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엔하임 엘릭
'''ホーエンハイム・エルリック''' / '''Hohenheim Elric'''
1. 개요
강철의 연금술사(2003년)의 등장인물. 성우는 에바라 마사시/홍시호/스콧 맥닐[1] .
캐릭터 모티브는 원작의 반 호엔하임에서 따왔지만, 관련설정은 애니메이션 구버전이 오리지널 스토리로 흘러갔기 때문에 180도 다르다. 외모 측면에선 금발금안 + 안경 속성인 건 동일하지만, 원작에 비해 호리호리한 인상이고 머리에 '''가르마가 있다'''. 무엇보다 젊었을 적 시절의 모습이 딴사람 수준이라 관련설정을 모르면 동일인물인지 알기 어렵다. 구애니판 호엔하임이 원작과 같은 부분은 수백 년을 살아왔다는 것, 엘릭 형제의 아버지이지만 그들이 어렸을 때 모종의 이유로 집을 나왔다는 것, 호엔하임이 자취를 감춘 것 때문에 트리샤 엘릭이 이런저런 고생을 했고 이것 때문에 아들 에드워드 엘릭에게 원망을 사고 있다는 것, 온후한 성격이라는 정도다.
2. 작중 행적
애니메이션 후반부에 가서야 몇 년 만에 집에 돌아온 것으로 늦은 첫 등장이 이뤄졌다. 윈리 록벨의 집에서 지내고 있다가 마침 고향으로 온 아들들과 재회하며, 이때 마리아 로스에게 추파를 던지는 모습을 보이다가 에드에게 얻어맞고 밖으로 쫓겨나는 등 냉대당한다.[2] 그러던 중 에드의 말에서 단테에 관한 게 나오자 심상치 않다고 본 건지 다시 엘릭 형제 앞에서 사라져 버린다.
사실 그는 과거 마녀사냥을 당한 사람들과 흑사병에 걸린 이들을 이용해 현자의 돌을 창조해낸 연금술사로, 단테와 함께 이를 이용해서 자신의 영혼을 다른 몸에 정착시켜서 살아오고 있었다. 그녀와 같이 활동했었지만, 어느 순간 단테를 떠나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다른 몸에 영혼을 정착시킨 부작용으로 영혼이 마모되면서 몸의 부패가 쉽게 일어나며 한 번 영혼을 옮길 때마다 하나의 현자의 돌이 필요하다. 이 부패로 인한 냄새를 지우기 위해 단테와 그는 상당히 독한 향수를 사용한다.
엘릭 형제를 떠난 그는 단신으로 단테를 만나러 가서 더 이상 아들들을 현혹시키지 말라고 말하고 이후 싸우게 되는데, 도중에 슬로스를 보고서 트리샤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동요한 탓에 패배한다. 이어 단테에 의해 문이 열리자 저쪽 세계로 가게 된다.
그 후 에드워드를 닮은 소년 근처에서 지내고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의 런던에서 그라프 체펠린 비행선의 공습 때 문을 지나 저쪽 세계로 온 에드워드의 영혼과 재회한다. 이때 이 세계에 관련된 연금술의 진실과 등가교환의 허구를 말해준 뒤 트리샤와의 사랑을 위해서 육체를 옮기지 않고 그대로 죽음을 맞이할 생각이라는 것 등을 말했다. 이후 에드와 헤어진다.
이 일로 아내와 자식들을 깊이 사랑한 아버지라는 플러스적 이미지를 각인시켰으나… 나중에 과거 젊었을 적 단테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있는 데다 그 아들이 수은 중독으로 죽은 걸 되살리려 인체연성을 비롯한 갖은 노력을 한 끝에 나온 실패작이 바로 최초의 호문쿨루스 엔비였으며, 이 실패로 인해 엔비를 저버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이미지가 또 마이너스되었다. 게다가 이 진실로 인해 충격을 받은 에드가 엔비에게 죽임을 당하는 계기가 되고 만다.에드: 어째서, 어머니하고 결혼한 거야? 남들처럼 아이 갖는 놀이라도 해보고 싶었던 거냐!
호엔하임: '''사랑했기 때문이야. 어머니를, 트리샤를 사랑했다. 처음으로 사랑을 깨달았지.'''
에드: 거짓말! 그럼 왜…
호엔하임: (부패해가는 팔을 보여주며) 썩어문드러진 몸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
50화에서 에드워드 엘릭과의 대화 中
참고로 이런 탄생 배경을 지닌 엔비의 본래 모습은 호엔하임의 얼굴선이 그대로 유지된 젊은 얼굴인데, 호엔하임과는 판박이지만 엘릭형제와는 닮기는 했되 다소 다른 얼굴이다. 젊은 시절의 호엔하임 엘릭은 이렇게 생겼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에드와 판박이였던 젊은 시절의 반 호엔하임과는 다른 얼굴.[3][4][5]
나중에 알의 희생으로 되살아난 에드가 알을 살리기 위한 대가로 문 너머의 현실 세계로 오게 되자 다시 만나 한동안 같이 살게 된다.
극장판 시점(1923년 독일)에선 어딘가로 자취를 감추었다가 나중에 에드가 툴레 협회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을 열고자 연성진을 그린 상태에서 에드와 재회하는데, 이 때 그는 엔비의 입 속에 들어가 있는 모습으로 연성진 앞에 있었다. 여기서 에드를 원래 세계로 돌아가게 해주고자 문을 열기 위한 계획에 참여했음이 드러난다. 스스로 엔비의 입을 닫고 연성을 시도해 문을 열면서 동귀어진과 함께 두 아들[6] 에게 자신의 과오를 속죄하고자 한 것이다. 결국 자신의 또 다른 자식인 엔비와 함께 사라지게 되고, 반대편에서도 라스와 글러트니의 연성을 통해 문이 열리게 된다.
3. 능력
원작의 반 호엔하임이 현자의 돌이 되기 이전엔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에게 각종 지식을 전수받아 선천적 재능이 미지수이며 신분은 노예였던 것과 달리, 타고난 연금술사였다. 빛의 호엔하임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단테와 싸울 때의 모습을 보면 빛을 연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세부 설정을 보면 얼음 계통 연성 전문이라고 한다.[7] 아마 얼음결정에서 빛이 반사되는 것 때문에 붙은 별명으로 보인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얼음을 연성해 글러트니가 두려워하고, 알폰스의 갑옷 모양으로 연성된 병사들이 단테가 만들어낸 가고일들과 움직이며 싸우는 등, 현자의 돌이나 붉은 돌이 없이도 연금술사로서의 실력은 먼치킨인 듯.[8]
그런데, 원작의 호엔하임과 다르게 그 자신이 전투원으로서 엘릭형제에게 달리 도움이 되거나 활약한 게 없는 탓에 스토리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4. 평가
원작에서 평가가 높은 캐릭터였던 반 호엔하임과는 달리 분방한 성격 때문에 평가는 떨어지는 감이 있다. 이렇게 바뀐 이유는 구 강철의 제작 중에는 원작 호엔하임의 설정이 거의 밝혀지지 않은 터라 다수의 오리지널 요소 추가가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작품 자체의 바뀐 메시지와 더불어 변질된 인물상도 한몫했다.
원작의 반 호엔하임은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법 없이도 살 성인군자' 그 자체로 그려졌으나, 2003판의 이 호엔하임 엘릭은 마리아 로스에게 추파를 던지고 과거에 단테와 사귀어 아들을 낳기도 했던 등의 여성 편력이 묘사되어 남들보다 훨씬 오래 살았음에도 알맹이는 뭇 남성과 다르지 않은 범부에 가까워졌다. 트리샤 엘릭을 떠난 이유도 반 호엔하임의 경우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이유 때문이었으나 호엔하임 엘릭은 '썩어가는 자기 몸을 보여주기 싫었다'는 이유, 즉 자신의 모든 비밀을 아내와 공유하고 구원을 얻었던 원작과는 달리 이 쪽은 숨기고 있었다.[9]
거기다 현자의 돌의 창조와 관련된 과거와 죽은 아들을 되살리려 인체연성까지 해놓고 실패하자 무책임하게 버린 일로 인해 뒷날 크나큰 피바람이 불어닥치게 만들고야 말았다.
이런 면모들만 보면 2003년판의 호엔하임 엘릭은 아무것도 모르는 마누라를 실컷 고생만 하다 죽게 만들었으면서도 다른 여자에게 추파나 던지는 놈팽이이자 현자의 돌과 호문클루스와 관련된 모든 사건의 발단을 불러온 '''만악의 근원'''이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단테의 노선에 엄연히 반대하는 입장인 데다 트리샤의 무덤 앞에서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아들인 에드와 엔비에 대해서도 자신의 과거를 인정하며 부끄러워하고 있던 모습을 보면 '''범인이라고 할지언정 악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등가교환이 허구라서 다행이야. 자식에 대한 사랑엔 아무 대가도 필요 없으니까."'''란 대사로 드러나는 부성애 및 트리샤에 대한 애정은[10][11] 원작과는 다른 형태지만 진심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결점한 성인군자'인 원작의 반 호엔하임과 구별되는 '내면에서 고뇌하는 인간' 컨셉을 잘 소화해냈다고 할 수 있다.
허나 이런 인간성과는 별개로 스토리상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신은 별 역할을 못한 데다 그 모든 진실이 복선 없이 갑자기 밝혀지고 그대로 마무리된 감이 있다. 2003년 TV판의 매끄럽지 못한 마무리로 지적받는 요소들 중 하나.
[1] 퍼니메이션판 성우진 중 유일하게 캐나다 밴쿠버 출신이다. 평소의 거친 연기와는 사뭇 다른, 자상하고 지적이면서 고뇌와 진지함이 묻어나오는 무거운 연기가 특징. 이를 계기로 퍼니메이션 더빙작에서 가끔씩이나마 출연하게 되었다(사무라이 7의 타노모, 원피스의 금사자 시키 등).[2] 알폰스 엘릭은 그래도 아버지니까 좀 잘 해주자는 반응이었지만 에드는 요지부동.[3] 물론 엘릭 형제도 나중에 나이먹으면 이런 얼굴이 될 가능성이 있고, 반 호엔하임 역시 나이를 먹으면서 저런 얼굴이 되었다가 지금의 얼굴이 되었을 수도 있다.[4] 근데 이건 2003년판 호엔하임과 단테의 설정을 감안하면 오류인 것이, 단테의 예시를 보면 현자의 돌을 이용해 육체를 바꿔도 해당 육체의 외모만 그대로 유지될 텐데 꽤 예전에 엔비를 태어나게 했을 호엔하임의 젊은 시절 육체가 트리샤와 결혼할 당시의 육체일 리가 없기 때문.[5] 하지만 2003년판 단테의 회상에서 나온 호엔하임의 원래 모습을 보면 의외로 현재의 모습과 꽤 닮은 모습이다. 즉 엔비의 원형(모체)이 된 호엔하임과 단테의 아들은 호엔하임이 다른 사람에게 몸을 옮기기 전에 단테와 관계를 가져 만든 자식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렇게 따져보면 오류라고 할 수도 없다.[6] 엔비(와 그의 모체가 되었던 자신과 단테의 아들)와 에드워드[7] 단테의 아지트 문을 부수고 등장 할 때 잘 보면 얼음 결정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른다. 아마 수증기를 이용해서 연성한 것이 아닌가 싶다.[8] 슬로스를 보고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바람에 제압당하자, 단테가 당신이 고작 호문클루스에게 당하냐고 비웃기까지 한다.[9] 다만 역겨운 모습을 애써 노출하지 않는 것 역시 배우자에 대한 배려임을 상기한다면, 그 또한 자신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아내를 존중했다고 할 수 있다.[10] 단테에게 트리샤는 내가 사랑했던 유일한 여자라는 말을 하기까지 했다. 다른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호엔하임을 구하려 했고, 수백 년 동안이나 그를 찾아다녔던 단테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건 잔인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11] 하지만 단테와 관계해 아들까지 만든 걸 보면 단테를 말 그대로 어쩌다가 한 번씩 만나서 관계하는 대상으로 본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또한 단테에게도 어느 의미로든 애정을 가지고 있었으나, 현자의 돌을 통해 불로불사를 얻으려고 들면서 현자의 돌을 만들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람을 희생하려 드는 단테의 태도에 완전히 질려버린 나머지 단테의 곁을 떠나버린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