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야
1. 개요
2014년 5월 22일에 개봉한 한국 영화. 이창동 제작, 정주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의 '주목 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었다. 칸에서 공식 스크리닝 이후 '주목할 만한 한국영화'로 화제가 되면서 백상예술대상, 스톡홀름영화제 등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미묘한 감정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며, 배우들도 이런 섬세한 감정 연기를 잘 표현하여 연기면에서도 호평받았다. 배두나는 이 영화로 아시안필름어워드 여우주연상(2015), 춘사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김새론은 청룡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김새론과 배두나, 송새벽이 나란히 백상예술대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소수자에 대한 일상의 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로 인해 큰 흥행은 하지 못했다.(전국 관객 10만 6천명을 기록) 다만 저예산 영화로 8억원의 수익을 올려 손익분기는 넘겼다. 그런데 의외로 시각적으로 잔인한 장면은 없고 이바닥에서 보기드문 해피엔딩이라, 한공주나 김복남을 떠올리며 차마 못 봤던 사람들이 아까워했다는 후문. 현재는 넷플릭스에서도 서비스 중이다.
2. 예고편
3. 시놉시스
4. 등장 인물
4.1. 주역
경감. 모종의 이유로 시골 파출소장으로 부임된다.
경찰관으로 계급은 의붓 아버지 용하에게 4.2. 조역
- 점순 (김진구[1] 扮)
도희의 의붓할머니. 모전자전아니랄까봐 도희를 손녀로 생각하지 않고 용하만큼이나 못살게 군다.
후반부 영남을 취조하는 형사.
4.3. 특별 출연
- 은정 (장희진 扮)
영남의 옛 친구.
5. 줄거리
5.1. 초반부
영남은 시골 파출소장으로 좌천돼 온다. 소주 수십병을 생수병에 옮겨 담아 마실 정도로 심각한 알콜 중독자. 우연히 비명을 듣고 찾아간 집에서 용하에게 이유 없이 맞고 있는 도희를 보게 된다. 그대로 파출소로 연행하지만 훈방조치되고 마을에서 용하가 중요한 인물이라 마을 분위기가 도희가 학대 당하고 있는 것을 모른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영남을 졸졸 쫒아오던 도희를 집으로 불러와 짜장면을 먹여주고 위로해준다.
도희를 집으로 바래다 주던 영남은 도희가 할머니에게까지 맞으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영남은 부두에서 춤을 추며 즐거워하고 있는 도희를 보며 한편으로 밝은 모습도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처음에는 바다에 뛰어내리는 줄 알았다고...
그러던 어느 밤, 도희가 지저분해진 모습으로 영남의 집을 찾아와 겁먹은 표정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던 할머니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린다. 영남은 혹시 도희가 어떻게 한 거냐고 묻지만 도희는 울먹이며 폭력을 피해 도망가다가 오토바이로 잡으러오던 할머니가 사고로 바다에 빠진거라고 답한다. 영남은 무엇이 진실인지 반신반의 하지만 정황상 도희의 말은 모두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학대받던 도희를 보다 못한 영남은 당분간 도희를 자기가 맡겠다며 함께 살게된다. 그리고 영남과 도희는 화목한 생활을 보내게 되면서 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진다. 하지만 영남은 도희를 대할 때 이따금씩 긴장한 태도를 보인다.
5.2. 중반부
그러던 어느날 파출소에 영남의 옛 친구인 은정(장희진)이 찾아온다. 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데 은정은 영남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즉, 영남은 레즈비언이었고 그 사실이 알려지자 징계로 좌천되어 왔던 것. 도희를 보며 긴장하고 조심스럽게 대하던 것도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술이 아니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알콜중독자가 된 것도 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호주로 같이 떠나자는 은정의 제안을 영남은 거절하고 사소한 말다툼을 하다가 무심결에 키스를 하게 된다. 문제는 이 장면을 용하가 보게 된 것.
은정은 영남의 거절로 혼자 떠나게 되고 집으로 돌아온 영남은 혼자서 만취 상태로 벽에 머리를 박으며 자해를 하는 도희를 보고 당황해 한다. 그리고 영남은 도희를 진정시켜 재운다.
5.3. 종반부
외국인 노동자 한명이 집에 보내달라며 날뛰는 사건이 벌어지자 영남은 용하가 불법체류자들을 부려먹으며 노동력을 갈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도망가려던 불법 체류자 한명을 죽도록 때리고 있던 용하를 보게 되고 두명 모두 체포한다.
하지만 용하는 혼자 당할 수 없다며 영남을 아동 성추행범으로 고발한다. 영남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어 성관계를 목적으로 도희와 필요 이상으로 가까이 지냈다고 생각한 것. 영남은 사실이 아니라고 진술하지만(이 취조씬에서 영남은 멘탈이 거의 한계까지 털리지만 끝끝내 본인의 존엄을 지켜내는데, 이동진은 이 장면을 이 영화의 두번째 명장면으로 꼽았다.) 도희는 어쩐 일인지 영남에게 불리한 거짓 진술을 하고 [2] 이 때문에 영남은 유치장에 구금 당한다.
그리고 도희와 용하는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데, 용하에게 술상을 차려준 도희는 처음으로 용하에게 욕을 하고 얻어 맞지만 쓰러진 뒤에 모호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술에 취해 깊이 잠든 용하 옆에 도희는 알몸이 되어 눕고 경찰(권의무경찰)에게 전화를 걸어둔 상태로 용하의 셔츠 단추와 바지 지퍼를 연 뒤에 성기를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용하를 잠에서 깨우고 갑자기 울면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전화 내용을 들은 경찰들이 용하의 집으로 들이닥쳐 용하를 아동 성폭행범으로 즉시 구속한다.
이 사건 이후 도희는 진술에서 지금까지 용하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으며 지난번 영남이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진술은 용하가 시킨 것이라 한다. 그리고 영남은 이 진술로 풀려나게 된다.
영남은 무죄로 풀려났지만 처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또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였기 때문에 다시 전근을 가게 된다. 떠나기 전에 도희를 만나 자초지종을 묻게 되는데, 정확한 대답은 안하지만 영남은 할머니의 죽음이 도희가 관여한 일이며 용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말도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용하에게 술을 따라줘서 깊은 잠에 빠지게 한 것도 도희의 계산된 행동이었고, 경찰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속인 것도 모두 용하를 가두고 영남을 빼내기 위한 일이었다. 영화 중간에 TV를 보며 노래와 춤, 연기 등을 곧잘 따라하며 "나 따라하는거 되게 잘해요."라고 한 도희의 대사도 이에 대한 복선이었다.
그리고 도희를 두고 떠나는 영남은 차에 동승하고 있던 권의무경찰이 도희가 불쌍하긴 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어린 괴물'''[3] 같다는 느낌도 든다는 말을 하는데, 이 말을 들은 영남은 부두[4] 에 우두커니 서 있는[5] 도희를 찾아가 "나랑 같이 갈래?" 라고 묻는다. 영남은 사건의 전말을 알면서도, 또한 레즈비언인 본인이 도희와 함께 지내면 엄청난 구설수에 오를 것을 각오하면서도 도희를 여기 놔두고 가면 정말로 확실하게 괴물이 될 텐데 그럴 순 없다고 결심한 것. 도희는 눈물을 흘린다.
다음 장면, 순탄치 않은 미래를 암시하듯 어두운 빗길 속을 영남이 운전하고 있고, 조수석에는 도희가 잠들어 있는 모습에서 영화가 끝나게 된다.
6. 평가
<금수다>에서 이동진은 이 영화에 대해 "인간이 연민을 가지고 타인을 대할 때 과연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하는가"에 대한 인상적인 부분을 보여 주는 속 깊은 영화라고 평했다.
배우들의 연기력 측면에서는 영화 데뷔때부터 좋은 연기로 관객과 평론가에게 호평을 받았지만 원패턴 연기라는 지적을 받았던 송새벽이, 이 영화로 이전까지 출연했던 영화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했다. 첫 악역이라지만 송새벽 특유의 매너리즘를 역으로 활용하면서도 출중한 연기를 펼쳐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평가받는 중. 송새벽 본인에게도 전환점이 될만한 영화로 기억될듯 하다. 감독 말에 따르면 송새벽 본인은 역을 굉장히 힘들어했다고 한다. 폭행 장면 찍고 나서 몇번 토할 정도였다고....
배두나와 장희진의 키스신 또한 본래 예정에 없었지만 촬영 도중 애드립으로 찍은 것이라 한다. 배두나 본인이 제안했다고. (이 씬이 사실적이었다는 칭찬도 있으나, 영화 전체에서 장희진 연기만 너무 스테레오타입이라는 견해도 있다)
앞서 다른 위키러의 서술에 도희의 행동이 성폭력 무고죄가 아니냐는 비판과, 이것이 흥행 실패 요인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물론 무고죄는 큰 죄가 맞지만 이 영화에는 아동학대부터 살인까지 암시 될 정도로 더 크고 다양한 범죄가 나오는 만큼 새삼스레 평소에 도희를 학대하고 불법체류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으며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악역인 용하가 무고죄를 당한다는 이유로 흥행에 실패했다고 보긴 어렵다. 애초에 도희야는 아동학대 영화로 알려졌지 이런 부분에서 논란과 화제가 생긴 적이 없다. 따라서 이 영화의 흥행 여부와 무고죄 등장 장면은 전혀 관련이 없다.[7]
7. 여담
- 정주리 감독은 "사랑하는데 함께 할 수 없는 연인의 모습을 그렸을 뿐 레즈비언을 강조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으며 영남과 도희의 관계가 동성애적 관점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느끼기에 달렸다고 했다.
- 그 외에 ize매거진에서 한 감독의 다른 인터뷰 도 있는데, 거의 이 영화의 해설서 수준이니 영화가 괜찮았다면 꼭 읽어보자.
- 배두나 배우의 2019년 인터뷰 에 따르면, 클라우드아틀라스를 찍을 때 영국식 영어 발음을 가르친 분이 레즈비언이었는데, 영남의 캐릭터는 그 분을 모티브로 했다고. 그런데 런던 개봉 1주일 전에 세상을 떠나셔서 끝내 영화를 못 보신 듯하다...
- 기본적인 모티브는 감독의 단편인 <11>에서 출발한듯 하다. 여기서도 외딴 바닷가 마을에 여자 파출소장이 곤란에 처한 여성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유대감을 다루고 있는데, 영남과 도희의 관계도 여기서 발전한걸로 보인다.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아는 사람 중에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어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 영남이 틀림없는 음주운전을 하는데도(소주를 맥주잔으로 한 컵 마시고 곧바로 술 더 사러 뛰쳐나간다) 아무 문제가 안 생기고 넘어간다. 술을 옮겨담는 장면에서 경찰 아닌 경비에게 걸리긴 하는데, 경비는 소주병 아무데나 버리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그냥 가버린다.
- 일본 개봉시 정주리 감독과 배두나 배우가 참석한 GV행사에서 "마지막 장면에서 영남과 도희가 섬을 떠나는데 경찰을 그만두는 건가요?" 라는 관객질문이 있었는데, 배우는 '경찰일을 매우 사랑하는 인물이니 어려움은 많겠지만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섬에 온 이유도 구설수에 올라 좌천되었지만 경찰일을 그만둘 수 없기 때문이고, 집에 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경찰 제복 다림질이며, 집에서도 제복을 벗지 않고 술을 마시는 캐릭터다.)
- 당시 15세이던 김새론 배우에게 영화 내용이 트라우마가 될 것을 우려하여 전문 심리상담을 제공했다.
- 로케이션은 인천광역시 강화군과 감독의 고향이기도 한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이뤄졌다. 기사에 따르면 인천은 일부 장면 로케이션 정도고 실질적인 배경은 여수시 남면 섬마을인듯 하다. 그 외 만성리 해변과 돌산의 도로에서도 로케이션이 이뤄졌다고.
- 내용 때문인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김복남도 여수시의 금오도가 배경이라는걸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지점.
- 영화 장면중 도희가 보면서 춤을 따라 추었던 영상은 헬로비너스 단독콘서트 당시 했던 '차 마실래?' 영상이다.
- 영등위의 청소년 관람불가에 이어 영국 BBFC까지도 18등급을 매겨버렸다(...).
- 한국과 영국에서는 DVD로만 나와있는 상태인데, 일본에서는 DVD에 이어 블루레이까지 나왔다. 원제 '도희야' 는 영어제목이 'A Girl at My Door(내 문앞 소녀)' 인데, 일본 제목은 아예 '私の少女(나의 소녀)'다. 일본 리뷰 게다가 일본판 자켓은 국내와 달리 영남과 도희의 해수욕 씬에서 도희가 영남을 껴안으면서 묘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라, 컨셉을 확실히 특정층으로 잡은 듯하다.
- 엔딩 크레딧 땡스투에 의외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름이 나온다. 배두나와 '공기인형' 이후로 계속 연락하는 사이라서 영남의 경찰서 취조씬을 구경하고 갔다고 한다. 대감독의 방문으로 스텝들이 매우 기뻐했다고.
[1] 2016년 4월 뇌출혈로 별세[2] 이전 장면에서 영남이 자신을 버리려고 하자 복수 또는 경고를 한 거라는 해석 또는 영남이 자신에게 해 주길 원하는 것 ('껴안고 뽀뽀해 주는 것') 을 상상한 것이라는 해석 둘다 가능하다.[3] 사회적 환경에 의해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돼버린 소녀 '도희'를 직접적으로 상징하는 대사이다.[4] 초반부에 부두에 있던 도희를 본 영남이 설마 자살하려는건가 했었던 장소[5] 맞았을 때도 '춤추면 다 잊혀진다'고 말한 아이였는데, 유일하게 자신을 아껴준 영남에게 버림받은 때는 차마 그럴 수 없었던 것.[6] 이동진의 2014년 한국영화 베스트 4위[7] 이 영화는 2013년 작품이고, 미투운동이 이슈가 되었던 것은 안희정지사 사건으로 거슬러가더라도 2018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