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로즈 티카람
성격 고약한 아가씨, 그만 고집 부리고 돌아와요. 기다리느라 졸음이 올 지경이네. 내가 조금이라도 걱정할 것 같아요? 어림없지. 당신처럼 위대한 마법사를 걱정하다니 주제넘다고 소리지를 게 뻔한데. 절대로, 털끝만큼도 걱정 안 하니까 빨리 돌아오기만 해요. 어디 다치지 말고, 성급한 일 저지르지 말고, 제발 그냥 돌아와요.
- 룬의 아이들 데모닉 2권, 4막 5장 '마법사의 취미' 中,[1]
압생트 빛
그보다 찰랑이는 녹색
심장 속에서
꼬리 한 번 치고 달아나는
남쪽 물고기
- 녹색 술을 위한 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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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룬의 아이들 데모닉의 등장인물. 별호는 '''''긴 머리의 아나로즈'''''
2. 상세
조슈아 폰 아르님의 선조인 데모닉 공작 이카본 폰 아르님의 가장 소중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동지 3인 중 한 명이자 이카본의 연인. 히스파니에가 조슈아와 막시민에게 들려준 노을섬 이야기에서 이카본이 얻었다는 ''''남쪽 바다의 루비''''라는 보물은 바로 그녀를 통칭하는 단어이며, 이카본의 동지 '마법사 티카람' 역시 그녀다.
가나폴리 시대 이후에 '''가나폴리 마법의 수준에 가장 근접한 마법사'''이기도 하다.[3] 남쪽 바다의 루비라는 이명에 어울리는 루비 같이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카락과 녹색 눈동자를 가졌다.
3. 작중 행적
십대 후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미 그 일대에서 대단한 마법사로 알려져 있었으며 노을섬에서도 가장 강력한 마법사였다.[4][5] 그리고 그런 자신에 대한 말을 듣고 노을섬의 마법폭풍을 뚫고 숨어 들어온 이카본과 켈스니티를 만난다. 아나로즈는 마법폭풍을 뚫고 들어온 사람들이 겨우 자신 또래의 남자애들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리고 아나로즈는 이카본의 대화 중에 소원 거울의 주춧돌이 페리윙클 섬에 있단 말에 마법사 혹은 십대 소녀의 호기심을 자극 당해 그들을 따라 나서게 된다. 그 당시 그녀는 주춧돌만 보고 곧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애초부터 이카본은 '''그녀를 보내줄 생각따윈 없었다'''.
결국 이카본에게 설득당해 그의 곁에 맹우로서 머물게 된 그녀는 자신의 강력한 마법으로 이카본의 꿈인 페리윙클 섬 독립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녀가 없었으면 페리윙클의 독립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한다. 이카본이 승리한 전투 중에 아나로즈가 참여하지 않은 전투는 없었다고 할 정도. 마법을 전혀 몰랐던 티아 왕국[6] 에게 그녀의 존재는 가히 재앙이었다고 한다.[7] 그 명성 덕분에 당시에는 이카본의 맹우들 중에서 가장 유명했다. 그리고 그렇게 함께 있는 동안 이카본과 아나로즈는 사랑에 빠져버린다. 이카본은 그녀를 애칭인 '앤'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카본을 따르는 자들인 약속의 사람들은 노을섬 출신인 그녀에게 깊은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녀의 공이 매우 큼에도 끝내 그녀를 인정하지 않았다. 물론 자존심 강한 아나로즈 역시 자신을 무시하는 약속의 사람들을 매우 싫어하고 똑같이 무시했다.
하지만 일단 공통의 목표가 있는 이상은 그 갈등이 크게 드러나지는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카본의 세력들이 켈티카와 손을 잡고 결국 티아에게서 페리윙클 섬을 독립시키는데 성공하고, 이카본이 아노마라드 왕국의 개국 공신이 되어 초대 공작이 된 이후부터 시작된다.
원래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약속의 사람들과 아나로즈의 사이는 점점 최악으로 치달아 간다. 한편 사랑에 빠진 이카본과 아나로즈의 관계는 결혼 직전까지 간다. 하지만 약속의 사람들은 이카본이 아나로즈와 결혼하려는 것을 매우 못마땅해 해서 아나로즈와 이카본을 이간질시켰으며 이러한 이간질은 결국 성공한다. 그녀와 이카본은 서로를 오해하고 크게 다투었으며 결혼은 파토나고 그녀는 노을섬으로 돌아와 버렸다.[8] 이 때 이미 그녀는 이카본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다.'''어차피 이어지지 못할 운명이었어요.'''
'''무덤이 날 기다리는 한. 꿈을 꾸었던가 봐요.'''
'''이 집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 집에서 영영 사는 꿈을.'''
- 룬의 아이들 데모닉 6권, Intermezzo '4월의 폭풍' 中,
그 이후에 이카본은 노을섬으로 아나로즈를 찾아 왔지만, 아나로즈는 아이를 가진 상태였으므로 자존심 때문에라도 그를 만날 수 없었다.[9] 또한 이카본과 헤어져 노을섬으로 돌아온 아나로즈는 이카본과 같이 있기 위해 노을섬 사람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모른 척하고 있었던 자신의 의무인 '''무덤에 들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더구나 이카본은 아나로즈와 싸운 직후 홧김에 정략혼담 중 하나를 수락해버리는 바람에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이간질이 성공해서 아나로즈는 이를 알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이 겹쳐 결국 아나로즈는 그와 이어지는 것을 완전히 포기해버렸던 듯. 이카본은 아나로즈의 임신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10] 상황을 아직 되돌릴 수 있는 것이라 여겼기에, 그저 아나로즈가 화가 나서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것으로만 생각했으며, 아나로즈를 만나 설득하기 위해 여러 번 찾아갔다. 그러나 결국 비취반지성 사건[11] 을 계기로 맹우들끼리의 맹세를 깨고 모두를 죽거나 떠나게 만든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슬픔, 떠나거나 죽은 친구와 동료들에 대한 죄책감, 이 지경이 되도록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아나로즈에 대한 원망 등의 복잡한 감정 때문에 이카본은 더 이상 아나로즈를 찾아가려 하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 심지어 그녀에 대한 기록을 의도적으로 지워버렸고, 결국 후대에 그녀에 대한 기록은 거의 사라져서 성별과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고 단지 '마법사 티카람'이라는 성만 남게 되었다. 다만 이카본의 업적중 하나였던 노을섬 이야기는 차마 전부 없애버리지 못해서 이야기가 와전되고, 구전되어 아나로즈는 '남쪽 바다의 붉은 루비'라는 추상적인 이미지로나마 전해졌다.
아나로즈는 이카본의 딸 멜오렌을 낳았고, 멜오렌은 아나로즈의 언니 에일로즈 티카람에게 입양되어 자라게 된다. 아나로즈가 이카본의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아는 건 아나로즈와 에일로즈, 멜오렌 본인뿐이었기에 세간에는 멜오렌이 에일로즈의 딸로 알려져 있었다.[12] 멜오렌은 자라서 결혼하여 '아몬드꽃의 제노비아'라 불렸던 딸 제노비아를 낳았다. 제노비아는 아름다운 소녀였지만 날 때부터 백치로 태어나 어린아이 정도의 정신수준을 갖고 있었고 오래 살지 못하고 요절한 것으로 보인다.[13]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이카본이 말년에 후회하여 그녀를 찾아왔을 때에도 아나로즈는 그를 끝끝내 만나주지 않았고, 자신들의 딸인 멜오렌과 손녀 제노비아만을 잠깐 만나는 것만 허락한다. 이카본은 딸 멜오렌에게 자신과 함께 비취반지 성으로 가겠느냐고 물었지만 멜오렌은 거절했고[14] 이카본은 대신 제노비아의 초상화를 스케치해 간다. 조슈아가 비취반지 성에 걸려있던 이름 모를 소녀의 초상화를 보고 자신의 누나 이브노아를 닮았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이 초상화가 이카본이 그린 제노비아의 초상이었다. 후반부 나온 진실을 합쳐서 추측컨대 제노비아는 노을섬의 마력에 영향받아 날 때부터 미쳐버린 '손상된 데모닉'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아나로즈는 어머니의 일이었던, 가나폴리를 멸망시킨 악의 무구 중 하나인 부러진 창의 봉인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15] 악의 무구를 봉인해두고 거기서 흘러나오는 마법을 사용하겠다는 당초의 노을섬 사람들의 목적과는 다르게 아나로즈는 그 힘을 완전히 봉인하고 정화하는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작업에 들어간다. 그 때 이카본이 약속의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주기로 약속한 소원 거울의 주춧돌을 이카본의 묘지로 사용했고, 그녀는 그것을 가져가 자신이 봉인을 거는 장소 옆에 두고 길고 긴 잠에 빠진다.[16] 때문에 노을섬의 마력은 점점 줄어들게 되었는데, 노을섬 사람들은 이것이 세상을 지키기 위한 그녀의 희생 덕분임을 모르고 아나로즈가 임무를 게을리했기 때문에 노을섬이 몰락하게 되었다며 그녀와 티카람 가문을 원망했다. 결국 노을섬 사람들이 전부 페리윙클 섬으로 이주해 가면서 그녀는 모두에게서 잊혀진 채 홀로 섬에 남겨지게 된다.
그렇게 수백년의 세월을 잠든 채 창의 봉인을 유지하던 그녀는, 누군가 노을섬으로 창의 파편을 가지고 오는 바람에 창의 봉인이 깨지자 깨어나게 되며, 이윽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온 조슈아와 막시민을 만나게 된다[17] . 조슈아를 본 그녀는 그가 이카본으로부터 이어져 온 약속의 사람들과의 맹세를 지키려 하는 것을 알게 되고, 과거 그들을 택하고 자신의 명예를 지켜주지 않은 이카본의 기억이 떠올라 분노에 찬 나머지 조슈아에게 자신의 손에 죽어달라고 하지만[18] , 막시민의 제지와 피 흘리는 창의 조각을 없애야 하는 사실, 그리고 켈스에 대한 이야기와[19] 둘의 설득을 들으며 창의 조각을 없애고 돌아오라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목적을 수행하고 돌아오고, 그녀는 다시 한번 조슈아에게 죽어달라고 하고, 조슈아는 그것을 긍정한다. 그리고 조슈아는 자신이 죽었다가 약속의 사람들과 그녀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켈스니티가 자신들을 희생하여 조슈아를 살렸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도 소중한 친구였던 켈스니티의 희생에 눈물을 흘리며 조슈아가 더 이상 자신의 목숨이 자신만을 위한 것임이 아님을, 그리고 이카본이 그녀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동안 그의 성을 지키기 위해 죽어간 약속의 사람들 덕분에 이카본이 살아남을 수 있었고 조슈아 또한 만날 수 있었으니 용서해줄 수 없느냐는 리체의 말에 마침내 약속의 사람들을 용서하며 소원 거울을 만들어준다.[20] 자신의 후손인 아우렐리에 티카람을 만나서 인사하기도 한다. 이후 자신의 아픔에 공감해준 리체에게 감사의 의미로 루비 팬던트를 선물하였다.
그리고 조슈아에게 동화된 켈스니티의 힘으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다시 한번 보면서 이카본과 자신이 했던 오해를 풀고 그가 정말로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면서 다시 깊은 잠에 빠진다.
4. 기타
- 데모닉의 각 막의 제목의 첫글자를 모아 놓으면 ABSINTHE IS MY SOUL이 되는데, 압생트란 압생트 빛 눈을 가진 아나로즈 티카람을 말한다. 사실 데모닉이 한권씩 출간될 때는 눈치챈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박스판에 이렇게 써놔서 알아챈 사람이 많다.[21]
- 참고로 순서를 일부러 뒤틀어 놓은데다가 갑작스럽게 나오는지라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데모닉 6권중 '4월의 폭풍' 부분은 정황상 분명히 아나로즈 티카람이 화자이다.[22] 이카본과의 이별 이후, 피 흘리는 창을 지키러 가기 전에 추억의 장소인 별장에 찾아갔지만, 별장을 이카본의 신혼집으로 꾸미라는 명을 받은 하녀와 마주쳐버린 상황인 셈이다. 심지어 추억어린 물건들도 전부 버리려 드는 것을 딱 마주쳤으니...
- 외적인 특징은 붉은 머리카락과 초록색 눈동자다. 리체하고 많이 비슷하다.[23][24] 다만 리체와는 달리 손재주가 없다. 살면서 한 번도 옷을 꿰매본 적이 없다고 한다.[25] 그래서 재봉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리체에게 뜻밖에도 자신의 옷을 수선해달라고 한다.[26]
- 말이 통하긴 하지만 외부와의 접촉 없이 수백 년을 살아온 터라 구사하는 어법 등이 주인공들과 조금 다르다.[27] 그래서 작중 말재주의 대가 막시민의 말빨이 유일하게 통하지 않는 상대다. 막시민은 조슈아를 죽이려는 그녀를 막으려고 특유의 정신없는 궤변을 늘어놓았으나 아나로즈는 잠깐 갸우뚱 하더니, 네 말이 너무 빨라서 알아듣지 못했어 라고 대꾸하여 되려 그의 말문을 막히게 해버렸다.[28] 이후에도 장광설을 차분히 들어주다 의미없는 소리라며 딱 자르는 등, 정신을 쏙 빼놓고 억지로 밀어붙이는 막시민에게 전혀 휘말리지 않는다.
- 수백 년간 자아가 닳을 정도로 피 흘리는 창과 싸워온 탓에 감정이 거의 메마른 상태고, 스스로도 그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옛 친구들에게만은 여전히 강렬한 감정을 보이는데, 무미건조하던 말투가 이카본 폰 아르님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수백 년의 분노가 터져나오듯 격앙되었으며 켈스니티 발미아드가 살해당하고 아직까지 유령으로 남아있다는 말에는 눈물까지 보였다.[29] 다만 작중 시점에서는 스초안 오블리비언과는 접점이 없어[30] 별다른 감정을 보이진 않았다. 과거에는 짓궂게 놀려댈 정도로 친했으니 다른 둘에 비해 못하진 않을테지만.
- 현실에도 아나로즈의 슬픈 일생을 연상케 하는 노래가 있다. 바로 아일랜드의 여성 듀오 루아(Rua)의 곡 'Garden of Graves'다. 밤이 되면 홀로 죽은 이들의 무덤을 지키는 여성을 묘사한 내용으로, 아련한 가사와 켈트 음악 특유의 슬픈 곡조가 어우러져 가슴이 먹먹해지는 노래다. 소설과는 전혀 관계 없지만, 마치 아나로즈의 감정을 표현해 낸듯한 곡으로 룬의 아이들 팬이라면 참고 해볼만 하다.[31]
5. 테일즈위버에서
에피소드 3 챕터 7에서 등장. 마데라스가 지티시를 부활시키기 위해 부활의 보석들[32] 로 자신의 힘을 증폭시키고, 영매인 아우렐리에의 의식을 빼앗으면서 노을섬에서 피 흘리는 창을 봉인하고 있던 아나로즈한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로 인해 피 흘리는 창의 조각에 쏟아붓던 마력이 오염되어 아나로즈를 덮치면서 역으로 자신이 봉인되고 만다.
[image]
그때 리체를 포함한 전승자들이 의식의 공간에 떨어졌고, 아나로즈는 자신의 마력을 담아둔 브로치로 리체를 자신이 봉인된 가시넝쿨까지 인도한다. 리체가 브로치가 변한 목검으로 넝쿨을 걷어낸 덕에 아나로즈는 봉인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이는 브로치에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자신의 마력이 담겨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아나로즈가 브로치에 마력을 담아둔 건 과거에 다시 잠에 들기 전 리체를 만났을 때 그녀의 안 깊숙한 곳에서 악의 무구의 힘이 싹을 틔우려는 것을 보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던 것이었다. 즉, 코르네드의 인형술은 샐러리맨의 오른손에 깃들어 있던 저주를 완전히 풀지 못했던 것.
이후 자신의 몸을 매개로 지티시를 강림시킨 마데라스와 싸울 때 전승자들을 도우며, 마데라스를 물리친 후에는 무너지는 의식의 공간에서 일행을 데리고 노을섬으로 탈출한다. 그리고 소원 거울을 만들어 전승자들을 노을섬 밖으로 보낸 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부활의 보석과 피 흘리는 창의 조각을 가지고 노을섬과 함께 심해에 가라앉는다.
후일담에서는 리체가 조슈아와 막시민에게 의식의 공간에서 아나로즈가 브로치에 더 강력한 봉인을 담아 고쳐주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부활의 루비의 조각이 리체의 안에 남아있지만 무구의 힘을 자신의 뜻대로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언제나 궁금했어.
바닷속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어떤 빛깔일지.
당신도 알잖아. 내가 헤엄을 잘 치지 못했다는 것.
......
...난 말이야, 오래 전에도, 현재도, 당신들 외의 '인간'이 좋았던 적은 없었어.
그런데 저 아이들은 어쩐지 눈에 밟혀.
그들의 짧은 시간을 자신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길 바래.
......
이제 곧 갈게.
당신이 잠들어있는, 바다 밑 산호 궁전으로.
- 노을섬을 가라앉히기 전, 아나로즈가 지상에서 남긴 마지막 말.
여담으로 에피소드 3을 모두 클리어한 상태에서 이공간의 보스를 5번 잡은 뒤, 이공간 포탈에 들어가려고 하면 아주 낮은 확률로 "나지막하게 물결 치는 소리가 들린다"라고 뜰 때가 있다. 이때 포탈에 입장하면 심해 속에 가라앉은 노을섬으로 갈 수 있으며, 그 안에 잠들어 있는 아나로즈를 볼 수 있다.
[1] 화자는 이카본 폰 아르님으로 추정된다.[2] 이카본이 지었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시구. 조슈아가 아나로즈에게 직접 읊어준다.[3] 스스로 가나폴리의 마법을 다룬다고 호언하던 코르네드조차도 티카람이 가르치다 '''포기했다'''고 말할 정도였을만큼 격차가 컸다.[4] 그녀가 페리윙클 섬으로 떠나자 노을섬에서 그녀를 데려오려고 마법사 10여명을 보냈는데 전부 아나로즈에게 쳐발렸다. 그 중 한명이었던 코르네드는 그녀의 마법 실력에 반해 약속의 사람들 중 한 명이 된다.[5] 후반까지 쭉 스토리를 읽어보면 사실상 '''가나폴리 이후 최강의 마법사''' 반열에 들어간다고 봐도 좋을 정도. 당장 마법왕국의 유산을 봉인할 정도로 정순하고 강력한 마력을 지닌 것은 아나로즈밖에 없다고. 하지만 '''가나폴리의 마법사'''가 가나폴리 폐허에서 살아있는지라 세계관 최강자는 아니다.[6] 당시 페리윙클섬을 지배하던 대륙 남부 왕국. 현재는 아노마라드의 식민령이다.[7] 작중 '지붕 날리는(...) 대마법사'라고 칭해지는 쥬스피앙이나 트라바체스 칸 통령의 마법사이자 전투 마법에 특화된 종그날의 위력을 본다면 대략 룬의아이들 세계관에서 마법사들은 전쟁에서 전략 병기에 맞먹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능력을 아득히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나로즈의 힘은 가히 '''전술핵''' 수준이었을 것이다.[8] 사실 떠나는 그녀를 이카본은 쫓아갔었지만 또 다시 약속의 사람들의 술수에 의해 그녀를 잡지 못했다. 자세한 것은 이카본 폰 아르님 문서 참조.[9] 아나로즈가 아이를 가졌다는 걸 그 당시 이카본이 알았다면 아이를 위해서라며 다소 강압적으로라도 아나로즈와의 사이를 돌이키려 했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서로 사과하고 화해했기 때문이 아니라 임신 때문에 재결합한 것이 되므로 자존심 강한 아나로즈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10] 이를 조슈아(아우렐리에 로어티카람 및 그녀의 할머니 웨더렌과의 만남으로 알게 되었던)에게서 전해들은 막시민과 리체는 한 목소리로 이카본의 무책임함을 성토했다.[11] 아나로즈를 찾아가느라 이카본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비취반지성에 정적들의 습격이 있어 켈스니티 발미아드와 약속의 사람들 대부분이 죽는다. 그리고 세 맹우 중 유일하게 남아있었던 스초안 오블리비언은 아나로즈와의 관계를 파탄내고 켈스니티마저 죽게 만든 이카본에게 실망하여 자신이 그렸던 세 명의 맹우들의 초상화를 다른 사람들로 고쳐 그린 뒤 이카본을 떠나게 된다.[12] 에일로즈의 별호가 '과묵한' 에일로즈인 것으로 보아 그녀는 끝까지 비밀을 지킨 것으로 보인다.[13] 멜오렌의 삶에 대해선 작중에 거의 언급되지 않지만 '상장(喪章)을 단 멜오렌'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것으로 보아 멜오렌 역시 그리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한 듯하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이른 죽음을 맞았기에 상장을 달았다는 설과, 젊은 나이에 '무덤'에 들어가 죽은 거나 다름없이 인간으로서 버티기 힘든 임무를 맡게 된 친어머니 아나로즈를 기리기 위해 상장을 달았다는 설이 있다.(임무 내용에 관해선 후술) 어느 쪽이 맞는지, 혹은 둘 다인지는 멜오렌의 삶이 거의 언급되지 않았기에 알 수 없는 부분.[14] "그분은 당신을 만나지 않으십니다. 당신은 죽는 순간까지도 그 분을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와 내 딸도 당신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당신은 한 번의 기회를 잃었습니다. 세상 일에 두번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적은가요. 그리고 이 또한 두 번의 기회가 없는 일이랍니다. 이제 당신에게 더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조용히 가 주십시오. 그리고 다시는 오지 마세요.''[15] 6권에서 웨더렌 로어티카람이 조슈아에게 아나로즈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긴 머리의 아나로즈가 이카본과 떠나자 섬 깊은 곳에 묻힌 마법사의 부러진 손을 지킬 이가 없었다' '돌로 된 발의 게인이 대신 무덤에 들어가게 되었다' '아나로즈가 돌아와 예언이 말한 대로 임무를 돌려 받았고 그제서야 무덤에서 나온 게인은 기력이 쇠잔하여 끝내 숨을 거두었다. 힘에 부치는 임무를 긴 세월 버티어낸 게인은 오랫동안 존경을 받았지만 무덤으로 들어간 아나로즈는 긴 머리의 마녀가 땅 밑에 잠들어있다는 이야기로만 남았을 뿐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로 보아 원래 노을섬에서 아나로즈의 역할은 무구의 봉인을 지키는 것이었으며, 이카본을 따라 섬을 나가버리는 바람에 그 임무를 내던지게된 아나로즈에 대한 노을섬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는 점을 알수 있다. 또한 아나로즈가 자신은 어머니의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어쩌면 '돌로 된 발의 게인'이 그녀의 어머니임을 암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노을섬 사람들은 자신이 맡아야 할 일을 어머니에게 떠넘겼다고 생각하여 그녀를 더욱 안 좋게 보았을 수도 있다. 5권 켈스의 설명 중 코르네드는 아나로즈가 이카본을 돕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그녀를 도로 데려가려고 찾아왔던 십여명의 마법사 중 하나였다는 말로도 아나로즈의 역할을 암시한다.[16] 이 잠조차도 고문에 가까운 것이, 끊임없이 봉인을 뚫고 나오려는 창과 싸우느라 악몽 속에서 엄청나게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간혹 가다가 깨게 되면 이카본의 무덤을 보며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왜 여기 있어야 하는지를 간신히 자각할 수 있었다고...[17] 당연한 이야기지만 둘은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있으리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이카본의 유해가 조슈아의 인형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을 지 모른다 추측하고 그녀가 창을 지키던 자리에 이카본과 함께 묻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해서 노을섬으로 찾아오게 된 것.[18] 조슈아가 하는 일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을 짓밟은 과거 이카본의 모습 그 자체라고 한다.[19] 과거 절친한 친구였던 그가 기나긴 세월을 유령으로 지내온 사실을 알고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설명할 때도 흘리지 않던 눈물을 처음으로 흘린다. 켈스니티 역시 그녀가 살아 있음을 알고 매우 착잡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둘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서도 아나로즈의 거처에 쳐져있는 봉인용 결계가 유령의 출입을 막고 있었기에 만날 수 없었는데, 이 문제는 나중에 조슈아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시간 정지의 신성 찬트를 막시민이 연주하는 식으로 그녀를 결계에서 나올 수 있게 하면서 풀린다.[20] 아나로즈를 설득한 것이 언변의 달인 막시민이나 천재인 조슈아가 아닌, 평범하고 감성적인 소녀 리체였다는 것이 또한 감상 포인트. 리체는 이전부터 아나로즈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는 자신의 일인 것 마냥 방방 뛰었던 이력이 있고, 이번에도 아나로즈의 처지에 공감해주었던 것이 아나로즈를 설득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 때문인지 해당 챕터의 제목은 ''''마음을 꿰맨 실''''이다.[21] 그러나 Q&A에서 전민희 작가가 압생트가 아나로즈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덤으로 압생트는 광기를 의미하기도 하므로 넓게 보면 과거와 현재, 데모닉과 녹색 눈의 여인의 네 사람을 중의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22] 카카오페이지 연재분에서는 데모닉 217화다. 공작님이 아가씨를 상당히 좋아했던듯 하다는 언급, 무덤으로 들어간다는 화자의 말, 회상에서 아나로즈의 애칭은 '앤'이고 그렇게 불러달라는 부탁, 이카본의 틀어앉는 버릇 덕분에 한쪽만 닳아있는 의자 등등으로 추정 할수 있다. 게다가 이 파트는 그 어느 막에도 해당하지 않고 전주곡으로 따로 빠져있다. 이것을 알고 해당 파트를 다시 읽으면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을 것 이다.[23] 그로 인해 리체는 신성찬트의 힘에 의해 시간이 반복되는 마법에 걸려 방황하던 고향의별 호를 돕던 중 아나로즈의 역을 맡기도 했다. 사실 그냥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있던게 전부지만 워낙 유명해서 해적들이 알아서 쫄았다.[24] 출신지 역시도 이카본/조슈아보다 남쪽이라는 점까지 비슷하다. 리체의 고향 하이아칸은 조슈아의 출신지인 아노마라드보다 남쪽.[25] 소원거울이 보여준 그녀의 추억 속에서 이런 부분이 잘 드러나는데, 스초안이 그녀가 뜬 자수를 보며 놀리고 손수 만든 케이크는 중앙이 푹 꺼져서 아나로즈는 부끄러워한다. 다만 맛없지는 않았는지 친구들은 다들 잘 먹었다.[26] 아나로즈의 부탁에 어리둥절해하는 두 소년들에게 리체가 답답해서 설명해주는데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늘 아름다워 보이고 싶은 것이라며 알려준다.[27] 잠에서 깨어난 직후에는 더 심해서 문장 구절마다 띄엄띄엄 쉬어가며 말한다. 일본판에서는 아예 고풍스러운 옛날 말투로 번역해놓았다. 다만 친우들과의 추억을 체험하는 옛 기억 속에서는 평범한 현대어를 구사한다.[28] 언어라는 것은 몇십 년만 지나도 변화하는 유동성을 가지고 있다. 하물며 타인과 대화도 없이 혼자 수백 년을 산 그녀에게 현대인인 막시민의 말은 사실상 외계어 같이 들렸을 것이다.[29] 조슈아는 수백 년간 악몽속에서 홀로 싸우는 자신의 처지조차 담담히 말하던 아나로즈가 켈스의 이야기를 듣고 슬퍼하는 것에 적잖게 놀랐다.[30] 같은 데모닉인 후손으로 오버랩되는 이카본, 본인이 직접 유령으로 등장하는 켈스니티와 아예 살아있는 아나로즈 자신과는 달리, 스초안은 빈정거리는게 막시민과 닮았다는 정도가 끝이다.[31] 참고로 그룹명 루아는 아일랜드 게일어로 빨간머리를 뜻하며, 멤버인 리즈 메이든과 글로리아 멀홀 역시 아일리쉬 특유의 빨간머리를 가졌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2014년 글로리아 멀홀이 사고로 사망하면서 현재는 리즈 메이든 혼자서만 본인 이름으로 활동중이다.[32] 악의 무구 중 하나인 황동빛 방패에 장식되어있던 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