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사회노동당
[clearfix]
1. 개요
스페인의 중도좌파 정당이자 현재 집권여당. 대표는 페드로 산체스다.
중도좌파 성향의 정당이며, 사회민주주의, 친EU성향을 띤다.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정확히는 '사회주의 노동자당' 정도가 되겠으나 '사회주의 노동자'라는 말의 어감이 상당히 북한을 연상시키는지라 스페인 국민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약간 바꿔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2. 역사
역사가 꽤 긴 정당에 속한다. 1879년에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포세(Pablo Igleasis)[4] 가 창당했다.
창당 이후 근 20~30년을 존재감이 거의 없는 야당으로 있다가, 1930년대 초 상당한 숫자의 의석을 보유하고 더불어 인민전선 내각에 잠깐이나마 참여하게 되면서 무게감을 키웠다. 그러나 그 이후 스페인 내전이 터졌고 독재자로 수십 년 간 군림한 프란시스코 프랑코는 (당연하게도) 매우 강경하게 사회주의자들을 탄압하고 사회노동당의 정당 활동 자체를 금지했다. 정당의 주요 인사들은 망명을 떠나 망명정부의 주요 정당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프랑코 사후 1970년대에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사회노동당은 다시 정계의 일선으로 복귀했고, 1977년과 1979년의 프랑코 사후 첫 국회의원 선거에서 펠리페 곤살레스(Felipe González)의 지도 아래 제1야당으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민주화 이후 한동안 집권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 기간 집권했던 자유주의 성향의 여당 민주중도연합과 연정을 하고 민주화 과정을 이행해나가면서 힘을 키웠다.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중도 연정을 이끌던 아돌포 수아레스 총리가 실각하고 이후 총리직에 오른 레오폴도 칼보-소텔로 총리 역시 쿠데타 기도라는 초유의 정치적 사태를 감당하는 등, 스페인 정치는 민주화 기간에서 약간의 진통을 겪는다. 그 이후 민주중도연합 자체가 붕괴되고 보수 세력은 미누엘 프라가 등의 보수 세력들이 이합집산을 반복하고 상대적으로 좌파 세력은 펠리페 곤살레스의 사회노동당이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1982년 총선을 기점으로 집권여당이 된다. 이후 1986년, 1989년, 1993년 선거에서 지속적으로 집권에 성공함으로써 안정적으로 거대 정당이 되었다.
1980년 말~1990년대 초 스페인의 보수 세력은 인민당이라는 하나의 정당으로 안정화되었고 1996년에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가 이끄는 인민당이 선전하면서 사회노동당은 다시 제1야당으로 내려앉는다. 인민당은 아스나르의 지도 아래에서 경제호황에 힘입어 2004년까지 집권에 성공했고, 사회노동당은 곤살레스의 부재 후 대안 찾기에 난색을 표했다. 호세 로드리게스 사파테로[5] 는 2000년부터 약화된 사회노동당의 대표를 맡으면서 비교적 '얌전한 야당'으로 지냈다. 2004년 총선에서는 당초 인민당의 승리가 우세했지만 지하철 테러사건이 터지면서 상황이 반전되어 사회노동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하며 사파테로가 이끄는 사회노동당은 다시 집권에 성공했다. 2008년 총선에서도 사회노동당이 승리했지만 이후로 인민당 정부로부터 이어졌던 부동산 호황이 금융위기가 일어나면서 자금줄이 막히다시피하며 처절하게 붕괴되었다.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붕괴되자, 많은 기업들이 파산의 길로 접어들면서 전체 실업률이 금융위기 이전의 3배 이상으로 뛰어오르고 청년실업률은 40%-50%를 넘나들기에 이르렀으며 경제위기 이전에 30%대였던 GDP 대비 국가채무비중도 은행구제에 대량의 재정을 소모하면서 100%를 넘기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들은 사회노동당 정권에 분노를 표하며 지지율이 폭락했으며 결국 2011년 총선에서 인민당에게 정권을 내주었다. 하지만 인민당도 실업문제 해결에 있어서 딱히 나은 대안을 내놓는게 아니었고 부패스캔들로 이미지가 추락한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사회노동당도 2015년과 2016년 총선에서 급진좌파 포데모스와 중도파 리버럴 시민(Ciudadanos)이 기존 사회노동당의 지지기반 일정부분을 가져오면서 원내2당을 겨우 유지하는 선에 그쳤다. 페드로 산체스는 두차례의 총선패배로 인해서 위기를 맞았고 한때 불신임당하기까지 했지만 사회노동당 내에서 딱히 나은 대안이 있던건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 다시 재신임되었다. 이렇듯 매우 불안정하고 약화된 사회노동당의 대표를 맡으면서 끈질긴 인내심과 정치생명을 보여주었다. 결국 2018년 6월에 집권 인민당의 거대한 뇌물스캔들 국면에서 급진좌파와 지역주의 야당들의 조력을 얻어 사회노동당은 인민당을 여당에서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스페인에는 연립정부가 구성된 적이 없기에 초유의 사태일 뿐 아니라, 새로운 사회노동당 정부는 사실상 의회 내에서 절대 소수이다. 신임과 보완을 하는 야당들의 의석 합계 숫자가 훨씬 많은 상황에다가 새로이 부상한 리버럴 우파 정당인 시민(Ciudadanos)이 다음 총선에서 집권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산체스 총리는 사실상 과도 정부를 이끌게 된 셈인데, 그의 지도력에 따라 사회노동당이 완전히 주류의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고, 안정적 지도력을 발판삼아 단독집권에 성공할 수도 있다.
2019년 4월 28일이 조기 총선일로 확정된 가운데, 2019년 4월 초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극우 정당인 VOX의 등장으로 기존 보수정당인 인민당과 시민당의 지지율을 깎아먹고 있기도 하고, 브렉시트 혼란 이후 포데모스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사회노동당이 포데모스 유권자 일부의 표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 결과는 사회노동당이 하원에서 123석으로 원내 1당을 차지하고 상원에서는 과반을 확보했으며 포데모스가 예상보다는 덜 망하는것으로 나온데다가 범우파정당 연합이 심하게 망한지라 안정적으로 정권을 연장할수 있게되었다. 다만 포데모스와 합해도 과반에는 미달하고 있고, 선거운동 기간 동안 페드로 산체스가 카탈루냐 독립주의자들에게 어그로를 끌었던것도 있기 때문에 바스크와 카나리아 지역주의자들의 지지를 얻어서 재집권했다.[6] 총선이 끝난지 한달이 지난 후에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와 지방선거에서도 사회노동당은 약진했다.
다만 의석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연정이 불가피한데, 연정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인 포데모스와 사회노동당 사이의 의견 차이가 커서 재총선이 이뤄지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특히 카탈루냐 독립운동과 관련해 사회노동당은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하고 있고, 포데모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오르고 있어 다시 재총선을 통해 의석 늘리는 것에 고심 중이다.# 그러나 포데모스와의 협상이 결렬되고 나서 재총선을 했지만 카탈루냐 독립운동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면서 사회노동당의 지지율은 총선때와 별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고,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선거결과를 받는데 만족해야되었다. 특히 시민당이 총선에서 지지기반을 완전히 상실하고 참패하여 포데모스와 연정을 꾸리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반 의석인 176석에 미달하여 군소 야당과의 추가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스페인 하원에 13석을 보유하고 있는 카탈루냐의 지역 정당 카탈루냐 공화좌파당이 카탈루냐 독립 협상의 개시와 자치정부 각료들의 석방을 조건으로 PSOE 정부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으나, PSOE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산체스 총리가 이미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위한 그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
그리고 2020년 1월 7일, 연정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지난 4월 총선 이후 9개월 만에 정식 정부가 출범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스페인 정치 사상 최초의 연립정부가 출현하는 것이어서 스페인 정치의 분열상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것도 찬성 167표 대 반대 165표로 연정 구성안이 가까스로 통과된 것이다.# 다만 연립정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왈가왈부 하기도 전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가 터지면서 제대로 된 정책에 못 피다가 2021년 카탈루냐 의회 선거에서 카탈루냐 독립 정당 계열과 대등한 모습을 보여줬다.
3. 기타
스페인 사회노동당에서는 당수(presidente, 의장)가 아닌 사무총장(Secretario general, 서기장)이 실질적인 대표이다. 사회노동당은 상당히 오래된 좌파 정당이어서 서기장이란 고유명칭을 유지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스탈린의 직위도 secretario general로 표기하는데, 단순한 사무 책임자로서 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초기에는 이 정당도 당수(presidente)가 실질적인 대표였다. 창당을 주도한 지도자 파블로 이글레시아스가 그렇고, 그의 뒤를 이은 프란시스코 라르고 카바예로도 당수 직책을 가지고 총리를 지냈다. 사회노동당에서 사무총장이 대표격이 된 것은 망명 시기 이후이다.
다른 나라의 좌파 정당인 영국 노동당, 독일 사민당도 현격하게 다른 정치 시스템 때문에 당수에 비해 역할이 부각되지 않지만 서기장(사무총장) 직위 자체는 있으므로 특별할 게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두 정당 모두 사무총장이 실질적인 대표 역할이었던 역사가 없으며, 우파 정당인 독일 기민련도 사무총장(Generalsekretär)이 존재한다. 이들 나라에서 스탈린의 직위를 다른 명칭으로 사용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정당에서 서기장(secretario general)이 대표격인 경우가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프랑스 사회당의 대표격인 제1비서와 더 유사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스페인 인민당(PP)은 당수가 실질적인 대표이다.
4. 선거 결과
[1] 현존하는 스페인의 모든 정당 중 가장 오래된 정당이다.[2] 실질적 당대표. 집권 시 총리직을 겸한다.[3] 스페인 의석 수[4] 포데모스(Podemos)의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스와는 동명이인[5] 참고로 불명예스럽게 퇴임한후에는 콜롬비아 국적을 따고 2010년대 후반 들어서 경제위기와 정치혼란에 휩싸인 베네수엘라를 오가면서 베네수엘라 여야합의에 전념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에게 씨알도 안먹히는 상황이라는 안습한 상황이다.[6] 바스크 국민당은 바스크의 독립을 요구하지 않으며, 자치권 확대를 핵심 강령으로 삼는 온건 보수 정당이다.[7] 공화주의 및 좌파 세력의 선거연합체.[8] 범좌파 세력의 선거연합체.[9] 포데모스와의 연립내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