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형제
1. 개요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는 다른 형제.[1] 한마디로 배다른 형제를 말한다.
참고로 현행 국어사전에서는 아버지가 "생물학적 아버지"인지 "법적 아버지"인지에 대해 명확히 정의하지 않고 모두 이복형제로 정의한다.# 링크가 걸린 블로그는 이에 따라 법적 아버지가 같은 배다른 형제에 해당하는 말을 새로 만들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그러한 것은 사전이 하는 역할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법적 아버지"일 경우 생물학적으로는 완전 남남이다. 일상 생활에서 쓰이는 용례로는 "생물학적 아버지"가 같고 어머니만 다를 경우에만 이복형제나 이복남매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이나, 블로그에 인용된 것처럼 소설에서 사용되었음은 다른 가능성을 시사하는 상황이다.
2. 상세
어머니는 같고 아버지는 다른 형제를 일컫는 단어인 이부형제에 비해 월등히 많고 용어도 익숙하다. 이는 조선시대 중기부터 여성의 재혼이 금기시되고 재혼금지조항이 폐지되었던 갑오개혁 이후에도 한동안 재혼한 여성은 화냥년이라고 불리며 멸시당했던 현실을 생각하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2] 또한 예로부터 일처다부제보다 일부다처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게다가 1950년대에는 전쟁으로 인해 아내를 잃은 남편, 북쪽에서 이미 가정을 꾸리고 단신 월남한 남편, 세상을 일찍 떠난 배우자 등 재혼한 남성들이 많았고 재혼한 여성도 있었다.[3] 따라서 그 당시 태어난 1950년대 ~ 1960년대 초반년생들은 이복형제가 꽤 많았으며, 1970년대 후반년생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재혼하거나[4] 바람을 피워서 이복형제가 생긴 경우도 꽤 흔했다. 그러나 1980년대를 기점으로 아이를 하나만 낳는 일이 일반화되면서 점차 줄어들었다. 현재는 저출산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서 이복형제로 엮일 신생아 수도 줄어들고 있다. 다만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 배우자와 사별 후 재혼했거나 이혼 후 재혼하여 늦둥이를 볼 수도 있기 때문.[5] 특히 현대에는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어서 부모의 재혼으로 인해 이복형제나 이부형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복형제들은 어머니가 다르기 때문에 친형제나 이부형제와 달리 나이차가 엄청나게 벌어질 수 있다. 한 어머니의 자식들인 경우 아무리 나이차가 극단적이어도 25~30살 정도가 마지노선인데, 어머니가 다를 경우 남자의 나이가 몇이든 여자만 젊다면 얼마든지 아이를 낳을 수 있기 때문. 이론적으로는 40~50살 넘게 나이 차가 나는 것도 가능하며, 전근대 시대의 경우 손아래의 이복형제가 자신의 '''손자 손녀보다 어릴 수 있다.'''
축첩제가 상식이었던 전근대에는 이복형제의 존재도 당연하기에 친형제만큼은 아니어도 형제로 여기는 것이 보통이었다. 문화권에 따라 적자와 서자의 차별이 큰 경우에는 차별대우로 인해 사이가 나쁘다가도 다른 첩 소생 서자들끼리는 사이가 좋기도 했다.
일부일처제가 상식이 된 현대(특히 한국)에는 이복형제들끼리 친한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부모님 중 한쪽이 외도로 낳은 이복형제인 경우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다. 물론 친형제 못지 않게 친한 경우도 있지만 흔치 않다.[6] 그래서 이복형제가 있는 사람은 형제관계를 물어보면 대부분 이복형제는 빼고 말한다. 호적을 떼어내지 않은 이상 외부에선 밝힐 일도 없고, 유명인들 중 김수현, 손지창만 해도 본인을 외동아들이라고 생각한다.[7]
서양권에서는 이복형제들끼리 왕래가 있는 케이스가 종종 있는데, 가부장적 사고방식이 강하진 않아서 이복형제들끼리 그나마 왕래가 있는 편이다. 물론 이들도 친형제라고는 생각 안하는 케이스가 많다.
그리고 서양권에서는 잦은 이혼 및 동거에 의한 출산이 많기 때문에 이복형제가 있는 케이스가 한국에 비해 꽤나 많은 편이다.
감정적으로는 남남이나 다름없지만 법적으로는 동등한 자식 취급이기에 법적인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 재벌가에서 이복형제끼리 경영권을 가지고 다투거나 분리해서 나가거나 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부모가 임종할 때 연명치료 중단을 위해서는 자식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데 연락처도 없는 이복형제 하나 때문에 연명치료 중단을 하지 못하고 중환자실에서 몇달간 연명치료를 받는 상황도 생긴다.
역사적으로는 이복형제끼리 왕권 다툼을 벌이기도 하였다. 한국사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 조선 왕조의 1차 왕자의 난을 꼽을 수 있다. 이후에도 정치적 대립이 있어왔지만 정작 본인들이 직접 충돌한 경우는 줄어들고 주위 세력이 대신 대립하게 되었다. 좋은 예가 12대 임금인 인종과 이복동생인 경원대군(명종). 인종을 지지하는 대윤과 경원대군을 지지하는 소윤이 치열하게 대립했지만 정작 본인들은 개인적으론 매우 친밀하게 지내는 편이었다.
3. 사례
4. 기타
- 해외, 특히 동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이복형제를 흔히 볼 수 있다. 주로 일부다처제의 문화가 남아있거나 과거에 있던 지역. 재밌는 점은 이러한 국가들의 대다수가 아버지의 성을 따르지만 미들네임에 붙는 어머니의 성은 각자 따로 부여받기 때문에 각각 미들네임이 달라진다.
- 인간이 아닌 경주마의 족보에서는 아비가 되는 씨수말이 많으면 한 해 세 자릿수의 교배를 하기 때문에 이복형제는 형제로 취급하지 않는다. 족보가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 반대로 씨암말은 한 해에 한 마리만 낳기 때문에 이부형제(경마용어로 반형제)는 형제로 취급한다.
- 픽션에서는 꽤 흔하고 흥미있는 소재. 어머니가 다르기 때문에 갈등을 빚기 쉽다. 서로 죽일 듯이 미워하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별 감정이 없거나 호감을 가진 (어머니가 다른) 쪽을 괴롭히고 증오하기도 한다. 물론 서로를 친형제 이상으로 매우 아끼며 사이좋게 지내는 경우도 있으며 심한 경우 아예 근친으로 엮는 경우도 있기도 하다.
5. 관련 단어
- 이복남매, 이복자매, 이복동생(이복남동생/이복여동생): 전부 이복형제에 포함되는 단어. 형제는 남성 형과 남성 아우로 이뤄진 관계만을 말하는 게 아니기 때문.
- 친형제: 부모가 모두 같은 형제.
- 이부형제: 아버지가 다른 형제. 어머니는 같고 아버지가 다른 형제지간을 뜻하는 말이다. 이쪽도 "배다른 형제"로 통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확히는 '씨다른 형제'라고 해야 맞다. 애초에 이부형제의 경우 어머니는 같다.
- 동복형제: 친형제를 의미할 수도 있고 이부형제를 의미할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어머니가 같기 때문이다.
- 의붓형제: 부모의 재혼으로 서로 혈연 관계가 없던 이들이 형제가 된 경우를 가리킨다. 이복형제나 이부형제와 달리 이쪽은 부모 어느 쪽으로도 혈연 관계가 없다. 1996년도에 의형제와 용어가 통합되었다.
- 의형제: 부모와 상관없이 당사자들끼리 의기투합해서 서로 형제의 의를 맺은 관계.
- 출생의 비밀: 이복형제, 이복남매가 등장하는 창작물에서 높은 확률로 나타나는 클리셰.
[1] 형제는 남성 형과 남성 아우로 이뤄진 관계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2] 대표적인 작품이 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3] 가수 임희숙과 영화감독 이민용이 이런 케이스이다.[4] 이 당시만 해도 남자가 이혼하면 곧바로 재혼을 해서 새로 가정을 꾸리는 게 당연시되었다.[5] 재벌가에서는 이런 경우가 비교적 흔해서 형제 간 나이 차가 많다.[6] 대표적으로 작사가 김이나와 신화의 멤버 전진이 있다. 다만 이쪽은 둘 다 복잡한 가족사로 인하여 의지할 사람도 아버지밖에 없고 또 같이 살면서 성장해왔기에 서로 친하다.[7] 여느 이복형제들과 같이 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머니 쪽에서는 무녀독남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