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동음이의어)

 

1. 동중국해에 있는 수중 암초
2. 설화에 등장하는 전설상의 섬
2.1. 이어도를 본 사람들의 증언
2.2. 전설의 고향 에피소드
3. 이청준의 소설과 이를 원작으로 하는 김기영의 영화
4. 정한숙의 소설


1. 동중국해에 있는 수중 암초




2. 설화에 등장하는 전설상의 섬


제주도 전통 민요 '''이어도 사나'''.
육지 사람이 '사나'를 보고 '이어도 사는가?'라는 뜻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사나'는 아직 무슨 뜻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제주어에는 이렇게 사용되는 '-나' 종결 어미가 없으며 '사나'가 '살다'에서 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어기여차'처럼 단순히 추임새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 특히 제주도에서 알려진 전설의 섬. 이어도에는 여자들만이 살고 있으며, 지상에서 남자가 배를 타고 오면 잘 대해주기 때문에, 남자들은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끔 유부남들도 여기에 가서 돌아오지 않았고, 자녀들은 이어도에 간 아빠를 하염없이 기다렸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도 커가면서 아빠가 갔다는 이어도와, 왜 안 돌아오는지 알게 된다. 이어도 = 사후세계이고, 아버지는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갔다가 실종(≒사망)한 것. 이어도 전설의 기원은 어부들의 남은 자식들이 뭍에 남은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왜 돌아오지 않느냐고 묻자 "미국에 계신다"라고 한 것처럼 이어도에 갔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데서 유래… 한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다.

2.1. 이어도를 본 사람들의 증언


하지만 실제로 '이어도'를 보고 돌아왔다는 설화도 많은데, 조금씩 변형된 차이점은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대략 이렇다.
어부가 배를 타고 폭우가 쏟아지는 바다에서 방향을 잃었다가 처음 보는 작은 섬에 도착했는데, 대충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면적의 작은 섬이고 자갈과 바위밖에 없는 섬이었다. 그런데 섬 한가운데에 돌을 쌓아 올려 만든 사당 같은 게 보여서 가 보니, 1칸짜리 사당 안에는 밥상이 있고 그 위에 김이 피어오르는 쌀밥 한 그릇이 놓여 있더라…
주위를 아무리 살펴봐도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사람이 숨을 만한 장소도 없는데, 막 지어 올린 듯한 쌀밥이 놓여 있으니 섬뜩해져서 비바람을 무릅쓰고 섬을 떠난다. 사당이 아닌 초가집 혹은 쌀밥이 아니라 보리밥이라든지 하는 여러가지 변형이 있다. 그러나 일단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 섬이 나타난다'''는 점은 변형되지 않는 공통점인 듯. '''빌딩 속의 밀실 같은 나폴리탄도시전설과도 유사점이 있다.'''
실제섬인 이어도는 최고점이 수면 아래로 4.6미터에 있고, 대충 마라도 면적만한 암초 본체는 수면 아래 30~40미터에 있다. 태풍이 크게 몰아칠 때 파고는 최대 20~30m이므로 태풍으로 인한 풍랑을 뚫고 살아돌아온 어부들이 이런 지형지물을 본 것이 전설의 소재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1]

2.2. 전설의 고향 에피소드


1979년에 방영한 전설의 고향에서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에 같은 내용이 나온다. 이는 90년대 후반에 방영한 전설의 고향에서도 나온다.
제주도의 한 해녀가 남편과 시부모를 모시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하루는 물질을 하다가 풍랑을 만나 표류하게 되고, 우연히 환상세계로 흘러들어가 이어도에 닿아서 그곳의 여인들에게 구출된다. 여기서도 이어도는 현세에 있는 공간이라기보단 아예 다른 차원의 환상세계로 묘사된다. 이어도는 여성들만이 사는 곳으로, 힘들게 일할 필요도 없고 여자를 괴롭히는 남자들도 없는 지상낙원이었다.
이곳 여성들은 이 해녀를 따뜻하게 환대하며 이어도민으로 인정하고 살게 해준다. 그 후 이어도 여성들이 모시는 신의 힘을 빌어 여인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막상 태어난 아이는 사내아이였고, 금남지대인 이어도에서는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죽이는 것이 관습이었다.
차마 자신의 아이를 죽게 할 수 없었던 여인은 몰래 아이를 바구니에 담아 바다로 띄워보내 탈출시켰고, 이는 이어도의 법을 어긴 것으로 간주되어 결국 여인도 이어도에서 추방당한다. 이때 이어도의 여왕이 여인에게 "이곳에서 추방당한다는 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분명 경고했건만..."이라는 말을 한다.
이어도에서 쫓겨나 순식간에 다시 제주도로 돌려보내진 여인은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집으로 달려가보지만, 그 집에는 웬 낯선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여기가 혹씨 부XX 씨네 집이 아니냐고 묻자 그 노파는 '부씨 집안인 건 맞지만 부XX 씨는 돌아가신 우리 '''시증조할아버지'''시오.'라고 대답한다. 다시 말해 여인의 남편은 이 노파의 남편의 증조할아버지인 셈이다. 즉 여인이 이어도에서 보낸 몇달동안 현실세계는 벌써 100년도 더 넘는 시간이 흘러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여인이 실종된 뒤 남편은 재혼을 했으나, 평생토록 첫 아내를 잊지 못하고 슬프게 살다가 죽어버렸다고 한다. 사랑하던 남편도, 가족도 이젠 없고 갈곳도 없는 현세에서 여인은 바닷가에 앉아 통곡을 하다가 급속도로 노화가 진행되어 죽고 그자리에서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

3. 이청준의 소설과 이를 원작으로 하는 김기영의 영화


실존하는 이어도가 아닌 제주도 전설상의 이어도에 대해 다루고 있다. 김기영의 영화는 이청준의 소설에서 이야기의 핵심 소재만 빌려왔을 뿐, 전개나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
감독은 김기영. 전반적으로 무속적인 색채가 강해진 멜로 드라마에 가깝다. 김기영 특유의 문어체 대사 연기도 여전하다. 영화는 '천남석'이라는 남자의 미스테리한 실종과 죽음을 추적하면서, '파랑도'라는 섬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오묘한 심리, 섹슈얼리티, 독특한 모계 사회적 구조와 샤머니즘적 코드를 다루는 내용이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드물게, 환경오염과 공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비판하는 사회 참여적 코드가 등장한다.
국내 개봉당시 상당 부분이 삭제되었는데, 섬 여성들이 홀로 시신과 검열삭제(...)하는 장면이라든지, 당시로서는 엄청난 논란이 될 장면들이었다. 90년대에 지상파로 방영했지만 해당 부분은 모조리 삭제되었는데,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 방영할 때 모조리 복원된 탓에 당시 일본 방영판을 녹화하여 상영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금은 DVD 등으로 완전하게 복원되어 발매된 상태이다.관련글.[2]
성우 차명화가 어렸을 때 아역 배우로 이 영화에 출연했는데, 자신의 출연작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라고 밝혔다.

4. 정한숙의 소설


소설의 정확한 제목은 IYEU도(읽을 때는 이어도로 읽는다). 199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한번 출제된 적이 있다. 참고로 이 소설을 지은 정한숙 씨는 남자다.

[1] 어니스트 섀클턴의 예에서 보듯 풍랑을 뚫고 드물게나마 살아돌아오는 것도 가능은 하다.[2] 당시 자료에 따르면 처음부터 시나리오나 본편 심의에 포함시키지 않고 몰래 찍은 뒤 원본 네거티브에만 남겨두는 방식으로 돌파했다고 한다. 즉 극장 공개 당시엔 없었고 감독판 형식으로 훗날 공개된 장면. 김기영 본인도 찍으면서 먼 훗날에나 공개될 장면이라고 생각한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