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주의

 


發生主義
Accrual Basis

1. 개요
2. 발생주의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배경
3. 발생주의 회계처리의 예
4. 결론
5. 한계
6. 발생주의의 개념이 적용된 회계 개념 및 계정들


1. 개요


'''현금주의'''[1]와 대응되는 개념으로, 현금의 수입과 지출과는 관계없이 수익과 비용은 발생된 시점에서 기간손익을 인식하는 기준이다.[2]
'''사실상 회계를 배운 사람과 안 배운 사람의 경계선을 그을 수 있는 단어.'''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등은 물론이요, 심지어는 분식회계의 도구로까지도 사용될 수 있는, 회계의 척추와 같은 존재'''


2. 발생주의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배경


발생주의의 회계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본격적인 산업 혁명이 이루어진 시점의 이야기이다. 산업 혁명 이전의 세계 경제는 이른바 '상업자본주의'로, 이 당시에 회사를 운영하였던(예: 동인도 회사) 사람들은 회계장부를 작성할 때 물건을 '팔고', 물건을 '사는' 행동만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으면 충분했다. 왜? 당시 상업자본주의는 이른바 대항해시대로부터 비롯된 '무역경제'였으므로, 단순한 원칙인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3] 것만 생각하면 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 원칙은 HTS 하나로 지구 반대편에서 발행하는 온갖 파생상품주식같은 유가증권을 초단위로 사고 파는 지금에 이르러서도 변하지 않는 원칙이기도 하지만.
그런데 경제체제가 '산업자본주의'로 바뀌어 가면서, 자본가, 특히 공장을 소유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큰 골칫거리를 안게 되었다. 이는 제조업이 가질 수밖에 없었던 숙명으로, 어떤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 토지
  • 건물
  • 기계장치
  • 원료(재료)
이 4가지의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사업주기가 1년이라고 가정하고 동시에 투자가 확실히 성공한다는 가정 아래에서, 어차피 원료야 별 일 없는 한 1년 안에 제품으로 탈바꿈해서 사람들에게 팔릴테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지만, 문제는 저 웬수같은 '토지', '건물', '기계장치'들이다.[4] 어차피 저것들을 사면 수익은 미래에 계속 창출이 되겠지만, 안타깝게도 저 요소들을 구매하는 사업주기 시점에서는 비용이 현금으로 뭉텅이가 빠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현금주의 회계를 계속 유지한다면 당연히 해당 주기의 손익계산서는 폭삭 망할 것이다.

3. 발생주의 회계처리의 예


위와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당연하겠지만 '발생주의 회계' 되겠다. 위의 상황을 발생주의로 다시 풀어서 결론 먼저 설명하자면, 우선 토지와 건물과 기계장치들을 사들였을 바로 그 당시에는 이 셋을 산 지출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산이라는 곳에 산입'''한다. 다시 설명하자면, 기존의 현금주의에선 저것들을 사도 모두 다 '비용'이었다면, 발생주의로 들어오면 저 셋이 '비용'이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이다.
근데 어째서 자산일까? 자산항목의 1번을 참조해볼 것. 자산이란 '미래에 뭔가 돈을 벌게 해 줄, 지금 당장 내가 가진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소리겠지만 '주인이 산 토지 위에' '주인의 돈으로 지은 건물 안에서' '주인이 마련한 기계장치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위의 상황은 빼도박도 못하고 세 가지 물건들을 '자산'으로 분류하기에 더없이 적절한 것이다. 비약해서 말하자면 이것도 '토지', '건물', '기계장치' +α들을 매개체로 삼는 일종의 '돈놓고 돈먹기'이다. 돈놓고 돈먹는 것을 한자어로 줄여쓴 것이 바로 '''투자'''이며, '돈을 먹기 위해' 현금을 지출했다면, 복식부기 회계에서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 '자산'을 냅두고 '비용'에 다 몰아버릴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5]
이렇게 돈이 뭉탱이로 나가는 놈들을 자산으로 설정해 놨다면, 그 다음 사업주기에는 뭔가 이 자산들을 계속 돌려서 수익을 창출해낼 것이니까 그 매출에 대한 비용을 산출해내야 할 것이다. 다시 설명하자면, '토지' 위의 '건물' 안에 있는 '기계장치'를 통해 '원료'를 가공했으면, 기존의 현금주의 회계라면 이 사업주기에는 '원료'에 대한 지출만 비용으로 잡으면 되겠지만, '''발생주의 회계에서는 저 매출액이 발생한 만큼 '자산'으로 설정한 다른 세 놈들도 똑같이 비용으로 태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나타난 개념이 감가상각이고, 손익계산서의 비용 계정으로 감가상각비, 재무상태표의 유형자산 차감계정으로 '감가상각누계액'이 나타난 것이다.
'돈이 나가는' 상황에서의 발생주의 회계가 있다면, '돈이 들어오는' 상황에서의 발생주의 회계 또한 있을 터. 후자의 상황으로 인해 발생한 회계계정이 바로 '매출채권'(Account Receivable)이다. 현금주의 회계 하에서, 누군가에게 물건을 팔았는데 예를 들어 90일 뒤에 돈을 받기로 하고 외상을 달아놓는 계약을 체결했는데(외상매출계약), 그 사이에 사업 주기가 바뀐다면?[6] 해당 계약에 대해서 매출은 0이다. 그리고 원료(재료)의 경우도, 아직 제품으로 채 바꾸지도 않은 상황에서 사업 주기가 바뀌면, 어쨌든 지출은 발생했으니까 전부 다 비용으로 잡아야 한다. 결국 이 상황에서의 손익계산서만 보게 된다면, 이 경영자는 매출은 하나도 못내고 비용은 더럽게 많이 써대는 '나쁜 놈'으로 찍히기 십상인, 위와 비슷한 상황인 셈이다.
이제 현금주의가 아닌 발생주의 회계라고 봤을 때, 발생주의에서는 돈이 들어오고 말건 그딴 거 필요 없고 위의 외상매출계약을 '''체결한 시점'''에서 바로 수익을(매출을) '매출채권'(정확히는 외상매출금)이라는 계정을 통해서 인식하는 것이다.[7] 그리고 비용에서도, '''수익이 발생한 제품에 대해서만''' '매출원가'라는 계정을 통해 비용을 잡으면 된다. 이 상태로 사업 주기가 끝나게 되면 수익도 비용도 나란히 가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게 되는 셈이다.

4. 결론


그럼 어째서 경영자(혹은 당대 자본가나 소유주 등등)들은 저렇게까지 해서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올리려고 했던 것일까?
당연한 소리지만, 특히 회사를 직접 경영은 안해도 회사에 대해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람들(예: 주주, 채권자)에 대하여 회사는 자기 자신의 정보를 공시할 의무가 있다. 법제화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만약 회사가 그런 걸 알려주지 않으면 저 사람들은 뭘 보고 투자할건데? 그런데 막상 정보를 공시했는데 막상 현금주의 체제여서 매출은 똑 떨어져있고 비용은 쭉 올라가있다? 당장에 주주같은 사람들은 주주총회에서 노발대발 난리칠 것이고, 채권자들은 어떻게든 원금을 최대한 빨리 상환하고 더는 돈을 빌려주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는 다음 사업주기에 바로 '''돈 받는 것이 거의 100% 확정된 계약'''이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따라서 발생주의는 이런 억울한 상황을 해결하고 위와 같은 이해관계자, 즉 정보 이용자들의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나온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5. 한계


다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발생주의 회계만 중요시하고 현금 들어오건 나가건 신경도 안쓴다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곤란한 문제다. 어쨌든 제아무리 삼성전자 급으로 스펙 좋은 회사라고 해도 최종적으로 지급 결제 수단으로 사용해야 할 것은 바로 단 하나, 현금뿐이다. 발생주의 손익만 신경쓰고 현금의 유출입을 무시하면, 이익이 나고 있지만 유동성이 심각하게 부족하여 회사가 망하는 흑자도산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가 주로 보는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는 몇 가지 특수한 경우가 아닌 경우 전부 다 '''발생주의'''에 기초한 회계처리를 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충관계를 해소하기 위해서 등장한 것이 바로 현금흐름표이다. 감가상각비 거르고 당기 자산에 투자한 금액 다 집어넣고 모든 현금흐름 활동을 영업현금흐름, 투자현금흐름, 재무현금흐름으로 나눠서 가감한 것이 이 회사의 기말 현금 보유액이다. 자세한 것은 현금흐름표 참조.
또한 분식회계라고까지 하기엔 애매하겠지만, 발생주의를 이용하여 회사가 실적을 어느 정도 조작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감가상각방법을 회사의 판단으로 결정할 수 있다. 물론 감가상각법을 입맛에 따라서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각국의 법률과 시행령 등에 업종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감손회계 방법이 1~2가지로 정해져있기에 감가상각비로 분식회계 치는 것은 금방 잡힌다. 대한민국의 경우 95% 이상의 업종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액법과 정률법 2가지 중 하나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9년 아시아나항공이 분식회계를 숨긴 방법이 감가상각비와 매출채권을 가지고 하는 것이었다. 수법이 워낙 조잡해서 검찰로 넘어가기도 전에 삼일회계법인 레벨에서 분식 사실을 적발했다.
돈이 떼일 가능성을 고려하여 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이라는 것을 설정해서 관리하게 되는데, 이 대손충당금으로 또 숫자놀음을 쳐서 실적을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 재고자산
재고자산에 대한 평가손실 및 감모손실도 대손충당금과 비슷한 케이스다.
실무적으로 가장 많은 분식회계가 발생하는 곳이다. 지분법 또는 연결재무제표로 처리해야 하는 자회사나 관계사(특히 상장회사) 출자주식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항목변경하면 엄청난 재평가 차익이 발생한다. 출자주식을 지분법으로 처리할 때는 출자액수를 피출자사의 당기순손익비율에 따라 곱해서 변동하지만,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변경하면 주식시장 시가평가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심할 때는 지분법 적용만 포기해도 재평가차익을 수백억 원 ~ 수조원까지 반영시킬 수 있다. 지분법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변경하려면 관계사에 대해 출자사의 경영 지배력을 상실했다는 입증이 필요한데, 관계사나 자회사의 경영진과 짜고 "우리 관계 없는 회사임. 아무튼 관계 없음 ㅇㅇ"이라고 우겨서 회계처리를 바꾸는 것이다. 이쪽 테크닉은 상당기간 분식회계 계획을 짜야만 가능하기때문에 적발 시 후유증이 엄청나다.
규모가 엄청난 분식으로 이어지기에 후폭풍이 어마어마하다. 부실 회계감사를 한 회계법인 몇 곳이 덩달아 영업정지를 당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는 2015년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적발 사건이다. 해외 플랜트 사업장을 자회사 연결회계에서 분리하여 매도가능주식으로 처리했다가 이후 대형 비리사건으로 발전했다.
문제는 이 '''비용 아닌 비용'''들을 최고경영자 취임 첫 해에 될 수 있는대로 모조리 몰빵시켜서 실적을 확 줄여버리고 그 다음 사업주기에 전년도에 밀어버린 만큼 덜 깎게 되어도 그 실적 차이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빅 배스(Big Bath)'라고 하며, 주로 경영진의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서 종종 사용되는 방식이다. 물론 이 외에도 무궁무진한 숫자놀음이 존재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분식회계 참조.

6. 발생주의의 개념이 적용된 회계 개념 및 계정들


  • 매출채권
  • 재고자산(원재료, 재공품, 반제품, 상품, 제품)
  • 거의 모든 비유동자산(예: 유형자산, 무형자산)[8]
  • 선수금, 선수수익
  • 감가상각비
  • (감가상각누계액)[9]
  • 매출
  • 매출원가
  • 국제회계기준에서의 개발비[10]
[1] 현금이 유입되는 시점에서 수익으로 인식하고 현금이 지출되는 시점에서 비용으로 인식하는 기준을 현금주의라 한다. 이 문장이 어렵다면, 가계부 혹은 용돈기입장을 생각해보면 쉽다.[2] 출처: 이정연, 이성욱. "알기쉬운 회계원리", 회계의 기초개념과 재무제표: 회계기준(회계원칙), 형설출판사, 2008, 37[3] 대항해시대 4에서 훌리오 에르네코라파엘 카스톨에게 교역을 가르치면서 나온 명제이다.[4] 물론 실제 계정들 중에는 이뿐만이 아니라 차량운반구 등과 같은 계정들도 훨씬 더 많이 존재한다. 이 개념을 설명할 때 가장 대표적인 계정으로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저 3가지이다.[5] 특히 앞에서 말한 토지, 건물, 기계장치들과 같은 유형자산에 대한 지출 및 이익의 경우는 뒤에 말할 현금흐름표에서도 투자현금흐름으로 분류한다.[6] 사업주기가 바뀌면 바뀌는 그 시점으로 정기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공시해야 하며, 우리가 말하는 재무제표는 바로 이 두 보고서들 안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7] 발생주의 하에서 수익의 인식은 (판매자 측에서의)거의 모든 의무의 이행(Earned), 그 수익이 실현 가능하다(Realizable)고 판단되어야 하는 두 가지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8] 투자자산 및 관계회사지분 등과 같은 계정은 발생주의의 적용을 받을 이유가 없다. 영업권의 경우는 따로 비용을 상각하지는 않고 평가손실은 인정한다.[9] 차감계정은 괄호를 씌워서 표시[10] 원칙적으로는 국제회계기준에서도 비용처리하게끔 되어있으나, 경제적 효익이 예상되는 개발비의 경우는 자산으로 잡아도 된다고 한다. 국제회계기준을 채택하지 않은 미국회계기준(U.S.GAAP)에서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개발비는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게끔 되어있다. 미국의 경우는 IT기업들에게 일종의 특혜를 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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