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공천

 

1. 개요
2. 장점
3. 단점
4. 단수 공천과의 비교


1. 개요


지역구 중심의 선거 제도를 가진 국가에서 상대편 정당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강력한 정치인을 상대하거나 반드시 차지해야 할 지역구라고 판단했을 때 해당 지역구와 관련이 적은 편인 인사를 의도적으로 공천하거나, 반대로 당선시켜야 할 필요성이 큰 당내 인사를 당선이 유력한 우세 지역구로 배치시켜 의석 수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전략공천 지역은 내부 경선 없이 당에서 직접 후보자를 선택하여 당에서 강점이 있는 지역이나 상대적으로 열세인 지역에 히든카드 후보를 선정하는 곳이며, 대부분 공천 신청자나 해당 지역 국회의원을 배제하고 공천한다.

2. 장점


정치 신인들의 정치권 입성이 제도적, 사회적으로 매우 힘든 국가에서 이들이 정치권에 쉽게 입성할 수 있는 방편이며, 이로 인해 권력의 물갈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경선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상향식 공천은 권리당원(책임당원)들의 투표를 통해 공천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정통성이 있다고 해도, 인지도가 있는 현역 정치인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사회적 약자나 정치 신인은 당내 기반은 물론 인지도 역시 밀리기 때문에 이들이 정치권에 입성하고 싶어도 못하게 만드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기존 정당들도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정치신인이나 사회적 약자의 정치권 입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경선 과정에서 이들에게 기탁금 지원이나 인하, 가산점 부여 등의 혜택을 주고 있으나 그래도 이들이 많이 불리한 게 현실이다. 따라서 전략공천을 통해 각 정당들은 이들에게 정치권으로 입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한편 다선 정치인들을 물갈이해 새 피를 수혈하고 인재풀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일례로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은 대통령이자 당 총재인 김영삼의 주도 하에 민주화 운동가, 기업인, 사회적으로 저명한 인물들[1]을 대거 전략공천하는 개혁 공천을 단행했으며, 이로 인해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참패의 여파, 정권 막바지인 집권 4년차이기 때문에 여당인 신한국당이 선거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고 원내 제1당이 되는 기염을 토했다.[2] 또한, 이 정치신인들의 역량을 활용하여 한나라당은 야당임에도 민주당계 정권인 김대중 정부노무현 정부 내내 정국주도권을 거의 손에 쥐다시피 했으며, 결국 11년 뒤에 정권교체를 해내는 기염을 토했다.

3. 단점


하지만 지역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후보를 공천하거나 기존 공천자들을 배제하는 형태를 보임으로써 해당 공천 지역에서 당을 위해 고생한 후보들이나 지역구민들의 여론이 다소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전략공천에 선정되지 못한 후보가 반발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의 부작용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경선을 패배한 후보의 경우 소위 '이인제법'에 의해 같은 지역구에서 다른 당적이나 무소속 출마가 불가하나, 전략공천으로 배제된 경우 아예 경선을 하지 못한 것이므로 탈당 후 무소속이나 다른 당적 보유를 통한 출마가 가능하기 때문. 일례로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허동준(동작구 을)은 이계안, 정동영 등의 외부 인사에게 밀려 계속 출마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또 기동민 前 서울 부시장이 전략공천되자, 오영식 최고위원 등이 연판장을 돌리며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허동준은 20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음주 운전에다 경찰에 갑질까지 해서 지역위원장 자리에서 잘렸다.
잘못하면 역풍이 불어 공천받은 후보자가 낙선하는 사례도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이러한 전략공천[3]을 남발하다가 옥새런으로 대표되는 공천 파동이 발생해 결국 과반도 얻지 못하고 122석을 얻는 참패를 거두었다. 심지어 텃밭 대구에서 민주당에게 2석[4]을 뺏기기도 하였다.
문제는 당선됐다고 끝이 아니다. 전략공천 대상자는 전술한대로 중진급보다는 정치 신인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은 당선된 이후에도 자신을 꽂아준 당 지도부에 충성할 수밖에 없고 이후 당론을 반대하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지역구만 그런 게 아니라, 비례대표도 결국은 전략공천의 변형된 형태기 때문에 이들은 당 지도부의 거수기가 되기 쉽다. 따라서 공천권을 쥔 지도부는 비례대표를 통해 당을 사당화하며, 당내 결정권을 뒤흔드는 계파 정치의 도구로 이 전략공천 출신들을 많이 이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때문에 선관위에서는 2020년 2월 비례대표의 전략공천은 위법이며 당내에서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유권 해석을 내렸다.

4. 단수 공천과의 비교


전략공천은 단수 공천의 일부라고도 볼 수 있으나,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즉 모든 단수 공천이 전략공천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수공천은 '그 지역 공천 신청자 가운데 적격 후보자가 한 명밖에 없었다'는 것이고, 전략공천은 보통 다수의 출마 후보자가 있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을 임의로 선정하여 경쟁 없이 후보자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어떤 정당이 국회의원 후보자 공모를 해서 '갑' 지역구에 A, B, C 이렇게 3명이 지원을 했는데 경선을 하지 않고 A라는 사람을 공천하는 경우엔 단수 공천, 애초 공천을 신청했던 A, B, C를 배제하고 D를 공천하는 경우 전략공천이라고 부른다.

[1] 김기춘, 김무성, 김문수, 이재오, 이회창, 이우재, 안상수, 정의화, 홍준표 등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치권에 입성했다.[2] 실제로 YS의 개혁 공천은 많은 정치학자, 여론조사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으며, 지금도 각 정당을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많이 참고하는 공천 모델이기도 하다.[3]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지역구인 송파구 을에 유영하 공천,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구 을에 이재만 前 동구청장 공천, 인천 서구 을에서 강화군이 분구되자 황우여 前 교육부 총리 공천, 서울 마포 갑에 안대희 前 대법관 공천 등등.[4] 수성 갑 김부겸, 북구 을 홍의락. 단 홍의락은 당선 당시 무소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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