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편
鐵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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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타격 무기의 일종. 회초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2. 채찍이 아니다
'편(鞭, 채찍)'이라는 이름 때문에 쇠 채찍(Bull Whip)[1] 과 혼동되지만, 사실은 다른 무기다. 한국과 일본의 많은 역자들이 한때 이걸 모르고 혼동해서 철편마저도 쇠사슬로 만든 채찍으로 그려서 큰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쌍철편을 쓴다고 하니 쌍채찍을 휘두르는 것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쌍채찍을 무기로 쓴다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기 용법에서 아주 황당한 소리이다. 비슷한 무기인 유성추가 익숙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해 보면, 양손을 따로 다루면서 채찍을 쓴다는 건 본인이 다치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
원래 저 鞭이란 한자는 채찍이란 뜻 외에 '대나무 뿌리'란 뜻이 있다. 학교 체벌이 폐지되기 전, 교사들이 종종 체벌용으로 들고 다니던 구불구불하고 둥그런 고리 같은 마디가 있던 나무 막대기를 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게 바로 대나무 뿌리인데, 그 모양을 본떠 만든 무기가 바로 편鞭이다.
철편이라고 이름이 따로 있긴 하지만 넓게 분류하면 일반적인 철퇴와는 달리 무게중심이 고루 퍼지도록 봉 형태로 만들어진 봉형철퇴에 해당된다. 일반적인 철퇴는 자루는 가볍되 끝에만 무거운 쇳덩어리를 달아서 무게중심이 맨 끝에 있도록 만들기 때문에 한손무기로서는 가장 강력한 일격을 날릴수 있으나, 그 대가로 휘두른 후 회수하는 시간이 느릴수밖에 없는 등 빠른 공방에는 부적합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봉형 철퇴는 무게중심이 가운데, 혹은 아예 손잡이에 있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도검과 비슷한 수준의 빠르고 다양한 컨트롤이 가능하며, 이는 여러 기교를 부리는 무술을 응용할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철편으로는 단봉술과 비슷한 수준으로 빠른 공방을 나누면서도, 나무로 만들어진 단봉과는 달리 갑옷입은 적도 확실히 살상할 수 있을 정도의 타격력을 지녔다.
다만, 상술한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봉형철퇴는 일반적인 철퇴보다는 타격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가장 큰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철편을 비롯한 봉형철퇴는 전쟁터의 무기로서는 그다지 애용되지 못했다. 전세계적으로도 봉형철퇴 유물은 일반적인 철퇴에 비해 매우 희소하다. 보통 이런 둔기류 무기를 지급받아 다루는건 절대다수가 무술에 그닥 능하지 않은 징집병 출신 병사들이 많았는데, 그들로서는 봉형철퇴로 능숙하게 기교를 부리며 싸우는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차라리 일반적인 철퇴를 들고 있는힘껏 후리며 싸우는게 효율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3. 역사
서융족 기병에게서 기원한 무기로 임진왜란 때 명나라군 소속 타타르 기병대에 의해 조선에 전래되었다.
신윤복의 그림등을 보면 조선시대의 포졸들도 가지고 다녔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인 철편에 칼막이용 가지를 한두개 낸 짓테라는 철편을 치안유지용으로 만들어 썼다.
타격용의 철편은 좀 더 굵직한 쇠몽둥이에 가깝다. 조선시대의 기병들도 사용한 대표적 둔기인 편곤도 철편이라 불렸으나, 위의 무기와는 달리 도리깨와 같은 형태라 엄밀히 말하면 플레일 및 사슬무기로 분류해야 한다.
4. 미디어 믹스
형상을 보면 몽둥이라기보다는 그냥 막대기라는 느낌이라 별로 인상 깊지 않은지 다뤄지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4.1. 삼국지
삼국지연의에서 황개의 무기가 철편인데, 역시 채찍으로 착각되기 일쑤이다. 삼국지 시리즈에 등장할 때나 황개 일러스트에서는 쇠로 만든 육모방망이처럼 그려졌는데, 이는 철편이라기 보다는 간을 묘사한 것이다.
4.1.1. 진삼국무쌍 시리즈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황개는 철편이라는 이름의 쇠몽둥이를 들고 나온다. 자루에 매듭이 없는 것은 아니나 끝에 추 형태가 달린 것이 아무리 봐도 서양게임의 플레지드 메이스를 거대화 시킨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애초에 저 무기도 이후 시리즈에 가면 쇠기둥(철주)라는 명칭까지 나오니 말 다했다.[2]
진삼국무쌍 7에서 제갈탄의 EX 무기인 '단철편'이 등장하는데, 이쪽도 이름만 철편이고 생김새는 삼단봉이다. 특이하게도 '''소수'''의 적을 상대하는 것에 효과적인 '''잡기''' 기술이 대다수다. 다수의 적을 확실하고 안전하게 처리해야하는 무쌍 시리즈의 아이덴티티에 잘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지만, 깐깐한 성격의 캐릭터성과 그러한 독특함과 경찰의 체포술을 연상시키면서도 절도있는 일부 모션이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하여 성능과는 별개로 개성이 확실한 무기로 자리 잡았다. 성능은 역시 다른 무기에 비해 다수의 적을 상대하기가 곤란해서 무기에 대한 투자가 상당히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썩 좋진 않지만, 필요한 목표를 잡기 기술의 장점을 이용하여 잡아내기엔 제법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무기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단점이 보완되어, 다른 무기에게 없는 특별한 장점을 가진 강력한 무기이기도하다.
그나마 진삼국무쌍 시리즈에서 철편 비슷한 무기를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황당하게도 태사자이다. 태사자가 진삼국무쌍에서는 쌍편을 쓰는데, 이게 좀 굵어서[3] 그렇지 매듭이 있는 철편의 모습을 구성하고 있다. 물론 정사나 연의 모두에서 철편과는 거리가 먼 태사자가 왜 뜬금없이 쌍편을 쓰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진삼국무쌍시리즈니까 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고. [4]
4.2. 수호지
수호전의 호연작, 손립은 쇠몽둥이형 철편을 양손에 들어 무기로 쓴다. 또한 손신, 풍태, 등감은 철편 1개를 무기로 쓴다.
앞서 말했듯이 2차 매체에서 호연작과 손립의 양손 철편을 쌍채찍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대표적으로 요코야마 미츠테루 수호지판의 호연작은 말위에서 쌍채찍으로 적장들을 우세하는 묘기를 보였다.
4.3. 봉신연의
봉신연의에는 편을 쓰는 캐릭터가 많다. 신공표가 쓰는 뇌공편은 안능무의 창작이라고 해도, 태공망이 쓰는 타신편이나 문중이 쓰는 금편 등이 있다. 문제는 봉신연의라고 하면 가장 익숙할 봉신연의(만화)에서 이 편들이 대부분 채찍으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뇌공편과 금편은 짤없는 채찍이고, 타신편도 원형은 라디오 안테나 같은 3단봉 형태이다가 묘사는 소닉붐을 통해서 원거리 공격을 하거나 채찍처럼 휘두른다.
4.4. Fate Grand Order
그나마 가장 철편의 모습을 잘 구현한 경우는 Fate/Grand Order에 등장한 불야성의 어새신. 정체가 측천무후 다보니 말을 철편으로 길들이겠다는 일화에서 따와 철편을 다루는 모션이 있다. 참고로 해당 일화 기준으로 철편은 첫번째 단계로, 두번째는 철퇴, 마지막은 목에 칼질이다. 그렇다고 무슨 사이코패스나 말 학살범은 아니고,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 참고.
그렇다고 고증을 바라진 말자. 철편이라기 보다는 무슨 말뚝에 가까운 모습으로 가늘고, 둔기의 목적은 거의 상실한 디자인. 후려칠때 소리도 가벼운 나무로 후려치는 소리가 난다. 톤파가 원형이 아니라 리파인 된 형태로 나오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4.5. 영화
사망유희의 이소룡도 댄 이노산토와의 격투 씬에서 쌍절곤을 꺼내들기 전까진 철편을 사용했다. 다만 일반적인 것보다도 훨씬 가늘어서 진짜 회초리로밖에는 안 보이는 수준의 철편이다.
서호봉 원작 감독의 중국 무협영화 무사 4대문파와의 결투에 이 무기와 사용법이 자세히 나온다.[5]
[1] 흔히 채찍하면 생각하는 길고 유연한 타격 무기. 인디아나 존스 등이 쓰는 것.[2] 다만 2~4편까지 황개 전용 무기 모델1,2는 분명 철편의 모습을 하고 있다. 3번 모델 무기로 넘어가면 갑자기 메이스가 되어 버린다.[3] 굵다고 해도 황개의 쇠몽둥이에 비하면 굵은 것도 아니다.[4] 사실 이렇게 된 이유는 진삼국무쌍의 전신이 된 삼국무쌍에서 태사자의 무기가 쌍철편이었기 때문이다. 전위가 쌍극이 아니라 손도끼를 들고 나오고, 공명이 부채에서 빔을 쏘는 것도 다 삼국무쌍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5] 다만 번역자가 중국 문화 역사 전반에 지식이 깊지 않아서 편이 아니라 엉뚱한 이름으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