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 만능주의
1. 개요
전차가 지상전의 왕자이므로 앞으로의 지상전은 전차로만 해결해도 될 거라는 사상. 대표적인 사상가는 20세기 초반 영국의 군인이자 군사사상가였던 J.F.C. 풀러.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전차 무용론이 있다.
2. 배경
- 전차는 보병보다 강력한 화력과 방어력을 지닌 존재인 만큼 보병을 대동하는 것보다 전차만으로 편성되는 부대가 더 강력할 것이라는 예측이 돌고 있었다. 더욱이 기존의 장갑차는 화력이 형편없었고 단지 보병을 수송하는 개념이었기에 결국엔 도태될 것이라 예상하였다.
- 따라서 포병 또한 전차의 기동력과 장갑에 압도되어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3. 문제점
- 방어전에서의 낮은 효율: 전차는 원래 빠르게 움직이면서 적의 공격을 받아내며 전선을 돌파하는 것이 목적이지, 가만히 서서 방어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차량이 아니다. 전차가 보병보다 공세에 있어서는 우월하나, 전차는 공격용 병기이기 때문에 전차로 방어전을 치른다는 것 자체가 효율이 좋지 못하다. 무포탑 전차는 엔진을 상시 켜둬야 하기에 매복을 못하며, 오픈탑은 박격포에도 격파되고 정지한 상태의 전차는 포병, 전차 등에게 더 쉽게 파괴된다. 포탑이 있는 전차는 전고가 높아서 매복을 못하고. 방어전에서의 효율도 떨어진다. 또한 주포는 대보병 능력이 떨어지기에 500m 이상의 거리에서는 보병에게 큰 피해를 입히기 어렵다.
- 대전차 병기에 취약함: 최신예 전차들에게도 대전차화기와 대전차지뢰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위협이다. 전차전에서 열세를 면하지 못한 중동 국가들이 대전차 미사일을 도입해 이스라엘 전차를 대상으로 교전했을 정도로, 대전차화기는 전차 대상으로 매우 효율적인 무기 체계지만 전차보다 기동성과 장갑이 약하다.
- 포병의 존재: 포병 또한 전차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였고, 여러 탄종과 사격술로 응수하기에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 포탄을 퍼붓는 포병을 무시하는 건 불가능하다. 포병은 주로 기갑과 보병들로 안전하게 보호를 받는 위치에 있기에, 전차와 포병이 직접적으로 만나기는 쉽지 않다.
- 시가전에서 취약함: 결정적으로 시가전에서는 모든 건물을 전차가 부수기란 불가능하기에, 매복에 극도로 취약하다. 이로 인해 적 보병의 대전차 전술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데, 이는 개활지와는 달리 시가전에서는 전차의 시야가 상대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대전차전에도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융단폭격이나 핵으로 도시를 날리는 발상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대의 건물은 대단히 튼튼해서 전차 포탄은 물론, 핵을 투하해 건물이 사라지는 것도 폭심지 수준에서 그친다. 애초에 현대건물은 지진, 해일, 태풍 같은 핵폭탄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자연재해를 버티도록 설계된다는걸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이다.
4. 사례
실제 이스라엘이 이러한 사상을 신봉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중동전쟁에서 전차전으로 이득을 본 점이 많았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제4차 중동전쟁에서 전차만 들이밀었다가 이집트군의 AT-3 대전차 미사일 공격과 RPG-7 보병의 매복으로 매우 큰 피해를 입었다. 그리하여 메르카바 전차를 개발하여 보완책을 마련했다.
소련도 풀러식 전차 지상주의를 신봉했다고 잘못 알려졌는데, 이는 리처드 심킨이 자료를 취사 선택한 결과 잘못 알려진 것이다. 투하체프스키를 비롯한 소련 군사 사상가들은 풀러의 전차주의를 비웃었고 처음부터 제병 협동을 중시했다.
결국 전차와 보병은 지상 기갑작전에서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고 이는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