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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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시루떡의 종류로,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하얀색이 특징이다. 건포도나 콩, 잼이 들어있는 백설기도 있다. 요즘에는 떡케이크 베이스로도 많이 쓰인다.
만드는 방법은 멥쌀가루를 켜를 얇게 잡아 켜마다 고물 대신 흰 종이를 깔고, 물 또는 설탕물을 내려서 시루에 앉여 깨끗하게 쪄 낸다고 한다.
2. 역사
예로부터 하얀 떡은 그 자체로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서 깨끗하고 신성한 음식이라는 의미로 제사상에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1] 요즘에도 어린 아이의 삼칠일[2] , 백일, 첫돌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쓰이고 사찰에서 재#s-6를 올릴 때 또는 산신제, 용왕제 등 토속적인 의례에 많이 쓰인다.
이런 설기떡은 그 유래가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삼국시대 초기인 1~2세기의 시루가 발견되는 등 예전부터 해먹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유사》 효소왕 기사에 설병이라는 음식 이름이 나오는데 오늘날 이것을 백설기로 보기도 한다. 중국의 경우 백설기에 대한 기록이 남송의 《무림구사》에 설고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것으로 봐서 설기떡은 한국에선 중국 이상으로 오래된 유래를 가지는 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색은 《목은집》에서 설기떡(영설고)을 절찬하였고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고려에서는 쑥설기떡을 음식물의 으뜸으로 삼는다고 한 기록이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고려시대에는 설기떡이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고 할 수 있다.
17세기경에는 음식의 재료뿐 아니라 만드는 방법까지를 적은 여러 조리서가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백설기라는 이름은 《규합총서》에만 나오고, 《규곤시의방》(음식디미방)에는 밤설기, 《시의전서》에는 막우설기가 기록되어 있다.
고려시대에 뿌리를 내렸던 음식임에도 조리서에 백설기에 관한 기록이 적은 이유는 설기떡이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쇠퇴된 것이 아니라 식품 이름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하였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지금도 백설기는 거의 모든 행사에 사용되고 있으며 지역이나 계절에 상관없이 만들어 먹는 가장 대중적인 떡이다.
3. 기타
조선 통신사가 일본에 갔을 때 카스텔라를 대접받았는데, 통신사 측에서는 이를 백설기를 가리키는 '설고(雪餻, 雪糕)'라고 기록해 놓았다. 설고는 본래 본 항목 백설기를 이르는 다른 명칭이니, 카스텔라를 백설기의 일종으로 여겼던 듯하다.
고물이나 내용물이 없는 것이 보통이고 부담없는 맛이다 보니 그냥 먹는 게 아니라 우유 등의 음료와 함께 종종 잼이나 케첩, 꿀 같은 것과 같이 발라서 먹는 경우가 있다. 서양인들이 빵에 우유 혹은 잼이나 버터 같은 것을 곁들여 먹는 것과 비슷한 케이스. 특히 사과잼과 백설기의 조합은 꽤 잘 어울린다.
제과기업에서 만드는 양산빵 종류 중에서도 '백설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빵 종류가 있는데, 이것은 떡이 아니라 밀가루로 만든 하얀 찜케이크 종류이며, 건포도가 들어가기도 하지만 콩을 넣은 종류도 있다.
3.1. 버무리 떡
설기떡에 쑥, 밤, 콩, 대추, 사과 등을 넣어 찌는 떡이다.
[1] 그 대표적인 예가 돌래떡.[2] 전근대같이 영유아의 사망률이 높았던 시기에는 삼칠일을 넘겼다는것은 매우 중요하게 취급되었다. 대문에 금줄을 걸고 아이의 어머니나 아이의 일가 친족들이 부정한 것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금기가 있었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