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삼룡이

 

1. 개요
2. 등장인물
3. 줄거리
4. 상세
5. 미디어


1. 개요


나도향단편소설로, 1925년 발표 당시 제목은 벙어리 삼룡.
한국 신문학사상 매우 뛰어난 작품으로 꼽히는 단편소설이다.

2. 등장인물


  • 나 : 1인칭 서술자이되 주인공이 아니다. 작중 회상의 방식으로 주인공인 삼룡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는 역할.
  • 삼룡이 : 영화판 배우는 김진규, TV 문학관판 배우는 김영철. 오 생원네 하인. 제목에서도 나와있듯이 벙어리여서 의사소통에 제약이 있지만 성실하고 선량한 성품의 소유자. 주인집 사람들에게 무척이나 충직하다.
오 생원에게 받은 취급이 좋아서인지 오 생원의 아들이 아무리 자기에게 망나니짓을 하며 도를 넘어선 괴롭힘을 시전해도 주인 아들이라고 꾹꾹 참아내고 오 생원 아들을 지키는 대인군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허나 주인 아들의 부인인 아씨가 자신에게 감사 표시로 준 쌈지와[1] 아씨 자살 미수를 막은 사건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와 주인 아들에게 잘못 찍힌 끝에 더 험한 꼴을 겪는다.
개인이 아무리 선해도 주변 상황이 안 따라주면 망한다는 점에선 아씨와 비슷하다.
  • 오 생원 : 연화봉이란 마을에서 거주하는 잘 사는 어른. 정확한 출신은 불분명하나 양반 행세를 하고 다녀서 일단 다들 양반 취급이다. 부지런한 성품에[2] 인심도 후하여 마을 사람들에게도 인망이 두터우며 벙어리 하인 삼룡이도 무척 아껴주는 훌륭한 인품을 가진 사람. 허나 삼대독자인 자기 아들을 너무 오냐오냐 키웠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작중 자기 문벌이 얕은 것에 대해 한탄하는 걸 봐서 양반 출신은 일단 맞는듯하나 썩 유서 깊은 가문은 아닌 걸로 보인다. 이 때문에 비록 몰락했어도 나름 유서 있는 집안의 딸을 삼만 냥이나 들여 며느리로 삼는다.[3]
  • 오 생원의 부인 : 잘 사는 집 마님. 남편과 달리 아들의 망나니짓을 나름 못견뎌하는지 남편에게 좀 혼내달라고도 하지만[4] 소용없었다(...) 이 외엔 큰 비중 없다.
  • 오 생원의 아들(새서방) : 영화판 배우는 박노식, TV 문학관판 배우는 강태기. 삼룡이에게 있어선 도련님. 가문 삼대독자라는 귀한 신분이나 인성 괜찮은 아버지나 어머니와 달리 지나치게 허용적인 환경에서 자라 성격이 거친 망나니가 되었다. 충직한 하인 삼룡에게도 별 시덥잖은 이유로 못되게 구는 인간말종. 색시를 들인 후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못나서 잘난 색시와 안 어울린다는 말을 듣게 되자 애꿎은 아내를 괴롭게 만들며 가정폭력을 시작하게 된다.
  • 오 생원의 며느리(아씨) : TV 문학관판 배우는 선우은숙. 삼룡이에게 있어선 아씨. 문벌 높지만 이젠 몰락한 양반 가문의 무남독녀로, 아버지 사후 과부가 된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나 아직 고생을 별로 해본 적 없이 금지옥엽으로 자란데다 아름답고 성품도 좋은 엄친딸.[5] 허나 망나니 남편과 엮인 이후 남편의 열등감이 원인이 된 가정폭력 때문에 인생이 시궁창 신세로 굴러떨어져 결국 자살미수 소동까지 벌이게 된다.[6]
삼룡이에게 있어서는 공경하면서도 사랑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3. 줄거리


원본 전문.
이야기는 '나' 라는 화자가 과거를 회상하며 시작된다.[7]
연화봉[8]이란 마을이 지금은 빈민굴이지만 14~16년 전에는 나름 잘 사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그 중에 오 생원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디 출신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늘 감투를 쓰고 다녀 양반이라 불렸고, 연말에 북어나 김을 나누어주고 농사연장을 빌려다 쓰게 하므로 동네 인심을 얻었다.
오 생원네에는 충직한 하인인 삼룡이가 있었는데, 벙어리[9]에다 못생기고 땅딸보였다. 하지만 원체 눈치가 빠르고 민첩하고 부지런하여, 오 생원이 특별히 그를 잘 입히고 아꼈다.
반면 망나니 아들도 하나 있었는데, 3대 독자라 오 생원이 하도 오냐오냐해서 상당히 버르장머리가 없었다. 동네 사람들이 모두 후레자식이라고 욕을 했으며, 오 생원의 아내도 늘 이것을 못 마땅히 여겨 좀 때려주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어려서 그렇다면서 오 생원은 매를 들지 않았다. 아내는 '그러다가 아이의 버릇이 나빠진다'고 한탄했다.[10]
이 아들은 삼룡이를 벙어리라고 아예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다. '''자고 있는데 입에 똥을 넣거나,''' '''잘 때 손발을 묶어놓고 발가락 사이에 화승불을 붙이거나,'''[11] 되도 않은 주먹으로 때리는 등, 온갖 악랄한 방법으로 괴롭혔다. 삼룡이는 자기가 마음만 먹으면 주인집 아들 정도야 단번에 때려눕힐 것을 알았지만 주인집 아들을 원망하기보다는 세상을 원망하였으며,[12] 주인집 아들이 동네 아이들과 싸움이 붙어 찌질하게 울고 들어올 때에는 나서서 대신 싸워주며 충성을 다하였다. 그러다보니 동네 아이들도 삼룡이가 무서워 주인집 아들에게 덤비지 않았다.
세월은 흘러 주인집 아들이 장가갈 나이가 되었는데, 오 생원은 집안의 문벌이 얕은 것을 한스러워 하여 어느 영락한 양반집의 딸을 돈을 주고 며느리로 데려오게 되었다. 가세는 기울었어도 양반집 딸이다 보니 행실이 바르고 품위가 있었고, 여러 모로 흠잡을 곳이 없었다. 이는 주인집 아들의 망나니 행실과 더욱 비교되어 동네에서는 '색시가 아깝다'며 수군거렸고, 아예 몇몇 동네 아낙과 고모 되는 사람은 대놓고 '네 처를 보고 부끄러운 줄 알라'며 오 생원의 아들에게 타박을 주었다.
당연히 주인집 아들은 못 마땅해 했고, 혼인 며칠 뒤부터 아예 합방을 거부하며 아내를 구박한다. 아씨는 늘 울음으로 날을 보내지만, 남편은 울면 청승맞다고 때리고, 말 없으면 말이 없다고 때렸다. 신혼 생활은 그런 슬픈 날들의 연속이었다. 삼룡이는 그 고운 아씨를 그리 구박하는 것이 천벌이라도 받을 일이라 생각하며, 주인집 아들이 자기를 때리고 구박할 때 아씨가 차마 말은 못해도 자신을 측은히 여기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을 떠올리며, 알 수 없는 감격을 느낀다.
어느 날 술에 취해 떡이 된 주인집 아들을 삼룡이 업어다가[13] 방에 눕혀 준 일이 있었다. 아씨는 이것을 고마워하며, 삼룡에게 비단 헝겊 자투리로 부시 쌈지[14]를 만들어주었다.
그것이 주인집 아들의 눈에 띄어 새 아씨는 야밤에 마당으로 끌려나와 두들겨맞고, 삼룡은 주인집 아들도 밀치고 아씨를 들쳐메 오 생원에게 가서 손짓발짓을 하며 사정한다. 되려 이것이 더욱 미움을 사 삼룡도 실컷 두들겨맞고, 안채에 출입도 하지 못하게 된다.
어느 날 주인집 아들이 술이 떡이 돼서 들어오더니, 집안이 소란해진다. 삼룡이 한 하녀에게 물으니, '새 아씨가 다 죽게 되었다'고 알려준다. 불안해진 삼룡은 밤새 새 아씨 거처 주위를 서성거리다가 새 아씨가 명주 수건으로 목을 메려는 것을 발견하고 뛰어들어 말리는데, 이것이 더욱 의심을 사 삼룡이와 아씨가 정을 통하였다고 소문이 나버린다.[15]
주인은 동네 창피하다고 드러누워 출입도 하지 않고, 주인집 아들은 삼룡이를 죽인다고 때리다가 낫을 들고 덤비기까지 해, 결국 삼룡은 죽도록 얻어맞고 주인집에서 쫓겨났다.
그날 밤 오 생원의 집에 영문 모를 불이 났고, 삼룡은 불난 집으로 기꺼이 뛰어든다. 그는 불길에 얼굴이 쭈그러들고 무너지는 집에 팔다리가 부러지면서도 주인을 구했다.[16] 주인집 아들이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뿌리쳤고,[17] 죽으려고 이불을 둘러쓴 아씨를 찾아낸 다음 이미 나갈 길이 없어 지붕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아씨를 품에 안은 채 행복한 미소를 띠는 장면으로 끝.

4. 상세


이 소설을 읽으며 드는 의문은, 당연히 '어째서 삼룡이가 쫓겨난 그날 밤 큰 불이 났느냐'란 것이다. 당대의 작품 경향을 볼 때, 혹은 전후 묘사를 볼 때[18] 삼룡이가 불을 질렀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고, 새 아씨가 죽으려고 이불을 덮어쓰고 있는 것에서 새 아씨가 불을 질렀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90년대 청소년권장소설 전집에서 작품분석에서도 아무래도 같이 죽고자 이불을 덮어쓰고 있는 아가씨가 범인이라고 분석했다. 1983년판 TV 문학관에서는 아예 중간 이야기로 주색잡기에 빠져 도련님이 임신시킨 주막집 불륜녀를[19] 등장시켜, 그녀가 지른 것으로 그렸다. 여기선 그나마 이 망나니 도련님을 구해준다.[20][21][22] 신상옥 감독의 영화에서는 새 서방과 불륜 중인 여자의 남편이 앙심을 품고 지른 것으로 되어있다.
새색시를 구해내고 지붕으로 올라간 장면에서 원작이 끝나서 삼룡이와 아씨가 죽지 않았다는 해석도 있지만 중간에 삼룡이가 아씨를 구하기 위해 집을 뒤지면서 불에 타서 얼굴이 쭈그러 들고 기둥이 무너져서 팔이 부러졌다는 묘사가 분명히 나오고 불을 피해서 지붕으로 올라갔지만 이미 내려올수 없는 것을 알았고 삼룡과 아씨의 숨이 약해지고 있다는 서술도 있으니 사망 확정. 그나마 고통 속에서도 사랑하던 그녀를 찾아 안으면서 삼룡이가 행복하게 미소지었다는 묘사가 있어서 다행히 죽기 직전에나마 작은 행복을 누렸다고 볼 수 있겠다.
기본적인 만악의 근원 격 인물은 주인집 아들(새서방)이지만 숨은 만악의 근원은 오 생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애초에 옆에서 부인이 계속 아들 관리를 지적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오냐오냐 하기만 하며 아들의 인성을 부모가 봐도 심각한 수준으로 망쳤고[23] 혈통에 대한 허영 때문에 애먼 며느리까지 자기 집구석 일에 휘말리게 만들고, 며느리 자살의 불상사를 막아준 삼룡이에겐 일말의 해명 기회조차 안 주고, 그런다고 며느리에게 가정폭력을 저지르는 아들을 집안의 중심축인 큰어른의 입장에서 그간 어떻게 해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이도저도 아닌 자세로 있다가 상황이 영 좋지 않게 되자 그냥 드러눕기만 하는 등(...)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준다.[24]
작품의 등장인물이나 사건이 빅토르 위고의 '노틀담의 꼽추'와 은근히 비슷하다. 장애[25]가 있는 인물이 아름다운 여성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자신의 윗사람에 의해 좌절되고 그 결과 남몰래 사랑하던 여성을 품에 안고 행복한 표정으로 최후를 맞이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는 것이 유사하다. 아름다운 여성(에스메랄다, 아가씨)이 인간말종 남자(프롤로 신부와 페뷔스, 주인집 아들) 때문에 인생을 망친다는 점 역시 비슷하다.

5. 미디어


출판 후 2번 영화로 만들어졌다. 첫 번째는 1929년 나운규가 제작했으며 삼룡이 역 또한 나운규가 맡았다.
두 번째는 1964년 신상옥 감독이 영화로 제작해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삼룡이 역을 맡은 김진규는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 외 출연진은 박노식과 최은희, 도금봉, 최남현, 한은진, 최성호 등이다.

앞서 말한 영화 이외에도 1983년 8월 13일 KBS1에서 방영한 TV문학관 판이 유명하다. 극본은 '한국 TV 드라마 시나리오의 대부' 윤대성, 연출은 맹만재 PD가 각각 맡았다.
영화판은 이말년의 조선쌍놈을 연상시키는 인물구도인 반면에[26] TV 문학관은 삼룡이 역의 김영철의 우직한 연기와 주인집 아들 역의 강태기[27], 그리고 아씨 역할의 선우은숙의 연기가 조화를 이룬 수작으로 평가된다. 그 외 배역들은 양영준과 서우림, 권기선, 박용식, 이원종, 오기환, 신원균, 정재순, 김소유, 류순철, 박상만, 전광열, 이난희, 권미혜, 봉혜숙, 관정희, 김창봉, 김효진 등이 맡았다.
윤승운 화백이 그린 한국단편문학 만화에서도 원작대로 진행되어 새서방이 삼룡아 날 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걸 뿌리치고 마지막 장면에 삼룡이가 아씨를 안으며 불타는 지붕 위에서 아씨가 '삼룡아 날 놔두고 가...'라고 하는 걸 듣지 않고 어버버버버(아씨를 만나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미소지으며 숨을 거두는 것으로 그려졌다.
[1] 주인 아들이 술 잔뜩 마시고 떡이 된 상태로 변하자 삼룡이 그를 부축해서 방까지 날라다줬는데, 이를 본 아씨가 남편을 챙겨와준 그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준 것이다.[2] 아침에 돌아다니며 잔소리를 안 할 때는 오로지 아플 때 뿐이라는 언급이 있다.[3] 색시 맞이 조건 첫 번째가 문벌 높은 집안이라는건데, 그의 집안 사정상 정말로 문벌 높은 세력가의 경우 딸을 줄 리가 없으니 차선책으로 허울뿐인 혈통만 있는 집을 고른 것. 나름 양반 문벌에 대한 욕심이 있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4] 남편이 아들이 어리니 저런다고 하자 스무 살인데 뭐가 어리냐고 득달같이 까댄다.[5] 마을 사람들에게도 늘 남편보다 더 낫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칭찬이 자자하고(아이러니하게도 이 칭찬이 독이 됐다. 그녀의 잘난 거 없는(...) 못난 망나니 남편은 마을 사람들이 자기보다 아내를 좋게 평가하는걸 매번 경험하면서 극렬한 열등감과 분노를 느끼고 아내를 괴롭히며 스트레스 풀이를 했다.), 술 마시고 떡 된 남편을 방으로 옮겨다준 삼룡이에게 순수하게 고마움을 느껴 쌈지를 하나 선물해주기도 했을 정도로 마음씨가 상냥하다.[6] 진짜 자살하려 했는데 삼룡이 타이밍 좋게 막아서 미수가 된 것. 아무도 없었다면 빼박 죽었을 확률이 높다.[7] 참고로 작품 초반에는 분명히 1인칭 관찰자 시점이었는데, 삼룡이의 내면을 더 심층적으로 묘사하기 위해서인지 갑자기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이동된다.[8] 지금의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동. 나도향의 실제 출생지이기도 하다. 화자는 "지금은 청엽정이라 부르는 곳"이라 한다. 참고로 町(정, 일본어로는 마치)을 마을 이름 끝에 붙이는 건 일본에서 온 잔재이다. 즉 당시 빈민굴이 될때 배경은 일제강점기라는 것.[9] 작중 묘사를 보면, 말만 못하는 것이 아니라 청각장애도 있는 듯 하다. 자신을 벙어리라고 부르는 것을 못 알아듣는다거나, 하녀가 손짓으로 알려주는 것을 보면 듣지도 못하는 듯.[10] 후술한 80년대 TV문학관에서는 무능한 인간이라는 속성이 추가되는데, 오 생원이 그를 시험할 목적으로 자기 대신 소작료을 걷어오라고 하는 말을 했고, 그 말을 들은 도련님이 자기 휘하 소작인들에게 직접 찾아가서 밀린 소작료를 내라고 했더니 그들이 무시하는 걸 넘어 대놓고 배째라 식으로 나왔는데도 잘 대처하긴 커넝 아무것도 못 건지고 돌아가버렸다.(다만 그 소작인들이 오 생원의 훨씬 아들보다 나이기 많았던 것도 있었다.) 이 장면이 도련님이 바보처럼 보이는 묘사에 치중해서 잘 부각되지 않아서 그렇지, 직업적/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해보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맞다. 왜나면 '''소작료로 먹고 사는 지주 입장에서 자기가 원하는 만큼 소작료를 내지 않고 멋대로 행동하는 소작인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그만큼 생계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후술할 결말이 아니었어도 나중에 아비가 죽고, 본인이 가주가 되어도 빠르게 몰락할 가능성이 이때부터 보였다.[11] 노끈이나 새끼 등을 심지 삼아 발가락 사이에 끼우고 그 끝에 불을 질렀다.[12] 주인집을 벗어나서 사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기 때문이다.[13] 새 아씨가 온 후 다른 하인들은 내외하여 들이지 않았으나, 삼룡은 다른 하인들과는 달리 집안 어디든지 내외없이 출입이 가능했다.[14] 담뱃불을 붙이기 위한 부싯돌을 담는 주머니. 반대로 담뱃재를 따로 싸가는 쌈지도 있었다.[15]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해명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삼룡은 벙어리여서 해명이 불가능했고 아씨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나오지 않았다.[16] 비록 자신이 고초를 겪을 땐 자기를 외면한 주인이긴 했으나 그간 삼룡이 강한 충성심을 가질 정도로 잘해준 사람이었기에 그 은혜를 갚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17] 그 착한 삼룡이 주인집 아들의 애원을 뿌리칠 정도로 주인집 아들이 삼룡에게 했던 대우가 지독했고, 삼룡이 거기에 꽤 쌓인게 많았음을 보여주는 장면. 한편으로는 삼룡이 공경하고 은애하던 아씨를 괴롭혀대는 만악의 근원이기도 했으니 감정이 더욱 좋지 않을 수밖에...[18] '그는 그 모든 것을 없애버리고 자기도 또한 없어지는 것이 나은 것을 알았다' 라는 구절. 또한 당대 작품 경향이 지배계급(지주, 주인)과 피지배계급(소작농, 하인)의 갈등이 살인이나 방화 등의 과격한 방식으로 끝맺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김정한사하촌. 이러한 작풍은 카프가 결성되어 절정기에 접어든다.[19] 삼룡이가 얹혀 사는 주막집 여주인의 딸로, 오 생원의 퇴짜와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도련님과 밀회를 즐긴 끝에 임신까지 하는 사고를 처버렸다. 게다가 그녀가 오 생원 측에 또 퇴짜를 맞자 결국 분노가 폭발하여 오 생원네 집으로 찾아와 임신 사실을 도련님의 본처인 아씨와 오 생원네 부부, 하인들에게까지 공개하였다. 그 결과로 인해 대노한 오 생원이 자신의 하인들에게 명령하여 술집의 물건을 남김없이 싹 다 가져가는 바람에 모녀가 망하게 되자 오씨 가문에 적의를 태우며 무언가를 저지를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왔으며, 그날 밤에 이를 알아챈 그녀의 어머니가 말리나 '바람 쐬고 온다'는 말을 한 직후 등장이 없다.[20] 얼핏 보면 천만다행인 것 같지만 실상은 절대 아닌 것이, 지금껏 도련님이 계속해서 망나니 짓을 하고도 활개칠 수 있었던 게 자기 능력이 아닌 아버지인 오 생원의 막대한 재산 때문이었는데, 그것들이 화재로 인해 전부 소실되었기 때문에 망나니 짓은 고사하고 당장 먹고 살 걱정부터 해야할 처지이다. 따라서 이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방법은 집안 구성원 중 제일 젊은 그가 정신 차리고 일자리를 구해서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할 텐데 작 중 행보를 보면 그러기는 커넝 변해버린 현실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예전처럼 막무가내로 행동하다가 과거에 자기 밑에 있었던 소작인들이나 하인들에게 무시를 받거나 물리적인 참교육을 당한 뒤, 마을을 떠나 정처 없이 떠돌아다닌 끝에 본인의 처지를 비관하며 자살하거나 굶어죽을 가능성이 높다.[21] 엄청나게 낮은 확률이긴 하나 만약 주인집 도련님이 빨리 갱생하여 변해버린 현실을 인식한 다음 자기가 과거에 부려먹던 하인이나 소작인들에게 용서를 받고 일자리까지 구한다고 쳐도, 평소에 쌓아놓은 육체적/지적 능력이 없는데다 부모의 과보호를 받고 자란 귀한 몸인지라 육체노동을 하던, 지적인 일을 하던, 오래 버티지 못하고 몇 번 씩이나 해고되거나 때려치울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본 소설/영상매체에서 등장하는 마을처럼 좁은 지역+ 닫힌 사회의 특성상 한 번 일 못한다고 다른 곳에 소문나면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이 더더욱 낮아진다. 그나마 이런 경우도 도련님이 정신 차려야 허다는 가정이 붙어야 가능한 거고, 현실은 전형적인 세상물정 모르는 몰락한 부잣집 자식의 전형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22] 그리고 불륜녀와 동거한다는 선택지 역시 불가능한 것이, 우선 오 생원이 불륜녀와 도련님의 사이를 반대한 것도 모자라 자신들의 재산까지 뺏아버렸으니(그리고 그 물건들은 오 생원네가 미리 팔아치웠거나 최후반부 화재때 오 생원의 재산과 함께 전소되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다시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륜녀와 그녀의 어머니가 오 생원과 그 일가에 대한 적의가 팽배해졌고, 두 번째로는 오 생원의 재산이 모두 전소되었기 때문에 거지나 다름없는 신세가 된 지라 그들의 재산을 노리고 있던 불륜녀와의 관계도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정적으로 이번 화재는 이 불륜녀가 저질렀거나, 혹은 저지를 확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이걸 아는 순간 두 집안 간에 유혈사태가 날 가능성이 높았던 데다가 그게 아니어도 평소에 오 생원은 주막집 모녀를 깔보고 있었는데 그게 한순간에 역전될 위기에 처한 상황이고, 거기서 그녀에 집에서 기거한다면 확인사살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일부러 안 갈 확률이 높다. 어쨌든 이러한 전망으로 볼 때 차라리 불에 타서 죽었던 게 나았던 셈.[23] 오 생원 아들의 인성상태는 타인들은 물론 어머니인 오 생원 부인조차도 부정적으로 평할 정도니 그냥 답이 없다.[24] 삼룡이도 믿었던 주인 어른이 사실은 냉정한 존재임을 집에서 쫓겨날 때 깨달았을 정도니 어찌보면 은근 위선적인 인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25] 삼룡이는 벙어리에 귀머거리인 동시에 땅딸보, 카지모도 역시 귀머거리에 곱사등이, 앙가발이다.[26] 삼룡이가 미남 배우 김진규, 도련님이 악역배우 박노식.[27] 연극배우이자 탤런트, 영화배우로 다영한 연기를 펼치던 배우로(용의 눈물에서 야은 길재, 태조 왕건에서 환각에 시달리던 궁예의 약을 지은 금강산 도인과 견훤이 유폐되어 있을 당시의 금산사 주지승, 명성황후에서 김홍집무쓰 무네미쓰 역할을 맡았다.) 연기력은 인정받던 명배우였으나 2000년대 들어서 사기도 당하고 이혼하면서 여러 모로 어려웠던 터, 2013년 3월 11일 저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추정된 시체로 발견되었으나 주변에 소주병이 나뒹굴어서 자살설도 나와서 부검까지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