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골
한자로는 모두 龍骨이다.
영어로 쓰면 킬(keel)이라고 해서 용과 직접 관련은 없다.
배의 척추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의 크기가 곧 배의 크기를 결정한다. 웬만한 선박은 어지간한 곳은 망가지더라도 어떻게든 수리해볼 가망이 있지만, 여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받았을 경우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 사람으로 따지면 척추가 박살난 것이나 마찬가지. 당연하겠지만 부러진 용골을 교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용골을 교체하려 뜯어내기도 힘들고, 어떻게어떻게 뜯어내면 그 순간 바로 배가 해체되기 때문.
현실에서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에 의해 항공모함으로 개장중이던 아마기급 순양전함 1번함 아마기가 관동 대지진에 의해 용골이 대파되어 수리불가 판정을 받아 폐기된 것을 들 수 있고,[1] 창작물에서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원피스의 고잉 메리 호가 워터 세븐에서 용골 손상으로 수리불가 판정을 받은 것을 들 수 있다.
예전에는 배의 재질이라고 해 봤자 전부 나무였기 때문에 용골로 쓸 수 있는 각재의 크기의 한계상 주로 긴 나무 축에 좌우로 갈비뼈를 붙이듯이 건조하는 형태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먼저 선저에 긴 용골을 설치한 뒤, 이 용골에 늑골과 뱃전을 붙이는 방식으로 선체를 만드는 것. 서양선뿐만 아니라, 중국 정크선이나 일본의 화선도 이러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선에는 주로 평탄한 형태의 저판(低板)을 만들고 그 위에 담 쌓듯이 배를 만들었다.(그리스 시대 트리에레스도 용골이 없이 나무를 쌓아가며 배를 만들었다)[2] 이러한 형태의 배는 선회력이 좋다는 장점(판옥선 같은 경우에는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했다!!)이 있지만, 대신 능파성이 떨어지며 조파저항으로 인한 속도 저하가 용골을 사용한 첨저선보다 크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한선의 경우 균형을 잡기 위해 선체 아래에 돌과 바닥짐을 적재해 밸러스트로 사용하고 키를 유달리 크고 길게 만들어 현대 요트의 센터보드의 역할을 하도록 했으며(한선 문서 참조), 정크선 중 한선과 구조가 비슷한 사선의 경우 배의 좌우에 별도의 날개 모양의 피수판을 달아 안정성을 높였다.
현대에는 주로 배 밑판을 금속을 이용해 통짜로 만들고, 그 위로 벽을 쌓듯이 배를 만든다. 선체 자체가 용골 역할을 하는 셈. 일부 외양선의 경우에는 흔들림을 막기 위해 아래로 길게 판 형태의 용골(센터보드)을 내리기도 하며, 특히 크기는 쥐톨만 하면서 대양으로 잘도 나가는 요트가 대부분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항해시대에는 '용골쓸기'(Keelhauling)라는 형벌이 있었는데, 밧줄에 매달고 바다에 던진 뒤 배에 밀착시키고 용골을 넘어서 반대쪽에서 끌어올리는 형벌이다. 배 밑에 붙은 따개비로 인해 상당한 고통 및 출혈이나 감염으로 거의 사망에 이르게 된다. 살인, 방화, 선상반란 등의 중죄를 저지른 선원을 처벌할때 쓰는 형벌이었다.
굳이 영어로 쓰자면 드래곤 본(dragon bone). 판타지에서도 드래곤 본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
유래는 이름 그대로 용. 오랜 옛날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땅 속에서 뭔 지 모를 뼈 같은 게 나오면 환상종인 동물의 뼈라고 착각했는데,[3] 대부분을 용의 뼈로 생각했다. 다만 서양 쪽의 경우 용을 악마의 화신으로 여겨 꺼렸던 반면 동양 측은 영험한 것으로 여겨 '''이걸 약재로서 쓴 것.''' 한마디로 '''돌을 갈아마셨단 소리다.'''
아무튼 그 실상을 보면 귀갑이나 뼈 화석을 한약재로 쓴다는 건데 땅 속에서 캐낸 오래 묵은 뼈라면 종류에 상관 없이 사용했다. 옛날엔 공룡 화석 등이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오늘날에는 아까운(?) 공룡 화석 대신 매머드 등 화석을 쓴다.
약효는 중진안신으로, 흥분을 가라앉히는 용도. 화석이 된 뼈이므로 주성분은 CaCO3(탄산칼슘)으로 칼슘 자체가 신경전달물질로서 사람의 흥분을 억제하고 신경의 안정을 돕긴 하지만 먹어서 효능을 보기에는 상당히 어렵다.
갑골문을 발견하기 전, 당시 갑골을 당대 사람들은 용골로 취급해 한약재로 썼다. 19세기 후반, 갑골문이 조금씩 나타나면서 당대의 학자들도 이것이 고대 문자인 것은 알았으나 정확히 어느 시대에 쓰여졌는지, 무슨 의미를 함유하고 있는지 알지 못 했다. 그러다가 아픈 친구를 위해 약을 짓던 청나라조의 학자 유악(劉鶚, 1857~1909)은 갑골에 이상한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그는 뼛조각을 모아 새겨진 글자를 연구하였다. 놀랍게도 글자는 지금부터 3천 년도 더 옛날인 은나라 때의 것이다. 자칫 오해로 문화 유산이 사라질 뻔 한 사례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등과 맥락을 같이 한다.
1. 선박의 선수에서부터 선미까지를 지탱하는 중심축
영어로 쓰면 킬(keel)이라고 해서 용과 직접 관련은 없다.
배의 척추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의 크기가 곧 배의 크기를 결정한다. 웬만한 선박은 어지간한 곳은 망가지더라도 어떻게든 수리해볼 가망이 있지만, 여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받았을 경우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 사람으로 따지면 척추가 박살난 것이나 마찬가지. 당연하겠지만 부러진 용골을 교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용골을 교체하려 뜯어내기도 힘들고, 어떻게어떻게 뜯어내면 그 순간 바로 배가 해체되기 때문.
현실에서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에 의해 항공모함으로 개장중이던 아마기급 순양전함 1번함 아마기가 관동 대지진에 의해 용골이 대파되어 수리불가 판정을 받아 폐기된 것을 들 수 있고,[1] 창작물에서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원피스의 고잉 메리 호가 워터 세븐에서 용골 손상으로 수리불가 판정을 받은 것을 들 수 있다.
예전에는 배의 재질이라고 해 봤자 전부 나무였기 때문에 용골로 쓸 수 있는 각재의 크기의 한계상 주로 긴 나무 축에 좌우로 갈비뼈를 붙이듯이 건조하는 형태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먼저 선저에 긴 용골을 설치한 뒤, 이 용골에 늑골과 뱃전을 붙이는 방식으로 선체를 만드는 것. 서양선뿐만 아니라, 중국 정크선이나 일본의 화선도 이러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선에는 주로 평탄한 형태의 저판(低板)을 만들고 그 위에 담 쌓듯이 배를 만들었다.(그리스 시대 트리에레스도 용골이 없이 나무를 쌓아가며 배를 만들었다)[2] 이러한 형태의 배는 선회력이 좋다는 장점(판옥선 같은 경우에는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했다!!)이 있지만, 대신 능파성이 떨어지며 조파저항으로 인한 속도 저하가 용골을 사용한 첨저선보다 크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한선의 경우 균형을 잡기 위해 선체 아래에 돌과 바닥짐을 적재해 밸러스트로 사용하고 키를 유달리 크고 길게 만들어 현대 요트의 센터보드의 역할을 하도록 했으며(한선 문서 참조), 정크선 중 한선과 구조가 비슷한 사선의 경우 배의 좌우에 별도의 날개 모양의 피수판을 달아 안정성을 높였다.
현대에는 주로 배 밑판을 금속을 이용해 통짜로 만들고, 그 위로 벽을 쌓듯이 배를 만든다. 선체 자체가 용골 역할을 하는 셈. 일부 외양선의 경우에는 흔들림을 막기 위해 아래로 길게 판 형태의 용골(센터보드)을 내리기도 하며, 특히 크기는 쥐톨만 하면서 대양으로 잘도 나가는 요트가 대부분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항해시대에는 '용골쓸기'(Keelhauling)라는 형벌이 있었는데, 밧줄에 매달고 바다에 던진 뒤 배에 밀착시키고 용골을 넘어서 반대쪽에서 끌어올리는 형벌이다. 배 밑에 붙은 따개비로 인해 상당한 고통 및 출혈이나 감염으로 거의 사망에 이르게 된다. 살인, 방화, 선상반란 등의 중죄를 저지른 선원을 처벌할때 쓰는 형벌이었다.
2. 한약재의 일종
굳이 영어로 쓰자면 드래곤 본(dragon bone). 판타지에서도 드래곤 본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
유래는 이름 그대로 용. 오랜 옛날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땅 속에서 뭔 지 모를 뼈 같은 게 나오면 환상종인 동물의 뼈라고 착각했는데,[3] 대부분을 용의 뼈로 생각했다. 다만 서양 쪽의 경우 용을 악마의 화신으로 여겨 꺼렸던 반면 동양 측은 영험한 것으로 여겨 '''이걸 약재로서 쓴 것.''' 한마디로 '''돌을 갈아마셨단 소리다.'''
아무튼 그 실상을 보면 귀갑이나 뼈 화석을 한약재로 쓴다는 건데 땅 속에서 캐낸 오래 묵은 뼈라면 종류에 상관 없이 사용했다. 옛날엔 공룡 화석 등이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오늘날에는 아까운(?) 공룡 화석 대신 매머드 등 화석을 쓴다.
약효는 중진안신으로, 흥분을 가라앉히는 용도. 화석이 된 뼈이므로 주성분은 CaCO3(탄산칼슘)으로 칼슘 자체가 신경전달물질로서 사람의 흥분을 억제하고 신경의 안정을 돕긴 하지만 먹어서 효능을 보기에는 상당히 어렵다.
갑골문을 발견하기 전, 당시 갑골을 당대 사람들은 용골로 취급해 한약재로 썼다. 19세기 후반, 갑골문이 조금씩 나타나면서 당대의 학자들도 이것이 고대 문자인 것은 알았으나 정확히 어느 시대에 쓰여졌는지, 무슨 의미를 함유하고 있는지 알지 못 했다. 그러다가 아픈 친구를 위해 약을 짓던 청나라조의 학자 유악(劉鶚, 1857~1909)은 갑골에 이상한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그는 뼛조각을 모아 새겨진 글자를 연구하였다. 놀랍게도 글자는 지금부터 3천 년도 더 옛날인 은나라 때의 것이다. 자칫 오해로 문화 유산이 사라질 뻔 한 사례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등과 맥락을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