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피 사건
1. 개요
'''Corrupted Blood incident'''
'''오염된 피 사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북미 서버에서 일어났던 거대 오염된 피 전염사건. 2005년 9월 13일에 처음 발생했다.
2. 사건의 발생 원인
1.7 패치에서 새로 등장한 레이드 던전 '줄구룹(Zul'Gurub)'의 마지막 우두머리, 혈신 학카르는 '오염된 피(Corrupted Blood)'라는 능력을 사용했다. 이 디버프에 걸리면 자신은 지속적으로 250~300의 피해를 입고 주변에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오염된 피를 전염시켰다. 오리지널 시절 만렙(60렙) 캐릭터들의 체력이 보통 2000~5000대였던지라 상당히 강력한 능력.
플레이어는 이 능력을 제거할 수 없고, 학카르가 사용하는 '피의 착취'를 맞으면 오염된 피를 빨아들여 디버프를 제거하는 형식이었다. 오염된 피는 플레이어에게 나쁜 효과를 주는 디버프이기는 하지만 주기적으로 학카르가 플레이어의 생명력을 흡수하기 전에 일부러 이 디버프에 걸린 다음 학카르에게 흡수시켜 버리면 공대원도 생존하고 학카르의 HP도 깎을 수 있는 공략법이었던 것이다.
보다시피 전염병이라는 이름 답게 주변 캐릭터(플레이어 등)에게 옮기는 특성이 있지만, 당연히 던전용 디버프인 만큼 줄구룹을 나가면 자동으로 없어지게 되어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시스템에 구멍이 있었다는 것.''' 펫을 사용하는 사냥꾼들이 던전 내에서 이 디버프에 걸린 펫을 소환해제한 후 줄구룹을 나가 던전 밖에서 재소환할 경우 '''디버프가 유지된 채로 소환이 된 것이다.''' 그리고 당시로선 정신나간 피해를 입히는 디버프가 대도시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감염되었다.
3. 사건의 진행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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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 경로: 학카르(바이러스 원천)→ 사냥꾼, 사냥꾼의 펫(1차 전염자)→ '''대도시의 NPC(보균자)'''→ 일반적인 유저, 일반적인 유저의 펫, 다른 마을의 NPC(2차 전염자)→ 체력이 적은 유저, 초보자, 체력이 적은 유저나 초보자의 펫(3차 전염자)
처음 감염된 것은 NPC들이었다. NPC는 전투상태가 아니면 생명력이 지속적으로 회복되는지라 이 디버프(이하 병)에 걸려도 죽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이 병을 가진 상태가 되었고 무한히 병을 퍼트리는, 즉 슈퍼전파자 역할을 하게 되었다. 가뜩이나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대도시인데 NPC 근처를 '''지나가기만 해도 병이 옮기 때문에''' 뭣도 모르고 대도시로 찾아온 다른 유저들이 대거 감염되고, 체력이 낮은 유저나 초보자들에게는 특히 치명적이라 감염되는 족족 영문도 모른 채 죽어나갔다. 거기다가 병에 걸린 몇몇 유저들은 자신이 병에 걸린 줄도 모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병은 다른 마을 NPC들과 유저들, 펫들에게까지 계속 퍼져나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레이어들은 저마다 다양하게 행동했다. 치유 스킬을 가진 일부 플레이어(힐러)들은 자원해서 감염된 플레이어들을 치료했고(이하 의사)[1] 다른 플레이어들은 '''아예 민병대를 구성해''' 위험 지역을 피하도록 감염되지 않은 플레이어를 미감염 구역으로 유도했다.(이하 민병대) 또한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대도시를 탈출하거나, 감염된 유저들을 도시 내에 격리시키는 등 '''실제 대규모 전염병 발생시 나타나는 행동'''들도 나타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감염자와 접촉한 치료, 격리 등을 하던 의사나 민병대도 감염되어 결국 감염자 수가 늘어나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한편 고의적으로 감염 구역을 탈출해 인근 마을들을 습격해 병을 확산시키거나, 일부러 감염 구역으로 미감염 유저들을 안내하거나, 민병대와 의사들의 눈을 피해 바이러스를 몸에 지닌 채 악의적으로 감염 구역 내에 미감염자와 미감염 구역에 병을 확산시키는 일부 유저들의 트롤링 때문에 사태는 점점 심각해졌다. 심지어 이때, 어떤 유저는 그냥 물약을 치료제, 백신이라고 속여 다른 유저들에게 팔아치우는 사기꾼 행각까지 벌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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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NPC가 죽어도 부활하는 숙주가 된데다 플레이어들은 어쩔수 없이 NPC와 접촉해야 했으므로 끝없이 오염된 피가 전염되었고 그 주위로 깔린 감염구역에는 사방팔방 해골이 널린 채로 병에 걸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플레이어들 때문에 그야말로 생지옥이 되었다. 병에 걸리지 않은 유저들과 의사, 민병대들은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다른 유저들의 대도시 출입을 통제하고 GM에게 통보했다. 그러나 사태파악을 위해 온 '''GM까지 감염되자''' 블리자드社가 심각하다고 판단, 서버를 리셋함으로써 사건은 가까스로 막을 내렸다.
4. 사건의 영향
이후 펫의 디버프 관련 사항[2] 이 패치되어 이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이 사건은 BBC 뉴스나 인터넷 포럼, 의학 저널에 '''"가상세계의 전염병 발발"''', '''"전염병의 실제적인 확산경로의 예"'''로서 실릴 정도로 유명해졌다. 심지어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전염병 연구에 참고하고자 블리자드에 당시의 통계 자료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단순한 게임상의 버그에 불과하다며 이 요청을 거부했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논문도 다수 작성되었다. 구글 스칼라 검색결과 130개 의학계 3대 저널 랜싯(The Lancet)誌에 게재될 정도.
이후 학카르의 공략은 오염된 피가 사라지고, 제단 밑에서 주기적으로 스폰되는 '학카르의 자손'이라는 천둥매를 죽이고 시체에서 피어오르는 독구름 안에서 일정 시간만 지속되는 디버프를 받으면 피의 착취로 학카르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5. 한국 서버의 유사사례
2005년 한국 서버에 줄구룹이 처음 들어왔을 때 학카르 자체는 패치된 상태로 들어와 문제가 없었지만, 시간이 흘러 2012년 1월 2일에 한국 서버에서도 비슷한 사건인 "타락 기생충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 아즈샤라 호드의 유라시아 공격대 마법사 자두[3] 가, 데스윙의 광기 영웅 난이도의 디버프 중 하나인 "타락 기생충" 디버프를 지닌 채로 오그리마에 창발적 테러를 한 것. 최초의 기생충은 디버프 형태로 대상에 적용되고, 그 디버프 시간이 지나면 기생충이 떨어져나와서 '''맵 전역'''에 피해를 입히는 광역 공격을 시도한다. 던전 안에서 공략을 위해서는 가능한 빨리 잡아야 하지만, 자기 일 하기 바쁜 대도시에서 옆에서 벌레 같은 게 보인다고 신경을 쓸 리가 없으니 모든 플레이어가 공격을 받았다.
랙으로 미어터지던 아즈호드의 오그리마는 뭣도 모른 채 순식간에 뼈다귀밭으로 변해버렸다. 광역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싶을 정도로 대도시 공중을 날아다니고 있던 플레이어까지 전멸해 버렸다.
고의성 여부 등 사건에 관한 자세한 전말은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블리자드에서 동년 1월 10일자 긴급수정으로 용의 영혼을 벗어나면 타락 기생충 효과가 사라지게 함으로써 1주일 만에 막혔다.
시체가 산을 이루는 오그리마를 크게 보기. 이유도 없이 죽어가는 플레이어들이 전챗 등으로 황당해하며 욕하고 있다.
6. 기타
게임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시각차가 담겨있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내 게임시간이 줄어들어 불편했기 때문에 안팎으로 유저들의 분노와 관리팀에 대한 비난+보상요구가 쇄도했지만, 미국에서 처음 발생했을땐 유저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일방적인 분노와 비난 일색이 아니었다.그냥 일시적인 서버 이벤트 정도로 알고 있던 유저들도 있었다고. 그리고, 그 난리통때문에 게임을 즐기지 못했음에도 그때 일어났던 일을 사회적·문화적인 연구대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게임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전에 한국에서도 바츠 해방전쟁과 같은 주요 사건들이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다. 화제의 중심이 문화적 기반인지, 아니면 사회적 기반인지 다르다고 보면 될 듯. 바츠 해방전쟁은 사냥터 점거와 현질화라는 돈 문제가 살짝 얽혀있어서 반응이 있기도 했었고. 물론 돈 내고 하는 게임인 만큼 콘텐츠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
유튜브나 네이버에서 게임 관련 사건을 소개하는 사람들이 지겹도록 우려 먹는 소재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영상이나 글 제목이 《게임 속 3대 사건》이라면 그 셋은 오염된 피 사건, 바츠 해방전쟁, 이브 온라인의 B-R5RB 전투[4] 일 확률이 99%다. 그래서 이런 걸 자주 찾아보는 사람들은 이런 영상을 보면 지겹다고 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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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스크린샷이 오염된 피 사건 당시 스샷이라고 업로드되는데, 오염된 피 사건 스샷은 아니다. 당장 왼쪽에만 봐도 리분 때 추가된 매머드 탈것이 보이는데 오리지널 시점일 리가... 판다렌의 시체가 있는 걸로 보아 판다리아의 안개 시점으로 보인다.
오랜 세월이 흘러 하스스톤에서 퍼져나가는 역병 카드의 텍스트 개그 및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말가니스의 반복대사로 짧게 언급이 되었다.
격전의 아제로스의 왕의 안식처의 여러 서판이나 울디르 벡티스의 설정에 반영되었다.
하스스톤 라스타칸의 대난투의 전설 영혼약탈자 학카르의 효과로 반영되었다.
테일즈위버에서도 2018년 8월 23일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다행히 빠르게 점검되어 사태가 커지지는 않았다.
아스가르드에서도 2018년 9월 12일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
하스스톤에서도 '학카르의 징표' 카드 뒷면을 얻는 이벤트가 열렸다. 이쪽은 그 카드 뒷면을 사용하는 플레이어와 대결하면 받을 수 있는 뒷면. 이 때문에 '''원래 사건과는 정반대로''' 너도 나도 뒷면을 끼고 커뮤니티 등지에서 배포해주는 훈훈한 광경이 포착되기도. 이쪽은 도리어 무한티켓에 가깝다.
후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확산됨에 따라 사건이 다시금 재조명되었다. 코로나에 걸린 감염자들의 행보가 오염된 피 사건에서 전염병에 걸린 유저가 행동하는 것과 '''매우 유사한 구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2월 초에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트롤링과 연결해 이 사건을 직접 언급한 사설이 국내에서 나오기도 했을 정도. 남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를 쓰는 유형[5] 과 평소처럼 외출을 하며 전국 일주를 행하는 감염자의 유형[6] ,가짜 약을 팔아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사기꾼까지 나타나는 등[7] , 가상현실에서 일어났던 오염된 피 사건이 단순히 게임 내 해프닝 정도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덕에 2020년 3월 11일 김현정의 뉴스쇼의 뒷이야기를 다루는 댓꿀쇼에서도 오염된 피 사건이 언급되었다.
7. 관련 문서
[1] 플레이어가 디버프를 풀 수 없었기 때문에 근본적인 감염의 치료는 '''절대 불가능했다.''' HP를 지속적으로 회복시켜줘서 죽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대증요법 및 연명치료.[2] 비슷한 장난으로는 남작 게돈의 살아있는 폭탄 등.[3] 하드코어 레이드 유저이자, 2010년도에 단 한 개를 빼고 현존하는 모든 업적을 달성하는 등 업적 게이로 유명했던 와우저. 당시 와우인벤에 인터뷰 기사가 뜨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 투기장 어뷰징과 이 테러 사건 등 여러가지 물의를 일으켰다.[4] FWST-8 전투가 이 기록을 깼는데도 계속 우려먹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5] 유명한 사례로 인천의 중국인관광객 가이드가 있다. 인후통과 두통, 발열증상을 느낀 이후로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위해 대중교통도 이용하지 않고 도보로 이동하였으며 처음 음성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조심하게 행동하였고 동선과 증세 등을 상세하게 기록해놓아 방역당국이 역학조사에 협조하였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23명의 접촉자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고 본인도 완치하여 일상속으로 되돌아갔다.[6] 한국에서만 해도 신천지 대구교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집단 감염 사건이 이 유형에 해당된다. 다만 이쪽은 교단 특유의 폐쇄주의가 트롤링으로 작용한것. 의도를 떠나서 그들의 행동이 전염병 확산이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7] 대표적인 경우가, 성능이 떨어지는 망사형 마스크나, 미신에 가까운 바이러스 퇴치 부적을 파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