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딩 기어

 

1. 개요
2. 상세


1. 개요


Landing Gear
착륙 장치라고도 한다. 지상에서 항공기를 지지해 주고 지상주행(taxing, 택싱)이나 이륙, 착륙을 할 수 있게 하는 기구. 다른 말로는 언더캐리지(undercarriage)라고도 한다. 랜딩 기어로는 바퀴가 주로 사용되지만 스키드[1], 스키[2], 심지어는 물에 뜨는 플로트(float)가 쓰이기도 한다.[3]
트럭 운송용 트레일러의 지지대를 통칭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2. 상세


착륙시의 충격 때문에 튼튼하게 구성해야 하고[4], 그 때문에 의외로 무게가 무거워서 비행기 무게의 4~5%나 차지한다.
자동차와는 달리 바퀴에는 직접 동력이 전달되지 않는다. [5] 즉 바퀴는 그냥 굴러갈 뿐이다. 따라서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지상주행(Taxing) 할 때, 동력은 프로펠러 또는 제트 분사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컨베이어 벨트 위의 비행기 같은 키배 문제도 나왔다. 단, 랜딩 기어에 제동장치는 붙어있다. 조종사의 발 밑에는 휠 브레이크(wheel brake)를 위한 페달이 별도로 있거나 러더페달의 위쪽을 브레이크 밟듯 밟아주면 브레이크가 작동하여 비행기를 세우게 된다. 또한 강도가 강한 메인기어에만 브레이크가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간혹 조종사가 깜빡 잊고 랜딩 기어를 안 내리거나 기계 고장으로 못 내리고 동체로 착륙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동체착륙을 무사히하더라도 대파되거나 항공기 골조에 손상이 가기 때문에 대대적인 수리를 요하거나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프로펠러기의 경우는 엔진에 연결된 프로펠러가 땅에 닿기 때문에 엔진까지도 갈아야 한다. 동체에 비해 엔진이 낮게 달리도록 설계된 비행기의 경우에도 위험할 수 있다. 군용기의 경우에는 전투 중에 랜딩 기어가 손상을 받을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동체 착륙에 대비한 설계를 하기도 한다.
바퀴를 쓰는 일반적인 랜딩 기어는 전륜식(tricycle gear)과 후륜식(taildragger)으로 나뉜다.
전륜식은 기수에 작은 바퀴가 한개 정도 있고 날개/동체 중앙에 2개 이상의 랜딩 기어가 있는 것이다. 세발 자전거를 닮았다고 해서 영어로는 tricycle gear라 하며, 현대의 대부분의 비행기들이 쓰는 방식이다. 콩코드보잉 727처럼 꼬리 쪽에 추가로 바퀴를 달기도 하는데, 이륙시에 기체 후미가 지면과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후륜식은 날개/동체 중앙쪽에 메인 랜딩 기어가 2개 이상 있고, 꼬리날개 쪽에 작은 바퀴가 한개 정도 있는 것이다. 프로펠러 공간확보가 쉬워서 초기부터 쓰여왔던 전통적인 방식이며, 따라서 컨벤셔널(conventional) 랜딩 기어라고도 한다. 이착륙시 기수가 들려지기 때문에 이륙과 착륙이 좀더 어려운 단점이 있다. 제 2차 세계 대전 때의 프로펠러 전투기들처럼 기어를 접어 넣을 수 있는 기체도 있고, 현대의 경비행기나 제 2차 세계 대전 때의 급강하 폭격기처럼 기어가 고정식인 경우도 있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비행 중에는 바퀴를 집어 넣는 접개식 랜딩 기어를 쓰는 경우가 많다. 형태는 다양한데, 동체 안에 넣거나 동체/날개의 홈에 접어 끼워놓거나, 심지어는 완전히 넣지 않아 바퀴 일부가 노출되는 형태도 있다. 예시는 C-47 스카이트레인. 바퀴가 뒤로 접히는 방식에서는 바퀴 자체를 90도 회전시켜서 납작하게 수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있다. 2차 대전시의 P-40 워호크F4U 콜세어 등이 이런 식으로 접고, 민항기 중에서는 A340보잉 747이 동체 중앙 렌딩 기어를 이런 식으로 접는다. 접는데 필요한 동력은 대개 유압을 사용하지만 전기나 수동으로 작동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하나의 동력원이 고장날 것에 대비해서 여러 종류의 동력원을 사용하도록 설계된다. 심지어 손으로 크랭크를 돌리면 바퀴가 내려가도록 설계해서 최악에 대비하기도 한다. 영화 멤피스 벨의 클라이막스에서 심한 손상을 입은 B-17이 착륙을 위해 랜딩기어를 이 비상장치로 내리는 장면이나 영화 덩케르크에서 파리어가 연료가 고갈되어 엔진이 꺼진 상태로 덩케르크 해변에 비상착륙하기 위해 수압식으로 랜딩기어를 내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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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워 넣는 방식의 보잉 737의 랜딩기어.[6][7]. 사진은 TUI Fly 소속의 D-AHXG.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공기 저항을 줄이는 건 좋은데, 대신 랜딩 기어 구조가 복잡해지고 무게가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바퀴가 들어갈 공간 때문에 탑재 공간도 조금 줄어들고. 따라서 경비행기는 그냥 붙박이로 설치되는 고정식 랜딩 기어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2인승 이하의 경량항공기는 법적으로 유압장치 사용이 금지되어있기 때문에 100% 고정식이다.[8] 이 경우 공기 저항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유선형의 커버를 바퀴 위쪽에 덧대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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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형 고정식+후륜식 랜딩기어를 사용한 경비행기 Jodel D140C Mousquetaire III 모델.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이륙시에 바퀴가 달린 굴대를 쓰고 이륙 후에는 과감하게 버리는 형태도 있다. 접개식 랜딩 기어를 설치하자니 복잡하고 무겁고, 고정식으로 하자니 공기저항이 문제가 되는 경우에 이렇게 쓴다. 바퀴를 내다 버렸으니 착륙시에는 간단하게 만들어진 스키드를 이용해서 착륙한다. 글라이더가 이 방식을 많이 썼고, 동력기로는 대표적으로 제2차 세계 대전 때 독일의 로켓 비행기 메서슈미트 Me163 코메트가 이 방식을 썼다. 현대에도 글라이더의 일부가 이런 방식을 사용하며 U-2의 경우 동체 전/후에는 랜딩기어가 있으나 정작 좌우를 받칠 랜딩 기어는 얇은 주익에 도저히 랜딩기어까지 우겨박을 수가 없어서 날개에 끼운 랜딩 기어는 이륙시 떨어져 나가고 착륙시에는 동체 전/후방의 랜딩기어와 날개에 붙은 스키드를 사용하는 특이한 방식을 쓴다. 이 때문에 U-2가 착륙할 때는 체이스 카(Chase car)라는 자동차가 별도로 따라붙어서 착륙 과정을 도와줘야 한다.
비슷한 경우로 '비칭 기어(beaching gear)'라는게 있는데 이것은 주로 비행정에서 사용하는 장/탈착식 랜딩 기어이다. 비행정은 수륙양용기가 아닌 경우엔 아예 랜딩 기어가 없는데, 그렇다고 물 위에서 수리나 보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경우에 따라 지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그냥 끌어올리면 당연히 동체 하부가 왕창 갈려버릴테니 장착하는 것이 이 비칭 기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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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기체는 마틴 P5M-2 말린 비행정. 출처 airliners.net.
경우에 따라서는 비칭 기어를 내장하고 다니는 비행정도 있다. 어디까지나 지상에서 택싱을 위한 랜딩 기어이기 때문에 강도가 무지무지 약한데 이것 믿고 지상착륙 터치다운 했다간 그대로 주저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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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비칭 기어 내장 비행정인 신메이와 PS-1. 출처 airliners.net.
간혹 이 랜딩 기어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노즈 기어 없이 동체로 착륙하기도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부분 전자신호를 통해 장치의 작동 유무가 조종실로 전달되는데, 조종사가 이에 확실한 믿음이 가지 않을 때도 있다. 간혹 랜딩기어를 펼쳤는데도 불구하고 조종실 계기에는 아직 펼쳐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때 조종사들이 눈으로 직접 볼 수 없으니 다른 사람의 눈을 빌어 확인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다른 사람이 바로 관제탑이다. (비행기 바퀴가 안 나온 것 같아요! 어떻게 하죠?) 관제탑 주변을 날면서 관제사로 하여금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도록 요청하고 조언을 받는다.
항공기가 커짐에 따라 더 무거워지게 마련이고, 따라서 더 많은 바퀴가 붙은 랜딩 기어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보잉 747은 5개의 대차(bogie)가 사용된다. 즉, 바퀴 2개짜리의 노즈 휠 1개와 바퀴 4개짜리 대차 4개. 에어버스 A380은 각 날개 밑의 바퀴 4개짜리 대차 2개와 동체 밑의 바퀴 6개짜리 대차 2개를 가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비행기인 안토노프 An-225는 역시 최대 규모의 바퀴를 자랑한다. 노즈 기어 쪽에 4개의 바퀴가 있고 동체 쪽에 한쪽 측면당 14개씩 총 28개의 바퀴가 있어, 모두 합치면 32개의 바퀴가 장착된다. 그리고 타이어 자체도 보통 자동차의 것보다 큰 편으로, 예를 들어 747용 타이어의 높이는 49인치, 즉 125cm쯤 된다.
공기압의 경우 200psi에 달하는 경우도 흔하며 보잉 737의 경우 기종별로 다르지만 약 100~200psi의 압력으로 유지되고 있다. 전투기는 여객기보다 개개의 타이어가 받는 하중이 더 크기 때문에 무장량에 따라 225~285 psi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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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바퀴를 연상하게 하는 An-225의 한쪽 랜딩 기어.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글라이더에는 보통 하나의 바퀴가 동체 중앙에 달려 있다. 경우에 따라 앞과 뒤로 바퀴 하나씩이 배치되기도 한다. 일부 기종은 투하식 굴대를 사용한다.
지상에서 방향을 바꾸는데는 여러 방식이 있다. 수직 꼬리날개의 러더만을 사용하기도 하고, 자동차처럼 바퀴 방향을 바꾸기도 하며, 아니면 양측 바퀴에 각각 다르게 브레이크를 가하기도 한다. 물론 이들을 조합하는 경우도 있다.
  • 비행기의 러더를 이용해서 방향을 바꾸는 방식은 좀 제약이 있다. 러더 쪽으로 빠른 속도의 바람이 불어야만 러더의 효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행기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거나 엔진이 만들어낸 기류가 꼬리날개 쪽으로 불 때만 사용 가능하다. 소형 경항공기는 러더로만 방향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 바퀴 방향으로 방향 전환을 하는 것은 마치 자동차처럼 바퀴의 방향을 바꾸는 방식이다. 전륜식의 경우 기수의 바퀴, 후륜식의 경우 꼬리 쪽 바퀴의 방향을 바꾼다. 조종간이나 러더 페달에 연동되어 이들을 움직이면 바퀴의 방향까지도 바뀌도록 되도록 설계되기도 한다. 아니면 조종간 옆에 틸러(tiller)라 불리는 작은 손잡이 같은 것이 있어 이를 돌리면 바퀴의 방향이 바뀌는 형태도 있다.
  • 브레이크를 이용한 방향전환은 디퍼런셜 브레이크라 하며, 양 측에 있는 랜딩 기어에 각각 다른 정도로 브레이크를 거는 방식이다. 이는 상당한 조종기술을 필요로 한다. 바퀴가 심하게 마모되고, 일정속도에서는 방향전환이 급작스러운 단점이 있으므로 다른 방식이 가능하면 피하는 경우가 많다.
XF-85의 경우에는 항공기에서 분리와 회수가 이루어지는 기생 전투기 개념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도킹용 후크가 랜딩기어의 역할을 대신한다.
IL-76C-5는 기어를 올릴 때 바퀴가 동체 쪽으로 회전한 뒤 수납부로 들어간다.

[1] 스키보다 짧고 착륙시 지지를 위한 랜딩기어. 주로 헬기에 사용되는게 이 방식이고, SF물에서 쓰는 대부분의 랜딩기어가 이 랜딩 스키드이다.[2] 남극, 북극같은 극지방에서 자주 쓰인다.[3] 플로트를 사용하는 경우는 수상기 문서 참조.[4] 육상기도 그렇지만, 특히 함재기의 랜딩 기어는 더 튼튼해야 한다. 육상기의 랜딩 기어로 항공모함에 착함을 시도하면 랜딩 기어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항공모함은 바다에서 운용된다는 특성상 비행갑판 자체가 파도에 흔들리고, 짧은 길이 탓에 육상 활주로에 비해 고속으로 비행갑판에 내리찍어야 하기 때문에 랜딩기어에 걸리는 충격이 훨씬 크기 때문.[5] 기체를 띄울 만한 강력한 장치인 엔진이나 프로펠러가 이미 있는 비행기의 특성 때문이다.[6] 참고로 ATR 42도 같은 방법으로 끼워 넣는다.[7] 737의 랜딩기어는 덮개가 랜딩기어 전부를 덮지 않고 일부가 나와있는 형태이다.[8] 세스나 172의 일부는 미국 정부에서 허가를 얻고 RG 모델을 생산한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