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1. 동물의 발톱
동물의 발가락에서 돋아나는 단단한 부속기관. 대개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끝이 날카롭고 뾰족하다.
진짜 발톱(영어로는 클로(러), claw)은 각질로 된 외층인 조판(unguis)과 그 중심에 있는 모판인 조상(subunguis)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을 비롯한 영장류의 손발톱(영어로는 네일, nail)은 진짜 발톱이 아니며 각질로만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사람의 손발톱 '자체'는 잘라도 아무런 통증이 없다.[1] 반면 개나 고양이의 발톱에는 조상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아주 끝부분만 빼고는 신경과 혈관이 분포하며 이를 자르면 매우 아프고 피도 난다.
애당초 영장류의 가짜 발톱과 개, 고양이 등의 진짜 발톱은 발생학적으로 전혀 다른 기관이다.[2] 영장류의 가짜 발톱은 털처럼 피부가 변화한 것이지만 진짜 발톱은 발가락 뼈의 끝에서 돋아난다. 흔히 고양이의 "발톱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는데, 진짜 발톱은 발가락 뼈에서 돋아나므로 이 수술은 실제로는 발가락 뼈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여담으로 영어에서는 조류의 발톱을 따로 탤론(talon)이라 부르는데, 탤론도 이름만 다를 뿐 발톱과 발생학적으로 동일하다.[3] 허나 고양이과 동물처럼 발톱을 숨기는 기능은 없으며 항상 노출되어 있다. 일본 속담에 “실력 있는 매는 발톱을 숨긴다”고 하는데 어디다 숨기는지 궁금하다.
영장류의 손발톱과 발생학적으로 유사한 것은 다른 동물들의 발톱이 아니라 기제목과 우제목, 즉 발굽이 있는 동물들의 발굽이다. 발굽은 피부의 케라틴층이 과발달한 것으로 영장류의 손톱과 마찬가지로 내부에 혈관이나 신경이 분포하지 않는다. 때문에 발굽을 줄로 갈아내거나 못을 박아도(편자를 달기 위해) 아무 통증도 느끼지 않는다.
고생물, 특히 공룡의 화석을 보면 거대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볼 수 있는데, 실은 이는 발톱이 아니라 그 하부구조인 조상(subunguis)이다. 발톱 자체, 즉 조판은 단백질인 케라틴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피부, 근육 등과 함께 썩어 없어지며 화석이 남지 않는다. 즉 공룡의 실제 발톱은 화석에서 볼 수 있는 조상 위에 조판이 덮여있었을 것이니, 좀 더 컸을 것이다.
치타를 제외한 고양이과나 일부 사향고양이과 동물들은 발톱을 세우고 다시 들여놓을 수 있다. 이를 Retractable claws라라고 부르며, 해부학적으로 이들의 발가락은 마지막 발가락의 마디가 끝에서 두 번째 마디와 닿을 수 있는 구조인데, 마지막 끝의 뼈에 발톱이 달려있고, 힘줄을 수축시켜 마지막 마디를 앞으로 숙이게 하여 발톱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도해. 도해에는 치타는 발톱을 감출 수 없다고 되어 있으나, 치타도 부분적으로는 발톱을 감출 수 있다. 다만, 완전히 숨기지 못해 평소에도 발톱 끝이 드러나는 정도.
어류, 뱀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척추동물들은 다양한 형태로 발톱이 나 있다. 기능 또한 동물군마다 조금씩 다른데, 곤충 등의 절지동물도 발톱을 가지나 발가락 뼈를 보호하기 위해 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물에 몸을 걸거나 지지하기 위해 난다. 주로 우리 발가락, 손가락의 기능을 맡는다. 곤충은 대개 발톱이 두 갈래로 갈라져 나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절지동물들은 갈고리 형태의 발톱으로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척추동물들의 발톱은 발가락 끝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벨로키랍토르나, 고양이, 부엉이처럼 먹이를 움켜잡거나 살을 가르기 위해 갈고리나 단검 형태로 특화된 경우도 있다. 말과 소는 좀 더 오래 뛰기 위해 발굽을 신발같은 형태로 발달시켰다.
2. 인간의 발톱
인간의 발톱은 상술한 바와 같이 피부의 부속기로, 뼈가 아니라 피부에서 돋아난다. 뼈에서 직접 돋아나는 동물의 발톱에 비하면 내구성이 형편없으며, 여기저기 부딛혀 손상되거나 잘 안 맞는 신발 안에서 형태가 일그러져 건강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나름 쓸모가 있는 손톱에 비해 발톱은 쓸모도 없고 문제만 일으키는 골치거리 취급. 허나 손톱과 마찬가지로 발톱도 그 아래 기관, 즉 발가락을 보호하는 갑옷의 역할을 한다.[4] 뭔가 단단하고 무거운 물체에 발가락을 세게 찧으면 발톱이 깨져 피가 나거나 발톱이 빠질 수도 있는데, 발톱이 없었다면 살갗이 찢어지거나 발가락의 뼈가 부러질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아무래도 발톱은 손톱보다 많은 피해가 가기 때문에 부러질 때가 많다. 그때는 당황하지 말고 빨간약 같은 소독약 등을 발라 감염을 예방한 뒤[5] 병원에 가보자. 어지간히 심하게 박살나지 않은 이상 소독하고 거즈를 붙여준다. 정말 심하게 박살났을 경우엔 제거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발톱이 심하게 부러지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심하게 부러졌을 경우 상처에서 진물이나 고름이 나오기 시작하는 순간, 세균 감염이 진행된다는 것이므로, 상황이 훨씬 악화된다. 아프거나 상태가 좋지 않으면 꼭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도록 하자.
혹시 사소한 걸로 병원의 바가지 요금을 걱정한다면 쓸데없는 생각이다. 의사로서도 발톱 같은 걸로 바가지 씌우기도 힘들기 때문. 최악의 경우에도 수술받는 사람이 고통스러울 뿐, 의사 입장에서 수술 자체는 마취 후 발톱 잘라서 뽑고 끝이기에 비쌀 수가 없다. 병원에서 잘라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만큼 심각하다는 상태라는 것이니 믿고 수술받자.
운이 좋으면 부딪쳐서 피멍이 들어도 빠지고 다시 날 수도 있지만 가급적 병원에 가자. 방치하면 살살 눌러도 매우 아프다.
3. 여담
- 손톱에 컬러를 칠하면 매니큐어, 발톱에 컬러를 칠하면 페디큐어라고 부른다. 칭하는 이름에 차이가 생기나, 흔히 '매니큐어' 로 알고있는 제품은 기본적으로 손, 발 공동으로 사용한다.
- 은근히 손톱보다 발톱이 더 잘빠진다. 특히 새끼발톱이 잘 빠진다.[6]
- 새끼발톱이 두갈래로 갈라져서 자라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며느리발톱이라고 부르기도 하며,[7] 이 경우 작은 충격에도 발톱이 쉬이 갈라져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크다.[8] 이 현상은 영양불균형 / 발에 맞지않는 신발 / 무좀[9] / 수분 부족 등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한다.[10]
- 일부 조류는 잘 발달된 며느리발톱을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투계의 며느리발톱이 바로 그것이다. 발뒤꿈치 쪽에 길게 자라나며, 아예 싸움의 도구다. 다만 이것은 퇴화가 완전히 안 되어서 그냥 모양만 남아있는 흔적기관이라기보단 그냥 발가락뼈의 일부가 돌출된 것이라고 봐야한다.[11] 그리고 이것도 자라면 길어지다가 돌돌 말리는듯. 즉 말이 며느리발톱이지 사실상 뒷발톱.
- 개의 경우 흔적기관으로써 며느리발톱이 있다.[12] 이는 개의 조상인 동물이 나무를 타며 생활하는 동물이었기에 존재했지만, 개는 육상생활만을 하지 나무타기 생활은 별로 안 하는고로 발가락 숫자가 퇴화해서 줄어드는 과정에서[13] 아직 앞발톱의 일부가 퇴화되지 않고 남아있는 것.
- 개의 며느리발톱같은 케이스는 공룡은 물론 포유류, 조류, 파충류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일종의 흔적기관이라고 한다.
-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저그 유닛 대부분의 무기가 발톱이다. 대표적으로 저글링. 여담으로 저그의 지도자인 사라 케리건의 날개로 보이는 것도 사실은 발톱이다.
- 게임 매체에서는 주로 공격기로 사용된다. 예를들면 '○○의 발톱' 같은걸로.
- 일종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인지 개미들이 물어가는 경우도 있다. 손톱도 마찬가지.
- 때가 상상 이상으로 잘 낀다. 손은 자주 씻기라도 하지, 발은 잘 안씻어서 더 잘낀다. 그리고 발톱에 낀 때의 냄새는 상상 이상으로 역하다. 우유 썩는 냄새, 고양이 똥냄새에 비견될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4. 관련 문서
[1] 물론 손발톱 밑 살, 즉 조상은 매우 여려 실제로는 발톱이 찢어지거나 가시가 박히거나 하면 상당히 심한 통증이 생긴다.[2] 사실 이런 혼동은 우리말과 일어로 한정되며, 대부분의 언어에서는 영장류의 가짜 발톱과 다른 포유류들의 진짜 발톱을 지칭하는 단어가 서로 다르다(진짜 발톱은 영어로는 Claw, 불어로는 Griffe, 독일어로는 Kralle 등이며, 영장류 발톱(손톱)은 영어로 Nail, 불어로 Ongle, 독어로 Nagel 등이다). 또 중국어에서도 영장류 손발톱은 指甲(지갑), 진짜 발톱은 조(爪)로 서로 다른 한자를 쓴다.[3] 발가락 뼈에서 직접 돋아나 있다.[4] 중국어에서는 아예 손발톱을 손발가락의 갑옷이란 의미로 지갑(指甲)이라 부른다.[5] 소독약이 없다면 세균에 노출되지 못하게 휴지로 감싸거나 반창고를 붙이거나, 항생 연고(후시딘, 박트로반(무피로신) 등)가 있다면 그걸 바르자.[6] 일정 나이가 지나서 빠지면 굳은 살같은 감촉의 두꺼운 발톱이 나게된다.[7] 증상으로써의 며느리발톱을 영어로는 Accessory nail of the fifth toe, 줄여서 Accessory nail이라고도 부른다.[8] 때에 따라 그 부분에 통증이 나기도 한다.[9] 무좀의 경우 며느리발톱 외에도 내향성 손발톱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10] 동양인에게 많이 발생하며, 몽골로이드의 유전적 특징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퍼져있는데 아직 정확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사실 한족 중에서는 자연히 발생하는 사람이 많으며 몽고발톱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의외로 몽골인이나 다른 몽골로이드는 유전자라기보다는 환경의 영향이 많다. 실제로 몽골인들에게 물어보면 저런 사람 거의 없다고 한다. #[11] 사전적 정의에서도 조류의 며느리발톱은 발톱같은 돌기라고 나온다.[12] 영어로는 dewclow라고 하고 다른 명칭은 늑대발톱. 다만 이건 사람에게 일어나는 증상으로써의 며느리발톱까지 포괄한 명칭은 아니고, 동물, 특히 개나 고양이 등의 며느리발톱을 주로 일컫는 말이다.[13] 원래 개들은 앞뒷발의 발가락 수가 5개였다가 뒷발가락이 4개로 줄어들었다. 앞발가락은 아직 5개로 퇴화되지 않았다.[14] 사람의 며느리발톱은 한 발톱에 며느리발톱이 갈라져나오는 식으로 둘이 붙어있지만, 개의 며느리발톱은 육구가 있는 발가락들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혼자 난다.[15] 개의 며느리발톱의 경우 개 스스로 자연적인 마모를 시킬 수가 없다. 발톱이 땅에 닿지 않아 마모될 일이 거의 없기 때문. 그러다보니 계속해서 자라다가 염증을 일으키기에 사람이 관리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