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황청심원

 

1. 개요
2. 제조 방법
3. 효능
3.1. 신경 안정
3.2. 주의 사항
4. 그 외


1. 개요


牛黃淸心元. 우황청심환(~丸)이라는 이름이 더 유명하지만, 우황청심환은 중국에서 사용하는 명칭이며, 동의보감에서 사용하는 우리의 명칭은 우황청심원이다.
우황청심원의 공인된 효능은 '''뇌졸중(전신불수, 수족불수, 언어장애, 혼수, 정신혼미, 안면신경마비), 고혈압, 두근거림, 정신불안, 급ㆍ만성경풍, 자율신경실조증 그리고 인사불성'''이다.[1] 즉, 우황청심원(환)은 한약계의 '''구급약''' 겸 '''향정신성의약품'''[2]이라 할 수 있다. 딱 보면 알겠지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과 흡사한 신경안정제로서, 본래 사향과 '''수은 화합물인 주사'''가 들어가는 과격한 처방으로, 원래는 공부와는 전혀 상관없는 약제이다.
극심한 공황발작에 꽤 그럴싸한 효과를 보인다. 그냥 막 처묵처묵하지 말고, 진짜 죽을 것 같은 수준의 공황발작에 좀 제대로 처방한 우황청심원이 꽤 효과적이다. 발작적인 불안증에는 시중에 파는 제품 정도면 충분하며, 그 이상은 과하다. 양극성 장애와 우울장애로 인한 우울증과 조증에는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주사와 사향과 우황이 제대로 들어가는 진짜 원방 우황청심원은 본래의 목적 그대로 응급상황에서만 사용하는 약물로 쓰자. 주사가 들어간 이상 수은 오염을 피할 수 없다. 어쨌든, 이 약은 응급약이며 현대 정신/신경과에서 해주는 약물반응 관리를 받을 수 없는 물건이므로 장복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어찌어찌하여 한국에선 수험생의 어색한 파트너 취급을 받고 있다. '''물론, 주사(!)가 들어간 무시무시한(?) 원방은 신경안정제 따위가 아니라 중풍 응급처치 약이다.''' 주사가 빠진 현대의 우황청심원은 이제 응급 신경안정제로 변했으나, 분명히 그 효력이 정신을 향하는 처방이다. 한의학계의 정신/신경과 약물로 취급되어야 정상으로 보이지만 어쩌다보니 이곳저곳에서 오남용을 당하고 있다.

2. 제조 방법


동의보감에 따른 우황청심원의 제조 방법과 재료, 음용법은 다음과 같다.

산약 7돈, 감초(볶은 것) 5돈, 인삼 ·포황(볶은 것) ·신곡(볶은 것) 각 2돈 반, 서각 2돈, 대두황권(볶은 것) ·육계 ·아교(볶은 것) 각 1돈 7푼 반, 백작약 ·맥문동 ·황금 ·당귀 ·방풍 ·주사(수비한 것) ·백출(白朮) 각 1돈 반, 시호 ·길경 ·행인 ·백복령 ·천궁 각 1돈 2푼 반, 우황 1돈 2푼, 영양각 ·사향 ·용뇌 각 1돈, 석웅황 8푼, 백렴 ·건강(싸서 구운 것) 각 7푼 반, 금박 120장(이중 40장은 겉에 입힌다), 대추 20알(쪄서 살만 발라 짓찧어 고약을 만든다). 열거한 재료들을 그에 맞는 방법으로 각자 가공한 뒤, 가루를 내어 대추고와 졸인 을 섞은 밑재료에 넣고 잘 반죽한다. 각 재료를 고르게 섞은 뒤 1냥으로 10환씩 만들어 금박을 겉에 입힌다. 매번 1환씩 따뜻한 물에 풀어 먹는다.


3. 효능



3.1. 신경 안정


본래 우황청심원은 정신안정제가 아니라 '''중풍약'''이므로, 이는 졸도한 사람에게 급히 투여하는 용도이다. 그러니까 각종 발작류 증상의 응급처치용이란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신경계에 작용하는지는 몰라도 여하튼 신경안정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정신안정 효과가 있긴 있으되, 약의 기운에 취해서 멍한 상태가 되는 경우가 잦다. 이런 작용을 보면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하는 것 같기도...? 원래 제대로 된 우황청심에는 수비한 주사가 들어가니까 말이다.
그러니 시험을 치르기 전에 이 약을 먹으면 심신이 과도하게 안정되어 시험에 대한 필수불가결의 요소인 적절한 긴장감을 없앤다. 따라서, 시험을 치르기 전에 조금만 먹는 것이나 시험치기 전에 미리 먹어봐서 효능을 보는 게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어차피 제대로 수비된 주사가 들어간 우황청심환은 구하기 쉽지 않으니, 수험생이 구하는 건 한계가 있다.

3.2. 주의 사항


또한, 혈압이 낮거나 심장병을 앓는 사람이 먹을 경우에는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을 수가 있다. 사실 의학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멋대로 판단하지 말고, 안 먹는 걸 원칙으로 삼는 게 당연하다. 우황청심원의 효과를 보면 신경 흥분을 가라앉히는 식의 작용을 하는 듯한 약인데, 이런 류의 약을 심장 질환이 있거나 저혈압이 있는 사람이 복용하는 건 신경계 관련 약물을 함부로 복용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구급약 본래의 용도로 보더라도, 중풍이 왔을 때 이미 의식불명이 되었다면 환제를 억지로 먹이는 것은 기도 질식을 부를 수 있어 위험하다. 굳이 의식불명자에게 먹이려면 물에 개어서 먹이거나 액상으로 된 제품을 써야 한다. 물론 무엇보다 '''119 신고를 한 다음''' 취해야 할 행동이다. 그리고, '''쇼크에는 절대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한다. 쇼크와 뇌졸중을 구분할 수 없다면 절대로 쓰지 말아야 한다.

4. 그 외


한편 우황청심원과 비슷한 용도로 수험생이 찾는 약으로는 천왕보심단이 있다. 약의 성격은 좀 달라서 우황청심원이 몸에 기운이 많은 사람이 열이 넘쳐 중풍이 난 경우에 진정시키는 약이라면, 천왕보심단은 몸에 기운이 부족한 사람이 평소 불안하고 잠을 깊게 자지 못하는 것을 진정시키는 약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황청심원은 구급약이라서 장복하는 약이 아니지만 천왕보심단은 장복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 약 역시 신경 안정 효과가 있기 때문에 수험용으로 쓰고자 한다면 시험 전에 필드테스트를 해 보는 것이 좋겠다. 일반 약국에서 판매하는 천왕보심단은 장복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할 만큼[3] 안전한 처방으로 알려졌지만, 한의원에서 제조하는 천왕보심단에는 처방에 따라 주사가 들어가기도 하므로 이 경우에는 역시 장복은 금물. 사실 천왕보심단의 원방, 오리지널 처방에는 주사가 들어갔는데 오늘날 한의학계에서 주사는 한국 중국 일본 가리지 않고 어지간하면 빼려고 하는 재료이며, 특히 일반 약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주사를 넣어 판다는 건 공장 문 닫고 싶다는 소리라 보통 시중에서 접할 수 있는 제품은 모두 주사가 빠진 처방이다. 학계에서도 웬만하면 주사를 뺀 대체 처방을 권장하고 있어 한의원에서도 주사 넣은 처방은 줄어드는 추세이다.
조선시대제주도가 특산지였다고 한다. 정확히는 주성분 중 하나인 우황. 제주도산 소에 유난히 우황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사신 일행들의 밀무역용[4] 주무기이기도 했다. 인삼 등 다른 수출품과는 달리 부피가 작아 휴대가 간편하고 비상약이라 어느 정도는 가져가도 봐줬기 때문. 어디서든 우황청심환 몇 알이면 무사통과.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의하면 청나라 관리들이 너도나도 이 사신이 가져온 우황청심원을 찾았다고 하는데, 이유인 즉 중국에서 우황청심원이라고 파는 것은 죄다 짝퉁이라 영 약빨이 되지 않는데 조선산은 진품이라 그렇다는 것이다. 여담으로 90년대 초반, 중국과 국교 수립이 이뤄지자 한국인들이 중국에 가서 우황청심환을 가득 사던 일도 있었는데 중국산 원조가 더 낫다고 멋대로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아 '''짝퉁이 다수'''라는 게 알려지면서 이걸 사재기하던 이들은 막대한 손해를 보았다. 중국에선 이미 경험으로 알았던 사실을 뒤늦게 알아서 피를 본 케이스.
"청백리로 부자되기"로 김영이란 수령이 제주목사로서 선정을 베푼 다음 피부병을 위장하여 우황이 특효라고 하자 '''백성들이 소를 잡아''' 우황을 대거 보내 그걸로 부자가 되었다는 일화[5]먼나라 이웃나라로 유명한 이원복 교수의 사랑의 학교맹꽁이 서당으로 유명한 윤승운 교수의 맹꽁이 인물열전에 수록. 어떻게 보면 목사가 간접적인 우황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활동한 셈이다.
한편 북한산 우황청심원이 수입되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6] 중금속 투성이라는 이유로 반입 불가능을 받은 일이 있었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약 안에 들어간 주사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현대의 우황청심원에는 주사가 없다는 이야기고, 대체 약재도 없는 이상 효능은 뭐…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그리고 주사란 약재의 용도를 생각하면 진짜로 심각한 발작류의 증상에 응급처치하는 용도로는 당연히 쓸게 못 된다.
정신/신경과 치료를 받는 사람이 이 약을 복용한다면 더욱 주의할 것. 이미 벤조디아핀계 약물이나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고 있을 터인데, 거기다가 훨씬 과격한 처방을 끼얹으면 뭔 일이 일어날 진 불 보듯 뻔하다. 다만, 어쨌든 응급약이므로, 극도로 견디기 힘든 발작적 증상의 완화를 위해 복용하는 것 정도야 괜찮겠지만, '''애초에 이 약은 중풍약이며, 안정 효과는 일종의 부작용'''이다. 우황청심원으로 갑작스럽게 정신/신경과 약물을 씹어먹고 일어난 증상을 넘기는 것이 잦아진다면 이건 애초에 우황청심원으로 때울 것이 아니라, 의사에게 처방을 더 늘리거나 바꿔 달라고 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슷한 용도로 쓰이는 한약 중에 심청환이 있다. 링크 절대로 청심환의 애너그램이 아니다. 여담이지만, 취업 면접을 준비하는 어느 고등학생이 방탄소년단에게 '면접 보려니 너무 떨리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자, 뷔는 '''심청환을 먹고 가라'''고 조언을 했다. 이에 팬들은 뷔가 청심환을 잘못 말한 것이라고 오해했지만, 심청환이란 한약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 이 심청환의 정식 처방명은 '가미영신환'이라는 청심원과 비슷한 심장질환 약이다. 제약사에서 심청환이라는 제품명을 붙였을 뿐이다.
런닝맨에서 벌칙 수행 차 해외의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러 하하가 지참하고 공항을 나섰다가 세관에게 압수된 적이 있다.

[1] 솔표 우황청심원 제품의 약물 정보에 근거.[2] 준마약류란 의미의 향정신성 의약품이란 소리가 아니라, 효과가 정신을 향하는 의약품이란 뜻에서 말이다.[3] 설명서에도 1달 복용해도 효과가 없을 시 복용을 중단하라고 하고, 어떤 한의사는 6개월 복용해도 큰 부작용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등 일반의약품 기준에서 봐도 상당히 널럴하다.[4] 이 당시 조선은 무역을 국가에서 철저하게 통제해서 사적인 무역은 금지하고 대신 매년 정해진 수만큼의 선박만 입출항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거래하거나, 중국에 조공을 바치러 가는 사신 혹은 왜나 여진족 등에게 파견하는 통신사의 수행원으로 따라가는 이들에게 별도로 급여를 주지는 않는 대신 스스로 물건을 챙겨가서 파는것을 허용해주어서 수당을 자체적으로 벌충을 하도록 했는데 이 때 수행원들이 인삼이나 도자기, 우황청심원 같은 것들을 따로 챙겨가서 팔았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수행원만 해당되는거고 사신은 나라에서 급여가 나오니까 금지되었지만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기왕 가는김에 많이 들고가서 많이 팔면 이득이 커지니 이런 꼼수가 성행한 것이다.[5] 다만 백성들이 선정을 베푼 사또를 위해 주는 거니 돈 안 줘도 된다고 한 걸 반드시 제값 받겠다고 하여 제주 시세로 제값 다 치르기는 했다. 그걸 한양 시세로 팔아 돈을 번 것이다. 그냥 주겠다고 할 정도로 선정 베풀고 우황을 얻는 과정에서 백성들을 손해 안 보게 했으니 국왕(정조라고 나온다)이 문제없는 걸로 본 모양이다.[6] 지금도 중국 여행을 하면 가끔 북한산을 파는 곳이 있다. 참고로 북한산에는 진짜 사향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