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2세
1. 개요
카스티야와 아라곤, 나폴리와 나바라의 왕이었다.프랑스의 왕은 내가 그를 두 차례나 속였다고 불평을 한다. 그는 어리석은 자에다가 거짓말을 한다. 나는 그를 10 차례 이상이나 속였다.[1]
2. 생애
1452년 아라곤 왕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이후 왕세자가 되었다.
1469년에 카스티야-레온 왕국의 왕위계승권자인 이사벨 공주(이사벨 1세)와 결혼했다. 이 결혼은 이베리안 웨딩이라고도 불리는 역사적인 결혼이었다.
1479년 아라곤 왕국의 국왕으로 즉위했다. 1474년 카스티야 연합 왕국의 여왕이 된 아내 이사벨 여왕과 함께 양국의 공동왕이 되면서 카스티야-아라곤 동군연합이 시작되었다.
그는 이사벨 여왕과 명목상 동등한 위치에 있었고, 둘의 상의 하에 왕국은 지배되었지만, 카스티야-레온 왕국과 아라곤 왕국이 영토, 인구 등 국력에서 거의 네 배 차이가 났던 만큼, 남존여비 따위 쌈싸먹고 이사벨 여왕의 입김이 더 셌으며, 페르난도 2세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결혼 당시 이사벨은 나중에 왕위에 오르고 나서도 페르난도가 카스티야 왕국의 정치에는 일체 간섭하지 않을 것임을 서약하도록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또 페르난도 2세는 이사벨 1세에게 다소 눌려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사벨 여왕은 자신이 왕비가 아닌 여왕이며, 페르난도보다 연상(1살)임을 자주 남편에게 주지시켰다고 한다. [2]
이사벨 1세와 페르난도 2세는 1492년 나스르 왕조를 무너뜨리면서 레콩키스타를 완수했다. 그들은 스페인에 남아 있던 대부분의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를 추방하고 스페인의 종교 재판을 결정하였다. 같은 해 '카스티야-아라곤 연합 스페인 왕국'을 선포했다.
이어 프랑스와의 전쟁을 통해 1504년에는 나폴리 왕국을, 몇 년 후에는 나바라 왕국을 차지하였다.
1504년 이사벨 여왕이 죽자 페르난도 2세는 카스티야의 왕위를 차지하여 자신의 아라곤 왕국에 병합시키려는 야욕을 품었다. 그러나 카스티야 귀족 의회인 코르테스가 카스티야의 계승법에 따라 이사벨 여왕과 그의 딸인 후아나 공주를 왕위계승권자로 지명했고 공주가 후아나 여왕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페르난도 2세는 이에 굴하지 않고 딸인 후아나의 정신병을 이유로 자신이 섭정 자격으로 카스티야를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후아나의 정신병이 심각했기 때문에 카스티야 의회는 이를 받아들여 페르난도 2세가 단독으로 스페인 전국에서 통치권을 행사하게 된다.[3]
그러나 후아나 여왕의 남편인 사위 필리프 대공(펠리페 1세)이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여왕의 남편인 자신이 공동왕 자격으로 스페인을 통치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카스티야 귀족 의회는 논의 끝에 결국 필리프 대공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필리프 대공이 펠리페 1세로 즉위하여 카스티야-레온 왕국의 통치권을 행사하게 되었고, 페르난도 2세의 섭정권은 소멸되었다.
그러나 펠리페 1세는 즉위한 지 2달 만에 갑작스럽게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였다. 페르난도 2세가 암살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진실은 오늘날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펠리페 1세 죽음 후 합스부르크 가문 측은 펠리페 1세와 후아나 여왕의 아들인 카를로스(카를 5세)가 왕위를 계승해야 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페르난도 2세는 카를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당시 6세)는 이유를 들어 자신의 섭정권을 주장했다. 이것이 받아들여져서 페르난도 2세는 다시 스페인 전역을 통치하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 페르난도 2세는 재혼을 하여 아들을 낳아 아라곤은 물론이고 가능하다면 카스티야까지 물려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페르난도는 아들을 낳는 데 실패했다.[4] 결국 만년에는 아들을 낳는 것을 포기하고 합스부르크 가문 쪽의 외손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그 와중에도 그는 네덜란드에서 자란 첫째 외손자인 카를이 아닌 스페인에서 자란 둘째 외손자이자 자신의 이름을 딴 페르난도(페르디난트 1세)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 장자인 카를에게 물려주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는 이를 포기했다.
1515년 외손자 카를이 성년에 이르자 다시 합스부르크 측에서 그의 왕위 계승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페르난도 2세는 순순히 자신의 권력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결국 이것이 분쟁으로 비화되려는 찰나 1516년 마침내 페르난도 2세가 64세로 승하하면서 카를이 통합 스페인 왕국의 새로운 국왕 카를로스 1세로 등극하게 된다.
3. 여담
왠지 이분과 닮았다..
[1] 페르난도 2세가 프랑스와의 전쟁을 마무리하고 나폴리 왕국의 지배권을 확실히 한 직후에 한 말. 참고로 당시 프랑스의 왕은 발루아 왕조의 마지막 직계 왕이었던 샤를 8세로 일설에서는 그는 심각한 정신질환자였다는 설도 있다.[2] 실제로 이사벨 1세가 부계의 트라스타마라 가문상 6촌 누나다. 이 때문에 본디 교황청을 비롯한 일부에서 이 결혼에 반대했으며(당장 이사벨의 이복 오빠였던 카스티야 왕 엔리케 4세부터 이사벨과 포르투갈 왕 아폰수 5세와의 결혼을 추진했다), 두 사람은 톨레도 대주교가 위조한 교황의 특면장을 내세워 겨우 결혼할 수 있었다. [3] 다만 카스티야에서는 페르난도 5세로 칭해졌다.[4] 정식 왕비에게서 낳은 아들들이 전부 요절한 데다 남은 아들 1명조차 왕자가 아닌 정부와의 관계에서 태어난 사생아라서 왕위 계승권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