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3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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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사양
3. 상세
4. CD 32X와 넵튠
5. 게임
6. 메가 타워


1. 개요


차세대 게임기가 나올 즈음 북미에서 폭발적으로 팔린 메가 드라이브의 수명을 연장하고자 만들어 세가에서 1994년에 발매한, 세가 새턴에도 사용한 SH2 CPU 두 개를 박아 메가 드라이브에 장착하면 16비트 게임기를 32비트 게임기로 바꿔 주는 메가 드라이브의 확장기기. 의도는 좋지만 실상은 '''흑역사의 하나이자 세가 최악의 삽질'''.

2. 사양


  • CPU: 히타치 SH-2 23 MHz 2개.[1]
  • 메모리: 메인 RAM 256 KB, 비디오 RAM 256 KB.
  • 그래픽: 최대발색수 32768색. 최대발색수는 저렇지만, VRAM이 128 KB RAM 2개를 더블 버퍼링으로 돌리는 구조래서 32768색을 사용하면 램 용량 부족으로 화면을 완전히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256색을 많이 사용한다.
  • 사운드: PWM 2 ch. 채널당 모노 사운드이기 때문에, 스테레오로 사용하면 1 ch 된다.
그래픽 기능은 프레임 버퍼 기능만 제공하며, 사운드 역시 스테레오로 구성하면 1 ch만 지원한다. 그러나 SH-2의 성능은 당대 기준으로 꽤 괜찮은 편이기 때문에, 슈퍼 32X 게임 대부분은 SH-2에 스프라이트/3D 렌더링, 사운드 믹싱 코드 등을 올려 실행하는 방식이다. 즉, 당시 (전용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콘솔보다는 (CPU에 소프트웨어를 올려 처리하는) PC에 가까운 방식. CPU를 통하는 소프트웨어 렌더링만 제공하였기에 기존 메가 드라이브에서 보여주지 못한 그래픽 효과를 구현할 수 있으나 기존 메가 드라이브에서 하드웨어로 처리하는 스프라이트를 소프트웨어로 처리하는 만큼의 성능상 페널티를 얻었고, 이는 32X 게임 상당수가 기존 메가 드라이브판보다 특별히 더 좋아 보이지도 않는 데다 때로는 더 낮아 보이기까지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메가 드라이브의 롬 팩 삽입구에 장착해서 사용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고 메가 드라이브의 A/V 단자와 슈퍼 32X의 A/V 입력 단자를 서로 연결해주고, 슈퍼 32X의 A/V 출력 단자를 디스플레이에 연결해 줘야 한다. 메가 드라이브의 영상 신호와 32X의 영상 신호를 합성하여 내보내는 방식으로, Voodoo2까지의 Voodoo 시리즈와 유사한 방식. 게다가 본체와 마찬가지로 슈퍼 32X에도 어댑터를 통해 전원을 연결해 줘야 한다.

3. 상세


1993년 말부터 3DO, 아타리 재규어 같은 차세대 게임기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세가의 나카야마 하야오 사장은 메가 드라이브와 차세대 게임기와의 간극을 메꿀 뭔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닌텐도 진영에서도 슈퍼 패미컴 게임들에 슈퍼 FX칩 같은 보조 연산 특수칩을 넣기 시작했고, 세가에서도 버추어 레이싱을 메가 드라이브에 이식하는 데에 보조 연산 특수칩인 세가 버추어 프로세서를 넣었다.[2]
차세대 게임기들이 1993년부터 등장했음에도 1992년부터 개발하던 세가 새턴이 1994년 말까지 나오지 못하자 세가는 처음에는 프로젝트 주피터로 새 게임기를 계획했으나 세가 오브 아메리카(세가 미국지사)의 연구 개발 부서의 수장이며 임원이었던 조셉 밀러가 이미 성공한 플랫폼인 세가 제네시스를 제쳐두고 새로운 플랫폼을 6~9개월 만에 개발하려는 계획에 우려를 드러내면서 제네시스의 주변기기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세가와 세가 오브 아메리카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독립 게임기로 계획하던 프로젝트 주피터를 폐기하고 대안으로서 제네시스의 주변기기 프로젝트 마즈를 추진하여 세가 오브 아메리카에서 개발했는데, 이것이 슈퍼 32X이다. 광고 구호는 "poor man's entry into 'next generation' games."(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차세대 게임기).
북미에는 11월 21일에 <제네시스 32X>('세가 32X'로 알려져 있다.)라는 이름으로, 일본에는 12월 3일에 <슈퍼 32X>라는 이름으로, 유럽에는 12월 4일에 <메가 드라이브 32X>라는 이름으로 발매했다. 브라질에는 <메가 32X>라는 이름으로 발매했고, 국내에는 삼성전자에서 일본판과 같은 이름으로 발매했다.
세가에서는 32X를 차세대 게임기라고 주장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게 미봉책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1993년 겨울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1994년 여름 도쿄 국제 완구 박람회, TBS의 보도 등 새턴 관련 소식들이 미국의 게임 잡지를 거쳐서 알려진 데다가 세가 새턴을 이미 발매했음은 AVGN이 언급한 대로 닌텐도 파워로 대충 다 알려졌기 때문이다. 159 달러의 높은 가격에도 94년 11월 홀리데이 시즌에 32X를 발매하여 6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사실 이마저도 세가 새턴 보급에 방해가 된다고 보았던 일본 세가의 비협조로 인하여 100만 대의 주문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6개월 뒤인 1995년 5월에 E3 세가 컨퍼런스에서 새턴을 갑작스레 발매하여 -소비자-도소매상-개발사-심지어 세가 자신까지도- 모두에게 물을 먹였고, 같은 날에 플레이스테이션 발표 회장에서는 "299!" 한 마디만을 외치게 함으로써 세가는 자신들의 관짝에 스스로 못뚜껑을 박아버렸다. 미국에서 마케팅으로 닌텐도의 숨통을 조르던 세가가 그 마케팅으로써 자신들의 이미지를 다 깎아먹고 만 것이다.
일본에서는 '''새턴이 이미 나왔는데 뭔 뻘짓이냐'''며 외면했고, 32X가 발매된 바로 그 날에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을 발매했다.''' 결국 미국에서 판매량 130만 대, 일본에서는 '''5만 대'''에 불과했기에 결국은 1년도 못 버티고 단종됐다. 국내에는 삼성전자에서 정발했지만 21세기 기준으로도 만만한 값이 아닌데 그때 당시에는 더욱 미친 값인 20만 원이었고,[3] 역시 폭망했다.

4. CD 32X와 넵튠


메가 CD와도 합체하여 'CD 32X'라는 3단 합체(...) 기기로 만들 수 있는데, 이 3단 합체기기는 전원을 모두 따로따로 공급받기 때문에 콘센트 3개를 연결해야 하는 위엄을 보여 준다. 일본에서는 32X 패키지 뒷면에 '32X CD'라는 이름으로 언급했는데, 대응 소프트는 일본에 나오지 않았고, 미국과 유럽, 브라질에만 총 7개 출시했다. CD 32X 게임 목록은 이곳을 참고.
메가 드라이브와 슈퍼 32X를 통합한 세가 넵튠도 내놓으려고 했지만 취소했다. 이 세가 넵튠을 동기로 한(?) 초차원게임 넵튠 시리즈로도 꾸준히 패러디하고 있다. 특히 신차원게임 넵튠 V에서 넵튠프루루트[스포일러]잘도 이런 미친 하드를 만들어 보급했다는 언급이 나오며, '''합체의 로망''' 드립을 치기도(...).
그리고 슈퍼 32X는 세가 하드 걸즈에서 의인화되었다.

5. 게임


1년 남짓한 기간에 나온 것이 35개(CD 32X 게임 7종 포함)뿐이다. 목록은 메가 드라이브/게임 목록#s-3 문서 참고.
이 기기에서 건질 수 있는 의의는 세가의 과거 아케이드 명작(스페이스 해리어, 애프터 버너 2 등)들을 완벽에 가깝게 이식한 것 정도이고, MODEL1 게임 몇 개를 이식했다.
소닉 더 헤지혹 시리즈 가운데에서 드물게 소닉이 나오지 않는 게임인 카오틱스를 발매했다. 이 작품은 다른 기종으로 이식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에 제 나름의 희소 가치가 있지만 굳이 찾아서 할 만한 게임도 아니고... 사실 소닉 엑스트림이 슈퍼 32X로 발매할 예정이었으나 슈퍼 32X가 하도 빨리 망한 바람에 소닉 엑스트림 프로젝트도 세가 새턴으로 옮겨졌으나... 자세한 것은 소닉 엑스트림 문서를 참고.
32X판으로 둠과 삼국지 4가 나왔는데, 32X판 둠은 많은 콘솔 이식 가운데 첫 이식이었지만, 슈퍼 패미컴판과 비교해서 스테이지가 2개나 부족하고 음악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정도이다. 좋은 건 슈퍼 패미컴판보단 그나마 상대적으로 낫게 구현한 건 그래픽뿐인지라 완전히 '''빛 좋은 개살구'''. 반면에 슈퍼 패미컴판은 고성능 특수칩을 썼음에도 그래픽이 안구 테러 수준이다. 자세한 것은 <둠/이식 버전>을 참고. 32X판 삼국지 4는 조작이 지나치게 불편하다. 이동, 수송, 전쟁 같은 커맨드를 실행하는 방식이 다른 판과는 달리 '''좌표식'''인데, 좌표식은 그렇다 쳐도 좌표가 이동하는 속도가 너무나 빠르고, 쓸데없는 커맨드가 있는 데다가, 커맨드 일부는 무조건 그 커맨드가 있는 곳으로 방향키를 옮겨야 한다. 그리고 전투할 때 이동 속도는 슈퍼 패미컴판보다도 훨씬 느리다. 슈퍼 패미컴판은 A버튼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32X판은 안 된다. 또 음악도 별로다. 게다가 이 문제점은 그저 코웃음만 나올 정도로 더 나쁜 게 있는데, 신무장 데이터를 변경하면 '''저장 데이터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버그가 아닌지라 '''아예 사전에 미리 경고를 한다!''' 최소한은 클리어 후에 편집하는 게 좋다(...). 그나마 좋은 점은 위임/미위임 도시 상관없이 아무 도시나 골라서 그 도시의 무장뿐만이 아닌 세력 소속 모든 무장들에게 포상을 줄 수 있는 것이지만 이것밖엔 다른 버전과 차이점이 없다.

6. 메가 타워


일본 사람들은 이 3단 합체 상태 + 게임지니, 소닉 & 너클즈와 도킹한 3단 카트리지를 '메가 타워'로 부르고, '세가 신자이면 누구나 집 안에 모셔두고 숭배하는 사신상'으로 여긴다. 영어권에서는 'SEGA Tower of Power'로 부르며, 육중한 전기형 메가 드라이브만 메가 타워로 쳐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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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메가 타워의 비범한 위용. 사실 이건 기본형이고, 여기에 모뎀, 가라오케, 세가 마크 3 어댑터 등 당시에 세가에서 발매한 수많은 주변기기를 합체하여 진짜로 탑을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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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타워 확장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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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확장형. 같은 소닉 & 너클즈를 20개 넘겨 도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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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타워 끝판왕(...). 소닉 & 너클즈, 게임 지니, 액션 리플레이, 모뎀, 클리닝 카트리지 등 카트리지 위에 카트리지를 달 수 있는 높이로 카트리지를 키웠다.
메가 드라이브의 복각판 게임기인 메가 드라이브 미니에도 한정판으로 메가 드라이브 타워 미니가 나왔으며, 메가 CD + 메가 드라이브 본체 + 슈퍼 32X + 소닉 & 너클즈 + 소닉 더 헤지혹 카트리지를 장착한 모습을 재현하였다(#).

[1] 세가 새턴과 동일한 CPU로, 클럭이 조금 낮을 뿐이다. 나중에 출시된 캡콤CPS3에 이 CPU 1개가 쓰였다.[2]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만든 DSP인 SSP1601이다.[3] 90년대 초반에는 500원짜리 과자가 꽤 비싼 축에 속했다. 프라모델도 3,000원이면 고가 소리를 듣던 시절.당장 말단 공무원의 월급이 100만원이 안되던 시절인데다가, 여성같은 경우는 3~40만원 정도의 돈을 받으며 경리일을 보던 시절이다. 그야말로 미친가격.[스포일러] 여기서 미리 설명하면, 이 캐릭터는 '''세가 플루토'''를 의인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