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2015년/5월/17일
1. 개요
2015년 5월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벌여진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
2. 경기 내용
2.1. 초반
안영명이 주 3일 선발등판을 하였다. 무리가 있는 등판이었지만 선발투수가 붕괴된 한화가 이번주 내내 할 수 밖에 없었던 악수였다. 1회는 그럭저럭 괜찮게 막은 안영명이었지만 2회 선두타자부터 볼넷과 폭투 및 운 나쁜 안타가 더해지면서 1실점한다. 3회들어 연속 안타를 맞으며 3점까지 내주게 되었고 결국 강판되었다.
이후 나온 이동걸이 볼넷 이후 주자 1-2루 상황에서 유한준에게 쓰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3회초 스코어는 6:0. 슬슬 경기는 넥센에 기우는가 했으나. 한화는 바로 3회말부터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송주호의 안타와 이용규의 3루타로 1점을 따라 붙었고, 이후 주현상이 땅볼로 물러났으나 정근우, 최진행, 김경언이 연속으로 볼넷을 얻어내며 밀어내기로 2점째를 획득하였다.
그리고 그냥 여기서 스코어가 뒤집히는 정도였으면 야구에서 6점차가 뒤집히는 건 그리 놀랄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 항목이 적히지도 않았겠지만....
2.2. 중반
한화는 4회말에도 상대 보크로 1점을 만회, 3:6 스코어를 만들었다. 이어 6회말에도 볼넷에 이어 보크로 무사 2루 찬스를 잡았으나 '''1이닝 3주루사'''로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
2.3. 후반
그러나 7회부터 한화가 다시 한점씩 야금야금 따라붙기 시작했다. 7회에는 2아웃 1-2루 상황에서 권용관이 적시타를 쳐내며 4:6이 되었고, 8회말에는 이용규의 3유간을 가르는 기습 번트 "안타''로 강경학이 홈에 들어오면서 5:6까지 따라붙게 되었다. '번트의 신' 한 점차까지 추격하는 이용규의 기습번트 [1]
9회말 넥센의 투수는 마무리 손승락. 선두타자 김경언이 힘겹게 힘겹게 따라온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솔로 홈런을 쳐서 6:6 동점이 되었고, 이후 권용관의 우전안타, 허도환 희생번트로 권용관의 2루행, 강경학의 내야안타로 1아웃 1, 2루에서 송주호가 초구를 섣불리 건들며 맥없는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당하고, 1번 이용규가 들어섰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나는데... 하필 지명타자 소멸덕택에 2번타자 슬롯에 '''권혁의 이름이 떠있던것. 설상가상으로 대타도 다 써버려서 대기타자가 한명도 없었다.''' 당연히 넥센은 이용규를 고의사구로 걸러놓고 이렇게 만들어진 2아웃 만루에서 이미 대타요원을 다 써버린 한화는 '''투수 권혁이 타석에 들어간다.''' 손승락은 제구가 되지 않으며 1S 이후 연속 3개의 볼이 들어오면서 끝내기의 꿈이 현실이 되나 싶었지만 스트라이크가 들어오고 다음 공도 스트라이크가 들어오자 권혁이 파울을 쳐내었다. 당연히 대전은 열광했지만, 아쉽게도 다음공에 루킹삼진으로 이닝 종료
권혁의 프로데뷔이후 첫 타석 영상
2.4. 연장
그리고 10회 초, 한화에게 바로 위기가 다가오게 된다. 방금 타석에서 삼진 당한 권혁이 나와 박병호에게 볼넷을 허용했고[2] , 유한준과의 승부에서도 2볼로 몰리자 김성근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와 격려해주고 들어갔지만, 도루로 2루 까지 허용했다. 결국 유한준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지만 박병호가 한 베이스 더 가서 1사 3루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화 팬들의 가슴이 철렁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3루수 권용관이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3루를 비우고 이미 홈 커버에 들어갔는데 중견수 이용규의 공을 받은 유격수 강경학이 보지도 않고 비어있는 3루쪽에 공을 던졌다. 그나마 권혁이 3루 베이스 옆 파울지역에 커버를 가 있어서서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꼼짝없는 실점을 할뻔 했다. 권용관은 깊은 뜬공이라 3루로 오는 주자를 잡기 어려우니 굳이 송구를 하지 않을거라고 판단 했던 모양.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었기에 권용관도 강경학을 질책하기도 했다. 어쨌든 병살 유도를 위해 다음타자 윤석민을 거르고 1사 1, 3루를 만든 뒤 김하성을 상대했고, 염경엽 감독도 3루 주자 박병호를 대주자 유재신으로 교체한다. 대단한 긴장감속에서 권혁은 풀카운트 승부끝에 김하성을 삼진, 그리고 박동원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10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 때 낙구 지점을 약간 지나치는 바람에 굉장히 불안정한 점프 포구를 하며 잡는 장면이 포착되어 순간 놀란 한화팬들이 많았다.
10회 말, 정근우-최진행-김경언 타선으로 이닝이 시작되었다. 이번 타선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고 하위 타선으로 이어진다면, 넥센을 추격하던 입장에서 추격당하는 입장으로 바뀌는 아슬아슬한 상황. 넥센은 10회말에 손승락 대신 배힘찬을 올렸지만,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1루타를 내주고, 이어서 폭투까지 던져버린다. 주자 2루에서 볼넷으로 결국 최진행까지 내보내서 무사 1, 2루. 김경언이 2루 땅볼 아웃으로 진루를 시켜서 정근우와 최진행이 3루와 2루에 나간 상황에서, 배힘찬 은 권용관을 고의4구로 걸러내어 만루를 만들고, 타석에는 허도환이 들어선다. 볼넷만 나와도 한화가 밀어내기로 점수를 내어 승리할 수 있는 상황. 3B 2S인 상황에서 볼로 판정될 수 있는 공이 들어왔으나, 허도환은 시원하게 스윙을 날려버리고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된 공을 유격수가 잡았다. 2아웃 만루 상황. 배힘찬의 공은 이미 힘이 빠진 상태였고, 첫 2구가 헛스윙-볼로 카운트는 1B 1S, 3구째는 끝내기 안타가 될 수도 있었으나 아깝게 페어 지역을 벗어나 파울로 판정되면서 1B 2S로 배힘찬에게 유리하게 갔음에도 아래쪽으로 몰린 공과 위쪽으로 높이 나간 공이 차례로 들어오는 가운데, 카운트는 3B 2S까지 올라간다. 경기를 마무리짓는 마지막 공을 강경학이 침착하게 걸러냄으로써, 연장전까지 이어지던 접전은 한화의 승리로 끝이 났다.
3. 총평
한화는 0:6인 경기를 7:6으로 뒤집는 저력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7회부터 1점씩 따라붙은 것은 진짜 변비야구의 극치이기도 했지만 마약야구 다운 모습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3연패는 없다는 올해의 한화 모습을 또 보여주게 되었다. 한편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낸 강경학은 인터뷰에서 '''오늘은 특타 없다'''는 명언을 남기며 경기 종료 후 김성근 감독의 특타와 펑고 가 선수들에게 비춰지는 영향력을 볼 수 있었다.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은 2일전 kt와 달리 이닝 내내 제구가 안되는 공을 참아낸 한화의 침착함이 요인.
이 경기를 대첩으로 만든 것은 전날 넥센의 투수 운용도 한 몫 했다. 넥센의 필승조는 사실상 조상우와 손승락으로만 구성되는데, 염경엽 감독은 이 주에만 82개나 던진 조상우의 체력을 관리하는 것을 선택한 결과 제구가 안 되는 투수들이 등판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넥센 타자들이 무기력하게 배트를 휘두르는 동시에 매끄럽지 못한 플레이로 매 이닝 한 점씩 계속 따라잡히면서 분위기가 한화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그 결과가 그나마 그 중에서 제구가 되는 손승락의 2구 블론.
대첩 요소가 충분했던 경기. 양팀이 합쳐서 기록한 20안타나 2실책은 평범하지만, 사사구 19개까지 포함되는 경기는 드문 경우. 거기에 라이언 피어밴드의 2보크, 한화의 6회말 3주루사, 그리고 나오기도 매우 힘들다는 '''9회말 2아웃 만루 풀카운트 상황에서''' 고교 3학년때 조차 잠깐만 타석에 서봤던 투수 권혁의 타격이 있었다 .[3] [4]
4. 여담
- 한화의 새 외국인 선수 제이크 폭스가 입국해서 한화 경기를 관전했는데 첫 경기 부터 대첩을 경험했다(...).
- 또한 이 날 경기는 종료 직후 네이버스포츠 시청인원이 무려 30만명을 돌파했다. 종일 야구제 경기라서 남들 2시에 시작할 때 대전만 5시에 시작한 경기.
- 그리고 이 주에 안영명이 선발등판한 주중 3경기 모두 전승을 거두었다.
- 이 경기에서 밀어내기로 경기를 끝낸 강경학은 위에 서술한 대로 인터뷰에서 오늘은 특타 없다고 좋아했지만 다음날 라디오볼에서 인터뷰를 하려 하니 특타에 걸려서 인터뷰를 못하게 되었다.(...) 또한 강경학은 마지막 밀어내기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번에 받아 묻혔지만, 앞의 수비에서 3루 베이스커버가 들어왔는지 아닌지도 안보고 무작정 송구를 날려서 정말 무진장 까였었다. 다행히 권혁이 3루 베이스커버를 들어와서 박병호는 더 이상 진루하지못했지만.. 만약 박병호가 들어왔으면 경기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였다. 해설진의 해설에서도 그렇치만 앞으로 좀 더 경험과 판단이 필요한 것 같다.
- 이 경기가 끝나고 한동안 온라인에서 한화 투수들도 전부 타격연습을 시켜야한다는 얘기도 많이 나왔다(...)
- 한편 피어밴드의 견제동작 후 김성근 감독이 공격상황에서 상대 마운드에 직접 방문하여 항의해서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또한 10회초 넥센이 1사 1, 3루의 기회를 잡은 상황에서 1스트라이크 3볼의 유리한 고지를 밟은 김하성을 상대로 권혁이 던진 5구, 6구를 심판이 모두 스트라이크로 판정해서 논란이 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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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쪽으로 빠진 5구를 스트라이크 판정하는 심판과 어이없어 하는 김하성. 그러나 이는 중계화면이 시선방향으로 올바르지 않고 약간 기울어져 있는 시점임을 고려해야 한다. 투수와 타자와 포수가 겹치지 않게 잡기 위함인데 이 때문에 실제 스트라이크 존은 중계로 보이는 스트라이크 존보다 비스듬하게 위치한다. 게다가 좌투수가 우타자에게 던진 공이기 때문에 5구의 경우 스트라이크 존을 훑고 지나갔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평소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 티내게 불만을 표시하지 않는 김하성이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한숨쉬는 것을 감안했을 때 타자 본인이 존이 이상함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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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쪽으로 빠진 6구. 이 경우 스트라이크로 보기 힘든 공이다. 몸쪽으로 치우친 5구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면 바깥쪽으로 빠진 6구까지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는 건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결국 김하성은 1사 1, 3루의 기회에서 삼진을 당하고 말았고 넥센은 외야 뜬공만으로도 귀중한 점수를 벌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을 놓치고 말았다.
한화팬이나 중립팬 입장에서는 마냥 즐거운 경기였겠지만 상대 감독의 마운드 직접 방문,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애매한 스트라이크 판정까지 모두 경험한 넥센팬 입장에서는 무척 피곤한 경기였다.
하지만 넥센은 약 3달 뒤, 이와 비슷한 일을 kt에게 당하고야 만다.
이 경기 당시 등판했던 넥센 투수들은 2016년에 제각기 다른 팀으로 흩어졌다. 피어밴드는 2016 시즌 중 방출 후 kt wiz로 이적, 김세현(김영민)은 잔류, 이상민은 경찰 야구단 입대, 김대우는 2016 정규 시즌 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 손승락은 FA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 배힘찬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2017 시즌 중 김세현이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배힘찬과 다시 만났지만 배힘찬은 2017 시즌 끝나면 방출될 듯한 분위기라는 게 함정.
[1] 다만 이 번트는 영상을 잘 보면 타격 시점에서 타자의 발이 배터 박스에서 빠져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이 제대로 봤다면 이 번트는 반칙타격으로 아웃이 되어야 맞다. 하지만 너무 순간적으로 일어난 상황이라 아무도 인지하지 못했고 기습번트시에(특히 좌타자들이) 암묵적으로 흔히 이루어지고 또 용인되기 때문에 상황에 비해 크게 논란이 되지는 않은 편.[2] 이것으로 박병호는 당일 5타석 4볼넷 1사구라는 기록을 만들었다(...)[3] 참고로 투수가 주자 만루 끝내기 찬스에서 타석에 선 경우는 이 경기가 처음이었다. 즉, 이 날 경기는 손승락이 볼만 나왔어도 끝내기 밀어내기로 경기가 끝났었다. [4] 14년 전에 송진우가 주자 2, 3루 상황에서 대타 끝내기를 친 적이 있고, 김재박이 1985년 투수로 올라와 승리투수와 끝내기 안타를 동시에 기록한 적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