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포스티노
1. 영화
'''Il Postino'''[1]
칠레의 유명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주인공으로, 시인과 우편배달부 간의 우정을 다룬 작품. 시에 대해 문외한이던 순박한 청년 마리오가 메타포(은유)를 통해 점점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혀나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진지한 영화로 알려진 것과 달리 코믹한 장면들이 많다. 이는 영화 뿐 아니라 원작 소설도 마찬가지인데. 각기 이탈리아와 칠레 현대사에 얽힌 정치적 비극을 익살맞게 풀어나간다. 다만 결말 부에서는 분위기가 어두워지는데, 특히 엔딩의 임팩트가 강하다. 영화, 소설 모두.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안을 배경으로 유머, 감동, 명대사들을 남긴 걸작.
1.1. 등장인물
1.1.1. 파블로 네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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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느와레 扮
칠레의 유명한 시인 파블로 네루다. 연애 시의 대가이자 민중에 대해 노래한 사회주의자 시인.난 내가 쓴 글 이외의 말로 그 시를 표현하지 못하네. 시란 설명하면 진부해지고 말아.
공산주의자라는 것이 빌미가 되어 칠레 정부에서 수배령을 내려 이탈리아로 망명하였다.[2] 작중에서는 이탈리아 정부의 허락을 받아 작은 섬에서 아내와 함께 지내는 중이다. 첫인상은 근엄한 유명인사지만 갈수록 소탈한 모습들을 보인다. 특히 마리오와 대화 장면은 영락없이 훈훈한 개그 콤비.
1.1.2. 마리오 루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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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모 트로이시 扮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말재간이 없고 영 어눌하다.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해서 말을 뱅뱅 돌리거나 더듬는 습관이 있다. 처음에는 여자 꼬시는 법을 알고 싶어서 네루다에게 접근하지만 친해지면서 점점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베아트리체라는 처녀에게 한눈에 반하는데...전 선생님이 모든 아름다움을 갖고 가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보니 저를 위해 남긴 것이 있는 걸 알겠어요.
1.1.3. 베아트리체 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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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그라지아 쿠시노타 扮
주점집 처녀. 예쁘다. 마리오도 이 섬에서 아름다운게 뭔지 질문받았을 때 대뜸 '베아트리체 루소' 라고 답하고 다른 주점 손님들도 섬 최고의 미인이라고 할 정도로. 주점 주인인 숙모와 살고 있다. 적극적이고 기가 센 성격.왜 그렇게 쳐다봐요? 여자 처음봐요?
1.1.4. 로사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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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모레티 扮
베아트리체의 숙모이자 과부.[3] 질녀가 마리오 같은 가진 거라고는 발톱 사이에 낀 때밖에 없는(...) 놈이랑 어울리는 걸 마뜩잖아한다.새는 먹을 걸 다 먹으면 날아가 버리는 거야. 인간이란 필요할 때만 친절한 법이라구.
1.1.5. 조르지오 코스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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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토 스카르파 扮
우체국장이며 마리오 루뽈로의 직속상관. 사회주의자이다. 따라서 사회주의자 시인인 네루다를 매우 열렬히 존경한다. 마리오가 시시건건 네루다를 귀찮게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여하튼 작중 마리오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은근 챙겨주는 것 같기도 하다.우린 투쟁을 할 거야! 그래야만 우린 구속을 벗고 자유로워질 수 있는 거야.
1.2. 줄거리
1.2.1. 발단: 파블로 네루다가 이탈리아의 작은 섬으로 오다
마리오 루뽈로는 이탈리아 작은 섬에서 거주하는 청년이다. 아버지는 어부지만 본인은 고기잡이에 영 애착도 소질이 없는 듯 하다. 아버지도 나가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할 정도로 말이다.
백수나 다름없는 마리오는 영화나 보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어느 날 영화관에서 파블로 네루다가 망명 온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후 우편배달부 모집이라는 구인 광고를 보고 취직하는데 알고 보니 수신인는 파블로 네루다뿐이다. (작은 섬의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문맹이라고 한다)
수북하게 쌓인 팬레터의 발신인을 보니 모두 여자다. 시인이 되면 여자에게 인기가 높아질 거라고 여긴 마리오. 여자 꼬시는 법을 배우려고 시인에게 접근한다. 이에 우체국장은 그분은 위대한 시인이니 귀찮게 하지 말라고 만류한다. 마리오는 그냥 사인만 부탁하겠다고 한다. 목적은 역시나 연애시의 대가인 네루다와 친하다는 걸 자랑하려고. (...)
마리오는 거울 앞에서 연습까지 한 후, 떨리는 마음으로 시집을 내밀며 사인을 부탁한다. 내심 '친애하는 마리오 루뽈로에게'라는 어구를 넣어주길 바라면서. 하지만 마리오 때문에 명상을 방해받은 참이었던 네루다는 성의없이 자기 이름만 적어준다. 마리오는 투덜투덜 불평하면서도 사인받은 시집을 틈틈이 읽어 본다. 그러면서 여태까지는 관심도 없었던 시에 대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된다.
1.2.2. 전개: 우편배달부, 은유(메타포)를 접하다
다음날, 다시 편지를 배달하러 간 마리오는 할 말이 있는 듯 시인을 빤히 쳐다본다. 네루다가 왜 그렇게 쳐다보냐고 묻자, 마리오는 네루다의 시집 속에 있던 표현들을 써가며 대답한다. 네루다는 처음엔 저게 날 놀리나(...) 싶어서 황당해하지만 곧 대화를 이어나간다. 이로써 마리오는 자신이 내뱉은 표현들이 은유(메타포) 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마리오는 난생 처음 듣는 용어에 은유가 뭔지 질문한다. 시인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른 것과 비교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적이 많았던 마리오는 이 새로운 표현법에 흥미를 품는다. 집으로 돌아온 마리오는 종이를 꺼내들고 자신도 은유적인 표현들을 만들어보려고 궁리하지만 아무것도 쓰지 못한다.
어느 날 마리오는 해안가를 거닐던 시인과 조우한다. 시인은 집 수도꼭지에서 물이 안 나온다며 알아봐 줄 것을 문의한다. 마리오는 그게 정상이라고 답한다.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은 수도 공사를 공약으로 내세우지만 지킨 적은 없다. 시인은 그런데도 다들 아무런 불평이 없냐고 묻는다. 으쓱할 뿐인 마리오. 시인은 '사람은 의지가 있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고 충고한다.
철썩이는 파도를 음미하며 시인은 시를 한 수 짓고 감상을 묻는다. 마리오는 뭐라 답할지 우물쭈물대다 '이상해요' 라고 돌직구를 날린다 물론 이건 정말로 네루다의 시가 맘에 안든 게 아니라 시를 '''처음''' 접해본 탓에 낯설었기 때문. 마리오는 단어들이 배가 되어 떠다니며 이리저리 튕겨져 나와 멀미가 나는 듯한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이에 시인은 미소짓고는 이렇게 말한다.
'''네루다''': 자네가 한 말이 뭔지 아나?
'''마리오''': 아뇨. 뭐라고 했는데요?
'''네루다''': 그게 은유야
1.2.3. 전개2: 초짜 시인은 베아트리체와 사랑에 빠지다
그러던 어느날 마리오는 주점에서 베아트리체 루소라는 처녀에게 한눈에 반하고 만다. 하지만 쳐다만 볼 뿐 제대로 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다.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급히 달려가 연애상담을 한다.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베아트리체에 대한 시를 써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네루다는 '''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시를 쓰냐'''며 거절한다. 마리오는 집요하게 매달리고 시인은 진저리를 치며 거부한다. 마리오는 밤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고 상사병을 진득하게 앓는다.
어느날 네루다는 마리오가 배달해온 물건을 보고 반색하며 그를 방까지 들인다. 우편물은 조국 칠레에서 동료가 보내준 녹음 테이프이다. 네루다는 이를 녹음기에 틀며 조국에 대한 상념에 젖는다. 네루다는 로맨스 시인으로 유명하던 자신이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를 회고한다.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뽑아 준 사람들을 보러 칠레 탄광에 갔다가 그들의 고통스런 삶에 충격을 받은 것. 그때 인간의 투쟁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4] 네루다는 동료에게 보내는 답신을 녹음한다. 그러다 즉흥적으로 마리오에게 마이크를 건낸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이 섬의 아름다움을 소개해 달라는 말에, 마리오는 어쩔 줄 몰라하다가 '베아트리체 루소' 라고 대답한다.
네루다는 웃고는 그 베아트리체를 한번 만나보자고 한다. 마리오는 '내가 유명인사인 네루다와 주점에 간다니!' 하고 기뻐한다. 주점으로 가자 여느 때와 같이 베아트리체가 주문을 받고 있다. 네루다는 포도주 두 잔을 주문하고 펜을 가져다달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내오자 베아트리체가 보는 앞에서 공책에 사인을 해 마리오에게 선물한다. 이때 적힌 문구는 ''''나의 절친한 친구이며 동지인 마리오에게,''' 파블로 네루다 드림.' 그리고는 마리오에게 앞으로 이 공책에 시를 적으라며 '''자네는 이제 시인'''이라고 선언한다. 청년을 보는 베아트리체의 눈이 묘하게 달라지고, 마리오는 감격에 벅찬다.
마리오는 이후 틈날 때마다 네루다의 시를 표절해서 베아트리체에게 속삭인다. 결국 꼬시는 데 성공한다. (...)
그러던 중 베아트리체의 숙모인 로사 부인이 베아트리체의 브래지어에서 시를 적은 종이를 낚아챈다. 그녀는 문맹이기에 마을 신부에게 읽어달라고 한다. 그리고는 시가 '벌거숭이'를 찬미한다는 걸 알고 잔뜩 화가 난다. 마리오가 베아트리체랑 그렇고 그런 사이까지 가서 알몸을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로사 부인은 단박에 네루다를 찾아가서 그 시를 건넨다. 네루다는 단박에 그 시가 자기 시임을 알아챈다. 로사 부인은 그 비렁뱅이 자식이 이따위 외설적인 시로 자기 조카딸을 꼬셨다며 욕설을 퍼붓고, 네루다는 '이건 그냥 시일 뿐'이라고 쉴드를 치며 간신히 진정시킨다. 로사 부인은 마리오에게 '''다시는 우리 애를 만나지 말 것이며. 또 찾아오면 총으로 쏴 죽인다'''고 전해달라며 가버린다.
로사 부인이 돌아가자 네루다는 우편배달하러 찾아왔다가 겁먹고 집 구석에 숨어있던(...) 마리오를 찾아낸다. 이때 둘이 나눈 대화가 제법 인상깊다.
'''마리오''': 시인이며 나의 동지인 분이여. 그대가 날 이렇게 만들었으니 날 이 곤경에서 구해주세요. 내게 책을 주었고 우표를 붙일 때나 이용하던 혓바닥을 다른 데 사용하도록 가르쳐 주었으니 내가 사랑에 빠진 것은 그대 책임입니다.
'''네루다''': 아닐세. 난 이번 일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네. 책을 준 적은 있으나 내 시를 도용하라 한 적은 없네.
'''마리오''': (움찔한다)
'''네루다''': 내가 마틸다를 위해 쓴 시를 베아트리체에게 주다니.
'''마리오''': (말을 더듬는다) 시란 시를 쓴 사람의 것이 아니라 그 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네루다''': 오, 대단한 평등주의 정서로군.
'''마리오''': (뻔뻔하게 끄덕인다.)
[5]
여하튼 결국 마리오와 베아트리체는 여차저차 사랑을 이루고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네루다는 둘 결혼의 증인이 된다.[6] 그런데 한창 행복한 결혼식이 진행되던 중 네루다는 소식을 듣는다. 체포 영장이 기각되어 아내와 함께 칠레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 네루다는 아내와 기뻐하고, 다들 축하한다.
네루다가 떠나기 전날, 마리오는 마지막 우편물들을 배달한다. 네루다는 녹음기를 비롯한 몇 가지 물건들을 두고가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리오가 가끔씩 들러 살펴달라고 부탁한다. 자네가 보고 싶을 거라면서 편지하겠다고 약속한다.
1.2.4. 위기: 현실은 암울해져만 가고
네루다는 다시 저명인사로서 전세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다. 마리오는 이를 반가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외감을 느낀다.
섬에서는 선거가 다가온다. 기득권층인 민주당은 자기 후보를 뽑아달라고 한창 선거유세를 한다. 민주당은 이번에도 수도 공사를 공약으로 내건다. 직업이 없어진 마리오는 주점 일을 돕는다. 로사 부인과 베아트리체는 수도 공사를 하러 인부들이 주점에 대거 몰려올거라는 약속을 믿고 민주당을 적극 지지한다. 나머지 섬 사람들도 정치에 별 관심이 없다. 네루다의 영향으로 사회당을 지지하는 마리오는 홀로 고독해한다.
결국 선거는 민주당의 승리로 끝난다. 하지만 이는 부정선거로 얼룩진다. 수도를 놓아주기로 했던 공약은 역시 지켜지지 않는다. 주점에 묵고가기로 약속했던 인부들도 떠나버린다. 때문에 주점 사정이 어려워진다.
이런 와중에 베아트리체는 임신한다. 암울한 이탈리아 현실에 좌절한 마리오는 자식 이름을 파블로 네루다를 따 파블리토로 짓고 칠레로 이민을 가서 시를 배우며 자라게 하자고 한다. 하지만 베아트리체는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칠레로 돌아간 후 네루다는 마리오를 까맣게 잊은 듯 아무런 소식 한 통 없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우체국장 코스메는 마리오에게 드디어 파블로 네루다로부터 편지가 왔음을 전한다.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편지에 마리오는 들뜬다. 가족들 다 모아놓고 뜯어본다. 하지만 그건 파블로 네루다의 비서가 보낸 편지였다. '파블로 네루다가 섬에 두고 온 물건을 보내달라'는 '''지극히 사무적인''' 내용만 적혀있었다. 다들 실망한다. 장모 로사 부인은 인간이란 필요할 때만 친절한 법이라고 비꼰다. 베아트리체는 자신은 아들 이름을 파블리토라고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마리오는 여태까지 그래왔듯 파블로 네루다를 변호한다. 자신이 그분께 도움이 된 게 아니라, 그 분이 자신에게 힘이 되어 주었다고 한다. 자신은 그분 덕분에 잠시 시인이 된 듯한 기분에 젖었을 뿐 제대로 시를 써 본 적도 없다고. 시인도 뭣도 아닌 자길 구태여 기억할 필요가 어디 있겠냐고 말한다.
네루다의 옛 집에서 네루다가 남긴 물건들을 돌아보던 마리오. 옛 추억이 생생하다. 마리오는 네루다가 있던 시절에 대한 향수와 참을 수 없는 그리움에 젖는다. 마리오는 녹음기를 틀어본다. 이 섬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보라는 목소리가 재생된다. 감상에 빠져있던 마리오는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한다.
1.2.5. 절정: 섬의 아름다움을 녹음하다
마리오는 우체국장 코스메의 도움을 받아 녹음기를 야외에 설치한다. 그리고 한때 네루다로부터 받았던 질문에 뒤늦은 답을 한다. 마리오는 이 섬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녹음한다. 그래서 그가 녹음한 여덟 개의 소리는 다음과 같다.
1번. 바다의 작은 파도
2번. 큰 파도
3번. 절벽의 바람소리
4번. 나뭇가지에 부는 바람소리
5번. 아버지의 서글픈 그물
6번: 신부님이 치시는 교회의 종소리
7번: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8번: 뱃속에 있는 파블리토의 심장소리
1.2.6. 결말: 마리오, 생애 첫 시를 쓰다
그리고 5년이 흐른다. 작은 섬의 주점에 방문객이 나타난다. 그는 바로 파블로 네루다. 몇 년이 지나서야 아내와 함께 다시 이탈리아에 들른 것이다.
주점으로 들어선 그들은 마리오의 결혼식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긴다. 그런데 마리오를 빼닮은 한 아이가 공놀이를 하며 나타난다. 곧 아이의 엄마가 뒤따라 나온다. 그녀는 아이를 '''파블리토'''라고 부른다.
베아트리체는 네루다 부부와 눈이 마주친다. 그녀는 네루다를 안으로 들이고 그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한다.
'''"그 이는 아들을 보지 못했어요. 태어나기 며칠 전에 죽었죠"'''
사회주의 시위가 발생했을 때, 마리오는 네루다가 기뻐할 거라며 참가했다. 원래는 연단에 서서 마리오가 시를 낭송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진압군의 폭력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우왕좌왕하는 군중에게 마리오는 깔려죽고 말았던 것이다.
베아트리체는 마리오가 녹음한 테이프를 가져온다. 원래 네루다에게 보내줬어야 했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고 싶었다고 한다. 네루다는 가만히 앉아서 테이프를 듣는다.
'''―파블로 선생님께, 전 마리오입니다. 절 기억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에 선생님 친구분들께 우리 섬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보라고 한 적이 있었죠. 전 그때 아무말도 하지 못했어요. 지금은 알 것 같아 이 테이프를 보냅니다.'''
마리오는 자신이 시를 지었음을 밝힌다. 하지만 창피하다며 여기서 읽지는 않겠다고 한다. 대신 군중 앞에서 이 시를 읽게 되었다고 한다. 시 제목은 ''''파블로 네루다님께 바치는 노래''''라며 선생님이 없었다면 자신은 이 시를 쓰지 못했으리라고 토로한다. 하지만 마리오의 첫 번째 시이자 마지막 시는 세상 밖으로 공개 되지 못한 채 그대로 사라지고 말았다.
시인은 옛날에 마리오와 함께 대화를 나누던 해변을 거닐며 그를 회상한다.
실제 소설과 결말 부분이 아주 다르다. 실제 소설에서는 네루다가 그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며, 편지에서 녹음기를 통해 이 곳의 소리들을 잔뜩 녹음해 보내 준다(여기에는 마리오의 아기의 울음소리도 같이 들어갔다) 이후 네루다는 이 곳을 다시 방문하고, 네루다는 직접 시를 써 투고하기로 한다. 그러나 칠레에서 피노체트의 쿠데타가 일어나고, 대통령이었던 아옌데는 집무실에서 자살한다. 이후 네루다 역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고, 마리오는 네루다와 친밀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어 이후 행방불명된다. 소설도 상당히 내용이 좋으니 직접 읽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시의 제목도 영화와 다르고, 아기의 이름도 상당히 다르다.
1.3. 평가
평단과 관객 모두에서 호평을 받은 명작이다.
1.4. 흥행
1.5. 수상
- 1996년 아카데미 시상식 - 음악상 수상 /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후보
1.6. 읽을 거리
주인공 마리오 루폴로 역을 맡은 마시모 트로이시는 촬영이 종료되고 12시간 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10주간의 영화 제작 기간 동안 심장병으로 시한부인 몸으로도 열연한 것. 이 부분은 2017년 12월 3일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다뤄졌다.
영화의 음악은 아르헨티나의 영화 음악가 루이스 바칼로프가 담당했는데, 본 영화에 삽입된 배경음악이 서정적이고 아름다워 라디오 청취 중 종종 BGM으로 쓰이는 걸 들을 수 있다. 영화 오리지날 사운드트랙 중 두 번째 곡인 'In Bicicletta'가 특히 유명하다.듣기 루이스 바칼로프는 일 포스티노의 사운드트랙으로 아카데미 음악상(Academy Award for Best Original Dramatic Score)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를 감상한 황지우 시인이 같은 제목의 시를 짓기도 했다. 아래는 시 전문.
자전거 밀고 바깥소식 가져와서는 이마를 닦는 너,
이런 허름한 헤르메스 봤나
이 섬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보라니까는
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으로 답한 너,
내가 그 섬을 떠나 너를 까마득하게 잊어먹었을 때
너는 밤하늘에 마이크를 대고
별을 녹음했지
태동(胎動)하는 너의 사랑을 별에게 전하고 싶었던가,
네가 그 섬을 아예 떠나버린 것은
그대가 번호 매긴 이 섬의 아름다운 것들, 맨 끝 번호에
그대 아버지의 슬픈 바다가 롱 숏, 롱 테이크되고
캐스팅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나는 머리를 박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어떤 회한에 대해 나도 가해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 땜에
영화관을 나와서도 갈 때 없는 길을 한참 걸었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휘파람 불며
신촌역(新村驛)을 떠난 기차는 문산으로 가고
나도 한 바닷가에 오래오래 서 있고 싶었다
2. 1의 원작 소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가 더 인지도가 높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사실 이 영화에는 원작이 있다. 칠레 작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가 쓴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이다.
중요 장면들을 소설로부터 따왔지만 작중 배경과 몇 가지 인물 설정, 후반부 전개가 다르다. 소설도 민음사에서 번역해서 출간했으니 영화를 감동적으로 본 위키니트는 찾아보면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서 번역해 출판했다.
2.1. 영화와 소설의 비교
원작 소설에서는 작중 배경이 칠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탈리아의 작은 섬을 배경으로 한다. 아마도 원작소설은 살바도르 아옌데 가 네루다와의 후보 단일화로 대통령에 선출된 1970년 쯤을, 영화는 네루다가 이탈리아 카프리 섬으로 망명 간 1952년 쯤을 배경으로 하는 듯. 즉 영화가 소설보다 시대적 배경을 빨리 잡았다.
소설은 당시 칠레의 정치적 배경을 자세하게 녹여냈는데 영화에서는 그런 역사적 디테일은 생략되어 있다. 반면 영화는 그보다는 마리오의 정신적 성장과 네루다와의 케미에 초점을 둔 듯하다.
인물들의 국적이 다르니 성도 바뀐다. 마리오 루뽈로는 원작에서 마리오 히메네스. 베아트리체 루소는 원작에서 베아트리스 곤잘레스.
원작에서 마리오는 17살, 베아트리스는 16살이다. 영화에서는 배우들 나이가 절대 그렇게 안 보인다 (...)
과부는 영화에서는 숙모지만 원작소설에서는 베아트리스의 어머니다.
말했듯이 전반부의 중요한 장면은 대체로 영화와 소설이 동일하다. 하지만 소소한 차이점이 있다. 가령 과부가 네루다에게 처들어오기 직전, 영화에서는 네루다와 아내 마틸다가 탱고를 춘다. 소설에서는 네루다가 비틀즈 노래에 맞춰 혼자 춤을 춘다.
후반부는 전개가 많이 다르다. 네루다가 떠나는 건 맞지만 소설은 아옌데가 대선 승리해서 네루다를 공직에 부른 거다. 다른 나라로 멀리 떠난 것도 아니고, 마리오에게 편지도 한다.
영화에서 마리오는 딱 한 편 시를 쓰고, 그게 엔딩에서 큰 임팩트로 남지만 소설에서는 시간 날 때마다 끄적인다. 그러면서 잡지에도 투고해 보고 언젠가는 네루다에게 평해달라 해야지 하면서 설렌다. 이런 식으로 소설에서는 그냥 평범하게 다룬 소재를 영화에서는 의미부여한 부분이 꽤 있다. 가령 시를 쓰라고 준 노트라든가.[7] 그래서 영화가 소설보다 극적이라며 고평가하는 쪽도 있고, 소설의 구도를 영화에서 단순화시켰다며 원작소설이 낫다는 편도 있다. 아마도 영화와 소설의 문법차에 따른 취향차이.
원작소설에서는 마리오의 신혼생활이 좀 더 비중있게 다뤄지면서 코스메나, 과부 등 주변인물들의 비중이 좀 더 큰 편이다.
영화에서 마리오는 파블리토의 출생을 보지 못하고 죽는다. 소설에서는 아들 파블리토가 자라면서 여러가지 말썽을 부리고, 마리오가 그로 인해 골머리를 썩는 것도 코믹하게 묘사되어 있다.
엔딩의 공통점이라면 둘 다 네루다를 향한 마리오의 절절한 헌신을 보여준다는 것 정도...
3. 국내 방영
국내 지상파 TV에서도 우리말 더빙판으로 방영하였다. 성우진은 아래와 같다.
KBS (2002년 방영)
김병관 - 파블로 네루다 (필립 느와레)
최병상 - 마리오 (마시모 트로이시)
강희선 - 베아트리체 (마리아 그라지아 쿠시노타)
임수아 - 이모
한상덕 - 우체국장
정기항, 이호인, 강구한, 서문석, 함수정
SBS (2006년 방영)
황원 - 파블로 네루다 (필립 느와레)
성완경 - 마리오 (마시모 트레이시)
윤성혜 - 베아트리체 (마리아 그라지아 꾸치노따)
임수아 - 도나 로사 (린다 모레티)
한상덕 - 조르지오
문영래, 이진화, 이봉준, 김창주, 조경모, 조예신, 최원형
[1] 이탈리아 어로 '우편배달부'라는 뜻이다.[2] 실제로 그는 정치적 성향 문제로 여러 번 망명길에 올랐다.[3] 소설에서는 베아트리스의 어머니로 나온다.[4] 실제로 네루다는 이런 일들을 보고 현실 사회에 뛰어들기로 결심했으며, 결정적으로 에스파냐 내전 당시 친구이자 스페인의 유명 작가인 로르카의 살해 소식을 듣고 나서 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5] 소설에서는 직후 네루다가 마리오를 변호해주기 위해 로사 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그야말로 털린다.(...)[6] 이때 신부가 공산당은 어린아이를 잡아 먹는다는 둥 그런 사람이 가톨릭을 믿을 리 없으니 증인으로 못 세운다는 둥 네루다가 증인이 되는걸 완강히 거부했는데 그 말 직후 네루다가 멀쩡히 성당에 기도를 올리는 걸 보고 아무말도 못하고 벌레 씹은 표정으로 네루다가 증인을 서는걸 보게된다.[7] 영화에서는 네루다가 사인을 해서 주는데 초반부의 성의없는 사인이랑 대조되어서 묘한 감동을 준다. 소설에서는 우파 하원의원(네루다의 정적)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