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적은 나의 친구

 

1. 정의
2. 예외는 있다
3. 관련 문서


1. 정의


말 그대로 'A와 B가 대립하고 있을 때 C 역시 B와 원수 진 사이라면, 공공의 적을 둔 A와 C는 면식이 없어도 서로를 알기 이전에 공통의 적을 둔 관계이므로, B와 상대하거나 견제하기 위해 (일시적으로)동맹을 맺거나 친해지려는 경우'를 의미한다.
여담이지만 정작 이 속담을 말한 페르시아 왕자는 신하들에게 배신당해 죽었다고 한다
여기서 B는 작품이나 상황에 따라 그냥 공통적인 적일 수도 있고, A와 C를 비롯한 D, E, F…등 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대적인 혹은 절대적인 거악일 수도 있다. 사실 전자보다는 후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특히 대중매체에서 사용될 경우 후자의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그만큼 공동의 적으로 낙인찍힌 대상자가 그만큼 강하다는 걸 보증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 A와 C가 새로운 갈등의 씨앗을 품으면 그냥 일시적인 동맹으로 끝나서 AvsBvsC의 삼파전으로 흘러가거나, 심하면 C/A 중 하나가 서로에게 배신해서 B편으로 돌아서기도 한다. 만약 A와 C가 A와 B, B와 C만큼의 적대관계는 아니더라도 적대관계였는데 B를 물리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동맹을 맺은 거라면 아예 B와 동시에 묻어버리려는 통수를 칠 수도 있다. 이는 애초에 이런 동맹관계가 철저히 이익만을 노리고 만들어졌기 때문. 더 이상 취할 수 있는 이득이 없고 심지어 동맹이 나의 이득에 방해가 된다 생각이 들면 가차없이 내치는 게 현실이다. 한마디로 적의 적도 결국에는 '''어쨌든 적'''인 거다.
물론 B에게 당하나 C에게 통수맞으나 어차피 똑같은데 C에게 통수맞는 게 그래도 B에게 당하는 것보다 기분이 덜 나쁘거나 하는 식으로 해서 피해가 더 적다면 어쩔 수 없이 C에게 양보하는 식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이게 더 실리에 부합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한편 A와 C가 손을 잡고 B를 견제하는데 성공했는데 A와 C는 서로 갈등을 겪거나 적대할 일이 없으면 '''뒤통수치기나 배신 없이''' 좋게 헤어져서 각자 갈 길을 가거나, 혹은 A와 C가 B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A/C가 서로 B와 관련 없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협동하거나 한 쪽이 위기 상황에 빠졌을 때 다른 한 쪽이 구출해주는 식으로 좋은 이미지를 서로에게 심어줬다면 '''B가 사라진 후에도 동맹관계를 지속, 강화하는 식의 해피엔딩도 있기 때문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기본적인 대립 심리관계이기 때문에 대중매체에서도 쓰이지만 현실에서도 굉장히 잦은 현상 중 하나이다. 삼국지동맹의 역전이 좋은 예. 한반도에서도 삼국이 서로 동맹과 배신을 일삼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또한 이런 국제적 스케일의 동맹과 배신뿐만 아니라 사실상 인생을 경험하면서, 적을 만들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적을 만들고 살아가다 보면 이러한 경험도 할수 있게 되는 법이라 오래 살다보면 이런 경우 역시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게 되는 케이스가 바로 예체능 프로그램의 경쟁 구도. 기본적으로는 모든 출연자가 동등한 규율 아래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나 출연자들간의 기본 능력 차이가 있기 때문에 능력치가 부족한 출연자들이 능력치가 좋은 출연자를 집중 견제하기 위해 동맹을 맺기도 하고 볼 일이 끝나면 바로 배신을 때리기도 하는 등 본 클리셰에서 구상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들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회심리학자 셰리프(M.Sherif)가 1954년에 수행한 로버스 케이브(Robber's Cave) 공원 실험[1]에서도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논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선 셰리프는 만12세 소년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서 캠핑을 하게 하고, 위계서열과 질서가 갖추어질 때까지 기다린 다음, 우연을 가장하여 두 집단을 서로 접촉시켜 보았다. 사실 셰리프는 두 집단 사이에 반목을 조장하려고 이런저런 꼼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격렬하게 분쟁이 발생해서 도리어 놀랄 정도였다고. 그런데 이렇게 박터지게 싸우던 와중에, 셰리프는 캠프 관계자를 시켜서 일부러 그 소년들을 교묘히 괴롭혀 보았다.[2] 이렇게 "공동의 적" 이 생겨나자, 두 집단은 서로를 열심히 디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쉽사리 손을 잡았다. 심지어는 연구 마지막에는 서로 화해하고 친구가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고.(…)

2. 예외는 있다


'''물론 옛말에도 나와 있듯이, 나의 적의 적은 여전히 좆같은 적일 뿐이다.'''

'''- 카렌 보우먼'''

같으면서도 다른 명언으로 '''친구의 친구는 내 친구가 아니다'''(Socii Mei Socius Meus Socius Non Est)가 있다.[3] 세계 2차대전이 끝나고 공동의 적이였던 나치 독일이 패망하자, 곧 바로 미국과 소련이 서로를 겨냥한 전쟁 준비에 들어간 것을 생각하면 이 말이 이해되기 쉽다. 둘다 서로가 필요해서 동맹을 맺은 거지 서로를 친구처럼 여긴 적은 없기 때문이다.
TV 드라마 정도전에서 이인임이 '''"이 사람의 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대감의 편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라고 이 클리셰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극중 전개로 이인임은 결국 이성계를 비롯한 무장들과 신진사대부들을 비롯한 문신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 퇴장(...)
유병재는 2015년 6월 19일 페이스북에 "적의 적은 친구가 아니라 그냥 별개의 개새끼로구나"라는 글을 남겼다. 현실적으로는 사실 이 클리셰는 자기 편한대로 해석하는 아전인수에 가깝다. 격언이 항상 맞지는 않다는 것을 잘 나타내주는 말이다.
현대 사회는 세계적으로 소통이 이루어지면서 복잡하게 되었기 때문에 적의 적이라고 무조건 내 친구인 것도 아니고 적의 친구가 똑같이 내 친구일수도 있다. 당장 우리나라를 예시로 들때 우리나라는 북한, 일본과 사이가 나쁘지만 그렇다고 그 두 국가가 서로 사이가 좋은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일본과 우리나라가 얼마나 서로 정쟁이 격화되어봤자 결국 미국,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순 없고 두 나라 모두 공통적으로 미국, 중국과 연결되어 있다. 이는 역사적 문제, 정치적 이해관계, 외교, 경제문제 등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꼬인 상태이기 때문에 생긴 것.

3. 관련 문서



[1] 그 공원이 "도둑들의 동굴" 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름도 이렇게 붙었다고 한다.(…)[2] 예를 들면 사전 예고 없이 두 캠핑장의 수도 공급을 끊어버린다든가, 진흙탕에 차를 처박아놓고 그 소년들을 시켜서 끌어내게 한다든가 하는(…) 진상 짓만 골라서 하게 했다.[3] 로마법 대전에 실려 전해지는 고대 로마 법학자 울피아누스(Ulpianus)의 격언(D.17.2.20)으로 로마법의 맥락에서는 "나의 조합원의 조합원은 나의 조합원이 아니다."(의역: 나와 동업하는 사람과 동업관계인 사람이 나와도 동업관계인 것은 아니다)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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