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태환
1. 소개
대한민국의 배구 선수. '''길거리 캐스팅으로 배구에 입문'''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2m의 늘씬한 키와 수려한 외모까지 더해 ‘얼짱 센터’로 불린다. 한양대 시절엔 ‘한양대의 조인성’, ‘코트 위의 조인성’으로 불리기도 했다.
2. 고교 및 대학 시절
배구 시작을 늦게 했는데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배구와는 전혀 무관했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또래들보다 키가 크고 운동신경은 좋았지만 선수의 길에 접어들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 전문적인 교육조차 받지 못했던 것은 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당시 어느 날, 친척을 만나러 일산에 갔던 벌교제일고 배구부 박용규 감독을 길거리에서 만나게 되면서 그의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된다.
당시 벌교제일고의 선수층이 얇아 스카우트에 심혈을 기울이던 박용규 감독은 길거리에서 만난 그를 보고, 장신에 팔이 길고 순발력이 좋다는 것을 눈여겨 그에게 배구를 권했고 대학 입학이 조금은 수월할 것이라는 설명에 마음을 빼앗겨 결국 원래 살던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벌교까지''' 전학을 간 후 처음 배구에 입문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당시 육군 고위 장교였던 지태환은 공부를 잘했던 누나(연세대를 나와 사법고시 합격) 때문에 집에서 공부 시달림을 많이 당해 박 감독의 제안이 솔깃했고, 부모의 동의를 얻어 일산신도시에서 생전 처음 가보는 벌교로 전학하기에 이르게 된 것. 하지만 이전에 제대로 운동을 해본 적이 없던 탓이었는지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2년이란 시간을 감수해야 했다. 그때마다 박 감독의 격려는 큰 위안이 됐다. 벌교제일고로 전학간 뒤 1년을 휴학하고 운동감각을 기르며 배구에 대한 기초를 닦았다. 이후 고등학교 3학년 때 다시 1년을 휴학했다. 대학에 진학한 뒤 즉시전력감으로 뛰기 위해 1년간 기량을 닦기 위해 휴학을 선택했던 것.[4]
그 후 한양대에 진학하면서 당시 삼성화재의 주전센터였던 고희진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한양대와 삼성화재의 연습경기가 끝나면 고희진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그때부터 롤모델을 고희진으로 잡았으며 삼성화재의 푸른 유니폼을 입는 꿈도 꿨다. 결국 꿈이 이뤄졌고 2010-11 시즌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마지막(6순위) 순위로 삼성화재의 지명을 받아 입단하였다. 1년에 한 두번만 볼 수 있었던 고희진과는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많은 조언을 듣기도 했다. 사실 그에게는 드래프트 당시 타 팀에서도 눈독을 들였지만 당시 삼성화재의 센터진이 조승목, 고희진에 불과했던 탓에 그가 삼성화재의 지명을 받게 된 것.
3. 프로 입단 이후
프로 데뷔 시즌이던 2010-11 시즌부터 자주 투입되어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하여 소속 팀 선배인 조승목이 부상으로 빠지게 된 빈 자리를 운좋게 꿰찼게 되었는데, 프로 두번째 시즌이던 2011-12 시즌에는 타고난 성실함과 노력 끝에 부상으로 은퇴를 앞두고 있던 조승목을 제치고 그가 롤 모델로 여기던 고희진과 함께 당당히 주전으로 활약하게 되었다. 밤에도 혼자 나가 운동장을 뛰고 코치나 동료들과 개인 훈련도 많이 했다고 한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경기력 기복이 심해지자, 여자친구에게 당분간 만나지 말자고 통보하면서까지 연습에 매달릴 정도였다. 그 결과 2012-13 시즌 종료 후에는 기량발전상을 받기까지 했다.
그러다 2013-14 시즌에 현대캐피탈에서 이선규가 FA로 이적한 여오현의 보상선수로 이적하면서 백업으로 밀리게 되었는데 이 당시엔 그의 몸 상태가 좋지 못했고 컨디션을 좀처럼 끌어 올리는데 애를 먹기도 하였다.
2014-15 시즌부터는 다시 주전 자리를 메우며 팀 선배인 고희진보다 출전 기회도 많아지기 시작하고 득점도 더욱 많이 올리는 등 사실상 이선규와 나란히 삼성화재의 주전 센터진으로 정착된 상황. 고희진의 노쇠화로 세대교체를 한 상황인 듯.
2015-2016 시즌이 종료된 후인 2016년 4월 29일부터 영통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FA 자격까지 얻었다는 것..... 일단 2억 원에 재계약했다. 2018년 4월 28일에 소집해제되었다.
2018-2019 시즌 정규리그 36경기 모두 출전해 신영석-박상하-박원빈 다음인 블로킹 4위(세트당 0.56개)를 기록하였다.
대한민국배구협회가 발표한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전 최종 엔트리(14인)에 같은 팀 소속인 박철우와 함께 발탁되었다. 2015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4년 만이다.
고희진 등 삼성화재 선배들이 시켜서, 그리고 승리를 다짐하기 위해 깜지를 쓰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나는 잘 할 수 있다'''라는 문장으로 종이를 채우는 행위이다.[5]
4. 플레이스타일
두루두루 고른 능력을 갖춘 올라운더형 센터.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좋은 신체조건과 운동능력. 국내 센터들 중 운동능력의 정점으로 꼽히는 신영석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국내 센터 기준으로는 상위권의 운동능력과 피지컬을 지닌 선수이다. 2m에 육박하는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기동력과 점프력이 평균 이상인데다 팔도 상당히 길어 속공과 블로킹 양면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준다.[6] 특히 호평받는 부분은 속공으로, 데뷔한 10-11시즌 이래 누적 속공 6위, 성공률 4위를 기록했다. 소속팀 삼성화재가 전통적으로 양 날개 공격수 의존도가 크고 그에 따라 오픈 토스를 제외한 전반적인 토스가 불안한 점, 유광우의 이적 이래 팀 내 세터진 기복이 심해진 점 등을 감안하면 꽤 의미있는 지표. 다만 블로킹은 빈말로라도 주전급 센터 중에서는 상위권이라 보기 힘들다. 데뷔 시즌 이래 블로킹 성공 갯수는 7위로 좋은 편이지만, 유효블록은 방신봉, 박철우, 김규민 등을 제외하면 최하위권. 이 중 연차가 짧고 경기 수도 적은 김규민을 빼면 라이트 공격수인 박철우와 노쇠화가 완연한 방신봉밖에 없다는 점은 분명히 아쉽다. 세트당 성공 갯수도 전체 성공 Top 10 중 하위권인 8위(0.49개)로, 하현용과 박철우만이 지태환과 비슷하거나 밑에 있다.[7][8] 또한 연차가 올라감에 따라 기량 상승이 빠른 편이라, 기량발전상을 받은 12-13시즌 이후로는 국가대표로도 종종 발탁될 정도.
서브는 플로터 서브를 구사하며 생산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구력이 짧은 점과 박철우와 외국인 공격수, 원포인트 서버를 제외하면 강서브를 지양하는 삼성화재의 팀 성향, 그리고 국내 센터 중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는 이가 많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해할만한 단점이다. 디그 등 수비력은 평이한 수준으로, 반응속도는 괜찮은데 수비 위치를 잡는 부분이 떨어지고 공을 안정감 있게 올려놓는 능력도 좋다고 보긴 힘들어 전반적인 수비력은 센터치곤 평범하다.
단 운동능력이 좋다는 점은 어디까지나 국내 선수 기준으로, 국제 대회에서는 장점으로 내세울 만한 정도는 아니다. 이는 신영석, 이선규, 최민호 등 쟁쟁한 센터들이 많기도 했지만 동시에 블로킹에서 꾸준한 강점을 갖지 못했던 지태환이 국가대표로 중용되지는 않았던 이유기도 하다. 또한 전술했듯 늦은 나이에 배구를 시작한데다 유급기간도 길어 구력은 상대적으로 짧은데 반해 연차 대비로는 나이가 많은 편. 앞서 언급한 신영석과 나이도 같지만 데뷔는 2년 더 늦었으며, 기량이 본격적으로 올라온 시기도 조금 늦은 편이라 소위 말해 전성기 구간이 다소 짧다. 고희진의 기량 하락과 맞물린 덕에 주전급으로 뛴 기간은 제법 되지만, 그 때문에 입대 시기가 애매해져 한창 경기력이 물올랐던 14-15시즌 이후 군 입대로 2년을 보낸 것도 아쉽다. 상대적으로 신체능력의 하락을 경험과 판단력으로 커버 가능해 선수 생명이 긴 센터 포지션이라고는 하나, 어느덧 한국 나이로 35살이 되는 2020년 시점[9] 에서, 지태환 입장에서는 오랜 기간 기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1] 화니화니 지태환이 간다 최강삼성 '''지!태!환!'''[2]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 선수의 두산 베어스시절 응원가와 같다.[3] 군복무 전 응원가[4] 고등학교의 경우 대학교에 비해 휴학 조건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5] 그 결과 자신감이 생겨서 2011-12시즌 챔피언결정전 1차전 때 승리를 따냈단다.[6] 입대 전 시즌인 15-16시즌 속공 개수 2위, 제대 후 본격적인 첫 시즌인 18-19시즌 세트당 블로킹 4위를 기록한 바 있다.[7] 물론 삼성화재는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든 뒤의 블로킹 비중이 높지 않고, 블로킹보다는 유효블록을 노려 오픈 공격을 주로 구사한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감안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8] 기량이 올라온 14-15시즌 이래 지태환의 블로킹 성적은 세트당 0.49개에서 0.56개까지 올라간다. 경험이 쌓이며 뒤늦게나마 손 모양과 감각 등이 나아진 듯하다.[9] 고희진이 은퇴한 나이가 37살, 이선규가 기량 하락으로 삼성화재에서 잡지 않아 KB 손해보험으로 이적한 나이가 36살이다. 지태환과 또래지만 아직까지도 전성기에 가까운 기량을 유지 중인 신영석이나 박철우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30대 중반에 들어서면 점프력과 순발력 등의 신체능력이 하락한다고 봐야 한다. 특히 19-20시즌 중 무릎 부상으로 수술까지 한 지태환의 경우 더욱 우려되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