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덴바덴과 프라이부르크 남서독일 방송 교향악단
독일어: SWR Sinfonieorchester Baden-Baden und Freiburg
영어: Baden-Baden and Freiburg Southwest German Radio Symphony Orchestra
프랑스어: Orchestre symphonique de la SWR de Baden-Baden et Fribourg-en-Brisgau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두 도시인 바덴바덴과 프라이부르크를 본거지로 하는 관현악단. 명칭대로 남서독일 방송국(Südwestrundfunk) 소속이고, 같은 방송국 소속인 슈투트가르트 남서독일 방송 교향악단과는 자매 악단이기도 하다. 항목 명칭에서 보다시피 공식 명칭이 무지 긴 관계로 그냥 '남서독일 방송 교향악단' 이라고 축약해 부르는 경우가 많다. 홈페이지
미하엘 길렌과의 베토벤 교향곡 5번 1997년 실황
종전 후 독일 남서부를 점령한 미군 당국에 의해 '라디오 슈투트가르트' 라는 이름의 군정 방송국이 만들어졌고, 1946년에 이 방송국의 지국이 있던 소도시 바덴바덴에서 군정 당국의 관할 하에 '남서독일 방송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가 조직되었다. 초기에는 상임 지휘자 없이 객원 지휘자들이 초빙되어 악단을 이끌었고, 1948년에 '남서독일 방송 대관현악단' 으로 개칭하면서 초대 상임 지휘자로 한스 로스바우트를 영입했다.
로스바우트는 당대 현대음악에 강한 관심을 갖고 있던 지휘자였고, 바덴바덴 지국의 음악부장이었던 하인리히 슈트로벨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취임과 동시에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기 시작했다. 1950년에는 바덴바덴 근처의 도나우에싱엔에서 나치에 의해 강제 중단되었던 현대음악제가 새단장을 끝내고 부활하자 곧바로 상주 악단 자격을 획득했고, 나치 시기 금지곡이었던 여러 근현대음악 외에 당시 막 음악계에 발을 디딘 뉴비 작곡가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초연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로스바우트가 임기 중이었던 1962년에 세상을 뜨자 1958년부터 정기적으로 객원 출연하며 도발적인 작풍의 자작곡들로 충공깽을 몰고 왔던 프랑스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를 비롯한 객원 지휘자들이 약 2년 동안 공백을 메꿨고, 1964년에 불레즈와 동향인인 에르네스트 부르가 제2대 상임 지휘자로 부임했다. 부르도 로스바우트와 마찬가지로 동시대 음악의 공연과 녹음에 힘을 기울였고, 리게티의 '론타노' 나 윤이상의 '예악' 등 거의 100곡에 이르는 신작을 초연했다. 1966년에 악단 명칭이 '남서독일 방송 교향악단' 으로 다시 바뀌었다.
부르가 1979년 퇴임한 뒤에는 이듬해 폴란드 출신의 카지미에슈 코르트가 부임했고, 코르트는 펜데레츠키나 루토수아프스키, 구레츠키 등 자국의 현대 작곡가들 외에 쇼스타코비치 같은 소련 등 동유럽 작곡가들의 근현대 작품들을 위주로 공연했다.
1986년에는 미하엘 길렌이 코르트의 뒤를 이어 제4대 상임 지휘자로 부임했고, 길렌은 전임자들처럼 근현대음악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베토벤이나 말러의 교향곡들 같은 기성 작품들도 새로운 시각에서 재해석해 공연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1996년에는 프라이부르크에 새로운 콘서트 전문 공연장이 건립되었고, 이 곳에서도 상주하게 되면서 악단 명칭을 현재의 것으로 다시 개칭했다.
길렌이 1999년 퇴임한 뒤에는 프랑스 출신인 실뱅 캉브를랭이 제5대 상임 지휘자로 취임했고, 캉브를랭도 길렌과 비슷하게 근현대음악을 밑바탕으로 깔고 하이든이나 모차르트 같은 고전 레퍼토리들과 메시앙과 베를리오즈 같은 자국 본좌 작곡가들의 작품 연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캉브를랭은 2010/11년 시즌을 끝으로 퇴임했으며, 후임으로는 역시 프랑스 출신의 프랑수아-하비에르 로트가 2011년 가을에 부임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 6월에 운영 주체인 SWR 방송국 위원회 측에서 이 악단을 슈투트가르트 남서독일 방송 교향악단과 합병하는 안건을 가결 처리했고, 이에 따라 악단의 존립이 위태롭게 되었다.
로스바우트 시절부터 방송국 차원에서 현대음악 연주에 특화된 악단으로 팍팍 밀어준 탓에, 이 분야에 있어서는 독일 뿐 아니라 유럽에서 제일 가는 악단으로 손꼽히고 있다. 아무리 똘끼넘치는 작곡가의 난해한 곡이라도 별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능력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같은 보편적인 본좌 악단도 쉽게 흉내내지 못한다는 평까지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이 악단의 음반도 대부분 현대음악을 주로 담고 있고, 이 분야의 전문 음반사들인 베르고나 콜 레뇨, 네오스, 카이로스 같은 업체들에서 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리고 방송 교향악단이라서 대부분의 공연 실황이 녹음/녹화되고 있기 때문에, 방송국 음원을 그대로 갖다써서 제작된 음반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현대음악 전문 연주회나 음악제에서도 단골로 초빙되고 있는데, 도나우에싱엔 음악제에는 1950년 이래 60년 가까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상주 악단으로 참가하면서 수백여 곡에 이르는 곡들을 초연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웃 동네인 뮌헨의 무지카 비바나 베를린의 무지크페스트 같은 행사에도 정기적으로 초빙받아 공연하고 있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나 디종 같은 곳에서도 출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대중성 면에서는 열세인 현대음악만 하는 악단이라는 편견이 박힌게 오히려 유명세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길렌 시기부터 고전~후기 낭만의 표준 레퍼토리로도 이런저런 음반들을 많이 만들고 있다. 물론 이 악단과 자주 공연하는 지휘자들 대부분이 현대음악에 빠삭한 인물들이라, 표준 연주곡을 공연하더라도 다른 악단의 연주와는 꽤 다른 색다르고 신선한 소리가 뽑혀 나오는 편이다.
상주 공연장은 프라이부르크의 콘체르트하우스와 바덴바덴의 페스트슈필하우스인데, 프라이부르크 쪽이 좀 더 조건이 좋은 편인지 공연 비중이 이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바덴바덴은 도시가 꽤 작고 휴양지라는 인상이 강해서인지, 여기서 하는 공연은 대개 고전에서 낭만 사이의 표준 연주곡으로 꾸려지는 프로그램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 편.
그리고 SF 영화덕들은 간접적이나마 이 악단의 연주를 들어본 경험이 있을 텐데,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나오는 음악 중 리게티의 '분위기' 라는 곡이 이 악단의 연주로 녹음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음악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슈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의 도입부나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정도고, 이런 현대음악이 같이 들어있는 지도 모르는 이들이 많아 안습.[1]
2015/2016시즌을 마지막으로 SWR 슈트트가르트 방송교향악단과 통합되면서 악단이 사라지게 되었다. 지못미...
영어: Baden-Baden and Freiburg Southwest German Radio Symphony Orchestra
프랑스어: Orchestre symphonique de la SWR de Baden-Baden et Fribourg-en-Brisgau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두 도시인 바덴바덴과 프라이부르크를 본거지로 하는 관현악단. 명칭대로 남서독일 방송국(Südwestrundfunk) 소속이고, 같은 방송국 소속인 슈투트가르트 남서독일 방송 교향악단과는 자매 악단이기도 하다. 항목 명칭에서 보다시피 공식 명칭이 무지 긴 관계로 그냥 '남서독일 방송 교향악단' 이라고 축약해 부르는 경우가 많다. 홈페이지
미하엘 길렌과의 베토벤 교향곡 5번 1997년 실황
1. 연혁
종전 후 독일 남서부를 점령한 미군 당국에 의해 '라디오 슈투트가르트' 라는 이름의 군정 방송국이 만들어졌고, 1946년에 이 방송국의 지국이 있던 소도시 바덴바덴에서 군정 당국의 관할 하에 '남서독일 방송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가 조직되었다. 초기에는 상임 지휘자 없이 객원 지휘자들이 초빙되어 악단을 이끌었고, 1948년에 '남서독일 방송 대관현악단' 으로 개칭하면서 초대 상임 지휘자로 한스 로스바우트를 영입했다.
로스바우트는 당대 현대음악에 강한 관심을 갖고 있던 지휘자였고, 바덴바덴 지국의 음악부장이었던 하인리히 슈트로벨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취임과 동시에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기 시작했다. 1950년에는 바덴바덴 근처의 도나우에싱엔에서 나치에 의해 강제 중단되었던 현대음악제가 새단장을 끝내고 부활하자 곧바로 상주 악단 자격을 획득했고, 나치 시기 금지곡이었던 여러 근현대음악 외에 당시 막 음악계에 발을 디딘 뉴비 작곡가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초연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로스바우트가 임기 중이었던 1962년에 세상을 뜨자 1958년부터 정기적으로 객원 출연하며 도발적인 작풍의 자작곡들로 충공깽을 몰고 왔던 프랑스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를 비롯한 객원 지휘자들이 약 2년 동안 공백을 메꿨고, 1964년에 불레즈와 동향인인 에르네스트 부르가 제2대 상임 지휘자로 부임했다. 부르도 로스바우트와 마찬가지로 동시대 음악의 공연과 녹음에 힘을 기울였고, 리게티의 '론타노' 나 윤이상의 '예악' 등 거의 100곡에 이르는 신작을 초연했다. 1966년에 악단 명칭이 '남서독일 방송 교향악단' 으로 다시 바뀌었다.
부르가 1979년 퇴임한 뒤에는 이듬해 폴란드 출신의 카지미에슈 코르트가 부임했고, 코르트는 펜데레츠키나 루토수아프스키, 구레츠키 등 자국의 현대 작곡가들 외에 쇼스타코비치 같은 소련 등 동유럽 작곡가들의 근현대 작품들을 위주로 공연했다.
1986년에는 미하엘 길렌이 코르트의 뒤를 이어 제4대 상임 지휘자로 부임했고, 길렌은 전임자들처럼 근현대음악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베토벤이나 말러의 교향곡들 같은 기성 작품들도 새로운 시각에서 재해석해 공연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1996년에는 프라이부르크에 새로운 콘서트 전문 공연장이 건립되었고, 이 곳에서도 상주하게 되면서 악단 명칭을 현재의 것으로 다시 개칭했다.
길렌이 1999년 퇴임한 뒤에는 프랑스 출신인 실뱅 캉브를랭이 제5대 상임 지휘자로 취임했고, 캉브를랭도 길렌과 비슷하게 근현대음악을 밑바탕으로 깔고 하이든이나 모차르트 같은 고전 레퍼토리들과 메시앙과 베를리오즈 같은 자국 본좌 작곡가들의 작품 연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캉브를랭은 2010/11년 시즌을 끝으로 퇴임했으며, 후임으로는 역시 프랑스 출신의 프랑수아-하비에르 로트가 2011년 가을에 부임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 6월에 운영 주체인 SWR 방송국 위원회 측에서 이 악단을 슈투트가르트 남서독일 방송 교향악단과 합병하는 안건을 가결 처리했고, 이에 따라 악단의 존립이 위태롭게 되었다.
2. 역대 상임 지휘자
- 한스 로스바우트 (Hans Rosbaud, 재임 기간 1948-1962)
- 에르네스트 부르 (Ernest Bour, 재임 기간 1964-1979)
- 카지미에슈 코르트 (Kazimierz Kord, 재임 기간 1980-1986)
- 미하엘 길렌 (Michael Gielen, 재임 기간 1986-1999. 2002년에 명예 지휘자 호칭 수여)
- 실뱅 캉브를랭 (Sylvain Cambreling, 재임 기간 1999-2011)
- 프랑수아-하비에르 로트 (François-Xavier Roth, 재임 기간 2011-)
3. 특징
로스바우트 시절부터 방송국 차원에서 현대음악 연주에 특화된 악단으로 팍팍 밀어준 탓에, 이 분야에 있어서는 독일 뿐 아니라 유럽에서 제일 가는 악단으로 손꼽히고 있다. 아무리 똘끼넘치는 작곡가의 난해한 곡이라도 별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능력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같은 보편적인 본좌 악단도 쉽게 흉내내지 못한다는 평까지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이 악단의 음반도 대부분 현대음악을 주로 담고 있고, 이 분야의 전문 음반사들인 베르고나 콜 레뇨, 네오스, 카이로스 같은 업체들에서 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리고 방송 교향악단이라서 대부분의 공연 실황이 녹음/녹화되고 있기 때문에, 방송국 음원을 그대로 갖다써서 제작된 음반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현대음악 전문 연주회나 음악제에서도 단골로 초빙되고 있는데, 도나우에싱엔 음악제에는 1950년 이래 60년 가까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상주 악단으로 참가하면서 수백여 곡에 이르는 곡들을 초연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웃 동네인 뮌헨의 무지카 비바나 베를린의 무지크페스트 같은 행사에도 정기적으로 초빙받아 공연하고 있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나 디종 같은 곳에서도 출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대중성 면에서는 열세인 현대음악만 하는 악단이라는 편견이 박힌게 오히려 유명세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길렌 시기부터 고전~후기 낭만의 표준 레퍼토리로도 이런저런 음반들을 많이 만들고 있다. 물론 이 악단과 자주 공연하는 지휘자들 대부분이 현대음악에 빠삭한 인물들이라, 표준 연주곡을 공연하더라도 다른 악단의 연주와는 꽤 다른 색다르고 신선한 소리가 뽑혀 나오는 편이다.
상주 공연장은 프라이부르크의 콘체르트하우스와 바덴바덴의 페스트슈필하우스인데, 프라이부르크 쪽이 좀 더 조건이 좋은 편인지 공연 비중이 이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바덴바덴은 도시가 꽤 작고 휴양지라는 인상이 강해서인지, 여기서 하는 공연은 대개 고전에서 낭만 사이의 표준 연주곡으로 꾸려지는 프로그램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 편.
그리고 SF 영화덕들은 간접적이나마 이 악단의 연주를 들어본 경험이 있을 텐데,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나오는 음악 중 리게티의 '분위기' 라는 곡이 이 악단의 연주로 녹음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음악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슈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의 도입부나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정도고, 이런 현대음악이 같이 들어있는 지도 모르는 이들이 많아 안습.[1]
2015/2016시즌을 마지막으로 SWR 슈트트가르트 방송교향악단과 통합되면서 악단이 사라지게 되었다. 지못미...
[1] 근데 이것도 이해가 되는게, 여기 들어간 리게티의 작품은 흔히 음악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인 유려한 선율이나 드라마틱한 대비 같은게 거의 없는 매우 두루뭉술한 소음 뭉치만으로 이루어진 곡이기 때문이다. 현대음악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애초에 이게 관현악곡이 아닌 무슨 전자음향 BGM인줄로 착각하는 것도 이상할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