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자 에스라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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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자 에스라(Prophet Ezra)'''
남성/50대. 그림시커 7인의 설립자 중의 한 명이자, 그림시커 최초의 설립을 제안한 인물로 대제사장의 역할을 수행하며, 그림시커를 이끌었다.
과거에는 비명굴 근처에서 작은 밭을 일구거나 나무를 베어 내다 파는 촌부였으나, 시로코의 정신을 받아들이면서 인생이 뒤바뀌게 된다.
7인의 설립자 중에서 가장 먼저 정신을 받아들인 인물이며, 그 덕분에 그녀의 능력을 가장 많이 사용할 수 있기도 하다.
그림시커의 세력을 조금씩 늘려갔지만, 한계를 느끼고 있었고, 그때 자신들을 찾아온 아젤리아 로트와 만나게 된다.
둘은 긴 시간을 이야기했고, 에스라는 그녀가 가진 예언과 사상에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강경한 주장을 내세우는 자들의 의견을 물리치고 멸망의 예언을 막기 위해 그녀에게 수장의 역할을 양보하고 물러난다.
이후에는 사도가 나타났던 곳을 성지로 삼아 그림시커의 세력을 확장하는 데 힘썼으며, 갑작스럽게 수장이 된 아젤리아의 그림시커 장악을 뒤에서 돕는다.
현재는 아젤리아 로트의 부재로 생긴 그림시커 내부의 혼란을 수습하고, 모종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을 포함한 7인의 설립자와 온건파 모두를 움직이고 있다.
남자는 깊은 시름에 잠겨 있었다.
깊고 어두운 가면 뒤에서 알 수 없는 오묘한 찡그림을 지은 채였다.
방금 두 명의 친우가 순교를 위해 제국의 광산 마을로 떠났다.
둘은 망설이지 않았다. 오히려 남자에게 안심하라는 듯 미소를 지으며 뒤돌아섰다.
긴 시간이었다.
처음 일곱이 모여 멸망의 예언을 알게 되었을 때, 운명의 이끌림을 느꼈다.
모두를 위해서 더 많은 힘을 이어받은 자신이 수장이 되기로 하고, 그림시커를 일으켜 세웠다.
많은 시련과 역경이 있었지만, 세력은 차츰 늘었다.
벨 마이어 공국은 물론이고, 데 로스 제국과 수쥬, 그리고 펜네스 왕국 국경까지 교세가 확장되었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림시커는 점점 극단적인 성격을 띠기 시작했고, 이것은 걸림돌이 되었다.
그때, '아젤리아 로트'라는 여인이 나타났다.
그녀는 멸망의 예언을 알고 있었으며, 더 나아가 이를 막아 낼 방법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 '솔도로스'라는 자와 '제네시스'라는 신물까지 준비했다고 한다.
남자는 수장의 자리를 그녀에게 내어주고, 생각을 같이하는 그녀의 뒤를 따르기로 한다.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아젤리아 님께서 소륜에게...'
비보가 날아들었다. '사도'를 지키기 위해서 세상으로 나온 그녀가 같은 그림시커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다.
멸망의 예언을 막기 위한 모든 계획이 잿더미가 되어버렸고, 준비해온 긴 세월이 무너졌다.
남자는 마음속으로 절규했다.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어둠 속에서 헤매며 답을 찾으려고 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보내고 하나의 답을 찾아낸다.
'이것만이 하늘보다 높은 곳에 있는 그녀에게 대항할 유일한 방법이라...'
"그림시커는 모두 집결하라."
다시, 현재.
남자는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두 명의 친우가 떠난 장소에는 그림시커의 남은 신도들이 모여있었다.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는 여린 신도들. 그들도 아젤리아 님의 죽음을 들었으리라...
그런데도 그들의 눈빛은 죽음을 뛰어넘어 사명을 완수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짧은 순간의 망설임도 지운 남자는 부드러운 울림으로 모두에게 전했다.
"희생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결의와 함께 떠나갔다. 이제 곧 자신도 떠나야 한다.
텅 빈 성지에 홀로 선 남자는 깊은 심연에 잠겨 갔다.
성우는 홍진욱[1]'''희생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 게임 던전 앤 파이터의 등장인물. 그림시커의 '''초대 수장'''이자 최초의 7인 중 1명이다. 그림시커의 창설을 제안한 인물이며 '''대제사장'''으로 활동하며 그림시커를 이끌었다. 그림시커의 성서에서 표현하는 인물은 ''''죽음 곁에서 생을 일군 이''''
이명은 '''선지자'''. 그림시커 최초의 7인 중에서도 시로코의 정신을 가장 많이 받아들여 그 기억 역시 가장 많이 본 인물이라는 걸 생각하면 적절한 이명이다.
이름의 유래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유대교 율법학자 에즈라로, 대제사장이라는 설정도 여기서 모티브를 얻었다.
2. 작중 행적
2.1. 비명굴 사건과 그림시커의 창설
그는 비명굴 근처에서 작은 밭을 일구거나 나무를 베어 팔아 먹고 사는 일개 촌부에 불과했다. 온화하고 사려깊기는 했으나 평범한 촌부였던 그에게 다른 이들을 이끄는 일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시로코가 비명굴에서 죽은 그 날, 에스라의 인생은 뒤바뀌었다. 육신을 잃고 흩어진 시로코의 사념 중 일부가 에스라에게 깃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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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단편적인 기억의 파편이 에스라의 머릿속에 스며들었다. 특별한 힘도 생겼다. 혼란스러워하던 에스라는 자신처럼 특별한 힘과 기억의 단편을 얻은 이들과 만났다. 이들은 서로의 기억의 조각을 맞춰나갔고, 이내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하늘 위의 세계, 마계. 그리고 그 마계에서 아라드를 멸망시켜서라도 마계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사도, 힐더. 그 힐더의 음모로 아라드에 전이되어 죽어간 시로코까지.
그 힐더의 계획이 이루어져, 단 둘을 제외한 모든 사도가 죽는다면 아라드는 멸망할 것이다. 그 멸망의 미래를 막기 위해 에스라는 시로코의 정신이 깃든 7명에게 힘을 합쳐 힐더의 계획을 막을 조직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그것이 그림시커의 시작이었다.
2.2. 아젤리아와의 만남
에스라는 그림시커의 세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다. 최초의 7인 중 만다린이 대사제로서 에스라를 보좌했으나, 무지렁이 촌부였던 그는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멸망을 막아야 한다는 목표는 뚜렷했으나 그것을 이룰 방법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아젤리아 로트가 찾아왔다.
에스라는 아젤리아와 오랫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젤리아는 힐더와 마찬가지로 고대 테라의 생존자로 힐더의 계획을 가장 많이 알고 있었고, 그것을 막고자 했다. 아젤리아는 힐더의 계획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알았으나 세력이 없었고, 에스라는 그림시커를 이끌고 있었으나 힐더의 계획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줄 수 있었다.
대화가 끝나고, 에스라는 큰 결심을 한다. 자신이 만들고 확장해온 그림시커를 아젤리아에게 넘겨주기로 한 것이다. 최초의 7인 중 적귀 소륜이 이에 반발했으나 에스라의 결심은 굳건했다. 방법을 알지 못하는 자신이 그림시커를 이끄는 것보다는 명백히 자신보다 뛰어난 아젤리아가 그림시커를 이끄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에스라는 기꺼이 아젤리아에게 수장 자리를 넘겨주었고, 외부인인 그녀가 그림시커를 장악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도왔다. 그리고 그림시커는 아젤리아의 지휘 아래에서 더욱 크게 확장했다.
2.3. 아젤리아 사후
아젤리아가 루크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그림시커를 떠나 마계로 올라갔을 때, 아젤리아에게 큰 적대감을 가지고 있던 소륜은 수하들을 보내 아젤리아를 기어코 암살하고 만다. 에스라는 이를 깊이 슬퍼하였고, 그녀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시금 그림시커의 수장이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에스라에게는 아젤리아의 빈 자리를 채울 능력이 없었고 이는 자신도 알고있었다. 아젤리아에게 영입되었으며 오직 그녀만을 존중해온 강경파는 에스라를 수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아젤리아가 확장시킨 그림시커를 다시금 장악할 능력이 없었던 에스라와 온건파는 점점 조직에서의 입지를 잃어갔다. 이대로라면 그림시커라는 조직과 아젤리아의 뜻이 모두 변질될 것은 자명했다.
결국 에스라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너고 만다. 어차피 강경파를 막을 수 없다면, 그들이 힐더의 계획을 막아줄 시간을 벌고자 희생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시로코 부활 의식'''을 준비하는 동시에 그림시커 최초의 7인 중 하나인 로즈베리론에게 소륜의 척살을 명령한다. 최초의 7인 중 유일한 강경파인 소륜이 시로코 부활 의식에 동의할 리가 없었고, 무엇보다 수장인 아젤리아를 살해했기에 이를 명분삼아 소륜을 죽이고 나머지 여섯이 희생하여 시로코를 부활시키기 위해서였다."그대의 손으로 해결하시게. 그리고... 그대 역시 모두를 위해..."
2.4. 더 오큘러스 : 부활의 성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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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동료들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에스라의 기분은 편치 않았다. 그러나 7인의 설립자들은 그런 에스라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고, 기꺼이 미소지으며 에스라의 곁을 떠나 죽음을 맞이했다. 에스라 역시 시로코를 부활시키기 위한 의식을 진행하며 동료들의 죽음을 지켜보았다.소임을 다하고 돌아갈 때가 왔소. 우리 일곱의 몸에 잠든 정신을 하나로 합칠 것이니 그 누구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할 것이오.
'''마지막 불씨를 피우고, 순교하라!!'''
그리고 소륜을 거둔 로즈베리론의 죽음을 끝으로 의식의 준비가 끝났다. 동시에 웨스트 코스트 연합군이 진실의 제단에 들이닥쳤다. 물론 그들의 손에 죽음을 맞이해도 시로코의 부활은 이루어질 것이고, 에스라의 임무도 끝이 날 것이었다. 그러나 에스라는 연합군에게 맞서싸웠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시로코의 부활로 늦춰질 멸망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더 끌기 위해서, 시로코에 맞설 이들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에스라는 온 힘을 다하여 맞섰으나 끝내 패배하고 말았다. 그 패배조차 그에게는 별 문제가 없었다. 어차피 멸망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기꺼이 죽을 생각이었으니. 그는 숨겨두었던 단검을 꺼내들어 스스로 자살하려 했다.
그런 에스라를 멈추게 한 것은 모험가의 말이었다. 오랜 시간을 아젤리아와 함께 한 에스라조차 이해하지 못한 그녀의 뜻을, 모험가는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아젤리아가 원한 것은 그림시커의 희생이 아니었다. 모두가 힘을 모아 힐더에게 맞서는 것이었다. 그것을 뒤늦게나마 모험가 덕분에 이해한 에스라는 자신을 미련하다면서 자책하고 어리석음을 통탄하며 부활의 의식을 멈추고자 하였다."멈춰. 아젤리아가 원한 건 이런 참극이 아니야. 그녀가 죽어가면서도 지키려 한 걸 망치지마."
- 모험가
그러나 그 순간 힐더가 개입하고 만다. 힐더는 에스라의 팔을 움직여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단검을 그의 얼굴에 찔러넣었다. 죽어가며 에스라는 자신들의 모든 발악조차 힐더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꼴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비참히 죽어갔다. 그리고 그로서 시로코가 부활하고 만다.- 에스라의 유언
결국 선지자 에스라는 힐더를 막기위해 고군분투 했으나 결국 한낱 장기말로서 놀아나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되었다. '''하지만...'''
2.5. 시로코 부활 이후
''' '''
[image]단 한 명의 사도를 지켜냄으로써
그가 우리를 멸망으로부터 구해줄 것이니
또 기도할 때에 사도의 죽음을 두려워 말라
우리가 우리의 숙명을 다 하여질 때
우리 앞에 반드시 하나의 사도께서 나시리라
연단된 칼날이여.
'''하늘보다 높은 곳에 있는 그녀'''에게서.. 이슬을 지킬지어다…
미라즈[3]
가 목숨을.. 다해 지키고자.. 했던.. 우리의.. 궁극적인.. 사명..'''흐르는 숲'''에.. '''찬연하게.. 빛나.. 이슬'''을…[4]
깊은 숲.. 그녀..는..
길리 스토리에서 에스라는 시로코의 부활마저 힐더의 계획에 들어 있을줄은 몰랐다고 자책했고, 이를 불쌍히 여긴 시로코는 지혜를 내려주고 그의 죄악을 삼켜 문어의 형상을 얻었다.
더 오큘러스 : 심연에 잠식된 성전에서는 망령으로 부활해 등장한다. 시로코의 영향인지 강한 원념을 통해 그림시커 신도들이 망령으로 부활. 생전이자 순교 당시의 기억을 간직한채 살아있는 자들과 대화까지 가능했지만, 이들의 근원은 최후의 순교에 대한 집념이었기에 기도를 택하고 죽은 자, 싸움 속에서 죽은 자는 자신들의 생전의 최후를 맞이하고 어둠 속으로 돌아가 기억을 잃고 다시 자신의 죽음을 반복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최초의 7인 중 더 오큘러스에 있었던 독왕 루이제, 청면수라 로즈베리론, 선지자 에스라도 망령으로 부활했으나 놀랍게도 생전의 자아와 기억을 유지하고 있었다.[5] 하지만 자신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으니 마지막으로 모험가들에게 유언을 들을 자격이 있는지 시험하겠다며 다시 대결을 제의한다.
그리고 생전과 마찬가지로 패배한 에스라는 이제야 아젤리아의 얼굴을 볼 수 있다며 모험가에게 자신들이 순교한 이유와 예언의 진실을 밝히며, 시로코와 오즈마를 부활시키고자 한 이유는 사도들의 죽음 끝에서 최후에 나타날 예언의 사도, 찬연하게 빛나는 이슬을 지키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이번 일을 시행하고 순교했다는 것을 전하고 성불한다. 이는 아직 모습을 들어내지 않은 마지막 사도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힐더의 간계를 염두에 두고선 자신을 포함한 지부장들, 여기에 시로코와 오즈마를 당장의 미끼로 삼아 그녀의 시선을 분산시켰던 것이다.[6]
또한 최후의 사도를 비명굴에 위치한 '그란 플로리스 지부'를 담당했던 미라즈가 지키고자 했다는 것, 추상적인 정보로 말한 흐르는 숲과 깊은 숲이라는 것은 필시 요정어로 흐르는 숲이라 불리는 '그란 플로리스'를 칭하는 것임이 확실하다. 최후에 '그녀'라는 단어를 통해 성별은 여자임을 유추할 수 있으며, 찬연하게 빛나는 이슬은 확언할 수 없지만 단순히 '찬연하게 빛나는' 이라는 단어만을 주목해서 생각해보면 모험가의 여행 중 그란 플로리스의 어둠과 하늘성의 어둠, 사악한 저주의 어둠을 겉어내고 각각의 빛을 가져온 인물이 한명있으며, '이슬'이라는 단어의 경우 모험가가 시간의 문을 통해 본 과거 중 빛나는 이슬처럼 강림하여 대화재를 진화시킨 기적을 선보인 여성이 있었음을 상기해 종합해보면 '''찬연하게 빛나는 이슬은 '세리아 키르민'이 된다.'''
더불어 창신세기에서 주어진 '''두가지 얼굴에 찬연히 빛나는 이슬을 감춘 자'''라는 호칭을 가진 사도는 힐더로 알려져 있지만, 에스라의 유언을 통해 밝혀진 점과 성서에 '''두 가지 얼굴에 찬연히 빛나는 이슬을 감춘 자'''와 '''두 얼굴을 가진 자'''[7] 는 따로 있다는 점을 통해 사실은 '''힐더가 진짜 사도가 아닐 수도 있다'''고 추측해 볼 수도 있는 여지가 생겼다.
그 후, 시로코가 삼킨 그의 죄악은 그녀의 분신 중 하나인 길리의 뱃속에 있었다가 모험가들과 연합군이 길리를 물리침으로써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3. 평가
아라드를 멸망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자신의 죽음도 불사한 인물. 멸망의 미래를 알았고, 그를 막아야 한다는 숙명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 자신의 희생조차도 거리낌없이 이용했다. 그 의도가 좋았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좋은 의도와 신념을 바르게 이끌어줄 아젤리아를 잃은 순간부터 에스라는 예전처럼 어찌해야 할지 몰라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일개 촌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흔들림 없는 숭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것을 실현할 길을 알지 못했던 그는 결국 힐더의 장기말로서 최후를 맞이했다. 그림시커 스토리의 비극성을 높이는데 크게 일조한 인물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방법을 찾지 못했을 뿐이지, 에스라도 바보는 아니었기에 힐더가 개입할 것 정도는 계산에 두고 있었고, 때문에 최후의 사도만이라도 지키자는 일념 하나에 그림시커의 수뇌부 전체가 희생한다는 최악의 수까지 감안해가며 필사적으로 다가올 운명과 맞서 싸우게 된다. 그 의지가 어찌나 강했던지, 사념만이 남아 끝없이 죽기 전의 일들을 반복하게 된 무간지옥과도 같은 끔찍한 상황에서도 연단된 칼날이 그저 의지없이 이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후의 예언을 알려 칼날을 올바른 방향으로 잡아주려고까지 하는 부분에서는 여러모로 안타까움만을 더할 뿐이다. 그러한 의지가 있었기에 연단된 칼날은 자신이 진정 사용해야할 곳이 어딘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정리하면 에스라는 비록 힐더처럼 간악하지 않았어도 아젤리아처럼 현명하진 못해 모험가 앞을 막아서는 악역으로서 나타났지만, 누구보다 타인에 대한 헌신과 선의를 간직한 마음은 죽음으로도 꺾이지 않아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