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피 프레데리케 폰 바이에른
1. 소개
바이에른 왕국의 공주이자, 오스트리아 제국의 대공비(왕자비)이다. 바이에른 왕국의 초대 국왕인 막시밀리안 1세 요제프와 그의 두번째 아내 바덴의 공녀 카롤리네 사이에서 6녀 중 3녀로 일란성 쌍둥이 여동생인 마리아 안나[1]와 함께 태어났다. 장남 프란츠 요제프 1세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이며 차남 막시밀리아노 1세는 멕시코 제국의 황제였다.
2. 생애
2.1. 어린 시절
바이에른 왕국의 국왕 막시밀리안 1세 요제프와 바덴의 공녀 카롤리네의 3녀로 태어났다. 조피는 막시밀리안 1세가 좋아하는 딸이었으며 쌍둥이 여동생 마리아 안나 및 다른 자매들과 매우 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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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피와 쌍둥이 여동생 마리아 안나 공주, 그리고 루도비카 공주[2]
2.2. 결혼
1824년 11월 4일, 조피는 프란츠 2세의 3남인 오스트리아 대공 프란츠 카를과 결혼한다. 프란츠 카를의 새어머니이자 프란츠 2세의 네번째 아내였던 카롤리네 아우구스테 황후는 조피의 이복언니이기도 했다. 프란츠와 조피 사이에서는 여섯 아이가 태어났다. 조피는 남편과 공통점이 거의 없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남편에게 배려하고 헌신적인 아내였다고 한다.
남편과는 다르게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을 매우 사랑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장남 프란츠 요제프와 차남 페르디난트 막시밀리안을 좋아했다. 조피는 자신의 아들이 오스트리아 황위를 잇길 바랐다. 야망있고 권위적이었던 조피는 당시 "궁정의 유일한 남자" 라고 불릴 정도였으며[3], 결국 마음이 약한 남편을 설득하여 황위 계승을 포기하게 만들고 아들인 프란츠 요제프가 제위에 오르게 했다. 프란츠 요제프가 18세의 나이로 황제가 된 후 조피는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되었다.
조피는 라이히슈타트 공작으로서 오스트리아 궁정에 머물렀던 나폴레옹 2세와도 친밀한 관계였는데[4], 두 사람이 불륜 관계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나폴레옹 2세가 사망하기 2주 전에 태어난 막시밀리안이 사실은 나폴레옹 2세의 친아들이라는 것. 소문이 사실이든 아니든 두 사람이 친밀한 관계였다는 것은 확실하며, 나폴레옹 2세가 사망한 후 조피의 성격은 더 딱딱하고 야심찬 여성으로 변했다.
조피는 또한 나폴레옹과 다른 쪽으로도 연관이 있다. 조피의 언니인 아우구스테 폰 바이에른은 외젠 드 보아르네와 결혼했는데, 이 외젠 드 보아르네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의붓아들이다.
1867년 멕시코에서 혁명이 일어나 차남 막시밀리아노 1세가 총살당하자 충격을 받은 조피는 정치에서 물러난 후 건강이 점점 악화되어 1872년 뇌종양으로 사망했다.
3. 악독한 시어머니
조피는 맏며느리이자 조카[5]이기도 한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조피는 엘리자베트의 첫 아이인 공주의 이름을 한마디 상의도 없이 자신의 이름을 따 조피라고 짓게 했으며 자신이 직접 양육했는데, 이로 인해 고부갈등은 극에 달했다.[6]
이후 조피 공주가 부모와 동행한 헝가리 여행 중 장티푸스로 죽자 이를 빌미로 손주들인 루돌프와 기젤라를 며느리에게서 빼앗아 양육했다. 가뜩이나 시집살이로 힘겨워하던 엘리자베트는 큰딸을 잃은 것도 모자라 작은딸과 고명아들까지 시어머니에게 뺏기는 바람에 우울증이 심해져 아이들 양육에 아예 관심을 끊어버렸고, 이는 루돌프와 가젤라에 대한 무관심과 막내딸 마리 발레리에 대한 편애로까지 이어진다.
실질적으로 친손주의 양육을 담당하게된 조피 대공비는 루돌프가 장차 황제가 될 몸이라는 이유만으로 7살 때부터 군대식 보육교사에게 가르침을 받도록 했다.
어린 루돌프는 총소리에 놀라 기상, 차가운 눈발 걸어가기, 찬물 끼얹기, 루돌프 혼자 내버려두고 루돌프 황태자가 알아서 집까지 돌아오기 등 7살 아이가 소화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교육 속에서 자라면서 우울증에 빠지게 되었다.[7]
루돌프의 부모인 프란츠 요제프 황제는 격무에 시달린 데다가 엘리자베트는 자신의 정신병 때문에 여행을 빌미로 밖으로만 나돌았기에 부모의 사랑과 관심은 받지 못하는 손자를 친조모가 후계자 교육이랍시고 학대한 셈. 그래도 어머니 엘리자베트가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이에 대해 프란츠 요제프에게 강력히 항의했고, 그런 아내에게 탈탈 털린 프란츠 요제프도 이를 수락하여 조피 대공비를 설득시킨 끝에 교관을 관대한 사람으로 바꿨다고 한다.
하지만 루돌프 황태자는 계속되는 아버지와의 불화와 어머니의 무관심으로 인해 지쳐가다가, 결국 자신의 애인인 마리 폰 베체라와 함께 사냥용 별장이 있는 마이어링으로 밀월여행을 가서 동반자살하게 된다. 이 동반자살 사건은 이후 '마이어링 사건'으로 언급된다.
이런 가정사의 불행은 끝나지 않았는데, 이름뿐인 멕시코 황제 자리에 올랐던 조피 대공비의 차남 막시밀리안 1세가 총살당했다는 소식까지 들어야만 했다. 막시밀리안은 조피 대공비가 가장 사랑한 아들이었고, 실제로 막시밀리안의 부고를 들은 조피 대공비는 충격을 받고 칩거하다 죽었다.
막시밀리안 1세 뿐만 아니라 조피 대공비의 또다른 아들인 카를 루트비히 대공 역시 위장병으로 일찍 사망했으며, 루돌프 황태자 사후에 대신 후계자로 낙점한 프란츠 페르디난트 황태자(카를 루트비히의 아들) 역시 프란츠 요제프 1세가 서거하기 2년 전에 사라예보에서 부인과 함께 암살당하는 바람에 프란츠 요제프는 또 다른 후계자를 찾아야 했다. 황실의 불행한 가족사도 그렇지만 1차 대전을 앞두고 공적으로도 국제사회에서 이미 궁지에 몰릴대로 몰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마이어링 사건과 사라예보 사건으로 연이어 후계자들을 잃으면서 1차대전에서 패전국이 되어 멸망했다.
어찌보면 제국의 멸망에 간접적으로 크게 영향을 끼친 인물.
[1] 홋날 작센 왕국의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2세와 결혼하여 왕비가 된다.[2]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의 어머니이다.[3]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딸 마리 테레즈 샤를로트 공주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게 "부르봉에 사내라고는 저 여자뿐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는데, 당시 유럽 궁정에서 남자들을 찜쪄먹을 만한 여걸들에게 흔히 붙는 수식어인 듯하다.[4] 남편 프란츠의 첫번째 누나 마리 루이즈의 아들이다.[5] 여동생 루도비카 공주의 딸이다.[6] 다만 다른 며느리들이었던 멕시코의 카를로타나 마리아 안눈치아타와는 사이가 매우 좋았다고 한다.[7] 가혹한 환경도 영향을 미쳤지만 어머니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를 비롯한 외가 혈통에서 정신병이 유전되었을 가능성도 크다. 비텔스바흐 가문 사람들에게는 우울증, 광증 등의 정신병력이 있었다. 그녀의 부모도 근친혼으로 맺어진 사이이며(프란츠 요제프와 엘리자베트는 이종사촌지간이다.), 그 윗대 조상들도 근친혼을 했는데 그러한 영향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