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정학
1. 개요
영화 황해의 등장인물. 일본판 더빙 성우는 야마지 카즈히로.'''"그 주디 또 벌렛다가는, 대갈 따개버린다."'''
연변의 조직폭력배 두목. 본명은 김사장 조직이 조사했을때만 불리우고 실제 그 주변인들에게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면가, 면사장 등으로 불린다. 평시 낮에는 개장수 노릇을 하지만 실상은 조선족이 한국으로 밀항하는 데 관여하는 브로커 조직의 두목이다. 돈을 밝히고 돈이면 뭐든 다하는 인물[1] 이며, 폭력에 있어서는 한국 조폭들의 기습도 쉽게 물리치는 극중 최강자다.
우연히 도박판에서 김구남이 사람들과 싸움박질하는 모습을 눈여겨 보고는, 그가 돈 문제로 곤란해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낸다. 이후 그에게 한국의 서울로 가서 김승현이라는 사람을 제거한 후 그 표식으로 엄지손가락을 잘라오면 거액을 넘겨 주겠다는 제안을 건넨다.
2. 작중 행적
영화 첫 장면에서 김구남과 마작을 하며 등장한다. 구남이 거의 이길 뻔한 판을 면정학이 이긴다.[2] 이때 구남이 판을 엎고 돈도 신경질적으로 내놓고 나가버리자 황당해하며 구남을 욕하는 면정학의 모습은 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좋지 않았던 셈.
이후 도박장에 들어오면서, 상대방들과 싸움을 벌이던 구남[3] 을 유심히 지켜본 후, 김승현 교수 청부살인 건으로 구남에게 한국에 밀항하는 것을 제안한다.[4]
허나 구남이 한국에 밀항하여 귀환 날짜를 늦춰달라고 전화를 했을 땐, 구남을 설득할 때와 달리 냉담한 태도로 '연변으로 돌아오는 배 날짜를 연기할 수 없다'고 하면서 구남의 모친과 어린 딸이 살고 있는 시골집을 들먹이며 협박한다.[5][6]
이후 김승현 교수 살인 사건이 언론을 타고 유력한 용의자(구남)가 경찰에 수배되자, 사건의 배후에 있던 자신의 정체(+내연녀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탄로날까봐 초조해진 김태원이 최성남을 비롯한 부하들을 시켜 조선족들을 고문해서 면정학의 정체를 알아내고[7] , 연변에 부하들을 보내 면정학을 죽이려 했으나[8] 오히려 면정학이 최성남을 제외한 나머지를 손도끼로 죽여버린다.[9] 그 후 최성남을 앞세워서 한국에 직접 패거리를 이끌고 들어와 김태원과 호텔에서 만난 뒤, 김구남을 제거하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아 챙기는 거래를 한다.[10] 면정학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김구남은 절대 자기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다고.[11]
부산에 가서 구남의 행적을 뒤쫓고, 결국 항구에서 구남을 쫓다가 카 체이싱까지 벌이지만 연쇄 추돌 사고로 구남을 놓친다.[12]
그런 구남의 놀라운 생존력으로 인해 구남을 놓치게 되자, 뒤처리가 귀찮아진 건지 김태원을 자기 아지트로 불러내더니 '그냥 내가 입 다물고 잠적하면 다 해결되니까 빨리 잔금 내놓으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며 김태원을 협박하고,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김태원은[13] 일단 수긍하는 척 넘긴 뒤 면정학의 아지트에 부하들을 잔뜩 보내 면정학과 패거리들을 모두 잡아죽이는 레이드를 시도하지만...
'''먹다 남은 소 도가니뼈로 사람을 때려죽이고, 양 옆구리와 다리에 칼을 맞은 상태에서 소 도가니뼈와 사시미 하나로 무쌍을 찍는 괴랄한 전투력을 보여준다.'''[14] 결국 양쪽 모두의 부하가 죽는 가운데 혼자 살아남아 증거 인멸을 위해 시체가 가득한 집에 불을 지르고 도망친다.
그 후 잠깐 등장이 없다가 김태원이 운영하는 버스 회사에[15] 혼자 쳐들어가서는 태원을 빼고 깡그리 죽여버린다.[16][17]
잔금을 받기 위해 태원을 납치해 그의 집으로 가고자 하나, 태원이 달리는 차에서 문을 열고 도망치자 차에서 내려 태원을 쫓는다[18] . 최후의 발악을 하는 태원과 사투 끝에 결국 그를 죽여버리고[19] 차를 몰아 어딘가 가려 하지만, 면정학 본인도 그 동안 싸우면서 입은 상처가 심했기에 결국 운전 중에 의식을 잃으면서 차는 버스 회사 출입구의 담벼락을 들이받고 멈춰서고, 영화 내내 보여준 괴물 같은 강력함과 대비되는 조용하고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다.[20]
3. 전투력
무기 같지도 않은 소뼈로 스쳐도 중상인 회칼과 도끼를 든 조폭들을 부상까지 당한 몸으로 다수의 적들을 전부 쓸고, 그대로 본진까지 쳐들어가 도끼 하나로 연장 든 조폭 열댓명을 홀로 도륙한 인간흉기다. 연장 다루는 기술이 장난이 아니라 매우 괴랄한 전투력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흉기에 찔리고 교통사고를 당해도 끄떡없는 수준의 맷집은 사실상 인간을 초월한 수준이다. 이 지나친 강력함이 오히려 영화의 몰입성을 해쳤다는 평가도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전투력과 맷집에 더불어 눈도 꿈쩍 안 하고 본인이 죽인 시체를 토막내 개 먹이로 던져주는 잔혹성까지...
범죄도시의 같은 조선족 깡패인 장첸과 가상 대결을 붙이는 글들도 커뮤니티에서 간혹 보이지만, 둘이 붙으면 면정학이 이긴다는 주장들이 90% 이상인 데다 그마저도 단순히 면정학이 이기는 걸 넘어 애초에 장첸은 면정학의 상대조차 될 수 없다는 의견들이 압도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작중 면정학 보여주는 전투력이 너무나도 괴랄하기 때문이다. 도끼 하나로 사시미 든 조폭 열댓명을 도륙하는 전문 살인청부업자이니...
4. 여담
- 면씨 성은 실존하지 않는 가공의 성씨이다. 중국 사이트에선 음만 빌려서 綿正鶴 등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당나라 때 편찬된 족보·성씨 연구서인 원화성찬(元和姓纂)에 진(晋)나라 시기의 緜(면)씨에 대한 기록이 있으나 현대 인구/성씨 통계에는 없다.
- 왼손잡이인 듯하다. 주 무기인 도끼도 왼손으로 들고, 도끼가 없을 때 사용한 도가니뼈도 왼손으로 들었다. 사람을 죽이고 피투성이가 된 몸을 샤워하거나, 도가니뼈를 왼손으로 들다가 칼을 줍자 칼을 왼손으로 들고, 도끼를 줍자 이번엔 또 도끼를 왼손으로 드는 등 디테일이 상당하다. 이는 실제 배역을 맡은 김윤석이 왼손잡이이기 때문이다.
- 한국판 안톤 쉬거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유사성이 많다. 나홍진 감독은 추격자 이후로 코엔 형제의 작품들을 극찬하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조용한 스릴과 초월적인 재앙으로 나오는 안톤 쉬거의 캐릭터성에 감명받았다고 수 차례 밝혀왔고, 면정학 캐릭터를 통해 비슷하지만 더욱 야성적인 캐릭터를 그려냈다. 황해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복잡한 상황 앞에 놓인 인간 군상의 자멸극 역시 코엔 형제의 영향을 듬뿍 받았다. 그리고 코엔 형제는 안톤 쉬거 라는 인물의 무국적성을 위해 북미, 남미, 유럽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쉬거'라는 가상의 성씨를 만들어냈듯, 나홍진 감독의 의도인지는 정확치 않지만 면정학의 성인 면씨도 한국, 중국을 비롯한 한자 문화권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성씨이다. 다만 안톤 쉬거는 영화의 개연성 따위는 가볍게 씹어먹는 수준으로 재앙의 의인화 그 자체이고 면정학은 물질만능주의에 잔인하다고 여겨지는 전형적인 조선족 캐릭터에 가깝다.
- 작중 인물 중 유일하게 물욕에 집착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보는 조선족에 대한 전형적인 시각을 은유하는 존재라고 평가된다. 작중 피해자 혹은 약자로 묘사되는 조선족들과 다르게 면정학은 철저하게 악인, 강자로 그려진다.
[1] 훗날 감독 나홍진에 인터뷰에 따르면 돈을 너무 밝히고 그걸 위해 어떤 비윤리적인 일도 서슴지 않기에 오히려 순진한 사람으로 설정했다고 한다. 돈 때문에 쉽게 속을 수 있는 사람. 배우 김윤석도 감독에게 들은 그 설명에 동의해서 그렇게 연기했다고.[2] 면정학이 올린 역은 창깡(창공화)이라는 역으로, 역 자체의 점수는 그리 높지 않지만 깡으로 점수를 차츰 높여가는 상대방의 오른 기세를 확 꺾어버리는 역전승 같은 역이다. 고스톱으로 따지자면 구남이 2고를 부르고 3고 직전에 3점 고박을 당한 느낌. 구남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돈을 잃은 것뿐만이 아니라 지지리도 재수가 없는 자신의 상황을 절감하게 만드는 하나의 장치다.[3] 올인했다가 털린 데다가 돈을 딴 상대방이 자신을 조롱하면서 조선족을 비하하는 욕까지 해대자 빡돌아서 테이블을 엎어버리고 난투극 모드 돌입. 주위에서 붙잡으려고 매달리는 와중에도 애꿎은 옆 테이블까지 엎어서 집어던지는 등 난장판을 벌인다. 이때 김구남의 완력과 깡다구에 주목한 면정학이 구남에 대해 뒷조사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4] 당시 구남은 아내의 한국행 비용 때문에 6만 위안(한화로 약 1천만 원)의 빚을 진 상태였고, 택시기사 수입으론 택도 없기에 도박으로 어찌 해보려고 마작판에 들어갔지만, 당연히 돈 잃고 매 맞고 빚만 더 늘어나는 악순환 끝에 결국 택시 회사에서 해고당한 데다가 아내가 한국에서 다른 남자와 간통하는 악몽을 반복해서 꾸는 등 답이 없는 막장 상황이었다. 도박판에서 겨우 얼굴 조금 익힌 사이일 뿐인 면정학이 대뜸 '한국에 밀항해서 청부살인을 하라'는 황당한 제안을 하는데도 결국 그 제안을 수락하는 것은 구남이 그만큼 궁지에 몰려 있다는 방증. 다만 구남도 처음 제안을 들었을 때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아무런 대답을 못 했다. 하기야 쾌락살인마가 아니고서야 사람 죽이라는 요구를 기다렸다는 듯이 가볍게 받아들일 리가 없지만...[5] 나중에 나오지만 김구남이 울산에서 만난 브로커 '박 선생'이 알려준 중국행 접선장소 주소는 애초에 엉터리였고(박 선생은 민박집 주소라고 알려줬지만 실제로는 아파트 건설 현장이었다), 김승현 교수 사건이 터진 뒤 도주 중인 구남을 추적하던 면정학이 브로커 박 선생과 전화 통화하는 장면을 보면 두 사람 다 구남을 연변으로 무사히 돌려보낼 생각 같은 건 애초에 없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중간에 구남과 통화했던 전화번호를 없애서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은 것도 토사구팽 의도의 증거.[6] 그리고 면정학의 살인 의뢰는 겉으로는 구남 및 구남의 채권자들과 구면인 면정학이 구남의 빚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으므로, 면정학이 정말로 구남의 빚을 해결해줄 생각이었다면 착수금 3천 위안(약 50만 원)만 현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통장 잔고만 대충 보여주고 끝낼 게 아니라 계약서 같은 증빙 서류를 적당히 꾸며서라도 구남을 안심시켰을 것이다. 워낙 절박한 상황이라 구남이 어쩌지 못한 부분이지만 곰곰이 곱씹어보면 처음부터 뒤통수 칠 냄새가 났던 셈. 아쉬운게 구남쪽이라 별 얘기도 할 수 없었고, 설령 선금이나 서류 얘기를 꺼낸다해도 면가가 딴사람 불러다 하겠다며 파토를 냈을것이 뻔하다.[7] 김태원의 부하들에게 납치돼 고문당한 조선족들은 당연히 '뉴스에 나온 살인 용의자(김구남)'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지만, 그들 중에도 면정학 패거리를 통해서 한국에 들어온 사람이 많았던지 면정학의 이름이 분명하게 나왔다. 면정학이 조선족 밀항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막강하다는 이야기.[8] 최성남의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족들의 한-중간 밀항은 면정학 등 소수의 브로커가 독점적으로 장악하되 그들 전체가 면정학을 받드는 하나의 조직이 아니라 점조직 체계로 운영되고 있었기에, 중간 고리(면정학)를 제거하면 의뢰인인 자신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져서 경찰이 어쩌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조폭답게 칼질을 선택한 것. 하지만 이 선택이 오히려 조직의 궤멸과 김태원 본인의 참혹한 죽음을 낳았으니 결과적으로 최악 중의 최악의 수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면정학의 정체를 파악하기 전부터 최성남과 조직원들은 김구남이 경찰들을 폭행하고 도주했던 충북 보은의 검문소에 괜히 우루루 몰려갔다가 담당 형사들 눈에 띄어서 김태원과 김승현 교수 사건의 연결 고리를 되려 스스로 만들어주는 자충수를 두고 있었다. 담당 형사가 김태원에게 대놓고 '지금 그 용의자(김구남) 찾고 계시냐'고 추궁할 정도. 다만 다음 장면에서 김태원이 멀쩡하게 풀려난 걸 보면 형사들도 김태원을 구속할 만한 결정적 증거는 찾아내지 못한 듯하다.[9] 습격당한 면정학 본인은 물론 최성남도 피투성이인데, 습격 현장인 면정학의 호텔 특실은 그야말로 피칠갑으로 엉망이 되어 있다. 게다가 면정학 부하들은 자주 겪는 일이라도 되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현장을 정리하고 있고, 심지어 면정학은 부하들에게 최성남 부하들의 시체를 "대가리 따로 버리고 나머지 개 줘라."고 무덤덤하게 지시한다. 나름 조폭 행동대장인 최성남조차 면정학 일당의 잔혹성에 기가 질려버린다. 그리고 사실 면정학이 최성남을 살려둔 것도 배후(김태원)를 캐내기 위해서였고, 여차하면 그냥 죽여버릴 수도 있었기 때문에 최성남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생지옥 속에 던져진 기분이었을 듯.[10] 이때 앞서 연변의 호텔에 자신을 암살하러 왔다가 역으로 자신에게 끔살당한 김태원의 부하들을 언급하며 김태원을 도발한다. 앞의 끔살 장면도 그렇고 이 인간이 얼마나 동정의 여지 없는 천하의 개쌍놈인지 잘 나타내는 부분.[11] 영화에서 보여주듯이 한-중간 조선족 밀항 사업계의 큰손인 면정학은 한국 내에 그럴싸한 아지트도 있고, 울산의 브로커 박 선생을 비롯해 상주하는 동업자들도 여럿 있다. 게다가 울산에서 봤던 박 선생의 부하를 납치한 김구남이 새로운 밀항 배편을 구하고 부산항까지 갔지만, 자기 부하랑 연락이 안 된다는 박 선생의 말과 구남이 부산에 출몰했다는 뉴스를 통해 구남의 동선을 예측해 낸 면정학은 직접 패거리들을 이끌고 울산까지 와서 예전 접선 장소에 감금돼 있던 박 선생 부하를 찾아내고는 바로 손을 써서 구남이 탈 배편을 조작해 구남의 발을 묶는 데 성공했다. 구남이 주인공 보정을 듬뿍 받은 인물이라 빠져나갈 수 있었지, 만약 '주인공을 돕는 조연 캐릭터' 정도의 위치였다면 부산항 부두에서 면정학 패거리들에게 포위됐을 때 꼼짝없이 그 자리에서 끔살당했거나, 기껏 해야 주인공을 유인할 미끼로 잠깐 더 연명한 뒤에 끔살당했거나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12] 여기서 김구남이 트레일러 트럭으로 화물 부두 게이트와 면정학 패거리들이 세워둔 차들을 뚫고 나간 뒤 트럭이 전복되는 임팩트 있는 장면이 나온다. 장면 특성상 다시 촬영하기 어려워서 나홍진 감독이 특히 신경 썼다는 후일담이 있다.[13] 애초에 김구남처럼 전문 킬러와 거리가 먼 사람을 굳이 선택해서 보낸 것도 면정학이고, 김태원에게 '내가 김구남 대신 죽여주겠다'고 거래를 제안한 것도 면정학인데, 갑자기 '김구남 죽이는 건 그만둘 건데 돈은 그대로 내놓으라'고 하니 김태원 입장에선 빡칠 만하다.게다가 돈을 준다고 해서 입을 다물고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14] 이 도가니뼈를 무기로 쓰는 장면의 임팩트 덕분인지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 곡성에서 셀프 패러디된다. 다만 곡성에서는 도가니뼈를 직접 무기로 쓰는 장면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 밖에 영화 몬스터에서도 태수가 후반부에 뼈다귀로 사람 죽이는 게 나온다. 이러한 장면의 원조는 그 유명한 삼손으로 이 양반은 나귀 턱뼈로 사람 1,000여명을 쳐죽이는 것을 보여준 적이 있다.[15] 촬영지는 장위동의 상진운수 차고지.[16] 이미 아지트 습격 때 칼에 여러 번 찔리는 등 적잖은 부상을 입었음에도 혼자서 김태원 부하들을 몰살시킨다. 이 정도면 거의 걸어다니는 재앙 수준.[17] 그리고 이때 김태원은 '내가 김승현 교수 죽였다'고 떠벌이고 다닌다는 조선족 웨이터를 고문해서 면정학의 진실에 대해 뒤늦게 파악한 상황이었다. 사실 애초에 면정학은 김태원의 의뢰를 받아서 김구남을 보낸 게 아니라, 김승현 교수의 아내가 거래하는 HK저축은행의 '김정환 과장'의 의뢰를 조선족 웨이터를 통해 몇 다리 건너서 받은 것이었다. 그래서 김구남이 전혀 생각지 못했던 또 다른 조선족 킬러 2명이 사건 당일 갑툭튀했던 것이고, 이 2인조는 최성남에게 매수된 김승현 교수 운전기사의 '재하청'으로 고용된 인물들이었다. 김구남이나 2인조나 양쪽 다 면정학을 통해서 사건에 연루되긴 했지만 적어도 '킬러'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도주한 김구남은 김태원의 의뢰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고, 면정학도 최성남이 자신을 죽이러 연변의 호텔에 찾아오기 전까지는 의뢰인 김태원과 직접적으로 부딪칠 일이 전혀 없었다. 그러니 김태원이 굳이 부하들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김구남과 면정학을 제거하려고 발악할 필요가 없었던 것인데, 이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면정학 아지트 레이드도 처참하게 실패한 데다 그 면정학이 버스회사까지 찾아와서 또 김태원 부하들을 도륙내고 있던 시점이었다...[18] 이 때 김태원은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다가 다리가 바퀴에 깔리는 바람에 멀리 도망치는 게 불가능한 상태였다.[19] 다만 김태원은 격투가 끝난 시점에서 즉사하진 않았고, 나중에 김구남이 나타날 때까지 가까스로 숨은 붙어 있었다. 구남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말 그대로 죽어가는 목소리로 자신이 김승현 교수를 죽이려 한 이유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자신의 내연녀가 김승현과 양다리를 걸친 것을 알고 앙심을 품은 치정 살인이었다고...[20] 본작에서 구남의 죽음과 더불어 목숨을 건 격렬한 사투가 무색할 만큼 허무한 죽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