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8세
1. 개요
프랑스 왕국의 국왕. 발루아 왕조의 7대 왕이자 동로마 제국의 132대 황제이며, 루이 11세의 아들이다. 킹덤 오브 헤븐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발리앙 디블랭의 먼 후손이기도 하다.
2. 생애
유년기에는 아버지와 멀리 떨어져서 앙부아즈 성에 있었고, 즉위 시 13세의 나이라서 큰누나 안 드 프랑스가 국정을 대신 다스렸다.
1492년 친정을 하자마자 이탈리아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이탈리아 전쟁을 개시했으며, 1494년에는 피렌체를 점령했다.
1494년에 샤를 8세는 2만 5천 명의 군사를 이끌고 나폴리로 향했다. 나폴리 외곽의 몽 생 조반니 요새는 수백 년 동안 수많은 공격을 받았지만, 단 한 번도 침략을 허락하지 않았던 요새였다. 프랑스 군은 성벽에서 90m 거리에 대포를 설치한 후 45kg의 포탄을 쏘아댔다. 8시간 동안 포탄은 쉼 없이 성벽을 두들겼고, 성벽은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샤를 8세는 나폴리에 무혈로 입성했으며, 스스로 나폴리 왕위에 즉위했다.
이런 프랑스의 공세에 위기를 느낀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교황 알렉산데르 6세 등이 힘을 모아 반 프랑스 동맹을 결성하고 동맹군이 프랑스군을 격퇴함으로 인해 이탈리아를 모두 차지하겠다는 생각은 단념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철수하면서 그의 군대가 매독을 프랑스로 전파시키게 되었다.
1498년 왕비 안 드 브르타뉴 와의 사이에서 샤를 올랭, 샤를, 프랑수아, 안 등 3남 1녀를 낳았지만 모두 요절했고 본인마저 상속자 없이 27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사인은 고향 앙부아즈로 테니스 경기를 보러가다가 문의 상인방[1] 에 머리를 부딪힌 것이다. 처음엔 멀쩡했으나 두세 시간 뒤 현기증을 호소하다가 쓰러졌다. 뇌일혈이 원인으로 보인다.
왕위는 샤를 8세의 고조부 샤를 5세의 아들 루이 드 발루아의 손자인 오를레앙 공작 루이 12세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물론 이는 살리카법에 의한 것으로 가장 가까운 왕위계승자였던 샤를 8세의 누나 잔 드 프랑스의 남편이 바로 루이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루이 12세는 즉위 후 잔과 이혼하고 매형 샤를 8세의 부인이었던 안과 재혼해서 딸 둘 클로드와 르네를 낳았다(...).
발루아 왕조의 직계는 이렇게 샤를 8세에서 끊겼고 이후에는 방계 왕조라 봐도 무방하다. 재미있게도 같은 왕조 내인 샤를 8세와 루이 12세의 아버지대 촌수관계가 카페 왕조의 마지막 왕인 샤를 4세와 발루아 왕조의 초대 왕 필리프 6세의 촌수관계보다 더 멀다. 샤를 4세와 필리프 6세는 사촌지간이었지만 샤를 8세와 루이 12세는 칠촌지간이었다. 즉, 전자에 비하면 거의 남이나 다를 바 없었다.
3. 여담
- 밀덕이었다고 한다. 각종 병기들을 모아서 그걸 지켜보는 게 취미였다고. 일설에는 잔 다르크의 갑옷도 수집했다고도 한다.
- 루이 3세도 샤를 10세와 마찬가지로 상인방에 이마를 박고 낙마하는 바람에 사망했다.
- 동로마 제국 제위의 마지막 합법적 계승자였던 안드레아스 팔레올로고스에게서 헐값에 로마 황제 직위를 사들였지만, 이 칭호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이후 안드레아스는 샤를 8세의 라이벌인 스페인의 왕 페르난도 2세와 이사벨 1세에게 또 다시 팔았는데[2] 그 후 금방 사망했기 때문에 돈을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 그 뒤 명목상으로 남아있는 로마 황제위는 흐지부지 소멸하게 된다. 결국 거지에게 적선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