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월드 시리즈
1. 개요
1990년 10월 16일에서 20일까지 4차전으로 치러진 신시내티 레즈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월드 시리즈 경기. 레즈의 방패가 애슬레틱스의 창을 무력화 시킨 경기로도 알려진 경기.
2. 양 팀 상황
2.1. 1990년 신시내티 레즈
루 피넬라 감독이 이끄는 레즈는 호세 리호[1] 와 잭 암스트롱[2] 이 이끄는 탄탄한 마운드와 이른바 '내스티 보이즈(Nasty Boys)'[3] 로 불려졌던 불펜의 막강함으로 인해 내셔널리그를 평정하고 있었다. 놈 찰튼과 랍 디블, 그리고 베테랑 마무리 존 프랑코를 메츠로 보내고 영입한 메츠의 마무리였던 랜디 마이어스로 이뤄진 철벽 마운드는 내셔널리그의 통곡의 벽과 다른바 없었다.
여기에 에릭 데이비스, 배리 라킨, 폴 오닐, 빌리 해처, 크리스 세이보로 이뤄진 방망이 역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런 공수의 조화는 내셔널리그 최강팀으로 군림하기에 나무랄 것이 없었으며 결국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91승 71패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5경기에 앞선 1위로 시즌을 마치고, 동부지구 대표로 오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내셔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파이리츠를 시리즈 4승 2패로 제압하고 1976년 월드 시리즈 우승 이후 14년만에 월드 시리즈에 진출했다.
2.2. 1990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명장 토니 라루사가 이끌었던 애슬레틱스는 전년도 월드 시리즈 우승팀의 면모다움을 보였다[4] . 1980년대 말 리그 최강의 팀답게 기존의 선수들이 모두 건재한 가운데 리키 헨더슨, 월트 와이스 같은 호타준족들이 건재하고 호세 칸세코, 마크 맥과이어의 배시 브라더스(Bash Brothers)는 여전히 가공할만한 파괴력으로 아메리칸리그의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고 여기에 타격의 달인 윌리 맥기, 해롤드 베인스, 그리고 윌리 랜돌프가 더해진 공격력은 타 아메리칸리그 팀들로 하여금 버틸 수가 없다를 외치게 만들 정도였다.
여기에 에이스 데이브 스튜어트를 필두로 마무리에 최강 데니스 에커슬리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러한 최강의 팀 전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성적인 103승 59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를 평정하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4경기 싹슬이로 제압하고 월드 시리즈 2연패를 위한 닻을 올렸다.
3. 진행
3.1. 1차전
1차전에서 신시내티는 호세 리호를, 오클랜드는 데이브 스튜어트를 등판시킨다. 신시내티는 1회말 에릭 데이비스가 데이브 스튜어트로부터 2점홈런을 뽑아내 2대 0으로 일찌감치 앞서나갔다. 그 후 3회에 2점, 5회에 3점을 추가해서 7대 0으로 앞서나갔고 이것은 그대로 파이널 스코어가 되었고 호세 리호는 9회 완봉으로 막강 오클랜드 타자들을 무력화 시켜 시리즈 1대 0의 리드를 신시내티에 선사한다.
3.2. 2차전
2차전은 대니 잭슨이 신시내티 선발로, 오클랜드는 이 해 사이 영상 수상자였던 밥 웰치를 선발로 내세웠다.[5] 오클랜드는 1번타자 리키 헨더슨이 안타로 출루, 2루 도루, 희생타로 3루 진루, 그리고 땅볼로 홈인, 오클랜드에 1대 0 리드를 선사했다. 이에 레즈는 1회말 배리 라킨과 빌리 해처의 연속 2루타와 에릭 데이비스의 땅볼 아웃으로 순식간에 2득점, 2대 1로 역전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오클랜드는 그러나 3회초때 호세 칸세코의 홈런과 맥과이어의 안타 그리고 2연속 볼넷 출루로 레즈 선발 잭슨을 강판시킨다음 론 해시의 희생타와 마크 가예고의 적시타로 2득점, 총 3점을 득점, 애슬레틱스의 4대 2로 재역전을 선사했다. 레즈는 그러나 4회말, 론 웨스터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고, 8회말 빌리 해처가 3루타로 출루한 후 포스 플레이로 득점 4대 4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연장 10회말로 들어간 레즈의 공격때 빌리 베이츠가 내야안타로 출루, 다음 타자 크리스 새이보가 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든 상황에서 조 올리버가 3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로 베이츠를 불려들여 레즈의 5대 4 승리를 선사, 시리즈 2대 0의 리드를 안고 3차전 준비에 들어간다.
3.3. 3차전
오클랜드로 이동해서 치러진 3차전 경기에서 신시내티는 톰 브라우닝을, 오클랜드는 마이크 무어를 각각 선발로 올렸다. 첫 득점은 신시내티의 크리스 세이보가 솔로 홈런으로 올린 레즈의 1대 0 리드였다. 다음 2회말에 애슬레틱스의 해롤드 베인스의 2점 홈런으로 오클랜드가 2대 1 역전으로 반격했다. 그러나 레즈는 바로 이어진 3회말에서 빌리 해처가 안타로 시작을 열었다. 그리고 다음 폴 오닐이 오클랜드 1루수 마크 맥과이어의 글러브를 튕겨나온 안타로 1,2루를 만든 상황에서 에릭 데이비스가 적시타로 빌리 해처를 불러들여 2대 2로 동점을 이룬 다음, 할 모리스의 땅볼로 3루 주자였던 폴 오닐을 홈으로 불러들여와 3대 2 역전을 만들고, 크리스 세이보의 2점 홈런, 토드 벤징거의 안타와 조 올리버의 적시 2루타로 1점, 마리아노 던컨의 적시타로 조 올리버를 홈인시켜 1점, 그리고 배리 라킨의 적시타로 '''3회초에만 무려 7득점을 올려''' 8대 2로 앞서 나갔다.
오클랜드는 다음 3회말에 리키 헨더슨의 솔로 홈런으로 8대 3으로 5점차로 리드를 줄였으나 이것이 오클랜드의 마지막 득점이었고, 결국 8대 3의 신시내티 승리로 3승의 시리즈 리드를 기록, 이제 대망의 월드 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되었다.
3.4. 4차전
오클랜드는 반드시 잡아야하는 4차전에서 1차전 선발 데이브 스튜어트를 다시금 등판시켰고 레즈 역시 1차전 선발 호세 리호를 다시 등판시켰다. 그러나 레즈는 에릭 데이비스와 빌리 해처가 부상으로 경기 초반에 이탈해야 하는 비운을 겪는다. 이러한 유리한 상황을 이용한 오클랜드는 1회말 윌리 맥기의 2루타와 카니 랜스포드의 적시타로 1대 0 오클랜드의 리드로 출발했다.
1대 0의 리드를 유지하고 있던 오클랜드는 그러나 8회초, 레즈가 배리 라킨의 안타를 시작으로 험 위닝햄의 기습번트 성공, 폴 오닐의 희생번트가 수비실책으로 이뤄진 만루의 상황에서 글렌 브랙이 땅볼로 동점주자를, 할 모리스가 희생 플라이로 역전주자를 불려들여 2대 1로 경기를 뒤집었고, 신시내티의 마무리 랜디 마이어스는 이 점수를 그대로 지켜 2대 1로 신시내티는 적지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전년도 우승팀 오클랜드는 4경기 싹슬이패라는 충격을, 홈구장에서 맛보게 된다.
4. 이모저모
- 1990년 월드 시리즈는 신시내티의 리버프론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지막 월드 시리즈가 되었다.
- 신시내티는 1975년 월드 시리즈 7차전에서 승리한 이후,1976년 월드 시리즈와 1990년 월드 시리즈를 각각 4연승으로 재패하여 월드 시리즈 9연승을 기록하는 중이다.
- 1989 월드 시리즈만 생각해서 그렇지, 오클랜드는 1988 월드 시리즈부터 1990 월드 시리즈까지 무려 3연속 월드 시리즈에 진출했다. 즉,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을 3년 연속으로 해냈던 것.
- 2차전에서 톰 브라우닝의 아내였던 데비 브라우닝은 임신 중인 몸으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는데, 5회말 진통으로 남편인 톰이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갔고 이 소식은 레즈 지역방송 중계 때 알려졌다.
- 2차전 호세 칸세코가 날린 홈런은 그가 이 시리즈에서 기록한 유일한 안타였다.
- 2차전에서 추격타점을 올린 론 웨스터는 자신의 메이저리그 마지막 타석이었다.
-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월드 시리즈 4경기 싹쓸이 우승후 4경기 싹슬이 월드 시리즈 패를 당한 유일한 팀으로 기록에 남게된다.
- 1차전과 4차전의 선발투수로 활약해 레즈의 우승에 기여한 호세 리호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선수로서는 두번째로 월드 시리즈 MVP로 선정되는 명예를 안았다.[6] 그리고 그로부터 14년 후, 보스턴 레드삭스의 매니 라미레즈가 세번째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MVP로 뽑히게 된다. 참고로 첫번째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페드로 게레로로 1981년 월드 시리즈 MVP였다.
- 이 해에 일본프로야구와 KBO 리그에서도 4-0 싹쓸이 시리즈가 나왔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세이부 라이온스가 요미우리 자이언츠, KBO 리그에서는 LG 트윈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각각 시리즈를 4승 무패로 재패했던 것. 그리고 15년 뒤에 또다시 재현되었다.
- 당시 오클랜드의 에이스 투수로 전년도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하기도 했던 데이브 스튜어트는 호세 리호와 맞대결한 1차전과 4차전을 잇달아 패했고, 이후 토론토 소속으로 치른 1993년 월드 시리즈 2차전에서 다시 패전투수가 되며 월드시리즈 3연속 패배를 기록했다.
[1] 성적 29전 14승 8패 평균자책점 2.70 152탈삼진.[2] 성적 29전 12승 9패 평균자책점3.42 110탈삼진.[3] 놈 찰튼, 랍 디블, 그리고 랜디 마이어스 모두 강속구로 한 이름 했던 투수들이었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었다.[4] 오클랜드에는 3년 연속 월드 시리즈 진출이었다. 비록 첫 도전인 1988년 월드 시리즈에서는 오렐 허샤이저와 커크 깁슨의 LA 다저스에 패했지만, 베이 시리즈였던 1989년 월드 시리즈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4연승으로 여유있게 꺾었다.[5] 그해 27승으로 최다승을 올렸다. 그러나 방어율은 2점대 후반이어서 다승보다 방어율 등이 더 높게 평가받는 오늘날의 기준에서는 사이 영 상을 받기에는 충분치 못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지금의 기준이라면 방어율, 탈삼진 등에서 훨씬 뛰어난 성적을 거둔 보스턴의 로저 클레멘스에게 사이영 상이 돌아갔을 것이라는 평.[6] 리호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투수로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된 명투수 후안 마리샬의 사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