기이다. 튀니지에서도 기독교가 상당히 오래 버텼다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