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카르야
신약성경의 등장인물. 유대교의 사제로,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이자, 성모 마리아의 사촌인 엘리사벳의 남편. 축일은 엘리사벳과 같은 11월 5일이다. 개신교에서의 표기는 '사가랴', 공동번역성서에서의 표기는 '즈가리야'이다. 여담으로 라틴어로는 Zacharias, 아랍어로는 자카리야(زكريا, Zakarīyā)라고 한다.
1. 세례자 요한의 출생 예고
루카 복음서 1장 1절부터 25절까지의 기록에 의하면, 유대 임금 헤롯 대왕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인 엘리사벳이었다.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으나,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 낳는 여자였기에 그들 사이엔 자식이 없었고, 둘 다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들에겐 자식이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어느 날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직무를 수행할 때,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아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어 분향을 하는데, 갑자기 분향 제단 오른쪽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났다.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힌 즈카르야 앞에서 천사는
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즈카르야는 "나도 아내도 너무 늙었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음?"[2] 이라면서 천사의 말을 믿지 않았고, 이에 천사는
라고 말하였고 결국 즈카르야는 정말 벙어리가 되었다. 한편 즈카르야가 성소 안에서 너무 지체하므로 이상하게 여긴 백성들은 기다리던 그가 밖으로 나와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그가 성소 안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음을 알았다. 그 뒤,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였고,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며 엘리사벳은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셨다" 라고 말하였다.
2. 세례자 요한의 출생
엘리사벳이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자 이웃과 친척들이 그걸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여드레 째 되는 날[3] , 이웃과 친척들은 아기의 할례 예식에 갔다가, 아기의 이름을 그 아버지의 이름을 따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그러나 아기의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하지만 아기의 부모의 친척 가운데에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없었기에[4] 친척들은 아버지인 즈카르야에게 손짓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고, 이에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받아 거기에 '''그의 이름은 요한(יוחנן)'''이라고 썼고, 그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웃들은 놀라 두려움에 휩싸였고 즈카르야의 일이 유대의 온 산악 지방에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즈카르야는 성령으로 가득 차 이렇게 노래하였다.
이후 성경 내에서의 등장은 없다.
[1] 말라키서 3장 23절[2] 즈카르야의 이 발언은 똑같이 천사에게 자신이 자식을 낳을 것이란 계시를 받았던 동정 마리아와 대조된다.[3] 당시 유대인들의 날수 세는 방법은 한 주일에서 다음 주일까지 첫 날과 마지막 날을 포함하여 셌다. 즉 성경에서 '여드레 뒤'는 곧 '1주일 뒤'이다.[4] 그 지역 관행에 의하면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땐 그 아이 부모의 조상 혹은 친척 중에서 훌륭한 일을 한 사람의 이름으로 지어야 했다.